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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최대 매력은 바로 자연과의 조화”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맞아 한의학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위해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본란에서는 조계현 위원장을 만나 한의학 홍보대사로 위촉된 소감 및 한의진료를 접한 경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조계현 위원장은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에 투수로 입단한 이후 선수로서 우승 6회, 은퇴 후 지도자로서 우승 3회를 차지한 바 있으며,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2023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큰 공헌을 했다.<편집자주> Q. 자신을 소개한다면? 야구인 조계현으로 1989년 프로야구 해태타이거즈 팀에 투수로 입단해 이후 삼성라이온즈, 두산베어스를 거치면서 총 13년간 투수로 선수 생활을 했다. 은퇴 후에는 프로야구 지도자 및 단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KBO 전력강화위원장 및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협성대학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Q. 한의학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우선 김석희 한의협 총무/홍보이사의 추천으로 한의학 홍보대사로 위촉되게 됐는데,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홍보대사 역할을 통해 최선을 다해 한의협에 기여하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홍보대사로서 한의약의 어떤 점을 알릴 예정인지? 운동선수는 항상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나 또한 선수 시절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그때마다 한의치료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덕분에 13년간 건강하게 프로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의약의 치료 효과 및 부상 후 재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등을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약의 우수성을 더 많은 곳에 알리려고 한다. Q. 한의진료를 접한 경험은? 한의진료는 운동을 시작했던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선수를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받아왔으며, 특히 고교 시절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대학 진학 후 한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타자로 전향을 고민할 정도로 팔꿈치 부상이 악화돼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는데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 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한의사 선생님께 한의치료를 받으면서 재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한의약은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Q.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에서 한의약이 가지는 장점은? 한의약은 스포츠 활동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침 치료를 통해 근육과 관절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고, 부상 치료를 촉진하며,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급성 통증과 긴장을 완화시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한약은 체력과 면역력을 강화해 운동선수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체력 보강 및 피로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약은 도핑테스트에서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어, 선수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한의약이 가지는 매력은? 한의약은 과학적인 의술이며, 개인의 건강 관리에 최적화돼 있어 출산‧성장‧노년기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한의약의 최대 매력 중 하나는 자연과의 조화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유래한 약재와 치료법을 활용해 몸의 균형을 맞추고 자연 치유력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통해 건강 관리에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초등학교 때부터 현재까지 평생을 야구인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활동할 것이다. 그리고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부회장으로서 더 많은 스포츠인들에게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의약은 우리 전통과 지혜가 담긴 소중한 유산으로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역시 한의학 홍보대사로서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
“전국 한의약 사업, 이제 한의원 TV로 홍보하세요”이미경 ㈜메디팜보드 대표이사 [한의신문] 서울·경기·충북·대전·경북·경남·부산·울산 한의사회는 최근 인터넷 TV 송출업체 ㈜메디팜보드(대표이사 이미경)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에게 대기실 방송을 통해 한의약의 우수성과 효능을 널리 알리는 한편 각 지부에서 진행하는 주요 사업 및 콘텐츠를 편성해 제공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이미경 대표이사로부터 한의원 방송 시스템과 한의약 대국민 홍보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메디팜보드는? ㈜메디팜보드는 올해 창설된 회사로, 서울 서초구 본사를 중심으로 지역에도 귀 기울이기 위해 부산, 수원에 지사를 두고 있다. 종교방송이나 교통방송처럼 실질적으로 한의사 직능에 도움되는 방송국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취지였다. 한방병원 운영(의료법인 이사장)을 통해 국민들이 정말 알아야 할 한의약 정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홍보해야겠다고 생각해 인터넷 방송국을 설립하게 됐다. Q. 전국 지부들과 협약을 체결해오고 있는데. 