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같은 의료일원화 주장 ‘식상’

기사입력 2005.05.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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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방의료계가 유사침술행위인 IMS에 대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인정토록 한 행태는 의료일원화를 추구하기 위한 큰 틀의 한 단계로 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열린 ‘의학·한의학 갈등해결 및 의료선진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진행근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복지부는 아직까지 의료일원화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며 “의료일원화는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로서 장기적 준비과정이 없이는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고 밝혀, 사회적 합의없는 의료일원화를 추진할 의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의료일원화와 관련해서는 이미 복지부 김근태 장관도 지난 달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답변을 통해 국내 의료실정을 감안할 때 의료일원화는 적절치 않다고 분명히 밝혀,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은 한·양방 의료의 이원화 제도 정착에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관련 김 장관은 “우리나라는 한방과 양방 두개 의료체계가 있고, 국민들 역시 의료서비스 욕구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한의학의 사상의학에는 미래의학인 고객 맞춤의학 기틀이 내재돼 있어 우리만의 독특한 의학체계인 한의학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세계 주류의학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의협 권용진 사회참여이사의 발언은 의료일원화에 앞서 타 전문직역에 대한 존중과 인정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함을 상기시켰다. 물론 이같은 선상에서 현 IMS 사태 해결의 단초 또한 제시돼야만 함은 물론이다.

    권 이사는 의료일원화의 추진 방향으로 “한의학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약의 부작용 조사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한약재의 표준화를 위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이는 의료일원화와는 전혀 무관한 지적으로 정부의 동서의학 균등 정책 촉구가 오히려 더 어울리는 사안이다.

    한약재의 표준화 추진 등은 이미 한의계가 양질의 한방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한약재의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 요소라는 판단에 따라 정부에 이를 전담할 수 있는 한의약관리부서 및 한의약청 등의 설치를 누차에 걸쳐 촉구해 왔다.

    하지만 정작 한약의 부작용 조사 및 연구 등은 양의약학적 시각이 팽배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독성연구원 등에 의해 추진되고 있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분명히 국책 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재 관련 상당한 연구들이 양의과대학 또는 양의약학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관련기관에서 연구되고 있는 현실은 그들의 잣대로 한약을 분석, 오도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번 정책토론회를 마지막으로 의료일원화라는 식상된 논제의 접근보다는 엄연히 양립하고 있으며, 독특하고 경쟁력 있는 체제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 한의학의 독자성 추구와 한의약청 설치, 한방임상연구센터 건립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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