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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체질의학,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통해 한의학 표준화 이끌 것이준희 경희대 교수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출판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증 사상체질병증, 긴장성 두통, 통풍 등 3가지 지침에 대한 주요내용을 알리기 위한 각 분야 관계자의 기고를 싣는다. 이번 순서에서는 이준희 경희대 한의대 교수가 사상체질의학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사상체질의학은 한국 고유의 한의학 분야로서 국제표준질병사인분류(ICD) 및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도 등재되어 있으며 한의 병증으로서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질환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등 임상 현장에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상체질의학의 보급은 상대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 국한되어 있어 관련한 임상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현대의학적 질환 개념이 아닌 한의학 병증에 기반한 임상진료지침을 도출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한의약 의료 서비스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 등 시대적 사명을 갖고 사상체질병증의 진단과 치료 시 한의사의 합리적 의사결정 길잡이가 될 수 있는 표준화된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본 임상진료지침에서는 사상체질의학 고유의 소증(素證) 및 현증(現證)을 고려한 체질병증 진단과 치료법 결정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체질한약치료, 체질침구치료, 체질식사요법, 체질운동요법, 체질성정요법 등 한의원·한방병원 등에서 다빈도로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권고안을 상세한 임상적 고려사항과 함께 제안했다. 또한 뇌졸중 후유증,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특발성 파킨슨병, 불면증 등 특정 질환에 대한 사상체질의학적 치료(단독치료, 한의복합치료, 한양방 복합치료 등) 방법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방법론을 적용한 근거와 함께 제시했다. 또 체질식사요법, 체질운동요법, 체질성정요법 등을 활용한 건강 관리 요법을 별도 권고했다. 사상체질병증의 진단·치료·예방에 대한 표준화된 임상진료지침의 마련은 비록 초보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질환이 아닌 한의 병증으로는 최초의 임상진료지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발전된 형태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개발된 지침의 보급을 통해 한의사 보수교육과 한의과대학 정규 교육 과정에 본 지침을 적극 활용할 예정으로, 향후 좀 더 충실하면서도 근거수준이 높은 임상진료지침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한의사와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17[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계를 둘러싼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광고는 매출과 직결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네이버, 유튜브 등 SNS를 통한 광고가 보편화되면 더욱 그렇다. 변호사인 필자 역시 서울가정법원이 있는 양재역에 가면 이혼전문 변호사라는 광고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의사, 한약사의 경우에도 광고는 보편화돼 있다. 최근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한약 업자가 약초원을 개설, 관절명약이라면서 자신이 제조한 한약제품을 소개하는 광고관련 처벌가능성 여부의 질의를 받았다. 한약업자는 자신이 제조한 제품이 왕들의 관절명약이라고 선전하면서 경옥고, 공진단을 만드는 수업까지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광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을 상담하고 질병에 맞는 약을 처방, 직접 제조해 주었다는 것이다. 한의사도 아니면서 버젓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 질병상담 및 문의(예약필수)라고 광고까지 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현행법상 약사법 제23조(한의사 면허 없는 자가 공진단 등 한약조제 판매)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제8조(소비자로 하여금 해당제품이 의학적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인광고)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에 소극적인 경찰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버젓이 모바일, 유튜브를 통해 성행하고 있음에도 이와 관련 단속과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러한 광고에 현혹되어 비싼 돈을 주고 한약제품을 구매하고 심지어 진단치료까지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의사협회에서 경찰에 단속요청공문을 보내도 실질적으로 수사관들은 이러한 사건은 한의협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일이라면서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의 특별사법경찰관리도 단속 전문인력 부족을 내세워 제대로 한 번도 단속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한의사 치료행위, 한약제품 효능성 관련 광고와 관련해 과연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자체 기준마련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옥고, 공진단이라는 제품도 파는 사람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문제다. 특히 시중에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녹용판매, 한방관련 건강보조식품의 효능과 관련해 제대로 된 검증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필자로서는 궁금해진다. ◇식약처, 벌금 구약식 처분 실제 단속처벌 사례와 관련해 총명성장탕 광고 및 치료효과 오인광고와 관련, 검찰청에서 약사법 위반과 관련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처분을 하면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관련 벌금 구약식 처분을 했다. 더불어 사향 공진단 판매광고, 한약명칭 식품판매 광고와 관련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벌금 구약식 처분을 했다. 즉 대부분 검찰과 법원이 벌금 5백만원 이하의 구약식 결정 등 경미한 벌금형으로 처분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한약처방 명칭사용 한약제품 조제 및 허위과장광고행위가 성행하는데 빌미를 주는 것 같다. 필자의 생각에는 이러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한의협에서 관련 법률처벌규정을 좀 더 명확하게 구체화(특히 한방 건강보조식품광고)하는 한편 처벌법정형을 높이고 아울러 자체적으로 광고기준을 정하는 한편,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징계조치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협회와 지자체, 협회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간 합동단속반(특별사법경찰단)을 편성해 주기적으로 광고판매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단속활동을 펴는 한편, 국민들이 이러한 광고행위에 현혹되지 않도록 자체 홍보활동(특히 협회자체 유튜브 개설)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32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추석연휴가 시작되던 첫 날(9월9일) 기어이 영접하고야 말았다. “물 많이 드시구요. 소금물로 인후부 안쪽까지 자주 가글하세요. 인후통이 제일 심하다고 하셨죠? 5일분 처방 드릴테니까 고양시청 홈페이지나 포털 들어가셔서 검색하시면 주소지 근처에 당번약국 리스트 뜰 겁니다. 귀갓길에 약 받아가시면 됩니다. 일주일만 고생하시면 뭐 거의 괜찮아지실 겁니다. 격리기간 꼭 지키시구요.” 내과 전문의로 추정되는 의사 한 분과 짧게 전화 통화를 나누었다. 