현재 기준으로 업무협약이 완료된 곳은 서울·경기·충북·대전·경남·경북·부산·울산 8개 한의사회로, 방송이 송출 중에 있다. 메디팜보드의 부산지역 사무실은 부산시한의사회관 인근의 부산시약사회관에 위치해 있다. 한의원 방송과 관련해 오세형 부산광역시한의사회장님께 제안을 드렸더니 내용에 큰 공감을 하면서 부산시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홍보에 적극 발 벗고 나서주셨다. 특히 지난 6월 서울시한의사회가 개최한 ‘K-MEX(한의약 및 통합의약 국제산업박람회)’에서 전국 시도지부장님들이 모두 모이실 기회가 마련돼 사업설명과 함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실적으로 전국 3만 한의사 회원 분들을 일일이 다 찾아다닐 순 없기에 지부 단위로 업무협약을 통해 방송을 전파하고 있다. Q. 한의원 방송에 나서게 된 계기는? 서울·경기 시내버스 7000대엔 시민들이 볼 수 있는 TV모니터가 장착돼 있는데 지난 2019년 당시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홍보광고도 해당 매체를 통해 방송된 바 있다. 제가 관련 업체의 최대주주로서 탑승객들이 TV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동하는 교통수단에서도 홍보가 이뤄지는데 환자들이 대기하는 병원에서 방송을 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의약은 현재 매우 침체된 상태이기에 이를 잘 접목시켜서 한의원 경영을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됐다. 방송에 뜻이 있다 해도 한의원을 운영하시는 원장님들이 직접 동영상 제작 및 송출에 투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메디팜보드 시스템을 활용해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한의계 추진 사업 등을 홍보할 수 있도록 했다. Q. 방송은 어떠한 방식으로 송출되는지?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 형태의 인터넷 방송으로, 메디팜보드의 메인보드를 통해 송출하는 방식이다. 간단하게 전국 한의원에 전용 서버를 설치, ‘외부입력 HDMI’를 통해 일반 채널 시청과 함께 한의원 TV 채널도 시청할 수 있다. 각 지부 회원 안내 문자 발송을 통해 신청 한의원에 중계기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료를 비롯해 설치 및 회수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특히 전국 16개 시도지부를 나눠 각각 송출할 수 있는 만큼 각 시도별 추진 사업이나 행사와 관련 사전홍보에 용이하다. 수도권 한의사회의 경우 자체 콘텐츠 생산성이 활성화돼 있어 이를 방송 송출로도 용이한 반면 타 지역은 활성화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메디팜보드는 지역별 격차를 줄이고, 전국 한의원의 콘텐츠를 골고루 살리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전국 지부 공모전 소식 등도 한의신문과 병행해 한의원 TV를 통해서도 홍보한다면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다. Q. 방송 편성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방송은 한의원이 오픈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송출을 기본으로, 2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지부 콘텐츠 30% △공익광고 20% △상업광고 50%)으로 구성해 약 4회 로테이션으로 송출하게 된다. 각 지부에서 희망하거나 제작된 콘텐츠를 광고와 함께 알맞게 편집해 송출하고 있으며, 한의신문에 보도된 공신력 있는 기사들도 모아 별도의 디자인으로 편집해 송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시도지부에선 영상 콘텐츠를 USB 등을 통해 회원들한테 일일히 전달했지만 이제는 한의원 TV 채널을 통해 편리하게 바로 볼 수 있다. Q. 한의약에 대한 인식과 발전방향이 있다면? 한의원이 단순히 근골격계 침·뜸 치료만 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인체 전반에 걸쳐 양방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치유하는 기술과 관련 연구들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훌륭한 의술이 축적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진료 부작용’이나 ‘한약을 복용하면 간이 많이 나빠진다’ 등의 한의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인식으로 인해 한의사 회원들이 예전보다 많이 위축돼 있는 느낌이다. ‘이러다가 한의약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생긴다. 대국민 인식 자체를 깨닫게 하고, 바꿔나가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를 맞아 전국 지부에선 지자체와 한의약을 활용한 난임치료사업, 어르신 치매관리사업 등 각종 도움되는 사업들을 전개해오고 있지만, 홍보의 한계로 인해 이를 국민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TV 홍보를 통해 이러한 사업들의 참여도와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전국 한의사 회원들이 한의약 홍보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하고,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한의약을 알려나감으로써 국민건강은 물론 한의약의 발전에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사업 계획이 있다면? 대한한의사협회 및 전국 시도지부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의원 진료시간 이후 전국 회원들을 위한 실시간 라이브 교육방송도 추진해보고 싶다. 특정 주소의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할 필요 없이 간단히 TV만으로도 청취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 한의계 선거에서 부동산, 경제까지 시청을 통해 쉽게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한의신문의 공신력 있는 뉴스들도 송출하는 시스템도 만들어보고 싶다. 한의약에 대한 우수성을 국민들에게 효율적으로 홍보될 수 있도록, 한의사 회원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진료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 확장에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
