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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 마라톤대회, 진료 한의사로 함께한 뜻깊은 시간”박인혜 한의사(강남탑한의원 진료원장) 3일 약 1만여 명의 국내외 참가자들이 도심 속을 질주하며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제22회 국제평화 마라톤대회’가 개최됐다. 강남구한의사회에서는 거의 매년 이 마라톤대회에 참여해 침 치료, 건식 부항, 테이핑 요법 등 한의치료를 해왔었고, 필자는 올해 이 대회에 진료 한의사 자격으로 참여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의사로서의 역할: 현장의 긴급한 손길 마라톤은 오랜 시간 동안 전신을 사용해 에너지를 소모하는 고강도 운동이다. 때문에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특히 하프 코스 이상을 완주하려는 참가자들은 무릎 통증, 허리 뻐근함, 근육 경련, 발목 부상, 발바닥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곤 한다. 현장에 마련된 강남구한의사회 진료 부스에는 여러 한의사들과 한의대 학생들이 배치돼 경기가 시작되기 전과 도중, 그리고 종료 후까지 참가자들의 몸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치료를 신속하게 제공했다. 침 치료를 통해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부항으로 혈액 순환을 도우며, 테이핑 요법으로 근육과 관절을 안정시키는 처치가 주를 이뤘다. 한 참가자는 마라톤을 완주한 후 극심한 통증 때문에 절뚝이며 부스를 찾았는데, 치료를 받은 후 통증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며 환하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완주 직후 도로에 쓰러졌는데, 현장에서 침 치료와 부항 치료를 통해 하체 전반의 경련을 풀어줄 수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이번 마라톤대회에는 젊은 세대의 참가자들도 많았는데, 한 참가자는 처음 받아보는 침 치료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 다음에는 한의원을 직접 찾아가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외국인 참가자들도 치료를 받으며 한의학에 대해 신기해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한의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순간들, 그리고 그를 통해 한의학의 가치를 알릴 수 있었던 이번 진료 봉사는 그런 의미에서 큰 의미와 보람으로 다가왔다. 대회 참가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함께한 한의진료 이번 마라톤대회의 또 다른 의미 있는 부분은 비참가자에게도 열린 무료 진료였다. 가족을 응원하러 온 시민들, 통증으로 고민하던 군인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부스를 방문했다. 그분들에게 한의학 치료의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한의학이 만나 소통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어르신 한 분은 “암 투병 이후 혈액순환이 안돼서 발이 계속 차갑고 쥐가 자주 난다”라고 했는데, 팔풍혈(八風穴)을 비롯한 관련 혈자리에 침 치료를 받은 후 순환이 잘 되는 것 같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현장의 반응을 통해, 공공의료로서 한의학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 그리고 다짐 올해 국제평화 마라톤대회는 단순한 진료 봉사를 넘어, 한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땀 흘리며 달리는 참가자들, 그들을 응원하는 가족들, 고통을 이겨내며 끝까지 도전하는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그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감사함을 경험했다. 마라톤이라는 열정의 공간에, 한의학이라는 전통의 지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지역 사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의학이 국민건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다. 소중한 진료봉사 기회를 마련해 주신 강남구한의사회에 감사드리며, 함께 땀 흘리며 참여해 주신 원장님들과 여러모로 도움을 준 한의대 학생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5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4년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再建醫報』라는 제목의 기관지를 간행한다. 이 잡지의 발행인은 부산시한의사회, 편집인은 부산시한의사회 학술부로 되어 있다. 부산시한의사회의 공식 학술지인 것이다. 1964년 당시 부산시한의사회의 회장은 박태수, 부회장은 최홍배·정기홍, 평의원은 노경석·전진한·김정기·이봉희·양희영·김세구·김명돈·김영식·김종대·최경만·박치양이었고, 감사는 공재동·전성욱이었다. 현재 필자가 이 학술 잡지의 전부를 확보하지 못하고 일부만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확보하고 있는 자료 가운데 1964년 5월1일 간행한 제12호와 같은 해 9월1일에 간행한 제13, 14 합병호에서 눈에 띄는 기사가 보인다. 문화방송국과 매주 목요일에 5분간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청취자와 자유롭게 건강상담을 해주는 프로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제12호의 기사에 따르면 애초에 매주 목요일 오전 9시45분부터 5분간 진행하던 것을 9시30분부터 5분간 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이에 날짜별로 진용을 짜서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날짜별로 상담을 진행하는 한의사의 명단과 주제는 아래와 같다. 여기에 상담 한의사로 등장하는 한의원장들이 상담 주제로 잡고 있는 병증들은 평소 자신들이 많이 연구했던 내용으로 파악된다. 