용어표준화·임상기준 마련 작업 대국민 신뢰도 높여
전통의약 표준화사업지원 2억원 배정 집행진에 감사
“전통의학 표준화작업은 세계화를 겨냥한 새로운 판짜기이다. 최근 아사히신문에 보도된 침구표준 경혈연구는 2006년 상반기까지 최종 합의안이 제출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31일 국회로부터 WHO 전통의약 표준화사업지원 2억원을 지원결정 후 인사차 한국을 방문한 WHO 서태평양지역 전통의학 최승훈 자문관은 이와 별도로 최근 활발해진 전통의학 관련 표준용어작업 등 연구 노력들에 대해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했다.
WHO 서태지역이 추진하고 있는 전통의학 표준용어작업은 지난 10월 북경에서 1차 회의를 연데 이어 5월 일본에서 2차 회의를 거쳐 올 10월 개최되는 ICOM 대회에서 WHO 서태지역 회의를 열고 이를 제정할 방침이어서 주목을 끈다.
“금년 5월 중순경 중국 북경에서 전통의학 의료정보 표준화 1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여기서는 이미 양방에서 구축이 완료된 전통의학 문헌 검색시스템인 MESH(Medical Subject Heading) 구축을 비롯해 UMLS(unified medical language system), ICDTEM(전통의학표준질병사인분류) ICDU(전통의학의 증상과 질병분류) 등이 다뤄지는 중요한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사업 가운데 그가 특히 주력하는 분야는 연말에 개최 예정인 암, 심혈관질환 등 27개 질병에 대한 표준임상가이드라인(EBTM) 제정을 위한 회의이다. 그가 한의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EBM. 이 때문인지 최근 한국과 중국 등에서 한의학 임상시험 연구논문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임상시험 논문을 바탕으로 WHO서 인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임상시험이 가능하도록 피드백 하는 과정은 한의학 임상시험 표준화와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의학 임상시험 표준화는 추후 임상가에 배포되어 한의학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WHO에서 임상시험 표준화나 용어통일화작업은 한, 중, 일에서 최고 전문가가 참여해 작성하는 가이드라인인 만큼 각 분야별 국가별 네트워크 구축이 기대되고, 또한 정기적 개정을 통해 수준을 높여 가야 할 것이다.”
지난 12월 개최된 토교 회의에서는 361개 혈 가운에 92개 혈이 문제시 된 바 있다. 하지만 그후 이들 학자들은 92개 혈을 추후 하나씩 검토을 벌인 결과 11개 혈에 대해서만 기술이나 표현상 차이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11개혈은 임상시험을 통해 결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처럼 3국이 참여하는 각종 작업에 학술적 문헌이 부족한 한국이 부족하지 않는냐는 질문에 최 자문관은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길을 모색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결코 불리하지만 않다고 말한다.
각 나라마다 시각이나 의지가 확고해 서로 방향을 확인하는 등 전통의학 표준화 작업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공통의 표준화를 도출하기 위해 일정 부분 양보가 불가피 하며, 학자나 전문가는 자기 견해 집착하기 보다 근거 중심으로 서로 조화하는 마음가짐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 3개국이 가진 전통의학을 통일하려는 절실한 의지는 차라리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들이 논의하도록 마당을 깔아주는 조정자 역할이지만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다.”
WHO에서는 효과, 안전성, 편의성, 경제효과 기준에 합당하면 어떤 의료도 채택 보급하기 때문에 우리 한의학을 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한 작업도 WHO 입장서는 큰 무리가 없다는게 최 자문관의 견해다. 그 한 예가 바로 침술이며, 침술처럼 조건이 충족되면 한약 역시 표준임상 가이드라인이 근거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근거가 있어야만 서양의학 뿐 아니라 일반인 뿐 아니라 한의계 후손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란게 WHO가 견지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번에 WHO 전통의학 사업에 한국이 처음으로 국가 예산을 지원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예산확보에 노심초사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안재규 회장 등 집행진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정부가 전통의학표준화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WHO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예산지원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의의는 크다. 특히 한국 한의학의 세계화에 좋은 징조로 한의학의 새로운 판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 자문관은 2억원의 지원금은 올해 동양의학 표준화 작업을 위한 중요한 회의나 행사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그는 WHO 대표 자격으로 북한 한의학자들도 초청하는 등 중심적 역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의협의 이같은 노력에 동양의학 임상가이드라인 구축이 한의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당분간 전통의학 표준화 작업에 전념할 계획이며 이것이 이뤄지는 4∼5년 간 바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활동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국제기구에서 활동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는 이들에게 꿈과 비전이 있으면 분명히 기회가 오며, 시간이 걸려도 그 때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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