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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❽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 후배 한의사가 내게 물었다. “세포나 동물실험에서 약리작용이 확인되면,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까요?” 단순한 질문 같지만,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한의사라면 누구나 고민해 봤을 문제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예스도, 노도 아니다. 약리작용은 임상효과의 보장이 아니지만,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어떤 약리작용은 임상에서 상당히 높은 개연성으로 재현될 수 있고, 어떤 것은 실험실 안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결국 임상의가 약리학적 원리, 성분의 특성, 체내 대사 과정, 그리고 동물모델의 속성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임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효과를 추측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특히 아직 임상시험이 풍부하지 않은 한약 분야에서 이러한 지식은 과학적 한의학을 실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토대다. 세포실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단계 세포실험은 약리연구의 가장 앞단에 놓여 있다. 특정 성분을 세포에 처리했을 때 염증 매개물질이 줄거나 산화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결과는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곧 임상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농도의 벽이다. 세포실험에서 사용되는 농도는 인체 내에서 결코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플라보노이드, 사포닌과 같은 성분은 위장관 흡수율이 낮고 간에서 빠르게 대사되기 때문에, 시험관 속 세포에 적용된 수준의 농도를 환자에게서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세포는 단순한 환경에서 특정 반응만을 보여줄 뿐, 면역·내분비·신경계가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인체의 생리학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 세포에서 항산화 효과가 뚜렷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 노화 억제나 만성질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이미 많은 임상시험에서 증명됐다. 따라서 세포실험은 기전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신호일 수는 있으나, 임상효과를 보장하는 증거는 될 수 없다. 동물실험, 모델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세포실험보다 임상과 한 걸음 더 가까운 것은 동물실험이다. 그러나 동물실험 역시 결과 자체보다 어떤 모델을 사용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모델의 타당성이 곧 임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고혈압 연구다. SHR(Spontaneously Hypertensive Rat)은 자연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특성을 지니며, 병태가 사람의 본태성 고혈압과 매우 유사하다. 이 모델에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인 약물은 실제 임상에서도 효과를 낼 확률이 높다. 실제로 수많은 항고혈압제가 SHR 모델을 거쳐 개발됐다. 반대로 치매 연구는 상황이 다르다.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은 아밀로이드 단백의 축적은 재현할 수 있으나, 사람의 인지 저하와 같은 복잡한 병태는 반영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동물실험에서 수없이 성공한 후보 물질들이 임상시험에서는 번번이 실패했다. 중풍 연구에서 쓰이는 중대뇌동맥폐쇄(MCAO) 모델도 마찬가지다. 혈관을 기계적으로 막아 뇌경색을 유발하는 방식은 일정 부분 사람의 뇌졸중을 재현하지만, 손상을 지나치게 균일하고 과격하게 일으킨다. 동물에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임상에서는 기대보다 훨씬 적게 재현될 수 있다. 대사질환 연구에서는 고지방식이를 먹인 쥐 모델이 흔히 쓰인다. 이 모델은 쉽게 비만해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지만, 사람의 당뇨병처럼 유전적 요인, 환경, 생활습관이 얽힌 복합적인 병태를 그대로 반영하지는 못한다. 종양 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이식종양 모델도 비슷하다. 암세포를 동물에 주입해 단기간에 성장시키는 방식은, 수년에 걸쳐 면역과 미세환경이 변하며 발전하는 사람의 암을 충실히 재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동물에서 효과가 있어도 항암제의 임상 성공률은 극히 낮다. 결국 동물실험은 “효과가 있었는가”보다 “이 모델이 사람의 질환을 얼마나 닮았는가”를 따져야 의미가 있다. 임상의가 동물실험 결과를 읽을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약동학, 임상효과의 문턱 좋은 모델에서 효과가 확인되었더라도, 그것이 사람에게 그대로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되고, 간에서 대사되며, 혈액 속에서 일정 농도로 유지되는 전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에서는 혈중 농도가 잘 유지되지만, 사람에서는 간 대사가 지나치게 빨라 효과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대사를 거쳐 오히려 더 강력한 활성 대사체로 전환되기도 한다. 