〇 1964년 4월16일: 빈혈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三省한의원장 權景浩) 〇 4월23일: 위장신경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民盛한의원장 朴致陽) 〇 4월30일: 폐결핵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海崗한의원장 朴泰洙) 〇 5월7일: 늑막염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陜川한의원장 崔洪培) 〇 5월14일: 관절염 및 신경통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市民한의원장 車準煥) 〇 5월21일: 소아야뇨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海昌한의원장 金命燉) 〇 5월28일: 고혈압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普仁한의원장 金正基) 〇 6월4일: 위십이지장궤양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하여(松山한의원장 金鍾汏) 〇 6월11일: 홍역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三省한의원장 崔景浩) 〇 6월18일: 妊娠惡阻症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民盛한의원장 朴致陽) 〇 6월25일: 좌골신경통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東星한의원장 朴千來) 〇 7월2일: 폐결핵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海崗한의원장 朴泰洙) 〇 7월9일: 황달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협천한의원장 최홍배) 〇 7월16일: 신경쇠약증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해창한의원장 김명돈) 〇 7월23일: 협심증의 한의학적 치료(시민한의원장 차준환) 〇 7월30일: 신장염의 한의학적 치료(보인한의원장 김정기) 〇 8월6일: 小兒 肛症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송산한의원장 김종대) 〇 8월13일: 위궤양증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민성한의원장 박치양) 〇 8월27일: 폐결핵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해강한의원장 박태수) 〇 9월3일: 늑막염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협천한의원장 최홍배) -
울산지부 토크콘서트, 성조숙증의 한의학적 관리와 치료[한의신문] 울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황명수)는 19일 지부 세미나실에서 박승찬 원장(하이키한의원 강남본원)을 초청, ‘성조숙증의 한의학적 관리와 치료’를 주제로 임상 특강을 개최했다. 이와 관련 성주원 울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경희솔한의원)는 “오늘 특강을 통해 진료 경험과 처방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해 주신 박승찬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임상 현장의 한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성 이사는 이어 “성조숙증 진단 상 혈액검사가 중요한데 혈액검사 수탁기관이 많지 않다”며 “지부차원에서 공동구매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라고 강조했다. 특강에 나선 박승찬 원장은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성조숙증 환아 수가 처음으로 감소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년 17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돼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몸의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적으로 키가 충분히 크지 못할 수 있는 질환이다.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소아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아비만은 체내 성호르몬의 조기 분비를 촉진해 사춘기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렙틴(Leptin)’이 성호르몬 분비를 일찍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박 원장은 또 “성조숙증을 방치하거나 치료가 늦어지면 성장 시기를 놓치게 돼 최종적으로 키가 작아지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황명수 회장은 “지부차원에서 성조숙증에 대해 더 알리려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노력하겠다”며 “이번 토크콘서트가 회원들에게 한의의료기관에서의 임상 실제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진료-교육-연구의 동기부여하는 학술토론의 장 마련”[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1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溫故而知新: 한방내과학 50년의 역사! 새로운 50년을 위한 출발!’이라는 주제로 가을 학술대회를 개최, 한약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만성신장병에서의 한약 활용, 한의임상에서의 진단기기 활용방안 등을 모색했다. 고창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의학이 여러 방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하나된 힘으로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것만이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지름길일 것이며, 그 중심에 한방내과학회가 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일본 전통의학 전문가를 초청해 일본에서 실제 임상에서 한약(제제)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한편 초음파 핸즈온 및 호흡재활추나 등의 강의 및 핸즈온 세션 운영 등을 통해 진정한 학술 토론의 장으로 마련한 만큼 향후 진료-교육-연구를 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의 매력은 ‘창의성’에 있다”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먼저 ‘한약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현실은 이렇습니다! 