코로나 환자로서의 첫번째 일정, 바로 비대면 진료체험이었다. 일산서구 보건소의 명절 당직 직원은 몹시 친절하고 신속했다. 키목신캅셀, 록스펜정, 페니라민정 3가지 약제 5일분을 받아들고 귀가했다. 1개월 전 코로나로 고생했던 동생 때문에 집에는 이미 삼소음 스틱 10개와 만성 기침에 잘 듣는 한약 20팩도 준비되어 있었다. 인후에 직접 분사하는 소염제 스프레이와 목캔디까지 갖추고나니 든든했다. 가족들과 추석연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쉬웠지만 연휴와 격리 기간이 겹치는 바람에 국회 진료실에 휴진으로 인한 피해를 덜 주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 쉬면서 그간 미뤄왔던 옷정리도 하고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었던 넷플릭스 시리즈물도 몰아봐야지 싶은 마음에 코로나 확진 직후의 당황스러움은 잠시나마 평정심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코로나 확진, 다양한 증상으로 인한 힘든 시간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이 헛꿈이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귀가 직후부터 묘하게도 ‘이제부터 코로나 환자 역할 시작이야!’라고 몸에 오더가 입력된 것처럼 인후통과 고열로 인한 두통, 몸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청소도, 영화도 코로나 환자에게는 모두 사치스런 일이었다. 시간 맞춰 약을 먹는 데도 증상은 고만고만했고 1층 사시는 친정 어머니께서 문 앞으로 올려다주시는 각종 명절 음식들에도 도통 손이 가지를 않았다. 천돌혈 부위에 왕호두알 하나가 박혀있는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졌고 물을 넘기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동안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나누었던 그 많은 코로나 토크들이 파노라마처럼 샤샤샥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 고생을 하셨건 거였구나…정말 힘든 시간이었겠구나…” 코로나 진단 여부에 대한 질문을 건넸을 때 체감상 5명 중 4명은 “나도 확진이었소”라고 대답했다. 일일 확진자수가 62만명까지 치솟았던 지난 3월에 확진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다양한 후유증을 호소하시며 진료실에 들르셨고 삼소음, 소청룡탕, 갈근탕, 패독산 등의 보험처방을 내어드렸다. 주변에 걸릴 사람들은 다 걸렸고 나를 뺀 모든 친정 식구들이 코로나로 인한 짧은 고생을 하고 지나간 터라 지금까지 안 걸린거 보면 난 백퍼 무증상 코로나 환자였음이 분명하다고 자신했었다. 도대체 누구에게서 받은 코로나일까? 확진일 이전의 일정을 돌이켜 보니 짧은 추석연휴를 앞둔 9월 초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운 마음으로 와인이나 한 잔 하자는 즐거운 저녁 모임이 릴레이로 잡혀있었다. 3명만 입장하는 룸 좌석의 식당부터 양쪽 통창을 통해 맞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테라스 좌석, 쉐프님 서빙을 직접 받는 카운터 좌석의 식당까지 그 모든 모임에서 나와 다른 참석자들 모두는 침을 튀기며 열띤 토론을 벌였고 술잔이 부딪히는 쨍그렁한 사운드는 경쾌하기만 했다. 그 어드메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스르륵 내게 전달되었을 터이다. ‘이제 와서 동선을 역추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했었던 모든 지인들에게 나의 확진을 알리고 그들의 증상 유무를 체크하며 추석 안부를 챙겼다. 다행히 모두 코로나 확진의 과거력을 가지고 있었고 나 빼고는 모두 별무증상이었다. 나의 코로나 막차 탑승을 걱정해 주면서도 격리해제가 되면 그 때 또 축하주를 마셔야 한다고 웃어대며 10월의 어느 날을 기약하고 있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환자 내원 ‘지속’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18일까지 『헬쓰조선』에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의 공동 취재로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기사가 5주 연속 실렸었다.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발열, 인후통,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감염 후 3∼4주가 지나면 증상은 개선된다. 그러나 4주가 지나고 나서도 코로나 증상이 계속되거나 4주가 지난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long COVID’ 즉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단한다. 롱코비드는 적어도 2∼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롱코비드는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후유증은 코, 귀, 호흡기, 혈액, 심혈관, 정신적인 문제, 콩팥, 피부 등에서 발생한다. 코로나 확진자의 22∼40%가 한 가지 이상의 롱코비드 증상을 경험하며 가장 흔한 롱코비드 증상은 기침, 목소리 변화, 후각 저하, 난청, 어지럼증, 이명 순이다.” 격리 첫 날 극심했던 증상은 5일차를 정점으로 점차 잦아들었고 7일차 아침부터는 거의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했다. 한약, 양약 복합 투여에 내가 가진 기본적인 면역력의 총합 덕분이었으리라!! 9월 15일 목요일 24시 드디어 격리가 해제되었다. 꼭 누군가가 “이제 당신은 자유의 몸입니다”라며 방에 드리워진 암막 커튼을 제껴주는 듯했다. 극적인 그리고 짜릿한 해방감을 만끽하고자 집앞 편의점으로 달려나가 벤엔제리스 하프 베이크드 아이스크림을 한 통 사들고야 말았다. ‘그래, 이 맛이야, 자유의 맛!’ 롱코비드의 후유증들은 다행히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지만 금요일 출근을 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까지도 롱코비드의 다양한 불편함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 ”원장님, 코로나 걸리셨었다면서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역시 건강하신 분이네요. 이렇게 바로 회복되시고.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기 시작하면서 콧물이 싹 말라붙길래 그 고질적인 비염이 세상에나 마스크 때문에 다 사라졌구나 생각했었는데, 지난 4월엔가 코로나 걸리고 나서부터 그전보다 비염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그 때 주셨던 소청룡탕 좀 받아갈 수 있을까요? 그 약 먹고 코세척하면 그나마 증상이 많이 덜해지더라구요.” 소설가 정대건은 9월 15일자 한겨레 신문의 『삶의 창』이라는 코너에 “미각을 잃은 사례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본인의 코로나 체험기를 투고했다. “8월 초에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이 왔다. 2년 동안 익히 들어왔던 증상과 같았다. 나도 걸렸구나. 마침내, 이틀은 정신이 혼미했다. 의자에 앉아있을 힘도 없었다. 그러나 많이들 겪은 일이기에 그렇게까지 두렵지는 않았다. 일주일을 앓고 나자 잔기침은 계속 났지만 괜찮아졌다. 그런데 미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레몬즙 원액이나 엄청 매운 떡볶이를 먹어도 양치할 때 치약 맛도 나지 않는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산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 내게는 너무 가혹한 후유증이었다. 이전과 다른 세상에 살게 된 것이다.” “어디에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권하는 의사들이 있었다. 다른 곳에는 스테로이드로 효과를 못 본 사람에게 강황이 좋다는 말이 있었다. 보아하니 한의원에서 낸 기사였다. 둘 다 이해당사자들의 광고였다. 의료진의 전언도 신뢰할 수 없게 된 나는 블로그의 생생한 체험기들을 검색해 봤다. 10개월째 미각 상실이라는 글이 있었다. 스테로이드 치료도, 한의원 치료도 소용 없었다고 한다. 조만간 신경과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동병상련의 마음과 동시에 나도 미각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절망적이었다.” 뚜렷한 해법 보이지 않는 코로나 후유증 소설가는 글 말미에 향은 다행히 맡을 수 있게 되었으나 단맛은 아주 조금 느껴지는 정도에 머물러 있음을 고백하며 미각을 잃은 상태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다면 이 또한 장애로 분류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롱코비드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처방으로 본인의 컨디션을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환자분들부터 정대건 소설가처럼 상당한 수준의 미각을 잃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증상들. 