동국대일산한방병원, 동해시 주민 대상 의료봉사[한의신문] 동국대학교일산한방병원(병원장 김동일)은 20일 동해시 삼화동 일원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김동일 병원장을 비롯한 한의사 7명, 간호사 13명, 물리치료사 3명 등 총 28명 및 쌍용C&E 임직원 등이 참여해 300여 명의 주민에게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봉사단은 쌍용C&E 동해공장 종합기술훈련원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 혈압‧혈당 검사, 침 치료 및 한약 처방, 물리치료 등 종합적인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뇌경색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임시 진료소를 방문할 수 없는 10여 가구를 직접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동일 병원장은 “봉사활동을 통해 추가적인 병을 발견하거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점점 고령화되는 지역의 현실에서 대부분 혈압 등의 지병을 가지고 있어 치료를 권고하고 잠시나마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며 병마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갖는 것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학교일산한방병원은 2013년부터 쌍용C&E와 함께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동해 및 영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의료봉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추나학회가 한의학을 선도하는 학회로서의 모범 되길”백용현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한의신문] 2024년 9월 21‧2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국제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 International Federation for Manual/Musculoskeletal Medicine) 총회(General Assembly)에 2016년부터 정회원학회로 활동하고 있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KSCMM) 회장단과 함께 참석했다. 필자는 회원학회 활성화를 고유목적사업으로 하는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로서, 또한 학생들의 교육 및 임상역량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지도교수로서 보고 느낀 점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의사 중심의 국제학술단체에서 주도적 역할의 중요성 최근 의사 중심의 국제침술단체인 ICMART 제주국제학술대회 (37th ICMART World Congress)가 37개국, 1007명의 한의사/의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대내‧외적으로 한의학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였고, 이를 통해 한의학이 제도‧정책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수기근골의학을 시술하는 의사 중심의 학술단체인 FIMM 총회에서도 여러 나라 대표들이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됐던 FIMM 국제컨퍼런스를 인상적으로 평가하였고, 향후 아시아/오세아니아를 대표해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정회원학회임). 이틀 동안 진행됐던 회의에서 추나요법에 대한 비중 있는 언급이 있었고, 대표들과의 미팅에서도 존중을 받는듯해 뿌듯한 마음이었다. 이현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이사가 FIMM 핵심 위원회인 교육위원회 멤버(FIMM education board member)로 선정됐고, 향후 이사회 멤버(Executive board member)로도 활동할 것으로 예상해 본다. 이처럼 한의학 대표 치료기술인 침술과 추나요법이 의사 중심의 국제학술단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의료정책 변화를 위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 역량 강화의 중요성 FIMM 총회에서는 회원학회들의 활동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총회의 빡빡한 일정상 각국 학회별로 2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주어졌으나(10분으로 늘려달라는 의견이 제기되었음) 대략적인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학회 회원 수, 학회지 발간 현황, 학술대회 개최 현황, 회원 교육시스템 등이 발표됐는데, 20여 국가 중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질적, 양적 학술실적이 독일 대표 학회와 더불어 넘사벽이었다. 양회천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님에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FIMM을 선도하는 추나학회가 되어 주길” 부탁드렸다. 이를 통해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비약적인 발전과 한의학을 선도하는 학회로서의 모범을 기대해 본다. 수기요법의 국제표준화 중추적 역할 2017년 FIMM에서 발표한 수기의학 관련 기본교육 및 안전지침서에 대한 가이드라인(FIMM guidelines on training, safety, evidence and quality) 업데이트 버전의 초안이 공개됐고, 각국 회원학회들로부터 의견수렴을 요청받았다. 금년까지 수정해 내년 총회에서 확정하는 과정을 밟는다고 한다. 현지에서 바로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위원회를 통한 의견제출과 한글 번역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FIMM 교육위원회 위원인 이현준 이사를 중심으로 현재 활발한 논의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담겨 있는 교육(training), 안전성(safety), 근거(evidence), 질(quality)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과정에 녹여져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각국 회원학회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제표준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학생교육, 졸업 후 교육 측면에서 학회의 소중한 역할 올해부터 여러 요청으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지도교수를 맡고 있다. 한의학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의 임상역량강화는 학생들 입장에서도, 지도하는 교수 입장에서도, 또한 한의제도 및 정책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술동아리인 추나연구회(CMMSG, Chuna Manual Medicine Study Group)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오스테오패시대학(MSU COM)의 학생들의 학술동아리인 SAAO(Student American Academy of Osteopathy) 간의 학생교류회가 2023년도부터 줌을 통한 교류연구회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올해에도 2개월에 한 번씩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의학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중요하며, 특히 젊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한의학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였고, 타 학교로도 추나동아리 및 연구모임이 활성화된다면 학생교육과 향후의 졸업 후 교육과도 연계되면서 전반적인 한의학의 임상역량강화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척주신경추나의학회에 제언을 하나 드리고자 한다. 