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 연구 전일관적인 관점서 박차

기사입력 2004.09.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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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에서 생명인식의 특징은 생명의 동태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즉, 한의학에서는 생명의 본질을 동이불식(動而不息. 운동과 변화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체에서 일어나는 물질과 현상의 전화(轉化)를 기화(氣化)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팀은 그동안 기(氣)라는 신비한 에너지가 흐르는 자리로만 알려졌던 ‘경락’의 실체를 해부학적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김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서울 신촌 연세대 제 3공학관에서 열린 국제심신과학학회 및 국제생명정보과학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 결과 토끼 간의 표면에서 적혈구와 백혈구가 가득해 조혈기관 역할을 하는 경락 조직 ‘봉한관’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 경락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경락 안에서 분열하기도 하고 뭉쳐서 세포로 변환하기도 하는 경락특유의 조직 ‘산알’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경락 속에서 독특한 과립으로 흐르는 ‘산알’은 박테리아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세포막과 핵을 갖고 있었다”며 “두개의 핵을 가진 산알도 있다는 사실은 이 조직이 세포분열을 하는 살아있는 세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경락에 관한 연구는 1960년 북한의 김봉한 박사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박사의 연구가 갑자기 중단된 후 아무도 그 연구를 재현하지 못했으나 최근 해부학의 발달과 더불어 경락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가 한국에서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생명적 존재가 전체로서 갖는 특성이 해부조직학적 관찰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살아있는 동태성에 의해서만이 구체적으로 인식되고 체계화된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의료선진국에서 경혈학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의학의 본고장인 한국 양의학계에서도 경혈에 대한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제3의학을 향한 문을 열 수 있는 공동의 기회일 수 있다.
    다만, 한의학의 가장 근본적인 학문의 특성인 전일관을 벗어난 원리로 이해되는 어떠한 분석적 관찰도 한의학의 장점을 살려가는 도약하고는 거리가 먼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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