일반 한방엑스제제(나카야마 쿄쿄 일본약과대학 초빙강사)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다성분계 약제(복합계 약제)(니미 마사노리 니미마사노리의원 원장)를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니미 마사노리 원장은 발표를 통해 “한방의 매력은 (처방을)만드는 것, 즉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방은 약재의 배합을 통해 새로운 한약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만큼 과거의 의약서를 참고해 한약을 사용하되 새로운 한약을 만들어가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우 엑스제제가 발달돼 새로운 처방의 개발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 경희대 한방병원을 방문해 보니 기존 처방의 활용은 물론 다양한 처방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만성신장병에 활용할 수 있는 한약 치료’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와다 켄타로 일본 강관후쿠야마병원 신장내과 원장이 발표를 진행, 임상에서의 한방약 활용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만성신부전, 한의치료 병행으로 환자 만족도↑ 그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허증(虛症)이며, 기·혈·수(氣·血·水) 전부에 문제를 포괄하고 있어 다양한 합병증을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은 다양한 증상 해결에 전통의학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운을 떼며, 각 단계별로 적용할 수 있는 한약 처방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 단계(Cre 1∼3, eGFR 45 이상)는 크레아티닌 상승이 완만한 단계로, 신장기능의 유지·향상을 목표로 팔미지황환, 우차신기환, 칠물강하탕, 방기황기탕, 조등산 등을 활용하며, 이후 합병증이 다소 진행된 단계(Cre 4∼5, eGFR 15∼44)에서는 크레아티닌이 급격히 상승해 식욕 저하 및 하반신이 약해지는 만큼 제대로 된 효과를 내는 약제를 선택해야 하며, 신기능 유지의 대책을 강화하고 불편한 증상 억제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 활용하는 처방과 더불어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오령산, 진무탕, 육군자탕 등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기, 대황, 부자, 천궁 등 만성신부전에 자주 활용되는 약재에 대한 효과 및 관련 처방도 함께 공유했다. 특히 와다 켄타로 원장은 “신허(腎虛)로 인해 발생하는 징후들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노쇠’로 인한 증상과 유사한 만큼 신(腎)의 양생은 노화를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성신부전을 진료하는 임상현장에서 현대 서양의학의 표준치료와 한의치료를 잘 조합해 나간다면 환자가 만족할 만한 진료를 지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음파·호흡재활추나 핸즈온 실습 진행 이와 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다가올 미래의 한의치료 도구’ 세션에서는 △진료실 속 생성형 AI: 한의임상의 활용전략(김경묵 가천대 교수) △뇌졸중 후 첨내반족에 대한 초음파 활용 도침술 및 약침술(김철현 원광대 교수) 등이, ‘한의임상에서 진단기기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 과정 탐색’ 세션에선 △혈액검사도구 활용으로 더욱 풍성해지는 한방내과 진료현장(권승원 경희대 교수) △두근거림, 부정맥 감별-한의사를 위한 심전도, 홀터 이해(박현경 ㈜메쥬 CES팀장)를 주제로 한 발표와 함께 런칭 세미나에서는 고호연 세명대 교수가 ‘한의사가 알아야 할 한약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강연과 함께 복부·경동맥 갑상선·심장 초음파 및 호흡재활추나에 대한 강연 및 핸즈온 실습이 진행됐다. 이중 호흡재활추나는 단순근막이완요법으로 구성된 추나요법으로, 흉벽 가동성과 흉부 운동을 증가시키고 경락과 접목한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주호흡근 및 부호흡근을 강화해 만성호흡기 환자들이 호소하는 근소실 및 근력 약화를 개선하고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주택 양도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은?이주현 세무사/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이번호에서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1세대 1주택 양도 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 1세대가 1주택만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해당 주택을 양도하는 때에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때 해당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며, 2년 이상 보유하지 않은 경우에는 양도소득세가 과세가 되는 것과 더불어 단기 양도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위험성도 있다. 또한, 해당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이라면 보유뿐만 아니라 2년 이상 거주까지 해야 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세대 1주택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1세대의 정의 1세대란 거주자와 그 배우자가 같은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자와 함께 구성하는 가족 단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1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생계를 같이하는 자녀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때에는 1세대 1주택이 아닌 1세대 2주택이 된다. 가끔 개념을 혼동하여 한 사람이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잘못 판단하면 양도소득세와 가산세를 함께 고지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1세대 구성요건 1세대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1세대는 거주자와 그 배우자가 함께 구성하는 가족 단위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만 1세대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중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1세대를 구성할 수 있다. △ 연령이 30세 이상인 경우 △ 배우자가 사망했거나 이혼한 경우 △ 소득이 기준중위소득의 40% 이상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유지·관리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 위의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배우자 없이도 1세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며, 단순히 주민등록증 상의 주소만 달리한다고 해서 별도로 1세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주민등록증 상의 주소는 같지만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 주소지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님과 1세대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을까? 