이번 총회 발표에서 대부분의 회원학회들이 학회지를 출판하고 있었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서로 논문투고를 교류한다면 학회지의 글로벌화(SCI화)에 도움이 되겠다”였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가 중‧장기적으로 국제저널화로 진행할 수 있다면 학회의 위상과 한의학 수기요법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응급상황 속 빛난 한의학적 대응”[한의신문] 남동우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가 런던 세계침구학회연합회(WFAS) 국제학술대회에 참석 후 귀국하는 대한항공 KE908편 기내에서 응급상황을 맞닥뜨렸다. 남 교수는 의료 장비가 없는 기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도 한의학적 응급조치 능력을 발휘해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켰다. 본란에서는 남 교수로부터 당시의 기내 상황, 한의학적 처치, 대처방법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기내에서 접한 상황은? A. 이륙 후 기내식 서비스가 끝나고 전체적으로 조명을 낮춰 대부분 승객들이 잠들거나 영화 등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저도 잠시 잠들어 있었는데 승무원들이 제 뒤쪽으로 모여들어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 기내에 탑승하고 있는 의사를 찾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외국인 정신과 의사가 먼저 손을 들고 자원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듣고 있으니, 본인은 정신과 의사라서 정확하지는 않다고 이야기하길래, 그럼 제가 한번 봐도 되겠냐고 물어보고 환자 상태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응급 상황일 수 있는 뇌졸중, 심장마비, 저혈당 관련 증상 등이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 손발이 차고, 맥을 짚어보니 빈맥이 있었습니다. Q. 환자에게 제공한 한의학적 처치는? A. 일반적인 조치부터 했습니다.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여 눕히고, 벨트 등을 느슨하게 풀어서 편안하게 해드리고 무릎 밑에 베개를 여러 개 바쳐 다리를 높이 들도록 했습니다. 따뜻한 꿀물 한 잔 드리도록 하여 속도 편안하게 하고 불안감을 진정시켜 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맥을 확인해가면서 합곡과 곡지 혈을 계속 주물러주면서 자극해드렸습니다. 두 혈자리는 기가 울체되었을 때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개선시켜주는데 좋은 혈이라, 급체, 흉민, 급성 통증, 및 구급 상황에도 활용되는 혈이기도 하고 당장 침이나 치료 도구가 없을 때 쉽게 자극할 수 있는 부위이기도 하여 선택했습니다. 자극을 하니 점점 맥도 안정되고 손발도 다시 따뜻해지면서 환자분도 편안해진다고 하셔서 조금 더 지압을 해드렸습니다. Q. 한의학이 응급상황에서 갖는 강점은? A. 아무래도 일단 응급 이송 등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이학적 검진 및 상세한 문진 등을 통해 한의사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감별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응급 이송 등이 필요한 경우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면서 필요하다면 심폐소생술 등도 시행하여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위중한 상태가 아닌 경우에도 일반적 조치 사항 및 구급혈 등을 활용하여 특별한 장비 없이도 증상 경감 등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 등이 강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Q. 일반인도 혈자리 지압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지? A. 합곡, 태충, 족삼리 같은 경우 급체,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급성 통증, 급성 손발저림, 등은 물론 사지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진 환자 등에게도 구급 혈로도 사용되는 다빈도 혈자리입니다. 응급 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별다른 도구 없이도 증상 경감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혈자리로 일반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지압 부위라고 생각됩니다. Q. 승무원이 준비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을 조언한다면? A. 이미 대한항공에는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하는 프로토콜이 잘 짜여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내에 비치된 구급약 및 응급 장비 목록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전속 의료진과 실시간 통화를 통해서도 조치 사항에 대해서 의논하는 모습 등도 확인했습니다. 귀국하자마자 감사의 편지 보내주시는 부분까지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는 부분을 보고 우리나라 항공 서비스의 높은 수준에 다시 한번 감탄하였습니다. 응급 상황 시 즉각적인 회항 등이 필요한 뇌졸중, 심장마비, 저혈당 쇼크, 출산 등등에 대한 기본적인 감별 방법까지 숙지하고 계신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대한항공으로부터 감사 메시지를 받으셨는데, 소감은? A. 사실 이렇게까지 대단한 일은 아니었는데, 기사로 나가면서 일이 좀 커진 것 같아서 좀 당황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생명이 오가는 정도의 응급 상황도 아니었고, 의료행위를 했다기보다는 일반적인 조치를 해드리고 조그마한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병원에서는 훨씬 더 중하고 급한 환자들도 많이 보니까요. 아무튼 출장 다녀오는 길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친구들과 수다 떠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 친구들이 있다 보니 우연히 그 내용이 기사로까지 나가게 되었네요. 그래도 출장길에 좋은 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은 좋습니다. Q. 한의신문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어떠한 상황이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대단한 지식이나 뛰어난 의술보다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것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젊은 날, 처음 한의사가 되었을 때의 그 순수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주변에 저희가 도움 드리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
