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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한의사로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편집자주] 대한한의사협회가 영남지역 산불 재난 한의약 치료를 위한 기부금을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누베베한의원에서 1000만원을 기부했다. 본란에서는 임영우 누베베한의원 대표원장으로부터 기부를 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기부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이번 산불은 피해 규모도 크고, 이재민들의 상심도 깊어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소방대원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이재민들을 위해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 역시 한의사로서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 늘 그렇듯 제 도움보다도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기에, 그 분들에게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크다.” Q. 누베베한의원은 코로나19 진료센터 운영시에도 기부를 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데. “기부는 한의사로서, 그리고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부라는 것이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화가 되는 것이라 믿고 있다.” Q. 관련 학회에도 지속적으로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한의약의 연구와 학문은 단순히 이론적 의미를 넘어, 실제 진료 현장과 한의약 산업 전반의 발전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하고 교육에 힘쓰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기부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제가 받았던 배움과 기회들을 다음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환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도리라고 생각한다.” Q. 재난 현장에서의 한의진료에 대한 견해는?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의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사람들에게 안정과 회복의 희망을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진료는 통증 관리, 불면, 불안,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에 대응할 수 있고, 특히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지지 면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여러 재난 대응 경험을 통해서도, 한의학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의계가 국민 곁에서 따뜻하고 실질적인 의료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Q. 한의약적 비만 치료의 근거 구축 등에 매진하고 있다. 한의약적 비만 치료의 장점과 향후 전망은? “비만은 더 이상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으로 관리돼야 할 시대가 됐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남성 2명 중 1명이 비만에 해당될 정도로, 그 심각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43만명이 넘는 비만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낀 것은,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한약은 식욕 조절, 체지방 분해, 대사 개선은 물론 스트레스나 수면 등 비만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복합적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장기 복용 시에도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체질에 맞춰 개인화된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건강 상태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향후에는 GLP-1 계열의 신약들과도 상호 보완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과학적 근거를 더욱 축적하고, 표준화된 치료모델을 확립해 간다면 한의약이 국가적 차원의 비만 관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화마가 남긴 상처에 한의치유로 희망을 심다”이재학 공중보건한의사(대구광역시 달성군 보건소) [한의신문] 경상북도한의사회를 비롯한 전 한의계가 산불 피해 지역 이재민 대상 한의진료소 참여를 통한 신체·심리 치료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구광역시 달성군보건소 소속 이재학 공중보건한의사가 나흘간 연속으로 진료에 매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본란에서는 이재학 공보의를 통해 이재민들의 상황과 재난에서의 한의약의 강점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지역에서 공중보건한의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올해 대구광역시 달성군보건소에서 공중보건한의사 3년차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한의학 의료봉사팀 ‘온전한’에서 회장직을 맡는 등 공중보건한의사 1년차부터 다양한 한의의료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Q. 