조세심판원의 사례들을 보면, 동일한 주소지에서 생활하더라도, 자녀와 부모가 동일한 생활자금을 공유하지 않고 각자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면 별도 세대를 구성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시적 1세대 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현실적으로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1세대가 이사를 가려고 하는 경우에 먼저 신규 주택을 구입하고, 종전 주택을 양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이 경우 1세대가 2주택을 보유하게 된다는 이유로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양도소득세로 인해 주거의 안정성을 침해받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1세대가 일시적으로 2주택을 보유한 경우에도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특례가 존재한다. 해당 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1세대가 종전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후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고,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해야 한다. 만약, 종전 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상태에서,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신규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세대 전원이 이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쳐야하며 신규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종전주택의 양도까지 이뤄져야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 외의 비과세 특례는? 그 외에 혼인, 상속, 동거봉양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적용받을 수 있는 비과세 특례도 존재한다. △ 혼인으로 인해 일시적 2주택 보유시 비과세 특례 1주택 보유자끼리 혼인함으로써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 혼인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은 1세대 1주택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 상속으로 인해 2주택 보유하는 경우 비과세 특례 상속이 개시됨으로써 1주택 보유자가 주택을 상속받아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 일반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시점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때 상속받은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비과세 적용받지 못하므로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 동거봉양을 위해 세대를 합치는 경우 비과세 특례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자녀가 60세 이상의 직계존속을 봉양하기 위해 세대를 합친 경우로서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 세대를 합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은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 배제 1세대 1주택의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해당 주택이 양도 당시 실지거래가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인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12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이야기를 마치며 이번호에서는 1세대 1주택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해당 비과세 제도는 그 혜택이 큰 만큼, 요건을 잘못 판단해서 비과세를 적용받았을 경우 오히려 큰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비과세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신고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무법인 엑스퍼트 창원점 이주현 세무사 카카오톡채널] https://pf.kakao.com/_xgJrFK E-Mail: sjtax0701@gmail.com, 연락처: 055-282-7331 -
내과 진료 톺아보기 25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최초접촉(First contact), 포괄성(Comprehen siveness), 조정기능(Coordination), 지속성(Continu ity).” 존스홉킨스 대학 바바라 스타필드(Barbara Starfield) 교수가 정립한 일차의료의 네 가지 핵심 속성(4Cs)이다. 이는 주치의란 단순히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만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 전반을 아우르고 평생에 걸쳐 함께하며, 필요한 의료 자원을 적절하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명치 끝이 답답하고 트림이 나요. 운전할 때는 괜찮은데, 걷거나 움직이려고 하면 어지러워요. 며칠 전 건강검진에서 신장 수치도 높다고 들었습니다.” 60대 남성 환자가 내원했다. 그런데, 환자 인터뷰 전 기본 검사에서 심박수가 분당 32회밖에 되지 않는다고 의료진이 급히 알려왔다. 나는 즉시 의식 저하나 호흡곤란 등 응급 상황 여부를 평가했다. 다행히 의식 상태와 호흡은 정상이었고, 맥박 산소포화도 역시 95%로 정상 범위에 있었다. 혈압은 100/70mmHg였다. 심전도 검사를 시행했다. 심박수가 분당 29회로 방실접합부 서맥 소견이 관찰됐다(그림 1). 체중은 90.1kg, BMI는 32.7kg/m²로서 비만 상태에 있었다(표 1). 증상은 약 8일 전 치과 치료 후 처음 나타났으나 금세 사라졌다. 이후 3일간 한의 의료기관에서 침구 치료를 받으며 호전됐다. 하지만 어제 치과 진료를 위해 집을 나서던 중 다시 증상이 발생했고,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섰다가 증상이 심해져 귀가했다. 오늘도 움직이면 명치 끝이 답답하고, 어지러워 본원에 내원한 것이다. 본원 도착 직후 증상이 심했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하니 조금 완화되었다고 했다. 과거력으로 고혈압과 심방세동 시술을 받은 적 있었다. 20일 전 대학병원 진료에서 심방세동이 재발하였으니, 시술을 다시 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했다. 