“치료의 첫 단추는 명백하게 ‘학점체계의 정상화’여야 한다”“저는 어린 시절부터 학부 졸업 후 로스쿨 진학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의대 진학 후 나름대로 학점 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과 자체의 학점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꿈을 접게 되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를 충족하는 것이 한의대생의 덕목이라는 점에는 공감하긴 하나, 현실적으로 학점으로 인해 저와 같이 학부 졸업 이후 진로가 가로막히는 현상이 후배들에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졸업 후 경쟁해야 하는 타과생들은 애초부터 우리 학교에 비해 훨씬 널널한 학점 부여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교수님들께서도 권장하시는 임상의 외의 진로로 나아가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개선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9월 초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학점실태조사 설문에 대한 한 학생의 익명 응답이다, 같은 설문에서 응답자 중 약 86%가 학점부여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약 68%가 본인의 성취 정도에 비해 낮거나, 매우 낮은 학점을 부여받았다고 응답했다. 한의대에서 학점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안고 입학한 신입생들이 선배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에서, 한의대 선배들이 새내기들에게 예외 없이 해주는 조언이 있다. “한의대에서 학점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어차피 쓸 데도 없으니 유급만 안 당할 정도만 하고 최대한 많이 놀아라.” 젊음을 즐기면서 세상을 경험하는 것 또한 대학생의 의무라고 믿는 멋진 어른들은 이 조언이 문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대학생은 좀 놀아도 된다는 구호는 이미 대학가에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고어(古語)가 된 지도 벌써 몇 년이 되었다. CPA, CFA와 같은 자격시험 준비부터 로스쿨을 비롯한 대학원 진학 준비, 전공 분야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로 평범한 대학생들의 시계는 바쁘게 돌아간다. 물론 학점 관리는 이 모든 노력의 대전제다. 시대의 변화를 미처 포착하지 못한 둔감한 어느 선배가 학점 관리가 필요 없다는 조언을 후배에게 전한다면, 곧바로 다른 양식 있는 선배들에게 제지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요즘의 새내기들이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지 않는지라 몇몇 순진한 녀석들을 제외하고선 귓등으로 흘려듣고 자기 할 일 알아서 잘 하는 것이 2020년대의 일반적 대학 풍경이다. 한의대만 제외하고. 학점이 쓸모없다는, 밖에서는 오래전에 사장된 학설이 한의대에만 망령처럼 떠다닌다. 이 학설은 학생과 교수를 가리지 않고 널리 퍼져있어 교수님들은 바깥세상에서는 인간실격의 징표로 여겨지는 D학점을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뿌린다. 학생들은 이에 질세라, 학점은 하등 쓸모없다는 학설을 후배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설파한다. 이 소모적인 갈등 위에, ‘학점 무용론’은 실체 없이 그 세력을 확장해나간다. 이 기현상에는 따져 볼 만한 지점들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학점이 무용하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학점무용론 자체가 자기실현적 예언의 성질을 가진다는 점, 즉 학점무용론이 득세할수록 학점은 더 무용해진다는 측면이다. 낮은 학점은 타 분야 진출을 원천 차단 실제로 한의대에서 학점이 무용한 측면이 있는 것은 한의대 졸업생들이 한의사 외의 다른 진로를 좀처럼 선택하지 않아, 한의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의 졸업생들과 경쟁할 상황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데 학점무용론이 일조했다는 건데, 학점무용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교수진의 하향 평준화된 학점부여체계로 인해, 한의대생들의 다른 진로로의 진출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있다. 낮은 학점은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원천 차단한다. 학점 인플레이션의 광풍에 편승해 주요 대학들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높은 졸업학점을 맞춰주는 상황에서 2점대의 학점은 한의계 바깥으로의 진로 진출에 있어서 사실상의 사형선고다.(서두에서 언급한 설문에 의하면 지난 학기 기준으로, 동의대 한의과대학 재학생 중 본과 2학년의 최소 30%이상, 예과 2학년의 50%이상, 예과 1학년의 약 40%가량이 2점대 이하의 학점을 부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 주요 로스쿨 진학을 위해 갖춰야 할 최소 소양으로 여겨지는 4점대 학점 부여 비율도 터무니없이 낮다. 설문의 대상은 동의대 한의과대학 재학생들이었지만, 올 7월에 열린 한의미래토론회에서 확인한 다른 한의과대학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 참석한 여러 학생들이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학내에서 의견을 개진했지만, 모두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론회장에서 그들과 다시금 공유한 문제의식은, 현재의 하향 평준화된 학점 부여 체계로는 다양한 진로로의 진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병인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한의대의 하향 평준화된 학점 체계의 근본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그곳에는 결국 한의계의 언어적 고립 문제가 있다. 업계 및 학계 자체가 언어적으로(이때 언어는 사유체계 전반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언어를 의미한다.) 