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권대희 군 사건, 수술실 CCTV 없었다면 진실은 영원히 묻혔을 것"

기사입력 2019.05.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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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 원장 등 3명에게 '4억3천만원 지급하라' 판결
    의료사고 피해자·가족·유족 및 환단연, 논평 통해 수술실 CCTV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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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심재남)는 지난 28일 故권대희 군 유족이 성형외과의원 원장 등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4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사고 피해자·가족·유족 및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30일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한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합의나 조정이 아닌 판결로 의료인의 과실을 80% 인정한 의료사고 민사재판 승소 소식은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당시 25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던 故권대희 군은 2016년 9월8일 성형외과의원 원장에게서 사각턱 절개 수술을 받은 후 과다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49일 뒤인 10월26일 결국 사망한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대량출혈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해 권 씨의 출혈량 등 경과 관찰은 물론 지혈 및 수혈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턱뼈를 잘라내는 수술은 대량출혈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하나 이행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고 판단, 원장 등 3명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80%로 정했다.

    이와 관련 논평에서는 "경찰은 故권대희 군 의료사고 사망사건 수사 이후 원장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위반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며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故권대희 군 유족은 검찰에 빠른 기소처분을 통해 형사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탄원서도 제출했음에도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이 함께 제기되면 검찰이 기소를 한 후나 형사재판부가 1심 판결을 하면 민사 재판부는 그 결과에 따라 판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故권대희 군 사건은 과다출혈 환자에게 지혈 및 수혈조치가 제대로 되었는지가 핵심 논점이었는데 이것은 수술실에서 촬영된 CCTV 영상으로 충분히 밝힐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형사고소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도 되지 않은 상태지만 민사재판부는 1심 판결을 선고한 것이며, 수술실에 CCTV가 없었다면 故권대희 군이 왜 사망했는지 그 진실은 영원히 묻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故권대희 군의 의료사고 사망사건에서 CCTV에 담긴 수술실 영상은 민사재판의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즉 환자에게 지혈 및 수혈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수술실 CCTV 영상으로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CCTV를 수술실에 설치 운영하는 목적은 의료사고 관련 입증보다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이나 유령수술,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 인권침해 예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30일 개최된 수술실 CCTV 토론회는 국회에서는 처음 열리는 CCTV을 활용한 수술실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 방안 관련 사회적 공론화 자리"라며 "이분법적으로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으로 나뉘어 서로 일방의 주장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화와 토론으로 입법적·정책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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