일주일 전 시행한 건강검진 결과, Creatinine 1.6mg/dL이었으며, 신장 수치는 수년 전부터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표 1). 환자의 약물 사용 내역을 조회했다. 아픽사반, 카르베딜롤, 플레카이니드, 아미오다론, 인다파미드, 피마사르탄, 그리고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나는 현재 증상이 심장 기능 이상과 관련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진료 의뢰서를 발급하여 대학병원에서 현재 상태에 대한 재평가, 약물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받도록 권고하고, 다음 내원 시 의무기록사본을 발급받아 오시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증상에 대해 丹參•三七根•龍腦•麻黃으로 구성된 한약제제를 처방했다. 4일 후 환자가 의무기록사본을 가지고 내원했다. 대학병원에서는 2주 정도 플레카이니드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아미오다론은 중단해 보자고 해서, 어제부터 줄였는데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 약을 2주 후 원래대로 복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증상이 다시 악화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의무기록을 살펴보니 환자는 심방세동 시술을 이미 세 차례(동율동전환술, 냉각도자절제술, 전극도자절제술)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다시 재발하여 시술을 권고받은 점이 크게 우려됐다. 나는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단순히 약물이나 시술이 아니라, 전신의 균형을 회복하는 포괄적인 조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澤瀉湯을 기반으로 한 한약과 함께 생활습관 및 식습관 조정을 시도했다. 첩약 복용 전 검사에서 Creatinine 1.94mg/dL로 관찰된 점을 고려하여 약의 용량을 정하고, 수치를 자주 관찰했다. 또, 첩약 복용과 동시에 인다파미드는 중단했다. 장기 연속 심전계를 부착하여 치료 초기 심방세동 여부를 자세하게 살핀 결과, 치료 일주일 동안 심방세동이 관찰되지 않았다(그림2). 하지만 16일 차에 두근거림이 나타났고, 심방세동이 관찰됐다(그림3). 나는 플레카이니드, 아미오다론을 다시 증량하는 것보다 첩약에 附子를 가미하는 방향으로 처방을 조정했다. 附子 사용 2주 후 심방세동이 호전되었고, 환자는 두근거림을 포함한 내원 시 호소한 모든 증상이 좋아졌다고 했다. 첩약 복용이 종료된 후에도 심방세동과 증상 재발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체중이 11.2kg 감소했고, 신장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요산 및 전해질 수치도 정상 범위로 회복되었다. 혈압도 안정되어 첩약 복용 종료 후에도 인다파미드 복용은 필요 없었으며, Hb A1c도 5.7%로 감소했다(표 1). 환자는 수년간 화학약물을 복용하며 대학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심장 문제뿐만 아니라 비만, 고혈압, 당뇨, 신기능 저하 등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이는 ‘심방세동’이라는 질병명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은 달랐다. 약물 부작용을 의심하여 조정기능을 발휘했고, 심장뿐 아니라 신장, 비만, 대사 문제까지 치료하여 포괄성을 실현했다. 그리고 심전도와 혈액검사로 환자의 변화를 살피고 처방을 조율하여 지속성을 담보했다. 그 결과 환자는 증상에서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네 번째 시술을 피하고 화학약물에서 최대한 벗어났으며 신장 기능과 체중, 혈압, 혈당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환자의 건강 전체를 아우르는 진료라 할 수 있다. 환자의 질병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돌보는 포괄적 진료. 이를 통해 약물과 시술을 줄이고, 건강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한의사야말로 일차의료 주치의의 진정한 적임자이다. -
“우즈베키스탄 한의의료봉사에서 배운 ‘진짜 진료의 의미’”고다원 학생(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가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양기율시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에 운 좋게 학생 봉사자로 함께할 수 있었다. 본과 4학년으로 임상실습을 경험하며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의 무게’를 체감하던 시기였기에 출국 전까지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체 전통의학을 계승·발전시켜 온 만큼 동양의학에 친숙하고 우호적인 나라다. 봉사활동이 진행된 양기율시는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20km 떨어진 인구 21만 명 규모의 도시로,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다. 이번 봉사단은 현지 주민과 교민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한의학 치료를 선보이며, 현지 의료계와 환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소통의 벽을 넘은 200명의 만남” 필자는 예진(問診) 파트를 맡아 현지 통역사와 함께 약 200명의 환자를 만났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예진 질문지를 손에 들고 시작했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의료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통역사와의 의사소통은 쉽지 않았고, 급할 때는 ChatGPT와 구글 번역기, 이미지 검색까지 동원해야 했다. 그때는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과정이 오히려 소중한 추억이 됐다. 현지의 대부분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혈압이 높을 때만 약을 먹거나 아예 치료를 중단한 경우도 흔했다. 현지의 생활환경을 듣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유목문화의 잔재로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즐기면서도 도시화로 활동량은 줄었고, 단 음료와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어났다. 