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박물관 개관기념세미나-한의학으로 본 감기

기사입력 2005.05.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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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치료는 맞춤의학 성격 ‘고급치료’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정희재 교수

    “환자의 몸 상태는 배제한 채 감기에서 나타나는 증상 자체만을 치료하는 서양의학보다는 증상뿐 아니라 환자의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파악, 각자의 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맞춤의학 성격의 한의학이 더욱 고급의 치료라고 생각한다.”
    ‘한방에서의 감기치료’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정희재 경희대 교수는 “감기는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에 대하여 인체의 생리기능이 저하되어 적절한 적응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임상증상은 계절별, 신체의 장부의 허실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치료는 인체의 正氣의 강약과 六淫에 따라 祛風, 散寒, 祛濕, 淸熱, 補氣, 補血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는 “감기 발생시 신체기능의 강약에 관계없이 대증요법으로 약물만 투여한다면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피로가 더욱 심해지거나 소화기장애, 혹은 병이 점차 기관지나 폐 등으로 확산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한의학에서는 대증요법뿐 아니라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맞게 부족해진 氣, 血, 陽氣, 陰氣를 보충하면서 동시에 邪氣를 없애는 치료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등 투약은 잘못된 감기치료법”
    함소아의학연구소 박찬국 소장

    “인간의 생명활동과 공생관계에 있는 세균을 항생제나 해열진통제를 투여하여 죽이거나 억제해 감기를 치료한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감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란 주제 발표에서 박찬국 소장은 “한방에서의 감기치료는 원인이 되는 세균 발생을 억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인체생리기능을 빨리 회복시켜 세균이 적당히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특히 “아토피, 알레르기 등의 병이나 근골격통, 불임 등의 병은 대다수가 잘못된 감기치료에서 발생한 병이며, 이러한 병들이 국민건강을 해치고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만병의 근원인 감기를 한방으로 올바르게 치료하는 것은 국민건강증진 및 의료비 감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소장은 양방에서 감기 치료를 목적으로 항생제·해열제 등을 처방하는 것은 체질의 산성화·황폐화를 부추기는 동시에 인체의 혈구나 세포들도 망가뜨려 인체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감기치료, 한의학 우수효과 홍보해야”
    사상체질의학회 김달래 회장

    “서양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병을 참고 견뎌내고 있어 페니실린 내성비율이 10%미만이지만 한국의 경우 90%이상으로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특히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며, 그 효과 또한 우수하다.”
    사상체질학회 김달래 회장은 ‘체질에 따라 서로 다른 감기치료법’이란 주제발표에서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 4체질로 나누고 각각의 특징 및 처방법을 소개했다.
    특히 김 회장은 “‘독감백신은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라든지 ‘감기와 몸살이 같은 것’이라는 등 감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부터 감기치료를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각 증상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는 한의학이야말로 감기치료분야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회장은 임산부에 한약 섭취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삼소음이나 감길탕 등 해롭지 않는 범위의 처방은 오히려 임산부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그동안 일반인들이 한약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점·오해 등을 풀어주는 시간을 마련, 한방의 감기치료의 우수한 효과를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한의학, 신종 질환 대처능력도 우수”
    개원한의사협의회 최방섭 사무총장

    “2002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치료사례는 한의학을 포함한 동양의학이 신종 질환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은 잘못된 생각임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호흡기 질환에 대한 한약치료의 Evidence’란 주제발표를 한 최방섭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사무총장은 지난 2004년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치료를 이용한 사스치료에 대한 임상지침’에 대한 발표를 통해 한약의 호흡기 질환에 대한 우수한 치료효과의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치료를 이용한 사스치료에 대한 임상지침’은 총 13편의 사스치료와 관련된 임상논문을 게재한 것이다.
    이날 최 사무총장은 “캐나다 등 의료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에서 사스에 대한 사망률은 높았으나 한약을 사용한 중국에서는 사스가 발생된 국가 중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며 “WHO의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을 한약을 이용한 치료법이 효과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약의 한계 한의학으로 극복”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조기호 교수

    “한·양방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일본의사들이 한방약을 가장 많이 처방하는 질환 중 하나가 감기이며, 특히 젊은 층에서 한방에 대한 선입견 없이 호감도가 높다.”
    조기호 교수는 지난 2003년 7월 닛케이메디컬에서 실시한 한방약 선호도와 감기치료의 실제모습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일본한방의학에서의 감기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일본의사들은 양약치료만의 한계, 환자들의 요구 등으로 72.1%가 한방약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정수소·갱년기장애·자율신경실조증이 56.8%, 변비 46.7%, 급성상기도 감염(감기) 42.8%의 질환순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감기질환의 경우 21.7%가 한방약을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방약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40.9%가 ‘더욱 한방약이 중시된다’라고 답변, 한방약의 꾸준한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세밀한 대응이 가능한 한방감기치료법은 한약의 효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라며 “특히 만성화된 경우나 위장, 허약 등 부작용 때문에 양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기 힘든 경우에도 한방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기호 교수는 ‘감기증후군에 대한 마황부자세신탕의 유용성’이라는 한방약과 양방 종합감기약과의 비교를 통해 감기치료에 대한 한방약의 우수성을 밝힌 논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리=강환웅 기자 khw@ak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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