약동학적 차이는 약리작용의 임상 전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한약재 성분은 함량이 낮고 흡수율도 제한적이어서, 세포와 동물에서 관찰된 효과가 임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위점막에 직접 작용하는 성분은 혈중 농도가 낮더라도 국소적으로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작약이나 선복화 추출물이 위염 모델에서 소량으로도 효과를 보이는 것이 좋은 예다. 따라서 임상가는 약리작용을 해석할 때 반드시 이 약물이 전신 농도를 필요로 하는지, 아니면 국소 작용만으로 충분한지를 구별해야 한다. 한약 연구의 특수성 양약은 대개 단일 성분 기반으로 개발된다. 따라서 성분별 약리작용과 임상효과를 비교적 일대일로 연결할 수 있다. 반면 한약은 수십 가지 성분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제제다. 이 때문에 단일 성분 연구로 전체 제제의 효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성분 간 상호작용, 추출 조건, 제형 특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플라보노이드가 세포에서 항염 작용을 보였다 하더라도, 실제 탕약에서는 다른 성분들과의 상호작용으로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단일 성분의 함량이 극히 낮아 실험실에서 본 효과가 임상에서 나타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임상가는 더욱 성분의 약리작용과 체내 대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형 전체의 작용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한약의 과학적 근거는 단일 성분 연구에 국한되지 않고, 제형과 임상 경험이 결합될 때 비로소 살아난다.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약리작용은 임상효과의 확증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임상시험이 부족한 한약 분야에서도 임상효과를 합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고혈압처럼 충실한 모델이 존재하는 영역에서는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수 있고, 치매나 종양처럼 모델이 취약한 영역에서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 위점막 보호처럼 국소 작용이 가능한 경우는 낮은 용량으로도 임상적 의미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임상의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이 각각 어떤 의미와 한계를 가지는지, 약물이 체내에서 어떤 흡수·대사 과정을 거치는지, 그리고 한약이라는 복합제제가 단일 성분 연구와 어떻게 다른지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임상의는 단순히 연구 데이터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다. 실험실의 결과를 환자의 몸속에서 일어날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그 개연성을 바탕으로 임상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다. 과학적 근거와 임상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읽어내는 눈이 바로 임상의의 무기다. 과학적 한의학은 지식의 소비가 아니라, 해석과 성찰 위에 선다. -
[자막뉴스] 한의협-건보공단, 불법개설 의료기관 근절 위해 '맞손'대한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불법개설 의료기관 근절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
“이걸 내가 왜 알아야 하지?”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본과 학생들 강의를 준비하면서, 내가 졸업한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난 것도 아닌데 표준적으로 권고되고 있는 교육의 질과 방향성이 꽤 바뀐 것 같다. 우선 제일 크게 체감되는 것은 단연 진단기기에 대한 관심도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혈액검사에 대한 관심은 가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내가 문제였겠지만…. 그나마 정식 강의가 있었던 엑스레이(방사선과) 수업에서는 재미를 느끼면서도 ‘내가 이걸 알아서 뭐하나. 어차피 쓰지도 못하는데. 이 시간에 변증시치(辨證施治) 공부를 더 해야 국가고시 성적 잘 나오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막을 순 없었다. 물론 당시 방사선과 강의의 성적은 잘 받았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조차 못 느꼈던 과목이라 그런지 기말고사 시험장에서 문 열고 나오는 길에 모든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다 저절로 휘발되었다. 교과서 위주의 이론 강의만 진행한다면? 하지만 요즘은 어떠한가. 본과 첫 강의 때, POCT( point of care testing; 임상현장즉시검사)를 활용한 혈액검사가 한의사에게 수행 권한이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정식 교육과정에서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혹시 혈액검사 결과 분석할 줄 알아요? 다른 교수님들이 강의 해주셨나요?”라고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이것이었다. “후배들은 지금 배운다고 하는데 저희는 못 배우고 올라와서요, OOO(학생이름)이 공부해서 저희한테 스터디 해주고 있어요.”, “몇 명에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음, 한 10명?” 첫 강의를 앞두고 선배 교수님들로부터 들었던 팁 중 하나가 ‘전체 학생 중 10%만 수업에 집중해 줘도 끌고 나가기 충분하고, 30%가 집중해 주면 그건 대박 난 강의다’라는 웃픈 이야기였는데, 이미 30%를 웃도는 인원이 어떻게든 본인들끼리 모여서 공부하려는 모습에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다. 