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제2의 한약분쟁 부추킨다

기사입력 2004.06.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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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안재규)는 지난 4일 전국시도지부에서 약대 6년제 저지를 위한 강경한 성명서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제5회 긴급 중앙이사회를 열고 최근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일부 개각을 앞두고 약대 6년제 추진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움직임을 제2의 한약분쟁을 야기하는 단초로 규정짓고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안재규 회장은 “최근 정부 일각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약대 6년제 학제 연장은 한약사제도를 폐지하고 약사가 한약을 완전 탈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지난 93년 한약분쟁의 교훈은 한약의 전문가는 한의사라는 것이 국민의 일관된 정서로 입증된 바 있으며, 현 시점에서 약대 6년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회의에서는 각 시도지부와 연계해 약계의 약대 6년제 연장 기도에 강력히 맞서 나가기로 하고, 8일 전국시도지부장 회의, 중앙이사회, 10일 범한의계 연석회의, 12일 전국이사회 등을 긴급 개최해 강력한 투쟁의지를 천명키로 했다.
    또 경은호 수석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약대 6년제 저지 및 한의약 관련 법령 정비에 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한의약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불합리한 법과 제도의 개선에 적극 나서는 한편 약대 6년제의 불가 이유에 대한 대국민 홍보 강화 및 총력 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약대 6년제 연장 기도와 관련한 정부의 안일한 시각에 대한 강력한 규탄 발언이 잇따랐다.
    특히 서울시회 김정열 회장은 “큰 사회문제로 비화됐던 한약분쟁이 발생했던 이면에는 당시 복지부장관이 임기 만료 직전에 무리수를 뒀던데서 기인했다”며 “그같은 교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현 복지부장관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밀실행정에 의해 약대 6년제가 시행된다면 이는 제2의 한약분쟁을 촉발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황재옥 총무이사는 “약대의 6년제 개편을 통한 한·양방 통합약사 음모 기도라는 학제 연장의 숨은 뜻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입증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원호 홍보이사는 “약대 내에 제약학과·약학과·한약학과가 있으나 이수과목을 보면 모두가 대동소이 하다”라며 “각 과에 대한 분명한 개념정립을 선행한다면 현재의 4년제 구도에서도 얼마든지 그들이 주장하는 약학연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의약 관련 조항의 약사법 내에서의 분리를 비롯 독립 한의약법 및 한의약관리법 제정, 약대내 한약학과의 독립 설치 등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한 한의약의 발전 방안 모색과 약대 6년제 학제 연장 저지를 위한 투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또한 약대 6년제 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 발표를 통해서는 의약분업이 완전 정착되지 않아 의료인과 약사의 기능적 역할분담과 직능에 대하여 신중히 논의되지도 않았는데, 퇴임이 임박한 복지부장관이 서둘러 약대학제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또 약사인력의 전문화는 학제 연장보다도 약대교육이 한약학을 제외하고 양약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약대내에 설치되어 있는 한약학과를 별도의 한약학대학으로 분리, 약대가 약사법 제3조에서 기재한 바대로 ‘약학을 전공하는 대학’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이날 약대 6년제 문제가 공개적이고 충분한 논의와 검토없이 서둘러 약대학제 연장이 추진된다면 이를 제2의 한약분쟁으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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