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유통 근본 대책 세워야

기사입력 2004.09.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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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KBS-2TV ‘추적 60분’의 ‘저질 한약재, 당신을 노린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두 갈래였다. 지금까지 복용해 온 한약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과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는 동안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분노와 질타였다.
    이와관련 한 시청자는 “만두파동, 감기약 PPA 사태 등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식품·의약품 등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마치 책임없다는 자세로 나오는 것에 분통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추적 60분’ 방영 이후 한의사협회는 중앙이사회를 개최해 한약 및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코자 ‘한약안전관리위원회’와 ‘한방의료기기안전위원회’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
    이와함께 한의협은 향후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한약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한의약법 제정’과 ‘한의약청 설립’, ‘식약청내 한의약 전담부서 설립’, ‘우수한약관리기준 도입’, ‘국산 한약재의 단순포장 및 판매업소의 자가규격화 금지’, ‘수입 한약재에 대한 통관 전·후 철저한 품질검사’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충분한 준비도 없이 ‘추적 60분’이 방영된지 채 10일도 안된 상황에서 안전한 한약재 유통 체계 확립을 위한 대책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겨우 ‘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는 것 뿐이다.
    위원회 운영의 목적은 맞다. 수입 한약재의 위조, 이물질 혼입 및 위해물질 검출 등으로 한약의 질을 저하시키는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현재 유통체계를 개선하고 한약의 저가 경쟁에서 고품질 경쟁유발 정책으로 유도하기 위해 정부, 관련단체 및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 구성·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땜질식 행정으로는 안전한 한약재 유통과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문제의 근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됐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의 발표는 너무 임기응변식의 대응으로 불만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 한의협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정부는 물론 한의약 관련업체 모두에게 소비자가 믿고 안심할 수 있는 한약재의 유통체계를 바꿀 수 있는 호기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고작 민관 위주의 ‘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것으로 사태를 매듭하려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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