본인들끼리 스터디를 한다는 학생들이 한 학기가 지난 지금은, 흡인성폐렴·기흉·심비대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진단명을 턱턱 맞추고 있다. ‘각 질환에 한의사는 어떤 검사를 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CRP요! 산소포화도 측정! 심근표지자!’라고 대답까지 척척 하는 친구들을 보면 괜스레 감격에 젖곤 한다(추신: 한의사가 흉부 엑스레이 및 혈액검사를 통해 상기 질환을 추정하는 행위는, 추정진단 및 응급 상황 판단에 주목적이 있음).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자체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교수의 입장에서 크게 느껴지는 건 CPX(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간략하게 풀이하자면, 환자-의사 역할극)과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간략하게 풀이하자면 술기 능력 평가)이다. 교과서 위주의 이론 강의만 진행하게 되면, 강의라는 지식 전달 체계 특성 상 질환명 중심의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가 비기허(脾氣虛)로 변증되면 육군자탕 처방’과 같은 흐름이다. 의료인 양성에 걸맞은 대학교육의 변화 하지만 막상 임상에 나오게 되면 환자는 “안녕하세요. 저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입니다.”하고 오지 않는다. “요즘 너무 피곤해요. 왜 이런 걸까요?”라고 말하며, 질환 명을 말하는 것이 아닌 증상을 말하며 걸어 들어온다. 또한 수년 전까지만 해도 피로(증상)를 말하며 한의의료기관을 찾아온 환자는 “피곤해요. 보약 좀 주세요.”라며 ‘치료’를 물었겠지만, 요즘 환자들은 “왜 이러는 걸까요?”라고 물으며 ‘원인’을 묻고 의사 본인이 말한 원인에 적합한 치료를 전문적으로 끌고 가주길 원한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묻는 원인이 “당신 피로의 원인은 비기허입니다.”라는 대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한 예로 만약 그 환자의 기저질환에 당뇨가 있는데 최근에 혈당 조절이 안 되고 있어 식후 혈당 수치가 450 가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에 ‘비기허’라는 원인을 씌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혹은 만약 그 환자의 혈압이 80/46이 나왔다면, 체온이 38.5가 나왔다면 이 역시도 변증시치라는 철저히 한의학적인 원인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과 임상의 괴리가 있는 상황이 임상 현장에 처음 내던져졌을 때 가장 막막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수많은 고군분투와 희생의 결과물이자 큰 흐름의 과정으로써, 의학계 대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학교 교육만으로도 임상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의료인을 양성해 내는 것’에 걸맞은 변화가 정착된 것 같다. CPX를 통해 학생들은 내가 환자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무엇을 검사하자고 해야 하는지, 또한 나의 물음과 검사가 어떤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인지가 생길 것이다.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교육받는 과정에서 한의학의 ‘망문문절(望聞問切)’ 개념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고, 무엇을 검사하자고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신체진찰의 ‘시진-촉진-타진-청진’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칠판에다가 ‘한의사는 망문문절을 해야 한다. 절진 중 하나인 맥은 많이 짚어봐야 안다.’라는 문장을 적는 교육과는 같은 목적임에도 조금 다른 방향과 결과를 가진다. OSCE를 통해서는 학생들이 면허의 종류를 떠나서 의료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응당 할 줄 알아야 하는 술기에 대한 인지는 생길 것이다. 더 나은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왕년에 내가 가졌던 ‘이걸 내가 왜 알아야 하지?’라 순수 무지의 궁금증을 가지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이 많은 변화들은 결국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해온 선배님들의 노고 덕이며, 이제 나는 중간 세대로서 더 잘 만개된 현실을 후배들에게 전달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작 한 명이 움직여서 뭐를 할 수 있겠냐만, 모든 변화의 시작은 한 명의 움직임에서부터 난다. 좀 더 나은 진료 현장, 좀 더 나은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다른 말로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신뢰를 줄 수 있는 진료 현장과 교육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개인의 노력을 붓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
