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사, 국내 한의사시험자격 없다”

기사입력 2004.07.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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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등 한의대를 졸업하더라도 국내에서 의사 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학비만 엄청나게 쓰고 ‘헛공부’만 하게 될 전망이다.

    내년 4월부터 외국 의사면허를 딴 사람이라도 국내 면허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기초의학·실기·예비시험을 통과하도록 의무화한 의료법 시행령이 최근 입법예고됐다.

    현재도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치·의대나 한의대를 졸업한 사람 가운데 면허가 있는 사람에게만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응시자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면허제도가 없는 중의대를 졸업한 사람은 국내 한의사 국가시험 응시자체가 불가능해 진다.

    쉽게말해 중국 등지에서 중의대를 졸업한 사람에게는 아예 예비시험 응시자격도 주지 않을 방침이다. 이들의 학제나 수업내용이 국내 한의대와 너무 달라 ‘장관이 인정하는 한의과대학’에 전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는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사실 지금까지 심사를 통해 중의대 졸업자가 국내 한의사 응시자격을 받은 경우는 한 건도 없다.

    이와관련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김문식 원장은 “일반 의대는 숫자가 적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중의약대학과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치대로 유학가는 학생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며 “돌아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실제 국내 수험생들이 중국 중의약대학으로 연간 500∼1000명이 유학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호주·캐나다에도 속속 중의대 설립이 늘어나면서 이에 편승한 알선업체들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자칭 중국 중의대 졸업자들로 구성된 ‘대한중의협회’는 지난 16일 ‘중의사가 국내 한의사 예비시험을 못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을 개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복지부에 내기도 했다.

    이와관련 복지부 이영호 한방의료담당관은 “중의사의 국내한의사 예비시험 응시자격은 있을수 없는일로 절대 불가하다”며 “중의학에서 한의학이 출발했지만 고려 말부터 독자적으로 발전해 이론이나 임상, 두 나라 대학의 학제와 수업내용이 다르다”는 서울고법 판결(1999년)을 그 이유로 들었다.

    복지부는 “국내에서 한의대 입학이 어려운 수험생들이 중국 중의학 유학으로 줄을 잇고 있는 이유는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혹시나 중의대를 인정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설혹 한의학 교육 및 의료서비스 시장개방에 합의하더라도 1년 이내의 ‘단기면허’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로 젊음을 헛되이 보내기보다는 국내 한의대 입학으로 한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올바른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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