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동·서 의학교류연구회 발족의 의미

기사입력 2004.07.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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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5일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양측 교수들이 참여하는 ‘동서의학교류연구회’가 발족해 눈길을 끌었다. 말그대로 양측 대학 동·서 전문 의학자들이 서로 뒤섞여 조사하고 생각하자는 모임이라는 것은 그리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양측은 발족에 앞서 ‘다학제 연구를 통해 상호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고 취지를 밝히고 있어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그러나 이같은 모임은 정부수립이후 수없이 많았지만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이 한의약에 관련된 근본적인 학문 이론의 바탕을 결여하고 있는데다 서양의약적 체계에 강제로 끼워 맞춰져 있어 상호 독자적 육성발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상호 학문적 왜곡과 그로인한 분쟁 등 역기능에 크게 일조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의학 진료분야만 하더라도 한의사가 진료할 수 있는 의료행위는 ‘한국 한의표준의료행위’에 의해 강제되고 있다.
    이 한권의 양의학 잣대로 기술된 책 이외의 모든 행위는 금지되며 설혹 연구목적으로 한다해도 신기술의 경우 시술허가를 받아야하고 의료수가도 받을 수 없도록 저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물론 동서의학교류연구회가 발족됐다는 것은 최소한 서로의 의학을 존중하면서 의학발전을 이루고자하는 또하나의 시도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제는 양학문이 상호 글로벌 스텐더드에 대응할수 있는 표준화 활동 및 임상실험, 제약산업 제품허가 등 선진국 수준의 연구시설과 장비를 확충하고 독자적발전을 조성해야 하는데 제도적 법적 기반은 오히려 서양의학의 잣대가 한의학의 표준화의 전부인양 오도되는 현실이다.
    예컨대 우황청심원의 필수한약재인 경면주사만 하더라도 양의학적으로는 단일 성분의 독성만 가지고 수치법제 안전성을 인정하지 않고 기본 처방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상대의학을 존중하며 공식 비공식 교류활성화에 양대학이 발전적 방향을 제시할 교류 연구회가 발족됐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것이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서의학 쪽에서 한방을 인정한다해서 한의학적관이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또 무시한다해서 한의학적관이 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그보다는 한의학과 한방의료의 독자적 발전을 추구하고 이를 저해하는 각종 법률적 저해요인을 과감히 개선해 명실공히 동·서의학이 동등한 사회적 연수개발에 관한 법적 제도적 지위와 기반을 갖추는 데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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