경북 산불 이재민 대상 봉사에 참여했다. 지난 2023년 4월부터 공보의로 발령받아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거주하고 있는데 평소처럼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날 “화원읍 주민들은 모두 대피하라”는 긴급 문자메시지가 울렸다. 이후 휴대폰을 켜고, 경북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속보를 보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는 화원읍 명곡리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나 상당히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소방관 분들의 밤샘 진화 덕분에 제 거주지 인근의 불길은 약 12시간 만에 잡혔고, 다음날 무사히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한껏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추스르며 ‘살았다’는 안도감과 감사함도 잠시, 경북 안동 일대에 산불이 거세게 번져 하룻밤만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속출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경북한의사회로부터 안동체육관 한의진료소에서 의료지원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한의진료봉사에 참여했다. Q. 이재민 대상 적극적인 한의진료를 전개했다. 현장에선 외상은 물론 불면증, 우울, 화병과 같은 트라우마성 증상과 이에 기인한 소화불량, 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상열감, 식욕저하 등 다양한 신체 증상들을 수반하고 있었다. 특히 평소에도 근골격계 통증을 갖고 계셨던 어르신들은 급박한 대피 과정에서 해당 부위에 무리가 가해지고, 트라우마까지 겪으면서 많은 통증들을 호소했다. 이에 안동체육관에 설치된 ‘경북 산불피해 중앙합동지원센터 한의진료소’에서 이재민들과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침·피내침(이침)·약침·도침 치료를 비롯해 추나요법, 한약 처방, 심리상담 등 다각적인 한의진료를 통해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돕고자 노력했다. 이번 봉사를 통해 한의약이 이러한 복합적 어려움에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당초 계획은 금요일에 봉사활동 후 월요일 보건소 출근을 위해 주말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진료를 통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한의약이 정말 큰 손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제 자신이 주말에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깨달았다. 이에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봉사활동 기간을 연장하게 됐다. Q. 한의약이 공공의료에서 지닌 강점은? 모든 인간은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다. 의료인으로서 언제나 마음에 담고 있는 가치는 WHO의 ‘Health for all’ 정신으로, 이는 모든 사람에게 인간으로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권리인 ‘보편적 건강권(Universal Health Coverage)’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WHO는 1978년의 알마아타 선언을 통해 그 핵심적 방법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공공의료·일차보건의료로서 ‘Primary health care’를 제시했다. ‘건강 추구권’은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기에 기본적인 일차보건의료서비스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재처럼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이 국가와 정부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의약은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가진다. 첫째로 예방을 중시하는 ‘치미병의 의학’으로서 특정 증상으로 위중한 병으로 진단받기 전 예방할 수 있는 지혜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예방과 건강 증진을 목표로 삼는 일차의료, 공공의료의 특징에 매우 부합한다. 또 ‘전인적 의학’으로서 현재 의료인력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전인적 특징은 몸과 마음을 이르는 전반적인 케어가 가능하며, 지역사회의 ‘주치의’가 돼야 하는 일차보건의료 현장의 공공의사에게도 필요한 능력이다. 아울러 ‘접근성 높은 의학’으로서 대규모 시설과 고가 장비들에 대한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신속성·기동성을 자랑한다. 이번 재난에서도 한의계가 발 빠르게 진료소를 마련하고, 진료를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특성에서다. Q. 한의약의 미래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공공의료를 국가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거기에 한의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K-뷰티, K-푸드, K-드라마, K-팝, K-컬처 등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전시켜온 인프라에 국가의 제도적 지원까지 뒷받침된다면 해당 분야가 전 세계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 세계에 많은 의료기술이 있지만 신속성·기동성, 만성질환 관리 등에 강점이 있는 한의약을 적극 활용해 공공의료 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한다면 국민들의 보편적 건강권을 보호하고, 과도한 의료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한의약을 공공의료 시스템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K-공공의료 모델로 육성해 세계 보건의료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 ▲이재학 공중보건한의사가 이끌고 있는 '온전한(온기를 전하는 한의사들)'의 봉사활동 Q.