이 다름에 최적화된 맞춤 처방이 가능한 의학이 한의학의 특장점 같기도 하다가도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에는 어찌보면 의학도, 한의학도 한없이 무기력한 것이 사실이다. 롱코비드도 그 정의만 내려져 있을 뿐, 환자 개개인의 지속적인 개인 방역과 증상 관찰 권고 이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 롱코비드의 독한 맛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환자분들의 억울함과 불편함을 가까이에서 목도하면서도 깊이 공감한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 환자로서의 7일을 보낸 후 유난히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출근을 하여 진료실 책장을 살피던 중 연초에 흥미잔잔(!)하게 읽히는 제목들과 귀여운 문고판 사이즈에 이끌려 세트로 구비해 두었던 도서출판 은행나무의 마이크로 인문학 시리즈물이 눈에 들어왔다. 원색의 북커버 디자인 또한 마음에 들어 한꺼번에 주문을 해서 쌓아만 두고 섣불리 펼쳐들지 못했던 책들이다. 그 중 어린 시절 자주 아팠던 경험 때문에 자연스럽게 질병과 죽음에 대한 의학적, 사회문화적 해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인문학 강의를 하게 된 최은주 작가의 『질병, 영원한 추상성』(2014)은 환자 입장에서의 질병, 의료, 의료문화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같은 해에 출간된 『죽음, 지속의 사라짐』에도 의미있는 글들이 꽤 보이는데, 이 책은 다른 죽음에 관한 책들과 묶어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의학이 신종 질병을 발견할 때마다 질병은 유행한다. 이전까지는 불투명해서 불치로 방치해 두었던 질병이 치료 방향을 찾게 된다면, 개인은 신종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행을 자초하는 사람으로 간주된다. 이렇듯 대세와 유행은 질병을 초기에 근절한다는 달콤한 약속과 더불어 앎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킨다.” “질병 또한 신체의 부위에 나타난 비정상적인 것으로, 제거 대상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이다. 질병에 대해 ‘엄마 손은 약손’이나 ‘아브라카다브라’의 주문은 철없는 어린아이나 하는 것으로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몇 년 전 나는 각막염을 앓았다. 병원 검사와 치료를 받았지만 눈물이 나고 가려울 뿐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동네 병원이라서 제대로 진단을 하지 못했나 싶어서 대학병원까지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알레르기성이라고만 말해 주었다. 그때부터 나의 시력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눈물이 날 때는 눈물 약을 사용하고 눈을 쉬게 할 도리밖에 없었다. 오래 일하면 생기는 시력 저하와 눈물의 증상을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만 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 해도 비정상적이거나 질병 상태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병원 치료로도 아프기 이전의 몸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완치의 개념은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해지는 것이지 아프기 이전과 똑같은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몸은 나의 의식을 건드리면서 어떤 조치를 위하도록 요구하지만 증상을 불가피하게 내 몸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따르는 것이다.” “눈부신 의료기술의 발달과 반대로 여전히 의학 분야에서 놓치거나 간과하는 구멍들이 있다. 그 구멍들은 의학 개발이 지향하는 방향성과도 관계가 있다. 생명 구제의 지평이 질병 자체의 제거 및 절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거기에 달라붙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부수적이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은 종양을 떼어 내는 수술만 받고 항암 치료는 포기했다. 그가 수집한 정보 중에는 주류적인 의학의 입장 뿐만 아니라 그에 불일치하는 대안적 입장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쪽이 옳은가?’의 문제에서 그가 내린 결정은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삶에 미칠 직접적 영향과 관련한 위험의 전망은 지식을 놓고서 의심과 맹신이라는 문제를 한층 복잡한 층위에 올려놓는다.” “완치가 어려운 질병으로 고생한 환자는 좋다는 여러 가지 치료를 경험한다. 상이한 접근법을 가진 다양한 주장들을 저울질하면서 어떤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지만 어떠한 압도적인 권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수고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이런저런 경쟁적인 치료법을 찾는 중에 환자의 행동 양식이 갖춰지는데, 이 속에는 라이프스타일과 존경과 같은 것들이 결합하면서 추천받은 의사에게 결정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 속에도 여러 위험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 전문가들 또한 불일치하기 때문에 최종적 권위자가 없는 체계에서 전문가 체계를 뒷받침하는 가장 선호되는 신념들조차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각 환자들에게 알맞은 치료법을 찾아 주기 위해 객관적인 법칙을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을 기적을 발견하는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의사의 권위와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고 싶은 마음, 또 그만큼 가까이에 달라붙어 있는 의심 간의 투쟁은 소비 시장이 부추기는 개인적 불충분함에 대한 공포, 불안, 고통에서 기인하는 또 다른 문제이다.” “자신의 고유한 삶에 대한 책임은 의사보다 개인 자신에게 있어야 한다. 내가 나의 고통에 먼저 관여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경우엔 약사나 의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여 아는 체를 한다. 반면 그 상태를 벗어났을 때 불안에 떨며 완전히 의사에게 몸을 맡긴다. 이 양극의 행동이 한 사람에게서 일어난다. 어느 쪽도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약의 효과 이전에 내게 부과된 고통을 먼저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극복할 정도의 고유한 차원을 스스로에게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의학기술이 명명하기 전까지 모호한 상태의 병은 병으로 의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에 의해 매개되는 지식 주장들이 권위와 진실성을 부여받아 언어적으로 결정되면(진단), 일상 전체가 위험 분위기에 놓인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이 분위기에 맞춰져 제한된다. 신화가 그렇게 결정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에 대한 편집증 때문에 질병 보유자가 되고, 행복에 대한 편집증 때문에 불행에 도취된다. 그것에서 빠져나와 바라보라. 내가 도취된 내 몸 자체가 아니라 내가 몸담고 있는 세계가 보일 것이다. 그것은 어떠면 '조성된' 위험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 한의사는 항상 국민 곁에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대한의사협회는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한약 복용을 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며 『Nature』와 『Lancet』에 기고된 코로나19에 검증되지 않은 중국의 전통의학 치료 조장에 대한 중국 전문가의 비판글을 인용했다(『코로나19 한방 치료 급여해달라고? 의료계, 한의계 규탄』, 의협신문, 2020.09). 그 후로도 의협은 지속적으로 코로나19에 비대면 한의치료는 위험하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까지 한의협의 비대면 진료 시도를 반대해왔다(2021년 12월). 그러나 불굴의 의지의 한국인들로 구성된 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를 운영해왔고 2021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센터를 통해 진료받은 8423명을 대상으로 한의진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택치료자의 약 94.4%가 진료에 만족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2022년 6월). 