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적 잣대에 맞추는게 한의학의 과학화는 아니다”

기사입력 2004.12.21 11:14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A0052004122140498.jpg

    한의학 지식과 관련된 많은 부분에서 표준화가 추구되었지만, 한의학이 가지는 독자성 때문에 시술의 표준화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계명대 사회학과 홍승표 교수와 경북대 이현지 연구초빙교수의 ‘대구지역 한의학의 전문화 과정에 대한 연구(제한의료원을 중심으로)’ 결과에 따르면, 한의사들은 표준화된 지식을 교육받고 공유하고 있지만 그 시술이 표준화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시술을 표준화하는 것이 한의학의 독자성을 무시한 서구적인 과학화를 무모하게 적용하려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의사들은 면허제도를 통해서 한의학 영역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했으나 의사집단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의료기사 지휘권에 있어서 면허범위의 제한을 받고 있으며, 이같은 면허범위의 제한에 의해서 한방의료기관내에 양방 진료과를 설치, 의료기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한의사들은 스스로 한의사로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부심의 밑바탕에는 민족의학의 발전과 부흥이라는 사명감이 존재하나 환자들의 경우는 한의학이 민족의학이기 때문에 애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면접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환자들은 한의학도 제도적인 교육을 받은 훌륭한 한의사들에 의해서 시술되고, 중풍이나 만성질환의 경우 한의학이 양의학에 비해서 훨씬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의학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또 연구대상이었던 제한의료원의 경우 내부의 조직적 위계와 질서는 여타 의료집단의 관료적인 질서와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기존 의료집단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드러나는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는 아주 약하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환자의 병증상에 대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와 관련 이현지 교수는 “한의학의 부흥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은 한의학의 전문화였다”며 “이번 연구는 제한의료원을 중심으로 대구지역 한의학의 전문화 과정과 정도에 대한 깊이 있는 사례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육성에 대한 심도 있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