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3일간의 일정이었으나 이번 봉사활동은 한의약이 지닌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한의계 식구 모두의 도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화재의 아픔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은 치유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다들 경북 산불 피해의 아픔을 끝까지 잊지 말고, 조금씩만 더 도움의 손길을 통해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진 주민들을 다시 일어나게 해야 한다. 우리 한의계가 수천년을 이어져 온 한의약의 지혜를 통해 이 세상에 치유의 손길을 널리 퍼뜨릴 때다. -
경남 제38대 집행부 출범…‘회원 이익 증진·소통으로 미래 제시’[한의신문] 경남한의사회(회장 최중기·이하 경남지부)는 9일 지부회관에서 회장 취임식 및 초도이사회를 열고, 제38대 집행부의 출범과 함께 위원회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계획에 들어갔다. 앞서 최중기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제75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70.21%의 득표로 제38대 회장에 당선된 바 있다. 이날 취임식에서 최중기 회장은 “한의약을 지키고, 지역 보건의료를 위해 묵묵히 애써주시는 경남지부 회원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리며, 이제 회무전반을 되돌아보고,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향으로 새롭게 정비해야 할 시점으로, 이에 진료현장의 회원 한 분, 한 분의 목소리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앞으로 집행부는 늘 열린 자세로 회원 여러분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움직여 진료실에서의 하루하루가 더 나은 내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로 보답하는 지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당선증과 함께 새 집행부 임원진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도 진행됐다. 회장단에는 최중기 회장‧정정수 수석부회장(창원특례시분회장)을 필두로 김현석(김해시회장)‧이창훈(진주시분회장)‧박석희(양산시분회장)‧김성호(총무)‧어인준‧이인 부회장이, 이사진에는 정대선 재무이사, 김성배 학술이사. 배만철 보험이사, 설동인‧이현효 정책기획이사, 윤순모 법제의권이사, 김장홍 홍보의무이사, 변혜진 봉사이사(경남여한의사회장), 김종혜 대외협력이사, 류승진 정보통신자율지도이사, 우경태 약무공보이사가 참여한다. 또한 박준수 대의원총회의장, 박영수·박종수·엄주오 감사와 함께 조은태 거제시분회장, 창원특례시분회, 김봉근 마산지회장‧김성민 진해지회장도 참여한다. 이날 초도이사회에선 △중앙회 총회 및 시도지부장협의회 참석의 건 △경남지부 총회의장 및 감사단 이사회 참석의 건 △경남지부 카페 활용방안 및 SNS 단체방 운영(정보통신이사)의 건 △한방 재택의료 사업 경과에 대한 보고에 이어 의안으로는 △보수교육 개최의 건 △직능이사 활동의 건 △‘임원 LT’ 개최의 건 등을, 기타 토론에는 △경남지부 역할론(시군분회 지원방향 및 사업 참여) △소위원회 구성의 건 △시군분회장 네트워크 운영의 건을 상정·논의했다. 제38대 집행부는 ‘실질적 회원 이익 증진과 회원과의 원할한 소통으로 미래를 여는 경남지부’를 핵심가치로, △투명한 재정 운영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 △회원 중심의 정책과 사업 실현 △시·군 분회와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회원 이익 증대와 역량 강화를 위해 △보험 △정책 △대외사업 △학술정보 등 위원회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을 강화해나기로 했다. 보수교육은 오는 5월 24일 창신대 대강당에서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교육과목 및 일정은 추후 회원 고지서를 통해 안내키로 했으며, 임원 LT는 오는 6월 14·15일 양일간 갖기로 했다. -
여성·고령 농업인, 유병률 높고 근골격계질환 많아[한의신문]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13일 ‘2024년 농업인 업무상 질병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만2000호 표본 농가를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만 19세 이상 농업인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농업인의 농업 활동 관련 질병의 유병률과 질병 종류별 현황, 위험요인 노출 수준, 건강위험 요인에 대한 개인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조사 결과 2024년 농작업 관련 질병으로 1일 이상 휴업한 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은 5.8%로, 2018년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여성 농업인의 유병률(7.1%)이 남성 농업인의 유병률(4.6%)보다 상대적으로 높았고, 고령일수록 질병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질병 종류별 유병률은 근골격계질환이 5.4%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여성 농업인의 근골격계질환 유병률(6.8%)이 남성 농업인(4.0%)보다 높았으며, 근골격계질환이 주로 발생하는 부위로는 허리(48.2%), 무릎(38.7%)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 처음 추가한 농작업과 건강에 관한 인식 평가에서는 ‘농작업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다’라고 응답한 농업인이 45.5%였으며, ‘평소 개인 건강관리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한 농업인은 75.5%로 집계됐다. 