“서울 정원서 한의약으로 시민의 마음을 치유하다”[한의신문]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이하 서울시한의사회)는 26, 27일 이틀간 서울식물원 열린숲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식물원 정원치유 음악회’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음악회는 ‘자연·음악·치유’를 주제로,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몸과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가수 남진, 임창정, 하림 등 대중에게 친숙한 아티스트와 다양한 장르의 공연팀이 무대에 올라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현장에서는 플리마켓, 공예 체험, 심리 상담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시한의사회는 행사 기간 동안 곽희용·정윤경·조가영·최원영 한의사가 참여해 건강 상담 및 한의약 체험 부스를 운영,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건강 고민을 한의사들이 한의약적으로 조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약초 맞추기 퀴즈’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한의약에 대하여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음악 공연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몸과 마음의 치유 경험을 동시에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한의사회는 이번 참여를 통해 한의약이 단순한 신체적 질환의 치료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 속 건강 관리와 심리적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번 행사의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한 박성우 회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하며, “서울시한의사회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문화·치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들은 왜 여전히 병원 쇼핑을 하나”오현민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 [한의신문]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는 지금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안에 의료환경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을 웃돌며 치매, 심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급성·감염병 중심에서 만성·복합질환 중심으로 질환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곧바로 국가 재정 위기로 이어진다. 1977년 도입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온 제도지만, 지금과 같은 의료비 증가세라면 2030년 전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국회 예산정책처 등 다수 기관의 공통된 경고다. 재정 고갈은 곧 ‘보험료를 내도 필요한 시점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뜻한다. 이미 필수의료 영역은 인력 부족으로 위기에 처했고, 지방의료는 붕괴 직전이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은 갈수록 심화되며 지역·계층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필수의료 특별법, 일차의료 강화,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돌아오는 실질적 효과다. 병이 낫지 않고 재정만 소모된다면 제도는 실패다. 지금 대한민국은 저비용·고효율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비효율 속에 침몰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치료 대신 ‘전전(輾轉)’…쌓이는 환자 절망 의료 현장은 제도의 비효율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병원 쇼핑’은 과장이 아니라 환자들의 일상이다. 불면증 환자 A씨는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대학병원까지 전전하며 수면검사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잠들지 못한다. 또 난임 부부 B씨는 수천만 원을 들여 여러 차례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임신에 실패했으며, 무엇보다 시간의 손실이 두렵다. 만성 소화불량 환자 C씨는 내시경, CT, 알레르기 검사까지 받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고통을 반복한다. 치매 초기 환자 D씨는 약물 외 대안이 없고, 자녀들은 병원 동행으로 경제·시간적 생산성을 잃는다. 정신과 치료 환자 E씨는 약물 부작용과 장기 복용의 불안 속에서 “끊자니 불안, 먹자니 두렵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들은 결국 같은 질문을 한다. “왜 치료가 안 될까요?” 해결되지 못한 환자군이 병원 쇼핑의 주요 대상이 되고, 이들의 좌절은 사회적 불안으로 확산된다. 경제에 치우친 의료 현주소 ‘병원 쇼핑’ 병원 쇼핑은 환자의 고통을 넘어 재정 낭비로 이어진다. ① 불면증 환자: 연평균 진료비는 약 83만원이지만 내시경·MRI·수면검사 등으로 비용은 불어난다. 하지만 호전도는 미미하다. ② 난임시술: 체외수정 1회 비용은 400만~1000만원, 성공률은 출산까지 고려하면 약 18%. 다섯 차례 반복하면 수천만 원이 들지만 결과는 불확실하다. 이는 개인의 좌절을 넘어 국가적 저출산 위기로 이어진다. ③ 당뇨 합병증: 혈액투석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200만~2900만원. 조기 관리로 막을 수 있었던 비용이지만 현 체계는 고비용 치료에 재정을 투입한다. 반면 한의진료는 국민건강보험 총진료비의 2%대에 불과함에도 불면·난임·만성 소화기질환 등 대형병원이 풀지 못한 환자군을 담당한다. 저비용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제도 안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법과 제도에도 드리운 ‘현장 불균형’의 그림자 현재 국회에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법안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나 이러한 현장의 문제는 그대로 제도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먼저 ‘필수의료 특별법’은 특정 직역 중심으로 설계돼 다양한 인력이 참여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국립대병원 설치법’은 한의과 설치 의무 조항이 없어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며, 국립중앙의료원 또한 고비용 환자군을 다루는 한방진료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첨단의료·디지털 헬스 관련 법제는 한의진료와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아 소외 위험이 크다. 