서울역 중앙광장에는 “코로나19, 한의사는 항상 국민 곁에 있습니다”라는 대형 광고판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한의사 너네들이 설마? 코로나를?’ 혹은 ‘한의원 아니었으면 이 코로나 기침 안 나았을거야…’ 등등 그 광고판을 본 일반인들은 코로나의 맛을 겪은 각자의 경험을 근거 삼아 여러 다채로운 반응을 쏟아낼 것이다. 내 몸이 아파보니 환자란 그런 존재였다. 그저 쉬고 싶고 보호받고 싶으며 위로받고 싶은 나약한 존재. 만사가 귀찮아서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이 모두 짐스럽게 느껴지는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진 상태. 민생 앞에 여야의 다툼이 볼썽사나운 뻘짓으로 여겨지듯이 허약해진 심신으로 방황하는 환자들 앞에 한·양방의 상호비방은 소음일 뿐인 것이다. 두 개의 태풍과 짧았던 추석연휴가 코로나 투병으로 금세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그러고보니 퇴근길의 여의도에는 부쩍 차가워진 가을이 도착해 있었다. 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의 맨 마지막 구절을 떠올려본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천주교 사제들과 항일운동한 변태우 한의사[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광복 77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한의사들의 삶을 조명하고 의미를 되새겨 본다. 일제 강점기 제주도 서귀포 출신의 의사, 항일운동가인 변태우(邊太祐)는 제주도 내 천주교 사제들과 함께 항일운동을 했으며, 의사로서 인술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모슬포금융조합을 잘 이끌어 지역민들이 일제 강점기에 생활 경제를 실천하도록 계몽했던 항일운동가다. 본관은 원주(原州)로 아버지는 변양근이다. 1899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933번지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족이 제주읍 이도리 1429번지로 이주해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천주교제주성당(현 제주중앙성당)의 신도가 됐다. 1922년 장한규의 둘째 딸과 결혼하고 1923년에 의생(醫生) 시험에 합격한 뒤 모슬포에 보창의원을 개업해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의생면허는 6920번, 한지의업면허 879이다. 그의 한의사로서의 기록은 동아일보 1923년 12월5일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치경, 장한규, 김홍기, 변태우 등이 제주의생회(濟州醫生會, 한의사회 전신)를 설립했다고 보도된 것이다. 생존방편으로 불가피하게 이와다(岩田富丞)라는 일본 이름을 쓰기도 했던 그는 1932년부터 모슬포금융조합에 이사 등 임원으로 일하며 주민들의 경제적 권익보호에 기여하기도 했다. ◇탄압받은 천주교 신도들 43세가 되던 1938년 가을 변태우는 제주도 제주읍 삼도리로 거처를 옮겼다. 거기서 천주교 신도가 돼 제주성당(남문통 소재)에 교적을 두었는데 1937년 일제의 의료법 시행령에 따라 한지의사(=지역 의사) 시험에 합격한 뒤로, 천주교 모슬포 지역 회장직을 역임하며 지냈다. 그해 가을 그는 당시 제주읍(濟州邑) 삼도리(三徒里)에 천주교 선교사로 와 있던 아일랜드 출신의 손신부(孫神父: 도슨 또는 다우스 파트리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일본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대화 가운데는 모슬포 비행장의 넓이는 20만 평 정도이며, 남경 함락 당시에는 하루에 두 차례씩 한 번에 20기 정도가 바다 건너 폭격을 하기 위해 왕복 비행을 하였으나, 지금은 비행숫자도 많이 줄고, 군인 수도 많이 줄어서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1941년 10월 일본 경찰은 제주도 내의 반일 감정을 가진 세력들을 색출할 때 천주교 신도들의 모임 또한 탄압 대상으로 삼았었기, 때문에 몇 년 전에 손신부에게 말한 내용을 들어 그를 검거하였다. 당시 손신부는 일본의 패망을 바라던 입장이었기 때문에 일본 측에서는 손신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것 자체가 군사기밀을 폭로한 것이라는 혐의를 두었다. 얼핏 보면 크게 문제가 안 될지 모를 이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한 인물을 탄압의 대상으로 몰아넣어 지독한 고문을 가하게 만들었다. 제주도 천주교 신자들의 항일 활동은 세 명의 천주교 신부가 주도하고 있었다. 손 신부, 서 신부(徐 신부:Sweeney, Augustine), 그리고 나 신부(羅 신부:Ryan, Thomas.D.) 이들은 중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할 경우, 동양에서 천주교의 포교는 불가능해지고 서양인은 동양 각처에서 쫓겨나게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이때 모슬포 군용 비행장의 모습과 내용이 외국 잡지에 사진과 함께 게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본 군부에서는 군사기밀이 누설됐다며 야단법석을 떨었고 기밀을 누설한 사람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됐다. 일본 군부는 먼저 서양 사람과, 조선인들을 의심했다. 당연히 모슬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우선으로 검속을 당했다. 1940년 일제는 제주도를 군사 기지로 만드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렇게 삶의 터전에서 죽음의 땅으로 변한 아픔의 장소가 제주에는 참 많다. 대표적인 게 알뜨르 비행장이다. ◇제주 내 반일세력으로 색출돼 일제가 제주도에서 중일전쟁과 남경지역 폭격을 준비하며 1930년대 중반까지 제주도 도민을 강제 동원해 군용 비행장을 건설했고, 1940년대에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탄약고, 연료고 등 중요 군사 시설을 감추기 위한 동굴 진지를 구축했다. 그것이 ‘셋알오름일제’와 서귀포시에 있는 ‘송악산 해안 일제 동굴 진지’이다. 이러한 군사 기지화, 전초 기지화 작업을 하며 제주도도내 반일세력(항일세력)을 색출 및 제거하기 시작했다. 일제는 우선 적성국인 아일랜드 선교사들과 그들이 소속된 천주교회의 신도 조직을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군사기밀을 누설했다고 해서 모슬포 공의로 종사 중이던 변태우는 1940년 10월 일본 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일제 당국은 외국인 신부 3명과 평소 반일 감정이 있는 신도 35명을 구인해 심한 고문을 가했다. 결국, 외국인 신부 3명과 한국인 신도 10명이 기소됐고 그중 1명은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혹독한 고문의 여독으로 순국했다. 변태우는 1942년 10월 24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국방보안법 및 군기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 조국이 광복되면서 변태우는 전라남도 광산군(光山郡) 대촌리의 보건소장으로 발령받아 생활 근거지를 광주로 옮겼다. 1948년 광주 시내에 ‘월산의원’을 개업하고 의술을 펼치다 고문의 여독과 옥중 생활 후유증으로 2년 뒤인 1950년에 광주 자택에서 별세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3년 광복절에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3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동기는 일반적으로 그 직업을 대하는 태도와 직접 연결된다. 대체로 직업 선호도가 높은 직업군은 이직률이 낮고, 선호도가 낮은 직업군은 이직률이 높게 나타난다. 한의학에 입문해 한의사로 활동했던 전통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한의사들은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사람을 치료하는 보람이 그 어떤 학문적 성취보다 더 큰 성취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에 전통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의사들의 한의학 입문 동기를 살펴본다. 첫째, 儒學이라는 학문을 하면서 한의학을 하게 된 경우다. 柳成龍(1542∼1607)은 고관대작을 두루 거친 문관이었지만, 『醫學入門』의 鍼灸篇을 연구해 『鍼灸要訣』을 저술했다. 丁若鏞(1762∼1836)은 『麻科會通』과 『醫零』의 두 의서를 저술했다. 李圭晙(1855∼1923)은 『黃帝素問節要』(일명, 『素問大要』), 『醫鑑重磨』 등 의서들을 저술하는데, 그 醫論들과 處方들은 儒醫로서의 풍모를 보여준다. 金宇善은 1914년 『儒醫笑變術』이란 의서를 간행한다. 제목의 의미는 ‘儒醫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여 그 집안사람들을 웃는 얼굴로 바꿔주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둘째, 道家·養生術의 연구를 하면서 의학에 입문하게 된 경우다. 정렴(1505∼1549)은 養生術을 연구해 養生書인 『龍虎秘訣』과 醫書인 『鄭北窓方』을 지었다. 