이밖에 농작업 위험요인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 하느냐는 질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응답한 농업인은 75%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표됐으며, 농업인안전365 누리집(farmer.rda.go.kr)에서 6월부터 볼 수 있다. 이 자료는 농업인 안전 인식 향상과 업무상 질병 예방 관리를 위한 맞춤형 예방 사업과 연구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윤순덕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안전과장은 “농업인 안전과 건강은 삶의 질, 농업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업인이 안전하게 농업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업인 업무상 질병·손상 조사는 국가승인통계(제143003호)로, 농업인의 농업 활동 관련 질병과 손상을 파악해 예방사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실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홀수 연도에는 손상 부문을, 짝수 연도에는 질병 부문을 조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작업 안전·편이 장비 개발과 안전관리 지침서 제공, 농가 현장의 문제 진단을 위한 농작업 환경 위험성 평가법 개발 등으로 농업인의 안전한 농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⑲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William Osler는 “The good physician treats the disease; the great physician treats the patient who has the disease(좋은 의사는 병을 치료하고, 위대한 의사는 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한다).”라는 명언을 통해 의사의 인문학적 소양과 환자에 대한 공감을 강조했다. “원장님, 약 8개월 전 감기 증상으로 시작된 기침이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아요.” 4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는 약 2년 6개월 전 양측 팔과 다리 정강이, 가슴 부위에 대칭성으로 발생한 피부 발진, 가려움증을 주 증상으로 본원을 내원했었다. 나는 당시 증상을 건선(Psoriasis)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3.5개월 동안 첩약을 기반으로 치료하여 증상은 완화되었다. 그랬던 환자가 오래간만에 다시 내원한 것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력을 자세히 청취했다. 기침 증상은 약 8개월 전 감기 증상으로 시작이 되었다. 당시 양방 내과에서 아목시실린, 클로르페니라민, 덱시부프로펜, 에르도스테인 등의 화학합성약물을 열흘 동안 처방받아 복용했고, 증상은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 하지만 2주 후 건강 검진으로 금식하는 과정에서 다시 기침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양방 내과 여러 곳과 이비인후과, 대학병원 등 많은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었다.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와 빌란테롤 복합제를 흡입하기도 했으나, 처음 일주일만 기침이 진정되었고 이후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지금은 자기 전에 한 번씩 사용하고 있었다. 환자가 가지고 온 의무기록사본을 살폈다. Chest CT를 포함한 영상의학검사, 폐기능 검사를 시행했음을 알 수 있었다(그림 1,2,3). 하지만 이들 검사 결과에서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는 없었다. 환자는 본원 내원 직전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 혈액 검사, 객담 배양 검사를 시행했다. 의무기록사본을 발급하여 확인해 본 결과 혈액 검사, 객담 배양 검사와 함께 Chest CT, 폐기능 검사를 다시 시행했음을 알 수 있었고, 특별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4). 본원에서 정맥천자를 통한 채혈로 진단의학적 검사를 시행했다. 역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결국 환자는 만성 기침이라는 증상은 있으나,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었다. 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의 내면과 환자라는 ‘사람’ 그 자체에 더욱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환자의 내원 시 체중은 68.5kg, BMI는 28.4kg/㎡로 마지막 내원의 60.3kg, BMI 25.1kg/㎡에 비해 많이 증가한 모습이었다. 약 2년 6개월 전 환자가 처음 본원에 내원했을 때의 기록을 살폈다. 그때 환자의 체중은 67.4kg, BMI는 28.0kg/㎡였다. 환자에게 체중 변화 과정과 함께 예전 건선 치료를 하면서 교육한 식습관이 그동안 잘 지켜졌는지 물었다. 체중은 내원 약 4개월 전까지 60~61kg 정도를 유지했고, 식습관은 다소 흐트러진 부분이 있지만 체중이 증가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지켜졌다고 이야기했다. 환자의 약물 사용 내용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조회해 보았다. 