아울러 보훈의료에서도 한의진료는 거의 배제돼 형평성과 효율성이 저해된다. 이처럼 국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저비용·고효율 자원은 제도 논의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돼 있다. 이는 단순한 직역 갈등이 아닌 국가 재정과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근본 원인이다. 국민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구조라면 어떤 직역이든 제도에 반영돼야 한다. -
“경락도 ‘락’이다, 외침도 ‘침’이다”[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가 26일부터 28일까지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개최된 ‘2025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 참여, M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한의약 홍보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7만 여명이 찾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경락도 락이다, 외침도 침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의약 치료 및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해 한의약의 우수성을 적극 알렸다. 또한 △한약 좋아 협회 △생맥산 개안타 무라-기력 보충, 진액 보충, 진 빠질 때 1등 보약 △침맞아라, 한약무라 △경락도 락이다: 십이경락, 침맞고 부활 △근육통의 그 순간 침술이 등장하셨다 등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재치어린 문구들이 새겨진 굿즈 및 스티커를 배포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침, 구, 부항, 약침 등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한의진료 부스는 소화불량·근육통·감기·염좌와 같은 일상 속 4대 질환을 중심으로 3일간 500여 명을 진료했으며, 운영 기간 내내 사전에 진료 예약이 마감되는 등 젊은 세대들이 한의약 치료효과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실제 한의진료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공연을 즐기면서 헤드뱅잉을 하면서 생긴 목·어깨 통증과 공연을 보면서 뛰어서 생긴 종아리·발바닥 통증 등에 대한 치료를 받으러 방문했으며, 평소 있던 피부 등의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약적 상담도 함께 진행했다. 치료를 받은 관람객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슬램하다가 발목이 꺽였는데 저기서(한의진료부스)에서 긴급조치 받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목 안돌아갔는데 토욜에 저거 받고 살아남 사랑해오 내년에도 제발”, “락페 때문은 아니고 고질병으로 아팠는데 덕분에 침 잘맞음”, “여기짱임 엄청 친절하시고 작년에 침 맞고 파스랑 위장에 좋은 환이랑 이것저것 받음”, “나도 침 맞을래”, “한의학 진짜 힙해요”, “헤드뱅잉 하다가 목에 담왔댔는데 진짜 필요하신 분이다”, “토요일에 못맞아서 일요일에 맞음ㅠㅠ”, “한의원 부스 너무 좋아요.. 손으로 눌러보시고 어디 아픈지 착착 찾아내시고” 등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밖에도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에게 생맥산을 제공하는 한편 “일상 속 4대 질환, 이럴 땐 한의원으로”라는 제하의 플래카드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서의 한의약의 우수성도 함께 홍보했다. 이와 함께 한의진료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나는 치료 전후로 (한의약에 대한)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라는 질문과 ‘때로 한의치료가 양방보다 더 필요한 순간이 있을 것 같다’라는 질문에 모두 98.8%가 ‘그렇다’고 답했다. 더불어 ‘또 한의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란 질문에는 100%가 ‘그렇다’고 답하는 한편 ‘내년에도 부락페에 한의부스가 있으면 찾아오고 싶다’는 질문에 대해선 99.6%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홍보를 기획한 김청림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는 “한의약을 잘 모르는 MZ세대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인 홍보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최근 개최된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의 다양한 홍보방법 등을 참고하면서 홍보방향을 구상하게 됐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의약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경된 것에 만족하고, 더불어 한의의료기관에 대한 방문에 대한 생각 또한 변화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얻어진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미라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는 “부산록페스티벌에는 올해로 세 번째 참가하는 것인데, 매년 한층 업그레이되는 내용으로 한의약을 홍보하고 있어 주위의 반응이 좋다”면서 “더욱이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홍보문구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시간이 