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과 웰빙은 일맥상통”

기사입력 2005.04.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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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변은 어느 때 부터인가 ‘웰빙’이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유기농 채소와 칼라푸드와 같은 웰빙과 관련한 먹거리 뿐만 아니라, 웰빙 주택, 그리고 요가와 헬스 같은 웰빙 스포츠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웰빙이라는 의미는 하나의 문화적 코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 열풍의 원인은‘빠름’과 ‘성장’만을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대를 거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결국은‘건강, 휴식, 자연,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웰빙 문화는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근본으로 하는 한의학과 일맥상통한다. 한의학은 심신의 유기적 체계에 의한 마음과 몸이 하나라는 ‘心身一如’ 및 ‘天人合一’사상에 따라 ‘인체는 소우주이다’라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자연을 통해 인체를 이해하기도 하고, 자연과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곧 병을 고치는 방법이며, 병을 미리 예방하는(治未病) 방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제철에 나는 과일이나 야채는 그 시기의 기운을 포함하여 그 때에 섭취해야 인체에 이롭게 작용하며 또한 인공적인 영양분을 주지 않는 것은 그 만큼 생명력이 강해서 인위적인 재배방법으로 키워진 것들보다 더 좋은 효과를 가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 웰빙문화 확산에 따라 일본인 의사 ‘샤이쇼 히로시’가 쓴 책 ‘아침형 인간’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이 대략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이것역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내경에 봄·여름·가을에는 일찍 일어나고, 겨울에는 늦게 일어나며, 봄·여름에는 늦게 자고, 가을·겨울에는 일찍 자라는 말을 하고 있다. 계절에 따른 음과 양의 기운에 순응하라는 것으로 어찌보면 무조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오히려 더 과학적인 방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컬러푸드 또한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 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검은 콩 우유며 검정 쌀이 노화 방지에 좋다고 하는 것이나, 적포도주가 심장질환에 좋다고 하는 것이며, 카레는 위장에 좋아 식욕을 돋군다는 식의 표현은 한의학에서는 훨씬 이전에서부터 응용해 오고 있는 분야인 것이다. 원래 한의학에서는 색깔이 나름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즉 색깔을 오장의 기운과 연결시켜 생각하는데 오색인 청, 적, 황, 백, 흑은 각각 순서대로 간, 심, 비, 폐, 신장의 기운과 연관되는 것이다.
    이처럼 웰빙이라는 것도 결국 자연친화적인 한의학적 이론에 포함된 생활문화이다. 다만, 웰빙이라는 문화가 외국에서 유래되었기에 그것의 의미를 제대로 보지 않으려 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전통 한의학의 원리·원칙과 정체성 및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인식하여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우리의 웰빙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적 인식의 토대 위에서 체질을 고려한 음식과 생활양식, 그리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태도를 가진다면 자기에게 맞는 가장 적합한 자기만의 웰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웰빙의 본류는 결국 우리의 문화에서 나온 것이고 결코 요원한 남의 나라에서 깃들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부하면서 마지막으로 내경의 한 구절을 상기시키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內經 <上古天眞論篇>
    上古之人, 其知道者, 法於陰陽, 和於術數, 食飮有節, 起居有常, 不妄作勞, 故能形與神俱, 而盡終其天年, 度百歲乃去.)

    이재수대구수성구한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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