그의 동생 鄭碏(1533∼1603)은 許浚이 『東醫寶鑑』을 지을 때 참가해 도가적 의학의 영향을 미쳤다. 曺倬(1552∼1621)은 養生醫學 연구에 정진하여 『二養編』을 저술했다. 셋째, 가업을 계승해 의사가 된 경우다. 수많은 의사들은 대대로 의업에 종사하던 집안의 출신이다. 고려시대 薛景成, 조선시대 양예수·강명길·윤동리 등이 그러한 예이다. 넷째, 의학 자체에 대한 탐구심으로 의학에 입문한 경우다. 許浚(1539∼1615)은 가문 좋은 양반의 자제였다. 그럼에도 의학 자체에 대한 탐구심으로 사회적으로 양반보다 낮은 계층에 속하는 의사를 택했다. 李濟馬는 말년에 관직을 버리고 함흥에서 ‘保元局’이라는 한의원을 경영하면서 제자들을 양성했다. 다섯째, 사회적 변혁에 따라 진로를 전환해 의사가 된 경우다. 韓秉璉은 과거시험을 위해 상경했지만 과거제도가 폐지돼 한의학 연구에 정진하게 됐다. 李鶴浩(1850∼?)는 낙향하게 되어 한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名醫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南采祐(1872∼?)는 양반가문에서 성장했지만 낙향을 하게 되어 의학에 입문해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뜻을 펼치게 됐다. 여섯째, 부모의 질병으로 인해 의사가 된 경우다. 李喜福은 어머니의 질병 때문에 『景岳全書』를 읽고 의술을 익혀서 명의가 됐다. 黃翰周는 구한말에서부터 일제시대에 걸쳐 활동한 의사이다. 그는 16세에 양친의 질병으로 의학에 뜻을 두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특별히 그는 鍼灸에 조예가 깊었다. 일곱번째, 자신의 건강으로 인해 의사가 된 경우다. 金永勳(1882∼1974)은 어려서부터 漢學을 공부했으나, 15세 되던 해에 눈병을 앓은 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강화도에서 활동하던 名醫 徐道淳의 제자가 되어 의학을 공부했다. 여덟번째, 주위의 권유로 의사가 된 경우다. 洪鍾哲(1852∼1919)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구한말에서 일제시대 초기까지 40여년간 名醫로 이름을 날린 醫家이다. 그는 일찍이 12세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한의학에 뜻을 두기 시작해 『景岳全書』를 많이 연구하여 호를 慕景이라고 하기까지 했다. -
“한의학의 정체성은 ‘올드’ 아닌 클래식”에 있어요“박호영 경희궁전한의원 대표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 한의사 주치의로 참여 중인 박호영 경희궁전한의원 대표원장에게 팀닥터 합류 배경과 활동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점,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3년째 한의원을 경영 중인 박 원장은 지난해 ‘골때녀’에 팀닥터 합류 제안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한의진료소에 방문한 환자의 비중을 넓히며 한의학을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Q. ‘골때녀’ 시즌1 방영 이후 1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골때녀에 한의사 팀닥터로 참여하면서 많은 연예인 분들에게 한의치료를 제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 분들뿐만 아니라 방송 관계자분들과 인연을 맺으며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쌓아 왔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가수 출신 연예인 ‘바다’에 대한 진료 경험이다. 한 번은 그가 시합 직전에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감독님도 절대 시합을 뛰지 말라고 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침, 간단한 추나 치료 등을 한 이후 극적으로 상태가 호전돼 경기를 풀타임으로 다 뛸 수 있었다. 이전까지 한의치료 경험도 없고, 침습 치료 등을 무서워하던 분이었는데 이번 계기로 팀원들에게도 한의치료를 권할 정도로 한의치료에 호감을 보이게 됐다. 이후에는 먼저 제게 자신의 데뷔곡인 ‘드림스 컴 트루’를 같이 추자고 해서 숏폼 콘텐츠에 관련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은 이영표 전 축구선수 치료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부회장의 팬인데,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어 아쉬워하던 차였다. 한 번은 제가 ‘FC액셔니스타’ 출연자 중 한 분이 몸이 안 좋아 진료받고 싶다고 해서 최선을 다해 치료해 드린 적이 있다. 간단하게 추나 요법 정도를 했는데, 효과가 좋아서 주변에 입소문을 냈다고 들었다. 이 얘기를 전해들었는지 이 부회장이 촬영 중에 조용히 제게 다가와 평소 목이 좋지 않은데 혹시 치료해 줄 수 있는지 물어오셨다. 치료 후 기분이 좋으셨는지 활짝 웃으셨다. 이후 내성적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이영표 부회장과 사진까지 찍을 정도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영진 배우 분의 치료 경험도 강렬하다. 시즌1부터 지금까지 연이어 참여해 오신 분인데, 항상 직접 주변에 얘기하곤 한다. 자기는 축구 경기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추나 받으러 왔다고 한다. 우연한 계기로 제가 이 분에게 추나치료를 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계속 제게 치료를 받으시면서 “1일 1추나는 필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목이 불편해 추나를 받은 후 목이 풀려 헤딩 슛을 잘 넣을 수 있었다던 이혜정 배우의 전언도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한의 치료를 유명하신 분들이 직접 받은 후, 그 효과를 주변에 알리는 과정에서 뿌듯함을 넘어 사명감을 느꼈다. 이 과정과 결과가 모두 한의학 홍보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Q. 팀닥터 활동에서 한의사 주치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첫째, 한의사 주치의는 스포츠 현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치료가 다채롭다. 현장에서는 발이나 손목을 삐끗하거나 담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진통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기보다 침, 추나 치료 등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둘째, 평소에 불편을 못 느꼈지만 막상 경기를 뛰면서 느낀 신체 불편함 등도 한의진료를 통해 바로바로 개선할 수도 있다. 이렇게 즉각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점이 실전에 해당하는 경기의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셋째, 한의학은 경기를 앞두고 체력을 끌어올린다든지, 체력을 보호한다든지 하는 기능이 있어 선수들의 면역력 증진에 영향을 미친다. Q.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진료의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다. ‘골때녀’ 시즌1 초반 때만 해도 그랬다. 이 때 한의 진료소는 별도의 그늘막 공간도 없었고, 제공할 수 있는 치료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선수 분들과 스탭, 감독 분들을 묵묵히 치료하며 우리에게도 별도의 진료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시즌2 이후부터는 별도의 공간도 생기고, 한의 진료소에서만 치료를 받겠다고 하는 분들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즌3이 진행 중인 현재는 거의 한의 진료소가 중심이 된 상태다. 한의치료가 참여하지 못하는 일정에는 운영팀에서 연락이 와서 꼭 참여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의무실이 필요한 행사장을 가면 대체로 의과 진료소의 비중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사 개인으로서 당장 몸이 불편한 환자의 증상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 한의 진료의 비중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분들의 눈을 한 번이라도 더 마주치고, 증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정성을 들여 환자 분의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골때녀’에서도 차츰 회차를 거듭할수록 한의사 주치의 비중이 높아졌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최근 태국에 여행을 다녀왔다. 방콕 현지에는 여행객들의 호평을 받는 ‘페닌슐라’ 호텔이 있다. 이 호텔은 체리 빛 인테리어 등 다소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 호텔의 리뷰를 보면 부정적인 평가가 거의 없다. 그보다는 호텔의 서비스, 분위기, 식사 등의 여러 요소와 맞물려 ‘고풍스럽고 고급스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는 현대 한의학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가 아마도 ‘올드’와 ‘클래식’의 차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를 거쳐 이어온 만큼, 그 전통이 주는 권위를 현대적으로 살리고 싶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원장님 분들도 자신이 속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더 나은 길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