외부와 단절되어 있으니, 그 단절된 언어를 공유하게 된 한의대생들 또한 알을 깨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꾸만 안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자꾸 안에만 머무니 집단은 바깥과 더더욱 멀어진다. 몇 가지 제도와 인구구조의 견인을 받아 어느 정도 지탱되고 있는 산업적 지표를 제쳐놓고 보면, 한의학 자체에 대한 보편 대중들의 인식은 악화일로의 길을 걷고 있고, 우리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키를 오래전에 상실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점점 더 축소되고 고립되고 있으며, 이는 만성병의 양상을 띤다. 부여학점의 상향평준화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로 인해 피부질환이 생긴 환자가 있다. 피부질환이 더 큰 스트레스를 유발해 피부질환에 더해 위장장애까지 생겨서 요즘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몸에서 멀쩡한 곳 찾기가 더 어렵다. 당신의 치료전략은? 필자의 치료전략은 이렇다. 먼저 부여학점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4점대 학점 졸업자의 비율을 현행 추정 10~15%에서 30%대로 늘리고, 2점대 졸업자 비율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과기원 및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진학, 해외 명문대 유학, 수도권 주요 로스쿨 진학, 미국 동부권 대학 MBA 진학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에 도전해볼 최소요건을 갖춘 인력풀을 넓힌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고립된 언어를 바깥세상의 언어로 번역해줄 수 있는 bilingual들을 최대한 양성함으로써 업계의 고립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이학박사를 취득한 bilingual들이 우리에게 열리지 않았던 수많은 실험자원을 우리의 축적된 임상 케이스들과 연결해주고, 법조계로 진출한 bilingual들이 대한민국의 주류 정책 결정 커뮤니티에 우리의 입장을 밀어 넣어줄 수 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업계 바깥의 언어를 충분히 학습한 bilingual들이 보편 대중들과 한의계 사이의 언어적 간극을 상호통역으로 메꿈으로써 우리의 언어적 고립과 그로부터 비롯된 제도적, 학문적, 산업적 고립을 해소해준다면? 21세기에 한의학은 존재 자체로 다원성의 표상이지만, 역설적으로 한의계 내부의 다원성 확보에는 처참하게 실패해왔다. 지금이라도 다원성 확보의 실패에 의한 고립이 업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의 병인임을 직시하고 신속하게 치료에 돌입해야 한다. 다시 서두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치료의 첫 단추는 명백하게 ‘학점체계의 정상화’여야 한다. 우리는 더 다양한 영역의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 -
리도카인에서 응급약까지…공보의가 알아야 할 의약품 ‘총망라’[한의신문]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이하 대공한협)는 19일 한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 지역·필수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전문의약품 안내 교육에 나섰다.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날로 심화되고 있는 의료대란 및 의과 공보의 차출로 인한 지역의료 붕괴에 따라 한의과 공보의들의 △내과 진단·진료 △다빈도 및 응급의약품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대공한협 회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소화기 질환 진료하기(서현식 대전대대전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의) △공중보건의가 알아야 할 공공보건 의약품(김경묵 경희대 산학협력단 연구원)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심수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한 보건소·지소 증가와 더불어 배치된 곳마저 상급병원으로 차출돼 지역의료 공백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회원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여러 민원과 진료 범위의 한계 등을 통해 그 어려움을 몸소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이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현장에서 다빈도로 호소하는 내과계 병증에서부터 응급상황까지의 대처를 위한 약물 관련 강좌들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대공한협의 다양한 교육을 통해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회원 역량이 갖춰지길 바라며, 아울러 의료공백이라는 재난 상황에 따라 정부의 합리적인 제도 개선도 뒤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 한의약 공공보건의료사업 진료가이드’ 중심의 내과 진료 Process 강의에 나선 서현식 전문의에 따르면 내과 환자의 경우 확진 및 추정진단 여부에 따라 △Chief complain(주소) △현병력·과거력·가족력·사회력 조사, 또 계통적 문진을 통한 △주관적 정보(환자의 느낌·경험) △객관적 정보(활력 징후, 이학적·혈액·영상 검사)로 진단해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서 전문의는 “내과 진단이 치료 수단 및 기간, 경과, 예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한의과 공보의 진료현장에서 기질적 문제와 기능적 문제를 진단하기 위한 X-ray, CT, MRI, PET-CT, 내시경 등 각종 진단기기의 활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환자의 필수적인 생리기능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인 ‘활력징후(Vital sign)’를 통해 △응급치료 여부 △장기적 건강 상태 △입원 여부 등을 예측할 수 있음과 더불어 혈압·맥박·호흡수·체온·혈당·산소포화도 측정 레벨 별 환자 상태를 설명했다. 복통 진단법으로는 ‘PQRST 문진법(△Palliation or Provoke △Quantity and Quality △Region and Radiation △Signs and Symptoms △Temporal Relations)’을 활용한 통증 척도, 병력 청취(최초 발병일 및 병력 확인)를 통한 시간적 분류법(급성, 만성) 및 기전적 분류법(내장통, 체성통, 연관통)을 소개했다. 