됐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홍보방향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영호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은 “관람객들의 반응 중 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한의학과 불교가 이렇게도 힙해질 수 있으며, 그러한 새로운 이미지가 좋았다는 글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미래 한의약의 수요층인 MZ세대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한의약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매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앞으로도 전 한의계가 힘을 모아 방안을 강구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
광진구한의사회, 취약계층 아동 지원 ‘적극 나선다’[한의신문] 광진구한의사회(회장 강오석)과 광진구(구청장 김경호)는 25일 광진구청에서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한의치료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 내에 근무·거주 중인 186명의 한의사로 구성된 단체인 광진구한의사회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소속 분회로, 1995년 설립 이후 지역사회 보건 향상에 기여해 왔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경호 구청장과 강오석 회장을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차담회, 협약서 서명·교환,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광진구는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발굴·추천하고, 광진구한의사회는 무료 한의치료와 한약을 제공하게 된다. 협약 기간은 1년이며, 종료 시 사업 지속 여부를 논의해 연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소속 한의원 5곳에서 취약계층 아동 20명에게 한의치료와 한약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경호 구청장은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 증진을 위해 뜻을 함께해 준 광진구한의사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고 보듬는 모범적인 협력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감(感)’에서 ‘객관’으로....맥진기, 한의진단의 미래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한의신문] 한의진료에서 맥진은 매우 중요한 진단 수단이다. 내과 질환을 볼 때는 물론이고, 침 치료 시에도 활용된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보면 젊은 한의사들 가운데 맥진을 아예 포기하고 복모혈 진단이나 배수혈 진단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아마도 ‘이건 활맥인데 몰라?’ ‘이건 삽맥이잖아’라는 식으로 28맥 중 하나를 정확히 짚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맥진의 요령은 복잡하지 않다. 흔히 말하는 8요맥인 부침(浮沈)과 지삭(遲數), 활삽(滑澁), 대소(허실)의 구분만으로도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이제마 선생이 “맥의 이치는 부침과 지삭에 있다”고 한 것처럼 병의 표리와 한열을 구분하는 핵심은 부침과 지삭이다. (유준상, 사상체질 맥진의 연구동향, 사상체질의학회지, 2024). 필자가 인턴 시절 처음 맡은 업무는 예진실에서 쏘드맥진기와 양도락 측정을 하고 환자의 진료과를 배정하는 일이었다. 졸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쏘드맥진기를 접하게 되었는데, 금속봉 세 개가 내려와 척맥을 중심으로 압력을 감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센서가 둔탁해 환자가 아프기도 했고, 출력된 결과는 혈관 노화도를 보는 수준의 2차 미분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파형을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 맥진’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이후 학생 실습에서는 촌관척의 위치와 손가락 모양을 설명하고, 서로 맥을 잡아본 뒤 부중침에 따른 변화를 그림으로 기록하도록 했다. 일본 기도 마사오의 『맥진습득법』을 번역하면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대요맥진기 DMP-LIFE plus를 활용해 맥파형을 측정하고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수업도 진행했다. 다만 이 기기는 우측 관맥만 측정한다는 한계가 있어, 양쪽 촌관척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찾던 중 중국 남경의 대경맥진기를 접하게 되었다. 대경맥진기는 약 10년간의 기술 축적 끝에 현재 중국 내 의료기관에서만 약 2만 대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3개의 금속봉 센서를 통해 좌측 촌관척을 1분 30초간 측정하고, 다시 우측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센서가 매우 민감하여 각기 다른 압력을 자연스럽게 가하며 측정할 수 있었다. 결과지는 상단에 활·유력·삭맥과 같은 기본 형태를 제시하고, 이후 방사형 그래프를 통해 부침·지삭·활삽·유력/무력·현(弦)·연(軟)을 표시한다. 좌우 손목 각각의 촌관척 결과에 따른 병증 예측도 함께 제공한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9체질 이론이 유행하는데, 체질별로 침구치료 경혈, 추나(안마) 경혈, 기공 체조법, 추천 음악, 약선 요리 재료까지 안내해 준다.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항목은 설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본사를 방문했을 때다. 