여기에 높은 진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병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진행된 의료봉사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진료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낯선 한방치료임에도 침, 약침, 한약, 추나를 거리낌 없이 받고, 치료와 관리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시술을 마치고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는 환자들의 표정에서, 한의의료봉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진료는 환자 삶의 길을 비추는 것” 이번 봉사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순간은 한 뇌성마비 환아를 만났을 때였다. 아이는 청각장애와 경직, 불면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예진 후, 아이가 대전광역시한의사회 이원구 회장님께 진료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원구 회장님은 “이 아이가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각과 청각이 모두 저하돼 외부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 중 하나로 관절을 움직여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보호자에게 알려주셨다. 보호자는 “지난 8월 KOMSTA 봉사 이후 아이의 증상이 호전돼 다시 찾아왔다”며 “침 치료를 계속 받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 회장님은 완치보다는 증상 관리의 중요성을 차분히 설명하며 환자가 더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 장면을 보며 ‘진료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춰주는 일’임을 깊이 느꼈다. “환자의 눈빛에서 배운 한의사의 길”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봉사는, 환자들의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말들 덕분에 끝내 감사함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부족했던 점도 많았다. 하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수백 명의 환자와 마주하고 직접 예진에 참여했던 경험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배움이었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는 단순한 해외 봉사가 아니라, ‘한의사로서의 길’을 스스로 묻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 환자를 만나더라도 그들의 눈빛 속에서 다시 이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전통의학을 '통합의학'으로…ICOM으로 확인한 한의학의 글로벌 가능성"유용주 학생(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국제동양의학회(ISOM)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와 ISOM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전통의학, 근거 기반 의학에서 통합의학으로(Traditional Medicine: From Evidence-Based Medicine to Integrative Medicine)’를 주제로, 감염병 대응과 통합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홍콩,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얀마 등 14개국에서 약 1,400명의 의료 전문가와 학자가 참석했으며, 주요 강연 12개를 포함한 총 90개 강연과 92편의 논문 발표, 96편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 다시 찾은 ICOM, 더 넓은 시야로 본 한의학 나는 예과 1학년 시절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ICOM에 처음 참석했다. 이후 JSOM, ICMART 등 다양한 국제 학회를 꾸준히 찾아다니며 한의학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이번 ICOM은 예전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 동시에, 한의학의 세계적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해준 자리였다. 8월 29일 이른 새벽, ICOM 참석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피곤에 겨워 잠든 사이 비행기가 이륙했고, 승무원의 기내식 안내에 잠에서 깨어 다시 식사 후 착륙까지 단잠을 잤다. 타이베이에 도착한 첫날에는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Taipei Tzu Chi Hospital을 방문했다. 병원은 내부를 둘러보는 데만 4시간이 걸릴 만큼 규모가 컸고, 곳곳에서 환자 중심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장기 입원 환자들을 위한 산책용 테라스, 가정집처럼 꾸민 호스피스 병동, 환자가 부담 없이 명상을 할 수 있는 불교식 공간까지—모든 것이 조화롭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 병원은 불교 재단에서 운영되며,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평등하게 대하고 치료 후 관리까지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아산병원이 의료 품질로 브랜드화했다면, 이곳은 ‘자비와 평등’이라는 가치로 병원을 상품화한 셈이었다. 저녁에는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대만 전통 음식을 즐기며 각국의 임상 현황과 교육 시스템을 공유했다. 문화와 의료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의료인의 공통된 고민과 열정이 느껴지는 뜻깊은 만남이었다. ■ 첫째 날, 부인과 질환 중심의 심도 있는 강연 ICOM 첫째 날의 주요 주제는 여성 갱년기 및 난임 치료의 한의·중의학적 접근이었다. 첫 번째 강연자인 Wang-Chuan Chen 교수는 갱년기 증상을 단순히 호르몬 변화로 보지 않고, 개인의 체질과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갱년기 관절통을 간신부족 혹은 비신음허로 변증하고, 각각 백합지황탕 등 적합한 처방을 제시했다. 또 피부 증상은 폐신음허나 음허혈조, 비뇨생식기 증상은 음허정휴나 신기부고로 변증하여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증상 완화가 아닌, 정확한 변증과 치법의 적용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진 Jung-Nien Lai 교수의 ‘난소 기능 장애(Ovarian Dysfunction)의 중의학적 치료’ 강의는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발표였다. 