펜터민, 티아넵틴, 오르리스타트 등 약물을 수시로 처방받아 복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환자는 50kg대 중반을 목표로 체중 감량하기 위해 이들 합성화학약물을 처방받았고, 처방받은 약물을 다 복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환자는 주로 얼굴과 손이 저녁에 붓기 시작해서 아침까지 지속되며, 오후가 되면 조금 덜 해진다고 했다. 이 외에도 기침 증상으로 잠에서 깬다고 했다. 이러한 포괄적인 병력 청취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는 과거 건선과 현재의 기침, 체중 증가 등 증상이 서로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의 내면이 분명히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판단하에 약 2년 6개월 전 건선 치료를 위해 사용했던 처방에 麥門冬, 生地黃, 荊芥, 防風 등의 약재를 加하여 처방을 구성했다. 첩약 복용을 시작하면서 화학합성약물은 모두 중단했다. 치료 25일 후 환자의 증상은 많이 호전되었고, 기침 증상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나, 가공된 식품, 정제된 당분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처음 기침 증상이 발생했을 때처럼 목이 건조하고 불편한 느낌이 발생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치료 88일 후 체중 57.8kg, BMI 23.7kg/㎡에 이를 수 있었고, 얼굴과 손이 붓는 증상도 크게 개선되었다. 무엇보다 그 이후로 약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침 증상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7세기 당나라 손사막은 『備急千金要方 · 論診候第四』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대의 뛰어난 의사는 나라를 치료하고, 중간의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며, 하위의 의사는 병을 치료한다(古之善爲醫者, 上醫醫國, 中醫醫人, 下醫醫病).” 이 구절은 의사의 역할이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곧 한의학의 철학이자 방향성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이는 William Osler가 말한 현대 내과학의 ‘환자 중심적 철학’과도 매우 닮아 있다. 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좋은 의사가 갖추어야 할 본질은 같다. 질병의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과 ‘사람’을 함께 보는 것. 이것이 바로 한의학, 그리고 한의사의 내과학이 추구하는 진정한 치유의 길이자, 한의학의 본질이다. -
인류세의 한의학 <40> 기후위기와 본초의 위기 IV김태우 한의대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소장, 『몸이 기후다』 저자 불사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보지 못했던 장면이다. 산사태가 밀려오듯 불사태가 들이닥친다. 산사태라면 밀려오는 흐름이 있겠지만, 이번 불사태는 그와 달랐다. 보통 산불도 타들어오는 흐름이 있지만, 이번 산불의 흐름은 단절적이었다. 강풍을 타고 산불은 간극을 넘어 밀어닥쳤다. 뉴스 영상이 전하는 폐쇄회로 화면은 다른 세계의 모습 같았다. 사람들이 대피한 집에 불씨들이 몰려온다. 바람을 타고 마당을 휘졌는다. 불씨라고 하기에는 덩어리가 크다. 본 적 없는, 불씨라고 할 수 없는 불덩어리들이 날아다닌다. SF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호러무비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불의 형태를 한, 갑자기 밀려오는 좀비 떼 같기도 하다. 불씨가 휘몰아치자 지붕에 불이 붙는다. 마당에 세워 놓은 차도 불탄다. 이번 영남 지방의 산불은, 전에 없던 규모와 그에 따른 피해로 충격을 주었다. 특히 경북지방의 피해가 심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경상북도 도청소재지가 있는 안동이 위험에 처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도 산불이 덮칠 판이었다. 강풍을 타고 급속하게 산불은 동진, 북진했다. 급격하게 번지는 불사태라고 해야 할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산불은 번져나갔다. 이번 산불은 인간이 제어하기 어려운 강력한 현상에 대해 보여준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산불의 진화는 더 늦어졌을 수도 있었다. 강풍이 불고 계속 번지는 산불을 걷잡을 수 없었다. 소방헬기가 쉴 새 없이 물을 실어 나르고, 가용한 모든 소방 인력이 총동원되었지만, 불사태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산불을 멈춘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3월 27일 비가 내렸다. 양은 많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경북 산불이 잦아들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강우량은 적었다. 산불이 만연한 경북 지방에 특히 조금 내렸다. 그래도 그 비들은 재난을 멈출 수 있는 비였다.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번 산불의 진화를 가능하게 한 3월 27일의 비는 인간의 입지를 돌아보게 하는 비였다. 몰아치는 산불에 속수무책인 인간을 돌아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현재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예측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예측을 할 수 있다면, 대비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기후위기는 대비할 기회를 놓쳐버리는 위기 이상의 상황이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던 산야에 전에 없던 기압배치의 흐름을 타고 강풍이 불자, 경험하지 못했던, 예측하지 못했던 산불이 휘몰아 쳤다. 조용했던 마을이 아비규환의 재난 현장이 된다. 멀리 가물가물 보이던 산불이 갑자기 앞마당으로 들이 닥친다. 믿을 수 없는 산불 뉴스에 사람들은 지도를 다시 확인한다. 벌써 영양군까지 번졌다고? 