전국에서 측정된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집적·분석되고 있었고, 위장병과 만성피로가 가장 많이 보고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기는 남경중의약대학, 상해중의약대학 등과 협업하고 원로 중의들의 자문을 받아 개발되었다. 현재는 중국어 버전이며, 중국 내에서 의료기기 2등급을 획득했다. 일본 동양의학회 전시회에서는 ISO 인증 사실도 홍보 자료에 포함되어 있었다. 향후 계획은 식약처의 수입 의료기기 등록을 마친 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미 대요맥진기가 보험 등재된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정밀하고 신뢰성 높은 맥진기가 개발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손끝으로 느끼는 맥진 못지않게 환자에게 ‘보여주는 맥진’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동료 한의사는 “손끝 감각이 예민하지 않아 맥진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 기기를 하루빨리 사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맥진의 객관화와 시각화가 단순히 진단 도구의 진보를 넘어, 환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길임을 시사한다. 손끝의 전통과 첨단 기기의 만남은 한의학이 환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심평원,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 취득[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하 심평원)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2차 재인증을 취득했다고 29일 밝혔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은 △조직의 반부패 목표 설정 △부패 리스크 진단 △개선방안 수립 △부패 방지 모니터링 등 조직의 반부패 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국제표준 인증제도다. 심평원은 2019년 최초 인증을 취득한 이후 매년 시스템 유효성과 운영성과를 심사받아 왔으며, 3년마다 인증을 갱신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본원뿐만 아니라 12개 지역본부까지 인증을 확대함으로써 심평원의 부패방지체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청렴성과 신뢰를 확립한 점을 인정받아 인증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김인성 심평원 상임감사는 “이번 재인증을 통해 심평원의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이 국제적 수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면서 “앞으로도 부패리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과 점검을 통해 국민이 신뢰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약침, 일차의료와 함께 간다” AJ탕전원, 평가 인증 2주기 달성안병수 AJ탕전원장(대한약침학회장) [한의신문] 학술, 임상, 제도 개선을 아우르며 한의학 현대화를 선도하고 있는 AJ탕전원이 정부의 ‘원외탕전실 평가 인증(약침 조제)’ 2주기를 달성했다. 본란에선 안병수 원장을 통해 초고령사회 속 일차의료와 함께 발전해야 할 약침의 역할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근거 마련을 위한 국제 학술 활동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AJ탕전원만의 강점은? AJ탕전원은 대한약침학회를 기반으로 설립된 원외탕전원으로, 약침학 교과서를 근거로 다양한 약침을 조제하고 있으며, 현재 인증 원외탕전 중 가장 많은 종류의 약침을 조제하고 있다. 각 약침은 이론적 토대에 맞춰 개발돼 한의사들의 접근성이 높고, 학회를 근간으로 한 학술적 기반 속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실험 데이터와 임상 근거를 지속적으로 보강하며 단계적으로 발전해왔으며, 관련 논문 역시 함께 참고할 수 있다. 또한 AJ탕전원은 GMP급 설비를 가장 먼저 도입해 운영해 온 곳으로, 반자동화 설비를 일찍부터 적용하고, 이물질 자동 검사기 등 안정화된 장비를 활용해 조제 공정 전반을 인증 기준에 맞춰 관리하고 있다. 학회를 통한 이론적 근거 위에 구축된 설비와 현대적 관리체계를 갖춘 덕분에 약침을 보다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성이다. Q. 약침 인증 원외탕전원으로서 2주기를 맞은 소회는? 약침 인증 원외탕전은 한의사가 환자에게 안전하게 약침을 시술할 수 있도록 한약재의 입고 단계부터 조제·관리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안전 기준을 준수하고, 정부의 인증을 받은 조제시설이다. 이 과정에는 탕전시설과 운영 절차까지 포함된다. 보건복지부와 한의약진흥원을 통해 진행되는 인증평가를 2주기까지 무사히 마친 것은 감사한 일이다. 인증평가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평상시에도 항상 지켜야 할 안전 기준이자 허들이다. 현재 2주기 인증을 받은 약침 원외탕전원은 6곳으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한 약침을 조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각 기관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 Q. 인증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약침 인증은 통상 3년 주기로 이뤄지며, 매년 중간 점검을 통해 관리 체계를 재검증받는다. 사실상 해마다 새롭게 인증을 받는 것과 다름없는 수준이다. 평가 과정은 9개 영역, 168개 조사항목에 걸쳐 진행되며, 모든 항목을 충족해야만 한다. 긍정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단 한 항목이라도 미흡하면 인증을 받을 수 없기에 결코 쉽지 않은 절차다. 