내 인생의 보약이 재 수 원장 대구 이재수한의원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흐린 날씨다. 오랜만에 앞산공원 자락길의 달비골 평안동산까지 맨발 걷기로 산행을 감행했다. 이곳은 6. 25동란 때 피난을 내려온 평안남도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산 땅으로 여러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터 이다. 그들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쉼터에서 땀도 식힐 겸 해서 참나무 숲으로 울창한 하늘을 쳐다본다. 순간 맑은 숲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다. 지난 7월 중순 무렵 범어도서관 ‘BRAVO 마이 라이프 아카데미’ 프로그램 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다름 아니라 저희 도서관에서 문화, 건강, 경제 등 분야별 전문가를 모시는 특강을 준비 중에 있는데 원장님께 강연을 부탁드리고자 연락드립니다”라는 메시지였다. 또한 강의 주제는 <내 인생의 보약(체질 올바르게 알기 등)>으로 건강과 관련된 내용을 요청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2개월 남짓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어떤 내용을 담을지 좀 여유가 있었다. 주제의 의미를 틈틈이 생각하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아 오랫동안 ‘보약’을 화두로 삼고 지냈다. 그럭저럭 시간이 흐르고 강의 하루 전날 ‘인생에서 보약은 무엇일까’라는 의미를 나름 정리하면서 강의 내용을 PPT로 완성했다. ‘내 인생의 보약’이라는 주제에 맞는 내 삶의 경험과 임상을 통한 한의학적 지혜로서 한약(보약)의 의미를 짚어보는 데 포커스를 맞추어 강의하고자 했다. “우리의 삶에서 나만의 보약이 있다” 이날 강의는 “우리의 삶에서 나만의 보약이 있다. 흔히 ‘잠이 보약’이라고 하는 것처럼 ‘밥이 보약’ ‘운동이 보약’ ‘도네이션(봉사)이 보약’ ‘웃음이 보약’ ‘독서(책 읽기)가 보약’ 등으로 말한다.” 저마다 보약이 의미하는 뜻은 천차만별이지만 결국 ‘행복과 건강’이라는 지혜의 삶을 내포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풀어나갔다. 우리 한의학의 바이블 <황제내경>에도 보약을 삼보(三補)라 하여 심보(心補), 식보(食補), 약보(藥補) 등으로 분류하여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양생의 지혜 속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건강과 장수의 삶을 영위하였다. 이처럼 보약은 단순히 몸의 기력을 도울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신체의 조화와 균형으로 정기인 면역력을 높여 예방의학의 개념인 ‘병이 오기 전에 다스린다’ 는 ‘치미병(治未病)’ 사상으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몸의 정기를 유지하려면 긍정적인 사고와 겸손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청부(淸富)의 삶을 통해 이타(利他)하는 마음, 올바르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태도, 독서의 생활화 등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올바른 행위가 결국 나에게 마음과 몸을 도우는 보약이 된다. 그래도 우리네 인생에서 가장 좋은 보약은 자신에게 위안이 되고 평안한 마음이 되는 심보(心補)를 최우선에 두고 싶다. 이러한 태도는 삶의 최고의 덕목이고 공동의 가치라 여겨진다. 인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 속에서 한의학의 지혜인 보(補)의 의미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 까닭은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할 것이기에. “홀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 강의 끝에 문수현 시인의 ‘홀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를 낭송했다. “산이 아름다운 것은/ 바위와 숲이 있기 때문이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초목들이 바람과 어울려/ 새소리를 풀어놓기 때문이다 산과 숲이 아름다운 것은/ 머리 위엔 하늘/ 발밑엔 바다/ 계절이 드나드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해와 달과 별들이 들러리 선/ 그사이에 그리운 사람들이/ 서로 눈빛을 나누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강의를 블로그에 게재하고 난 후 따뜻한 공감의 피드백을 받았다. “보약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도 누군가에게 보약이 될 수 있게 살아야겠습니다.” 진정한 보약은 남을 도우는 삶 속에서 나에게 보약이 되지 않을까. ”남을 도우는 삶이 진정 자신에게 보약이 된다”라고. -
“경로당 주치의 사업, 어르신들에게 실질적 도움줄 수 있는 사업”인천 미추홀구한의사회 최동수 회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미추홀구한의사회 최동수 회장으로부터 최근 미추홀구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경로당 한의주치의 사업을 비롯해 주요 회무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분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미추홀구한의사회 소개 및 분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미추홀구한의사회는 현재 13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 분회다. 지난 2018년 구 이름이 인천시 남구에서 미추홀구로 변경되면서 지금의 미추홀구한의사회가 됐다. 분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맡게 됐고, 이전에는 미추홀구한의사회 부회장으로 회무에 참여하고 있었다. 분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부회장으로서 해왔던 인천시한의사회의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과 더불어 미추홀구에서 시행하는 ‘경로당 주치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회원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계시키고 싶은 마음에 분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Q. 오는 11월까지 ‘경로당 한의주치의 사업’을 진행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노인 빈곤 계층 또한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추홀구는 특히 노인인구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이러한 현황을 미추홀구 구청(보건소)과 노인회, 한의사회가 함께 인지하고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인 건강 관리 및 증진을 목표로 지난 2018년 논의를 시작해 2019년부터 시행하게 됐다.” Q. 경로당 주치의 사업의 운영 방식은? “미추홀구한의사회에서는 이번 사업에 참여할 한의원을, 또한 노인회에서는 참여할 경로당을 각각 모집하고, 거리상 가까운 한의원과 경로당을 연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월 1∼2회 정도 한의사가 경로당을 직접 방문해 약 1시간 정도 한의약적 교육, 상담 및 진료 등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상태 평가, 치료 중인 만성질환의 관리상태 평가 및 교육(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중픙, 치매, 낙상 예방 등)을 비롯해 경도인지장애, 치매, 노인 우울증 등에 대한 조기발견 등의 건강관리 서비스와 침 치료 등을 제공하게 된다.” Q.