이미 영덕까지 갔다고? 삽시간에 육지 끝까지 번진 산불은 동해안까지 다달았다. 정박한 어선까지 태우고 동해안의 양식장에까지 피해를 입혔다. 양식장을 유영하던 도다리까지 느닷없이 산불 피해를 당하는 들어보지 못한 산불이었다. 이번 산불은 앞으로 닥칠 기후재앙의 예고편 같다. 그리고 자연의 일이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산불은 멀리 인간의 영역과 떨어져서 불타다가, 다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꺼지는 산에만 있는 불이 아니다. LA 산불같이 바다 건너 다른 나라, 이국 도시의 이야기도 아니다. 지금 바로 여기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영남 지역의 대형 산불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산불로 31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44명으로 총 인명피해는 75명이다. 주택 4천여 채가 불타고 사찰도 7곳이 불탔다. 축사까지 합치면 6천 곳이 넘는 시설물이 불탔다. 경북지역의 산불 피해지역이 4만 5천 헥타르에 이르면서 최대 피해 산불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수치화되지 않은 피해 피해는 위에서 표기된 수치들 보다 더 극심했다. 서울 크기의 80%에 해당하는 면적이 불탄 와중에, 그 넓은 지역의 나무와 풀과 동물과 곤충들을 합치면 그 피해는 숫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거기에는 농작물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도다리와 함께, 축사의 소와 돼지, 닭들도 있을 것이다. 인명피해도 중요하지만 이들 인간 아닌 존재들의 산불 피해를 생각하는 것도 인명 피해를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이것은 연결의 문제다. 인간과 비인간은 연결되어 있고, 비인간의 피해를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피해를 고려하는 것과 연결된다. 그 연결성을 무시한 것을 우리는 다시 받고 있다.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이 “가이아의 복수”라고 말하는 일들이 이번에 일어났다1). 하지만 가이아의 복수는 여전히 가이아와 인간을 나누는 관점을 유지하는 것 같다. 인간이 가이아에 해를 가하고, 다시 가이아가 인간에게 복수를 하는 것 같은 구도가 “가이아의 복수”에는 있다. 하지만 가이아는 인간과 떨어질 수 없다. 가이아에 해를 가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 스스로에 해를 가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기후위기는, 복수라기 보다는 연결된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인간중심의 생각, 인간 외의 존재들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의 구도가 만들어 낸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영역과 자연의 영역을 구분하고 위계화하고 자연의 영역을 인간의 영역을 위해 사용하는 자원화를 통해 구분한 선긋기가 재난의 방식으로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쓰고 남은 쓰레기를 버리는 공터로 자연을 생각하는, 또한 실천하는, 이분화의 구도가 폐해를 키웠다. 인간이 가이아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속수무책의 산불이라고 하지만 그 산불에 인간이 기여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또한 앞으로의 산불에 대비하고 준비해나가야 할 일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는 이격된 연결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만물(萬物)과 본초(本草) 동아시아에서 자연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자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은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용어이지만, 현재 사용하는 번역어 자연의 의미인 인간의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대상의 의미는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 개념이 없는 문화가 더 일반적이다. 근대적 자연 개념의 세계화를 통해 지금의 자연 개념이 전 지구화되었지만, 근대화가 진행되기 전 그러한 개념을 공유하지 않는 지역과 문화가 더 많았다. 동아시아의 만물(萬物) 개념은 이에 대한 예시이다. 만물에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생물, 무생물, 인간, 비인간, 그리고 공간을 차지하는 것과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까지 포함된다. 비어있는 공간 자체도 만물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만물은, 공간을 차지하고, 시각으로 확인되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어떤 리듬을 공유하는 존재들의 모임이다. 그것은 생명의 리듬인데, 그 리듬을 공유하므로 만물은 만 가지로 다양하지만, 그래도 서로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동아시아의 본초 개념 또한 이러한 만물의 다양성과 관계성의 관점이 녹아 있는 존재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생명의 리듬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본초들은 인간들의 고통을 경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생명의 리듬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인간은 본초의 효능을 알고, 그것을 자신들의 고통에 적용할 줄 알았다. 그러한 연결성으로 인간의 몸은 본초의 효능을 접수할 수 있는 준비된 존재이다. 리듬을 공유하므로 산불 이후에 한의학이 할 일도 있다. 이번 산불 재난 이후 이재민을 돕기 위한 한의계의 활동이 하나의 예시를 보여준다. 