난소 기능 장애를 “40세 이상, 난포 반응 저하, AMH 수치 저하 중 두 가지 이상”으로 정의하고,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의 임상적 활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전통적으로 잉부 금기 약재로 여겨지는 활혈거어약이 난임 여성에게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신선했다. 도인승기탕과 저당탕 등 하초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이 난임 치료의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Lai 교수는 “나이는 질병이며, 치료할 수 있다”는 문장으로 발표를 마쳤다. 나이에 따른 생식기능 저하를 ‘치료 가능한 상태’로 보는 시각은 인상 깊었고, 한의학이 전체 인체의 균형 회복을 통해 생식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혈류 상태가 임신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임을 설명하며, 자궁내막이 얇을 때는 신허·궁한, 두꺼울 때는 습열·어혈로 진단해 접근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난자 개수나 호르몬 수치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기능 회복을 통한 임신 가능성의 극대화’라는 한의학적 관점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 둘째 날, 포스터 세션에서 본 한의학의 미래 둘째 날은 각국의 연구 포스터가 전시된 날이었다. 그중에서도 Isoorientin 성분의 항암 효과를 다룬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한의학은 항암 치료의 보조적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Isoorientin처럼 본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직접적인 항암 작용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한의학이 항암 치료에 ‘직접 참여하는 의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번 학회를 통해 한의학의 임상 영역이 근골격계 질환에 치중되어 있다는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과, 정신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적 접근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아직 그 영역이 협소하게 인식되고 있다. ICOM에서 만난 연구자들은 이 한계를 넘어 한의학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본다” — 통합의학으로 나아가는 길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법이죠”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한 대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ICOM의 강연들은 바로 이 문장을 떠올리게 했다. 한의학은 ‘전체의 균형’을 통해 국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의학이며, 난임·갱년기·암 등 복합적 질환일수록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만에서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한의학이 더 이상 ‘전통의학’에 머무르지 않고, 근거 기반의 통합의학(Evidence-Based Integrative Medicine) 으로 발전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증과 치료의 정밀화, 국제적 협력, 그리고 열린 학문적 교류가 있다. 이번 ICOM 참가는 한의학이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체계 마련해야”[한의신문]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옥 위원장(국민의힘)은 16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른 서울시 준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2026년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코자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는 강석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통합돌봄 시범사업 진행현황 및 사례조사 시사점(송해란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지원정책개발센터장)를 주제로 발제가 진행됐다. 이어 김진우 덕성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이종성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주영 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김연은 서울특별시사회복지관협회장, 정경란 서울시 복지실 돌봄복지과장, 강진용 서울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의료·복지·행정 현장에서의 돌봄통합 추진 방향과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에 앞서 김영옥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6년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을 앞둔 지금, 서울시가 법 시행 이후 어떠한 구조적 준비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돌봄 수요 확대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시민이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돌봄통합지원체계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법 시행 이후에는 지역사회, 의료기관, 복지시설, 민간단체가 긴밀히 협력하는 서울형 돌봄통합지원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면서 “오늘 토론회가 현장과 전문지식이 만나는 협력의 장이 되어, 모든 시민이 돌봄 사각지대 없이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앞으로도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돌봄통합지원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
