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와 균형, 한의학과 국악은 닮은 꼴

기사입력 2004.12.1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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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에서 음악치료는 한방요법과 더불어 극심한 스트레스 환자, 우울증 환자 등 심리적 치료를 위주로 하는 질환에 큰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음악치료요법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대학 교육과정에서 한 과목으로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1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한소리국악원 26회 연주회에서 집박을 맡은 서초구 김영록한의원 김영록 원장. ‘집박’이란 서양음악의 지휘자와 같다.

    김 원장은 지난 1980년 결성된 한소리국악원의 창립멤버다. 현재는 고문을 맡아 1년에 한번씩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집박을 맡은 김 원장은 이번 연주회에서 ‘관현악합주:여민락(與民樂) 4장’을 진행했다. 집박을 맡아 연주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이 필수다.

    김 원장은 단소·소금·대금·거문고를 능통하게 다룬다. 실제 김 원장의 진료실에는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단소, 대금을 비롯 거문고, 장고 등 국악기가 즐비하다. 한때는 거문고를 너무도 타 손끝마다 굳은 살이 배겨 맥(脈)을 짚는데 문제가 있었을 정도란다.

    하지만 그가 이처럼 진료현장에서 국악을 떼어놓지 못하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 원장은 “음악은 사람이 자기 자신도 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마음과 몸의 균형을 잡아 화평한 상태에 가깝도록 조절해 준다”고 말한다.

    또 김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몸의 균형이 깨져서 질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큰 병은 반드시 약만 쓴다고 낫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려서 균형이 깨져 있는 것을 바로 잡아야만 나아지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원장은 “이렇게 볼 때 음악은 특히 그중에서 한국인의 정서가 담겨져 있는 국악은 마음의 웰빙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한의원에 잔잔히 흐르는 거문고 독주인 ‘영산회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음악을 할수록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한의학의 이론과 국악의 음률이 너무 닮은 꼴이라 앞으로도 국악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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