몸도 마음도 만물이 공유하는 리듬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산불을 직접 경험한 분들의 심신을 함께 돌볼 수 있는 가능성이 한의학 진료에 열려 있다. 기후변화의 상황 속에서 앞으로 있을 재난에 대해, 또한 이러한 연결의 이해를 바탕한 의료가 할 일이 적지 않다(다음 연재글 “기후위기와 본초의 위기”V에서 계속). 1) 가이아 이론을 주창한 러브록은 2006년에 『가이아의 복수』를 출판하여 (한국어 번역본은 2008년에 출간), 기후생태 문제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이에 응대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논의하였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4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대한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한의사회가 주관하는 제17회 전국한의학학술대회가 1994년 10월23일 오전 10시 서울롯데호텔에서 3000명의 회원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서상목 보건사회부장관, 박상천 국회보사위원장, 허창회 대회장, 윤석용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이 열렸다. 최초의 국가적 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소(1997년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승격)가 설립된 후 열린 전국 단위의 학술대회였다. 경과보고가 있은 후에 윤석용 집행위원장은 사회각계의 한의학에 대한 요구를 적극 호응해서 사회에 봉사하는 한의사상을 구현하고 한의학 연구열을 내외에 과시하자고 밝혔다. 또 허창회 대회장은 한의학의 위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위하여 의식개혁, 의료봉사, 국산 한약재 애용, 농촌살리기 운동 등을 전개해 왔다고 말하고, 이제 우리만의 한의학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속의 한의학으로 지향하기 위해 국제한의협력, 국립한의학연구소 설치 등 21세기를 지향하는 사업 실현시켜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서상목 보건사회부 장관(보건사회부는 훗날 보건복지부로 개편)은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상대적으로 현대화·체계화가 부족한 감이 있기에 국립한의학연구소 설치를 계기로 이론과 약제, 의료 발전 정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적극 추진해줄 것을 적극 당부했다. 박상천 국회 보사위원장은 축사에서 한의학연구소 설치를 계기로 한·중·일 협력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한의학을 이룩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신민규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의 인사말로 개회식은 끝났다. 현재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보관하고 있는 이날 발표된 논문을 수록한 논문집에 따르면 주제는 ‘시대에 앞서가는 세계 속의 한의학’이었다. 논문집을 살펴보니 주제 발표는 홍원식(한국한의학연구소 소장)의 「한의학의 세계화」, 기획 발표는 고병희(경희대 한의대 사상의학교실)의 「사상체질 변증방법의 객관화 모색」, 황재옥의 「약침요법의 응용 요각통에 미치는 영향」, 신민식의 「추나요법을 이용한 요통치료 과정의 임상적 연구」, 김경호의 「임상을 통해서 본 맥진기의 효용성」, 杜雨茂의 「仙草合劑의 고지혈증 치료에 대한 임상 및 실험연구」 등이었다. 홍원식 한국한의학연구소 소장은 새로 설치된 국가 차원의 한국한의학연구소장으로서 연구소의 국가적 차원의 역할과 방향을 정리해서 보고하고 있다. 고병희 교수의 「사상체질 변증방법의 객관화 모색」는 사상체질의학의 객관화를 위해서 설문지, 프로그램, 기기진단(체열측정기, 맥진기, E.A.V) 등의 객관화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황재옥의 「약침요법의 응용 요각통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요각통의 맥진기를 활용한 진단의 방법과 약침을 사용해서 치료한 임상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신민식의 「추나요법을 이용한 요통치료 과정의 임상적 연구」는 추나요법의 역사, 추나요법 임상 통계, 추나요법 임상사례, 추나요법의 개요와 진단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김경호(청인한의원장, 맥진학회 학술부장)의 「임상을 통해서 본 맥진기의 효용성」는 희수맥진기의 효용성을 논의한 논문이었다. 양방진단법과의 비교, 맥진기에 의한 진단법의 장점, 촉진법과의 비교 등이 그 내용이다. 杜雨茂(中國 陝西中醫學院 교수)의 「仙草合劑의 고지혈증 치료에 대한 임상 및 실험연구」는 중국어로 작성된 임상논문으로서 각종 임상적 지표를 정리하고 있다. -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 ‘성료’[한의신문] 11일부터 13일까지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이하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 메인 행사’가 3일간 누적 인원 1만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0주년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식과 개막제는 행사 첫날인 11일 오후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등 정관계 인사, 그렉채드윅 세계치과의사연맹 회장를 포함한 6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0주년 기념 영상 상영, 내빈축사, 유공자 시상,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박태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925년 치과의료 불모지인 이 땅에 조선인치과의사 7명이 한성치과의사회를 창립한지 100년 만인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치과의료 선진강국으로 우뚝 섰다”면서 “앞으로 국민과 치과의사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세계 1등 치과 의료를 가꿔가기 위해 새로운 100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념행사에서는 먼저 100개 학술 강연으로 진행된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치의학에서의 AI 혁명 △CBCT 새로운 표준과 패러다임 등 4차 산업 혁명시대에 혁신하고 있는 임플란트, 치과교정, 디지털 치의학분야 등 최신 학술강연들이 주목을 끌었다. 