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면? “우리나라의 출생율을 떨어지고 고령화는 급격히 진행되는 등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노인 인구에 대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추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로당 주치의 사업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로,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초고령화 시대에 아주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노인 인구의 한의치료에 대한 선호도 및 만족도 등을 고려한다면 노인 인구의 건강 증진 및 질병 예방,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한 사업 진행을 통해 노인 인구의 만성질환이나 치매, 중풍, 노인 우울증에 대한 교육과 예방, 치료 안내 등을 시행해 나가는 것은 물론 지속적으로 보완·관리해 나간다면 초고령사회에서 노인 인구의 실질적인 건강 관리를 담당하는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참여한의원은 물론 인천시한의사회, 나아가 대한한의사협회와도 확대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Q. 코로나로 인해 회무에 많은 제약도 있었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여간 계획하고 있었던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면이 있다. 현재는 경로당 주치의 사업을 중심으로 회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구민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회원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SNS 등을 적극 활용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활용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직접적인 대면회의나 모임을 갖기 어렵다보니 SNS를 더 많이 활용해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소통을 강화했다.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회원들과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회무에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Q. 분회의 역할 및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분회는 협회 조직에서 뿌리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즉 분회는 중앙회와 지부의 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는 핵심조직인 동시에 중앙회와 지부의 정책을 검증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뿌리와 같은 존재인 분회의 활성화는 협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분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모임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우선 대면 모임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한의원 경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업을 발굴·시행하는 것이 회원들의 적극적인 회무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회원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대면모임의 참석도나 사업 참여도는 약간 미미한 것 또한 사실이다. 새로 개원하는 회원, 젊은 회원들 위주로 모임을 주선해 분회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갖게 만드는 노력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다.” -
기명 과립의 당뇨병성 황반 부종 치료의 유효성·안전성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신선미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교실 KMCRIC 제목 중국 특허 의약품 기명 과립의 당뇨병성 황반 부종 치료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은 어떠한가? 서지사항 Hu Z, Xie C, Yang M, Fu X, Gao H, Liu Y, Xie H. Add-on effect of Qiming granule, a Chinese patent medicine, in treating diabetic macular edem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hytother Res. 2021 Feb;35(2):587-602. doi: 10.1002/ptr.6844. 연구 설계 중국 특허 의약품인 기명 과립의 당뇨병성 황반 부종 치료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연구. 연구 목적 당뇨병성 황반 부종(Diabetic Macular Edema, DME)에 대한 기명 과립(Qiming granule, QG)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함. 질환 및 연구대상 당뇨병성 황반 부종으로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의 단계 및 다양한 합병증에 해당할 수 있음. 질환의 중증도 또는 기타 질환 특성에 대한 제한은 없으며, 다른 당뇨병 합병증과 당뇨병성 망막증이 동반이 된 경우도 허용됨. 시험군 중재 · 시험군 1 중재: Qiming granule (QG) 단독 치료군 · 시험군 2 중재: Qiming granule (QG) 복합 치료군 대조군 중재 현재 많은 의약품이 치료에 사용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대조군의 선택에 제한이 없었음(대조군 1 중재: 기존 치료, 대조군 2 중재: 위약). 평가지표 1. 중심 황반 두께의 기준선 수준(CMT)의 변화 2. 기타: 혈당, 동반질환, 추적관찰 시간 및 재발, 최적시력, 유효율, 안전성. 주요 결과 총 392개의 관련 인용이 처음에 검색됐다. 이 중 16개의 RCT가 메타분석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포함된 연구는 방법론적으로 질이 좋지 않았다. 2. 기존 치료에 비해 병용 치료가 CMT 개선, 최적의 교정시력, 전반적인 유효율 향상에 효과적이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민감도 분석은 결과가 강력함을 나타냈다. 3. 근거의 확실성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저자 결론 이 연구는 QG와 기존 요법의 병용 치료의 유효성에 대한 SR 분석이다. QG는 DME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근거는 매우 불확실했으며, 제한된 연구로 현재로서는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에 불충분하다. DME 치료에서의 QG의 유효성은 방법론적 엄격한 RCT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고, 이에 따른 DME에 대한 QG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KMCRIC 비평 당뇨병성 황반 부종(DME)은 진행성 시력 감퇴를 유발한다. 당뇨병(DM) 환자의 망막 병증은[1] DM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DME 발생률은 점차 증가하며[2] DME의 치료는 주로 레이저요법이다. 기타 약물요법과 레이저 치료는 광 수용체 세포의 손실을 유발한다[3]. 따라서 시력 감소와 같은 다른 안과적 질환이 당뇨병성 황반 부종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나 기타 주사 치료도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4]. 기명 과립(QG)은 최초의 중국 특허 의약품(CPM)으로, 중국에서 당뇨병 관련 안과 질환 승인 약품이다. 황기, 갈근, 숙지황, 구기자, 결명자, 충울자(익모초의 씨), 포황, 수질로 구성된 약품으로 승인 이후 QG는 중국에서 DME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중국 특허 의약품 중 하나이다. QG는 안구 건조와 각막 상피 손상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동물연구에서는 시력을 증가시키고, 망막 모세혈관을 보호하며, 망막 조직에서 VEGF 및 HIF-1a 농도를 감소시키고, 망막 조절 PEDF 단백질 발현 수준을 증가시켜, QG가 각막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전이라고 기술하고 있다[5, 6]. 중국 제2형 당뇨병 예방 및 치료 지침에서(2017), QG는 보완 치료로 권장되었다. 본 논문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병용 치료는 유효한 효과가 있다고 나타났다(pooled WMD = -29.43, 95%CI (-39.56 to -19.29), p =0.0001). 본 논문은 전형적인 SR의 형식으로 그 형식은 다른 SR과 비슷한 수준이나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다기관 연구가 거의 없었고, QG의 장기간 복용에 대한 약물 부작용 보고가 수집되지 않아서 안정성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연구들의 방법론적 질은 낮은 수준이었다. 