또 급성 복통(담낭염, 충수염, 췌장염, 게실염, 장폐쇄, 소화성궤양 천공)과 만성 복통(만성 위염)의 특징과 함께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법으로는 △통상적 식체에 내소산(內消散)·대화중음(大和中飮)·내소화중탕(內消和中湯) △한열착잡(寒熱錯雜)형 식체에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비허기체(脾虛氣滯)형 식체에 소요산(逍遙散) 등의 처방안과 더불어 증상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족삼리(ST36) △공손(SP4) △태충(LR3) △내관(PC6) △중완(CV12) △천추(ST25) △기해(CV6) △하완(CV10) △비수(BL20) △위수(BL21)에 침 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진 강의에서 김경묵 연구원은 ‘2024 보건진료소 환자진료지침(보건복지부)’, ‘공공보건 기본 의약품 활용가이드(대공한협)’을 토대로, 지역의료에서 다빈도로 처방되는 의약품 강의에 나섰다. 김 연구원은 “발열·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AAP)’은 일일 최대 용량(4000mg) 초과 시 간 손상 위험이 있으며, ‘아스피린(ASA)’은 소화불량, 오심, 위장관 출혈이, ‘이부로펜(NSAIDs)’은 고혈압 악화, 체액 저류가, ‘나프록센(NSAIDs)’에는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신경세포의 전압 의존성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 자극 전달을 억제하는 국소 마취제인 ‘염산리도카인’에 대해 “주사제의 경우 매선, 도침 등 시술 시 경감을 위해 사용되며, 크림의 경우 고주파 리프팅, 제모 레이저, 필러·보톡스 등 미용시술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과진료 관련 소화기관용제인 △제산제(알마게이트, 규산알루민산마그네슘, 수산화알루미늄겔) △히스타민 H2(파모티딘, 시메티딘) △소화제(셀룰레이스·파파인·펩신 제제 등)와 더불어 보험 한약제제인 △반하사심탕(연조엑스) △향사평위산, 평위산(연조엑스), 내소산(산제) △보중익기탕·이진탕, 보중익기탕·반하백출천마탕 △불환금정기산(연조엑스) △대시호탕과 응용·처방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지역의료에서의 응급의약품으로, 아나필락시스의 주요 치료제이자 심정지의 보조치료제인 '에피네프린', 농양, 살충제, 신경작용 독가스 등의 해독에 사용되는 프랄리독심(RX)과 함께 CPR(심폐소생술) 단계와 함께 사용되는 약물(에피네프린, 바소프레신, 아미오다론, 리도카인)에 대한 기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
한지죽으로 생명의 의지를 보여주다[한의신문] 의학과 예술은 얼핏 보면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역사적으로 톺아보면 ‘치유’라는 개념에서 닮아있다. 본란에서는 한지죽으로 생명을 해석하고, 연출하는 우지연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한지죽으로 작업하고 있는 우지연 작가다. 한지의 연약한 물성을 오랜 시간의 겹으로, 단단하게 돌과 같이 바꿔 표현하고 있다. Q. ‘My Blue Bird’ 전시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도든아트하우스에서 10월30일까지 진행되고,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아서 하게 된 전시다. 개인적으로는 15번째 개인전이다. 그동안의 작업을 뒤돌아보고 스스로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한 의미 깊은 전시다. Q. 전시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게 됐는지? 어느 순간 한 인간으로서 저의 나약한 모습을 바라보게 됐고 본인을 비롯한 연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절망하고 힘들어만 하는 것이 아닌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본인의 작업 방법의 근간은 반복과 쌓임인데, 이는 약한 한지의 본성을 지우고 시간의 중첩에서 오는 견고함을 담고자 했다. 그래서 연약한 존재들의 생명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고, 시간의 흔적이 또한 생명력임을 나타내고 싶었다. 작업의 시작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됐는데, 우선 스스로가 생각하는 죽음은 분리되고 고립되고, 정체돼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살아있음은 관계 맺고, 연결되고 그로 인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생명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숨은 서로 연결됨으로 그 리듬을 가지며 하나가 돼간다. 서로의 존재는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맞닿게 되며 그 충돌은 곧 유연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것을 바라보는 이 또한 그 순간 관계 맺는 또 하나의 연결점이 되는 것이다. 한국 전통의 봉창과 도자의 투각기법에서 영향을 받아 한지 투각으로 표현해 각 오브제들의 연결을 통해 이러한 관계성을 담았다. 투각으로 생기는 깊은 그림자는 우리 삶에 빛과 함께 늘 어둠이 공존하지만 우리가 어느 곳에 시선을 두는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Q.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는지? 작품 주제나 소재, 재료의 의미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개념을 정리해 가는 일련의 시간이 물론 유의미했지만, 심적으로는 어려운 시간이기도 했다. 더불어 한지죽을 가공하고 성형하는 과정, 반수, 채색하는 모든 과정들이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Q. 다른 재료와는 차별화된 한지만의 특징이 있다면? 왜 한지죽을 사용하느냐 많이 묻는데, 한지는 자연을 포괄하는 순환의 재료로 무엇보다 생명력 있는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있고, 형태를 빚으며 갖게 되는 촉각적 특성은 최종 작품에도 흔적으로 남아있게 된다. 또한 기존의 색 위에 새로운 색감이 스며들고 쌓여 나오는 독특한 발색과 시간성의 매력이 있다. 이런 반복적 행위를 통해 형상 속에 담겨있는 모든 흔적을 품으며 작품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 과정은 마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다고 보여진다. 사람도 작품도 모든 과거가 축적되어 각자의 아우라를 가지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소에 한의원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올해 초 개인전을 마치고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을 때도 한약을 지어 먹고 회복했다. 작업을 하다가 목과 허리에 무리가 올 때가 많은데 그때도 한의원에서 침과 부항, 추나치료를 받고 가벼워진 몸으로 다시 작업에 임하곤 한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저의 한지 투각 작품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는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느 곳을 주목하느냐는 우리 각자의 선택이다.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벗어던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 -