인증 통과는 단순히 좋은 설비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철저한 관리와 운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AJ탕전원은 이 까다로운 과정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강화하며 성실히 대응해 오고 있다. Q. 현행 인증 제도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현재 인증평가 제도는 점차 보완되며 최선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많다. 예를 들어 GMP의 경우 외국에선 일부 미비점이 있더라도 가승인을 통해 개선 기회를 부여하지만 국내 제도는 사실상 100점 만점을 받아야만 통과가 가능하다. 모든 기관이 한 번에 완벽한 세팅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또한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력과 재원이 투입되지만 정부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더 나아가 의료 현장에서 보험 적용 확대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원외탕전원과 약침 산업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지만 AJ탕전원은 변화에 발맞춰 꾸준히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Q. 약침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현재 자동차보험에선 약침이 적용되지만 건강보험에서는 과거 급여에서 비급여로 전환된 상태이며,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도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단계적으로 일부 약침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해 보험 적용이 가능해진다면 국민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환자들에게 더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책적으로도 단계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에는 약침의 산업적·전략적 활성화 방안이 반드시 포함되길 바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복지부와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또한 현재 공중보건한의사들 역시 약침 활용을 원하고 있으나 행정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도서·산간 등 의료취약지의 어르신들에게 약침은 매우 필요한 치료법인 만큼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AJ탕전원은 대한약침학회를 중심으로 해외와 학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에서 약침 사용 요청도 종종 들어온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국내에서 조제된 약침을 외국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한 해외에 나가 있는 한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Q. 학술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SAR, ICMART, ICCMR 등 세계적 국제학술대회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대한약침학회와 ㈔약침학회는 오는 24일부터 부산에서 국제학술대회 ‘ISAM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 Medicine Symposium)’를 개최한다. 이는 한의학의 현대화, 임상 활성화, 글로벌화를 통해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대회다. ISAMS에선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약진흥원뿐만 아니라 MRC와 BRL을 수행하는 각 대학과 공중보건한의사도 함께 해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 발표는 천연물, 한약, 약침의 효과와 향후 정책 수립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대한약침학회의 ESCI 등재 저널인 ‘JoP(Journal of Pharmacopuncture)’와 ㈔약침학회 발간 학술지 ‘IAM(Innovations in Acupuncture and Medicine)’를 통해 관련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 중이다. 앞으로는 단순한 임상 사례 보고보다 근거를 축적한 논문이 더 많이 나와야 하는 만큼 연구와 임상 적용이 긴밀히 연결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께 약침 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안병수 원장 Q. 이외 강조하고 싶은 말은? 초고령사회에서 한의사의 전인적 대응 능력은 일차의료의 중요한 강점이며, 이 과정에서 한의사들의 술기에서 약침이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이 충분하다. 실제로 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에서도 약침은 돌봄을 구현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국민이 체감하려면 건강보험·실손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환자 부담을 줄이고,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더욱이 미국 ‘Memorial Sloan Kettering 암센터’에서 한약이 암 치료의 부작용 완화에 활용하는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제도적 지원과 인식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연구와 임상적 시도에 더해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질 때 약침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