주로 보신(補腎), 활혈(活血)하면서 안과 질환에 사용되는 약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뇨병성 망막 질환뿐만 아니라 안과 질환에 두루 사용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며, 한약 또는 본초를 기본으로 한 중의약 제제가 의약품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 향후 한약 처방의 특허, 또는 신약 개발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1] Krentz NAJ, Gloyn AL. Insights into pancreatic islet cell dysfunction from type 2 diabetes mellitus genetics. Nat Rev Endocrinol. 2020 Apr;16(4):202-212. doi: 10.1038/s41574-020-0325-0. https://pubmed.ncbi.nlm.nih.gov/32099086/ [2] Cho NH, Shaw JE, Karuranga S, Huang Y, da Rocha Fernandes JD, Ohlrogge AW, Malanda B. IDF Diabetes Atlas: Global estimates of diabetes prevalence for 2017 and projections for 2045. Diabetes Res Clin Pract. 2018 Apr;138:271-281. doi: 10.1016/j.diabres.2018.02.023. https://pubmed.ncbi.nlm.nih.gov/29496507/ [3] Miller K, Fortun JA. Diabetic Macular Edema: Current Understanding, Pharmacologic Treatment Options, and Developing Therapies. Asia Pac J Ophthalmol (Phila). 2018 Jan-Feb;7(1):28-35. doi: 10.22608/APO.2017529. https://pubmed.ncbi.nlm.nih.gov/29473719/ [4] Crosson JN, Mason L, Mason JO. The Role of Focal Laser in the 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Era. Ophthalmol Eye Dis. 2017 Nov 21;9:1179172117738240. doi: 10.1177/1179172117738240. https://pubmed.ncbi.nlm.nih.gov/29204069/ [5] Luo XX, Duan JG, Liao PZ, Wu L, Yu YG, Qiu B, Wang YL, Li YM, Yin ZQ, Liu XL, Yao K. Effect of qiming granule on retinal blood circulation of diabetic retinopathy: a multicenter clinical trial. Chin J Integr Med. 2009 Oct;15(5):384-8. doi: 10.1007/s11655-009-0384-5. https://pubmed.ncbi.nlm.nih.gov/19802544/ [6] Yang M, Hu Z, Yue R, Yang L, Zhang B, Chen Y. The Efficacy and Safety of Qiming Granule for Dry Eye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Pharmacol. 2020 Apr 30;11:580. doi: 10.3389/fphar.2020.00580. https://pubmed.ncbi.nlm.nih.gov/32425798/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009038 -
“아동치과주치의 프로세스 간소화와 치료로 사업 확대해야”서울시의 아동치과주치의 사업이 각광받아 광주광역시와 세종시까지 확대된 가운데 사업의 안착을 위해서는 환자 부담금 완화 등 정부 지원 정책과 함께 ‘예방’ 중심에서 ‘치료’까지 서비스 통일화 사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치과주치의 사업의 발전방향과 중앙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치과주치의사업은 정부가 아동 및 청소년 구강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예방프로그램으로, 늘어나는 치과 의료비와 구강건강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이날 서영석 의원은 “아동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은 주민의 만족도와 치과의사 등 긍정적 참여 속에 성공적인 성과를 내면서 확대되고 있지만 안정적으로 정착을 위해선 참여 기관·대상자·보조인력 확대,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치료와의 연계 등 개선할 부분이 많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사업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해 치과주치의 제도의 확산과 발전을 위한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류재인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는 ‘치과주치의제 현황과 정부 역할’을 주제로 치과주치의사업 현황과 함께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일선 치과 병의원에서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 낮은 수가와 환자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고 운을 뗐다. 류 교수에 따르면 아동 및 청소년 같은 경우 미충족 의료이용률이 의과는 2.8%에 그치지만, 치과는 12.4%로 4배 가량 높다. 치과주치의제도는 이 같은 치과의료의 미충족을 낮출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지만 실상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마다 수가가 달라 동일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참여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광주의 경우 아동치과주치의료와 충치예방관리료는 올해 기준 각각 5410원과 2만6990원으로 총 3만2400원이다. 이는 4만원으로 책정된 경기, 인천 등과 비교하면 81% 수준이다. 올해부터 해당 수가를 4만8000원으로 인상한 서울과 비교하면 68% 수준에 그쳤다. 류 교수는 “치과주치의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아닌 중앙정부가 나서 미비점을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 다른 지자체에서는 본인부담금으로 진료비 10%를 받고 있는데, 보호자 입장에서는 참여율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선장 경기도치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치과의사가 바라본 학생 주치의사업’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의료사각지대와 해소를 위한 사업연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선장 이사에 따르면 학생 1명당 필수항목만 제공하는 경우 평균 소요시간이 36.37분이 걸리며 검진에 있어서도 과도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다. 이런 이유 중 하나가 등록 및 청구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들었다. 실제 치과주치의사업의 명칭은 학생치과주치의-아동치과주치의-초등학생치과주치의 사업으로 나눠져 있고, 보고 양식과 프로세스도 일원화 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을 빚기도 하고 입력해야 하는 항목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진시간 대비 낮은 수가가 문제”라고 지적한 이 이사는 “경기도에서 진행 중인 치과주치의 사업의 검진료가 4만원인데 반해 치과의사가 생각하는 적정 수가는 7만1705원∼7만9450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가가 낮다”며 “적절한 수가 책정으로 참여기관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이사는 치과주치의 사업의 현황을 공유하며 사업의 개선 방향에 대해 △보조인력 구인난 대책 마련 △치과주치의 사업 제공과 대상 확대 △의료사각지대의 해소를 위한 치료와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이사는 “아동 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을 확대해 현재 연 2회 제공되는 혜택을 늘리고 대상도 최소 고등학생으로 범위를 넓여야 한다”며 “아울러 제공 서비스 중 대부분이 예방 중심인데, 앞으로 레진과 같은 치우우식 치료도 포함시켜 예방에서 치료까지 일원화된 치과주치의 사업 서비스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제 발표에 이어 정세환 강릉원주대 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김용진 건강형평성확보를위한치아건강시민연대 운영위원, 변효순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장이 참여해 아동치과주치의 사업 발전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