“축제의 계절 가을, 지역 의료 지원 나선 한의사”[한의신문] 자생한방병원은 19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개최된 ‘제5회 위례문화축제’에서 의료지원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날 분당자생한방병원(병원장 김경훈) 의료진과 임직원들은 행사가 개최된 성남시 위례중앙광장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한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생활 습관과 체질에 맞춘 개별 건강 상담을 통해 일상 속에서의 건강 관리법을 안내하고, 다양한 한의 치료도 진행했다. 위례문화축제는 주민들의 화합과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약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공연, 먹거리 장터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장은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에 자생한방병원이 의료지원활동을 펼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의료봉사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의학, 현대 의학과 침술의 훌륭한 통합”[한의신문] 지난달 개최된 제37회 ICMART에서는 K-Medicine 라이브 세션이 마련돼, 한의학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발전을 직접 시연하며 해외 연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세션에는 이승훈 교수(경희대학교 침구과), 장세인 회장(대한스포츠한의학회), 유명석 회장(대한침도의학회) 등이 참여해 각기 다른 한의 치료법을 소개하고 시연했다. 첫 번째로, 이승훈 교수는 초음파 유도하 약침, 침도, 매선, 수기침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특히 허리 부위에 초음파 유도를 통해 네 가지 침법을 적용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하며, 한의치료가 더욱 정밀하고 안전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외국 연자들은 침 치료의 정확성을 높이는 초음파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승훈 교수는 “시연을 마친 뒤에도 학술 대회 내내 많은 해외 연자분들이 초음파를 활용한 침술 프로토콜과 임상 효과에 대해 질의할 정도로 호응이 좋아서 놀랐다”라며 “현재 많은 한의사들이 근골격계 질환에 초음파를 활용하여 다양한 침법을 정확한 부위에 안전하고 재현성 있게 시행하고 있다. 한의과대학에서도 초음파 유도하 침술에 대한 실습 교육이 시행되고 있어서 앞으로 초음파를 활용한 한의 침술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스포츠 한의학의 실질적 치료 효과를 입증한 장세인 회장은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의 부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치료했는지 설명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안세영 배드민턴 선수의 발목 부상을 15일 만에 치료하고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게끔 도왔던 사례를 소개하며,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 치료의 강점을 강조했다. 장 회장은 실시간으로 운동 기능 테스트와 치료법을 시연하며, 스포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한의학의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주었다. 장 회장은 “스포츠한의학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서,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와 빠른 회복을 돕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한의학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유명석 회장은 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침도치료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한의학이 두통 치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다중센터 일차 진료 환경에서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관찰 연구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의 통증 수준과 삶의 질 모두 치료 전후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서, 두통 환자들에게 침도치료가 뛰어난 치료 방법임을 입증했다. 또한 라이브 시연 섹션에서 직접 두통 치료를 받은 프랑스 정형외과 의사는 단 한 번의 침도 치료로 수년간 지속되어 왔던 두통이 말끔하게 해소되는 경험을 하고서 매우 놀라움을 표했으며, 즉석에서 내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제38회 ICMART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 회장은 “침도의학은 소염진통제에 의존하고 있는 서양의학의 통증 치료를 뛰어넘는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훌륭한 치료 방법”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질환의 침도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나감으로써 한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청중들은 각 연자의 발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특히 이번 파리 올림픽의 배드민턴 선수 사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한의학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Dominik Irnich 박사(독일 뮌헨대학교 통합통증센터)는 “한국과 독일의 침술 사이에 몇 가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두 나라 모두 침술 발전에 있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한의학은 현대 의학과 침술, 그리고 관련 기술을 잘 통합한 매우 훌륭한 체계”라며 한국의 연구와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한국의 경희대학교와 같은 세계적인 대학들이 침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ICMART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한국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K-Medicine 라이브 세션은 한국 한의학의 최신 기술과 연구 성과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한의학이 국제 의료계에서 그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