또한 △한국치과산업의 현재와 미래 △국내 장애인 치과 정책 △인공지능 기반 치의학 교육 △치과의사 의료윤리 등 치과의사의 역할과 정부 정책을 진단하는 정책·교육 강연도 진행됐다. 이와 함께 신흥, 오스템임플란트, 네오바이오텍 등 세계 치과의료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글로벌 치과기업 등 모두 200여개 업체가 참여한 치과의료기기전시회도 3일간에 걸쳐 성황리에 개최됐다. 100주년 기념행사 조직위원회는 “우리나라 치의학과 치과산업은 함께 긴밀히 협력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치의학과 치과산업이 보다 심화적이고 독창적인 영역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10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는 국민과 함께하는 치의미전과 치과유물 역사전시회인 100 히스토리 카페를 열고, 170여 점의 회화 작품과 희귀유물 영상을 상영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이동치과진료 차량을 활용한 이동치과병원도 운영했다. 한편 연중행사로 추진하고 있는 치협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6월9일 전후로 건치어르신선발대회가 진행되며, 9월 초에는 국민과 함께하는 마라톤대회인 스마일런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
임실군, 한방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모집’[한의신문] 임실군 보건의료원이 자연임신을 통한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기 위해 이달부터 12월까지 ‘한방 난임부부 지원사업’을 추진,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자는 관내 거주 중인 난임부부(사실혼 포함)로, 소득에 관계 없이 1인당 최대 180만원의 한의 난임 치료 비용을 지원한다. 치료는 4개월 동안 지정 한의원에서 한약, 침구, 뜸 등의 한의치료가 진행되며, 추가로 2개월 간 경과 관리와 함께 임신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사업 참여시 치료 시작일로부터 6개월 동안은 양방보조생식술(체외·인공수정)을 받지 않아야 하며, 사업 참여 기간 추적 관찰에도 협조해야 한다. 신청을 희망하는 부부는 임실군 보건의료원 홈페이지 또는 보건사업과(063-640-3155)를 통해 자세한 사항을 안내받을 수 있다. 김대곤 임실군 보건의료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출산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24년 4/4분기 바이오헬스산업 종사자 수,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의신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이하 보산진)이 2024년 4/4분기 바이오헬스산업 고용동향을 발표한 가운데 바이오헬스산업 종사자 수는 109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3.9%(+4만1000명) 증가했다. 이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약산업 종사자 수 증가율이 4.0%였으며, 이어 의료서비스업(+3.9%), 의료기기산업(+1.2%) 순이었다. 제약산업은 전체 바이오헬스산업 중 50대(+11.3%)와 60세 이상(+14.1%) 종사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분야 기준으로는 ‘완제 의약품 제조업’의 종사자 수 증가율이 5.0%로 가장 높고, 이어 ‘한의약품 제조업(+3.9%)’, ‘의약용 화합물 및 항생물질 제조업(+1.6%)’,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0.8%)’ 순이었다. 의료기기의 경우 세부 분야 기준 ‘전기식 진단 및 요법 기기 제조업(+4.6%)’, ‘정형외과용 및 신체보정용 기기 제조업(+3.4%)’, ‘방사선 장치 제조업(+2.4%)’ 순으로 종사자 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의료서비스업 종사자는 세부 분야 기준 ‘한방병원’의 종사자 수 증가율이 12.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일반의원(+7.0%)’, ‘방사선 진단 및 병리 검사 의원(+4.3%)’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이와 함께 2024년 4/4분기 바이오헬스산업 분야 신규 일자리는 7276개 창출되며, 전년 동기대비 22.9% 증가했으며, 특히 보건의료 종사자가 포함된 의료서비스업 분야가 5985개로 가장 많았다. 직종별로는 ‘보건·의료 종사자’ 신규 일자리 수가 2709개(37.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한의사·의사 및 치과의사’ 1117개(15.4%), ‘간호사’ 1034개(14.2%), ‘제조 단순 종사자’ 421개(5.8%), ‘경영지원 사무원’ 303개(4.2%)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병관 보산진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2024년 4/4분기 전 산업의 고용 증가율 둔화와 청년층 종사자 고용 감소가 심화되는 반면 바이오헬스산업은 고용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청년층 종사자 고용 감소 폭 또한 점차 완화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바이오헬스산업 고용동향 브리프는 보건산업통계 포털(http://www.khiss.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