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료보험 도입은 ‘시기상조’

기사입력 2005.05.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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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민간보험은 가입자와 보험사간 계약에 따라 보장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국가의 건강보험제도가 놓치고 있는 부분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국가 의료보험에서부터 사회보험, 저가보험, 고소득층만을 위한 민간의료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기관간 경쟁도 치열하고 의료서비스 수준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는 것이 시기장조인 데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개최한 ‘국내의 보건의료 환경변화와 건강보험의 역할‘이라는 세미나에서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윌리엄 샤오 교수는 “한국은 건강보험에 전 국민이 가입돼 있긴 하나 보장성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건강보험과 같은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할 경우 오히려 기존 건강보험은 소수계층에 적은 혜택을 주는 쪽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를 예로 들며, 사회보험이 주류인 일본이나 독일 자동차회사에 비해 미국의 민간보험 비용은 2∼3배 높아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현재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의 자문역을 맡는 등 권위있는 샤오 교수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한국의 사회보장 기능상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는 자칫 기존 국민건강보험 기능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더구나 복지분야에 대한 지출은 사회적 일자리를 늘리고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등 예방적 투자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민간의료보험제도는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기존 제도의 대응능력 취약성으로 남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민간보험 도입문제는 경제성장능력 배양이 우선이지만 현 의료보험으로 고령화시대가 가져올 건강보험 전반의 변혁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역능을 확보하는 개선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 고품질의 진료를 받고자 하는 고소득층에게는 보장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실천방안을 보완하는 등 보험료 구조를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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