X-ray로 보는 척추 균형…한의공공의료의 진단 패러다임 전환[한의신문] 한의사의 X-ray 사용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됨에 따라 한의사가 직접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으로, 이에 공중보건한의사를 중심으로 X-ray와 한의학을 결합한 임상영상 진단 교육이 진행됐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현도훈)는 17일 한의협회관 대강당에서 ‘2025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공공의료 현장에서 X-ray를 활용한 근골격계 한의진단과 동맥경화성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병행요법을 제시했다. 현도훈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에 발맞춰 이번 학술대회는 공중보건한의사들의 영상진단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의료 현장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진단·치료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면서 “회원들이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일차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만큼 영상학적 접근과 한의학적 진단을 결합한 진료모델이 공공의료의 질 제고와 한의학의 과학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250여 명의 공중보건한의사 회원들이 참석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및 동맥경화성 질환의 한의진료(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 △요골반 추나를 위한 엑스레이 진단 및 촬영(지현우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이사)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X-ray 리스팅으로 본 척추·골반 정렬의 과학화 이날 지현우 교육이사는 요골반 추나 중심의 X-ray 촬영 및 진단법 교육을 통해 한의 임상에서 영상의학적 접근의 필요성과 구체적 활용 방안을 제시하며 “X-ray는 단순히 뼈를 보는 장비가 아닌 척추의 구조적 불균형과 기혈 순환 장애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한의학적 도구”라고 강조했다. 지현우 이사는 ‘척추 아탈구(Subluxation)’에 대해 ‘정상 정렬에서 벗어나 신경과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상태’로 정의했으며, 이를 한의학적으로 ‘기혈 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구조적 문제’로 해석했다. 그는 김수현 한의학박사의 ‘현가(玄家)요법’을 인용해 “임독맥 축이 정상일 때 통증이 없지만, 척추 변위가 생기면 국소 퇴행과 통증이 발생하며 이를 X-ray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서양의 Palmer 이론이 신경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의학은 이를 ‘경락 흐름의 장애’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 이사는 “추나는 구조 교정이 아닌 체성·내장·정신계의 균형 회복을 통한 전신 치료”라면서 이에 X-ray 활용의 주요 가치를 △진단의 정확성 △치료 경과의 평가 △안전성 확보 △연구의 발전으로 꼽았다. 실제 임상 현장의 다양한 X-ray 차트를 활용해 상세 교육을 진행한 지현우 이사는 요천부 독맥·방광경 촬영(Lumbar Radiographic View)을 통해 후방(P), 회전(R/L), 측굴(S/I) 변위를 분석했다. 그는 △3mm 이상의 후방 전위는 ‘P 변위’ △극돌기의 좌우 회전은 ‘R/L 변위’ △추간판의 쐐기 모양은 ‘S/I 변위’로 진단하도록 했으며, 이러한 세부 리스팅은 단순한 정렬 분석을 넘어 척추의 연쇄적 변위와 기능적 불균형을 파악해 추나 교정의 방향을 과학적으로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면 요추부 촬영(AP Lumbar View)을 통해 장골(IN/EX, PI/AS) 변위를 평가해 골반의 미세한 불균형을 진단하도록 한 지 이사는 “후상장골극(PSIS)의 이동 방향과 장골 길이의 변화를 함께 봐야 한다”며 “골반의 미세한 틀어짐이 척추측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 이사는 또 ‘둔대퇴부 좌우 균형 촬영(AP Short Leg/Femur Head View)’을 통해 △다리 길이 차(Leg Length Discrepancy) △척추 변형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필요 시 Heel lift를 적용해 교정 가능성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지 이사는 아울러 “한의사의 X-ray 활용은 향후 추나·침도·근골격 재활 분야의 융합 연구를 촉진할 것”이라며 “영상학적 접근을 통해 한의학의 과학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현도훈 회장, 지현우 이사, 권승원 교수 “양방 이뇨제 한계, ‘오령산’의 대사 조절 효과로 보완” 이어 권승원 교수는 고혈압 및 동맥경화성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의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서양의학적 고혈압 치료의 구조를 짚으며 “칼슘채널차단제, ACE억제제, ARB, 이뇨제, 베타차단제 등이 1차 약제로 쓰이지만 세 가지 이상 처방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한의치료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K-CPG)에선 침, 약침, 한약 병행치료가 항고혈압제 단독보다 혈압 조절과 혈관 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권 교수는 이뇨제 치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전해질 불균형, 신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가 흔하다”면서 이를 보완할 처방으로 오령산을 제시했다. 그는 “오령산은 단순 배뇨 촉진이 아닌 아쿠아포린 단백질을 조절해 수분 대사를 정상화하고, 전해질 불균형 없이 신기능을 보존한다”며 “특히 심부전이 동반된 고혈압이나 전해질 이상이 잦은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맥경화의 핵심 병태를 ‘지질 축적이 아닌 염증반응’으로 규정한 권 교수는 “항염·항산화 작용을 통해 혈관 탄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한의학의 강점”이라면서 △청혈단의 HMG-CoA 환원효소 억제·항산화 작용을 통한 이상지질혈증 개선 △황련해독탕의 급성 화병의 자율신경 균형(LF/HF ratio) 개선 △우황청심원·용뇌소합원의 심박변이도(HRV) 안정 효과를 제시했다. 한의학의 혈류조절 기능을 강조한 권 교수는 ‘중풍칠처혈(백회·곡빈·풍지·협거·곡지·합곡·태충)’ 중심의 경두개초음파도플러(TCD) 연구를 언급하며 “내관혈 자침이 혈청 endothelin을 낮추고 뇌혈류를 증가시킨다는 결과는 뇌혈관질환 1차 예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혈압·혈류·염증·순환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한의학의 접근은 서양의학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공중보건 현장에서도 이러한 통합 진료모델이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