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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관문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 대법원 판결,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은 합법, 의료법 위반 아니다” 수원지방법원 판결, “한의사의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 합법”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합법 확인 서울남부지방법원,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권한 소송 11월 10일 판결 서울행정법원,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소송 11월 23일 판결 한의사들이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관문이 활짝 열렸다. 한의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 초음파 진단기기를 비롯한 뇌파계,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를 활용하는 것이 합법하다는 판결이 연이어 내려졌다. 이와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22일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의료법 위반이라고 선고한 원심을 파기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냄으로써 한의의료기관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하는 것은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또한 대법원은 지난달 18일 한의의료기관에서 파킨슨병과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을 진단하는데 있어 뇌파계를 사용한 한의사의 면허 자격을 정지시킨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함으로써 한의사들이 뇌파계를 사용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이어 수원지방법원은 13일 한의사가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의 증상 진단에 참고적으로 사용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혐의로 심리 중인 소송의 1심 선고를 통해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초음파 진단기기 및 뇌파계에 이어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도 한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더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4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시키는 원심(제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인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원심을 파기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심리할 것을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승소와 관련,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정당하다는 것을 사법부에서 확인해준 매우 의미 있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비롯한 뇌파계와 X-ray 골밀도 측정기 등과 관련된 소송에서 연이어 승리한 것은 탄원서 제출에 뜻을 모아 주시는 등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홍주의 회장은 이어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 결과를 바탕으로 한의계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함에 있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보험 급여화 등 각종 법적·제도적 후속 조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또 “현재까지의 승리에 결코 방심하지 않고 아직도 진행 중인 전문의약품 리도카인 사용 권한 소송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행정소송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한의계는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올해는 환골탈태하여 새롭게 비상하는 한의약 육성의 원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홍 회장은 “우리가 거두고 있는 성과들이 회원 개개인분들에게 구체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회장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뇌파계,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과 관련한 소송에 이어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 관련 소송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행정 소송의 판결도 금년 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1월 10일 한의사가 봉침 시술을 함에 있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사용해 의료법 위반 여부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1심 판결을 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행정법원은 11월 23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와 관련해 대한한의사협회 김형석 부회장 외 12인이 질병관리청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신청 거부처분 취소의 소’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다. 한편 한의사의 뇌파계 및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관련 소송과 초음파 진단기기 파기환송심 등의 소송에서 연이은 낭보를 접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한의사가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원리를 적용 또는 응용하는 행위와 무관한 것임이 명백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새로운 판단 기준에 의거해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여 환자의 신체 내부를 촬영해 화면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이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활용이 합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가하는 것은 의료법 제1조에서 정한 의료법의 목적인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헌법 제10조에 근거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보장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초음파 진단기기, 뇌파계,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과 관련해 연이은 승소에 자만하지 않고 한의사의 권익 향상 및 국민의 건강증진과 직결된 각종 소송에 대해서도 회원들과 힘을 합쳐 철저히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여행과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경험, KOMSTA 해외의료봉사”변혁 원장(변혁한의원) 여행은 내가 존재하는 장소의 이동이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며 겪은 감정들이 뭍어있는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장소로 찾아가는 여행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들로 정서를 환기한다. KOMSTA 해외의료봉사는 공적 개발 원조 국가 내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한의학 진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단원들의 선한 마음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해오는 현지인들의 감사 인사는 어느 해외여행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KOMSTA 제166차 몽골 울란바토르 의료봉사는 2019년 코로나로 해외 의료봉사가 단절된 후, 몽골의 적극적인 수요 요청에 의해 이뤄진 재파견이다. 한의사 4명, 일반봉사자 7명이 울란바토르 한-몽친선병원에서 4개의 진료부를 꾸려 1일차 208명, 2일차 282명, 3일차 307명, 4일차 330명 등 봉사 기간 동안 총 1127명을 진료했다. 침·부항 치료와 더불어 한약제제도 처방했는데, 태음조위탕, 양격산화탕 등 전문의약품뿐 아니라 안신엑스과립(가미귀비탕), 소렉신연조엑스(구풍해독탕), 플레인스틱(당귀수산), 알파엑스과립(작약감초탕), 하양환(팔미지황환), 스토마큐액(반하사심탕), 소폐탕엑스과립(소청룡탕), 대활환(소경활혈탕), 노넥스에프환(형개연교탕), 속편에프환(향사평위산), 치감엑스과립(갈근탕) 등 복합한약제제도 처방했다. 몽골 환자 진료시 특이점 아침 8시10분 비행기로 출국한 후, 한-몽친선병원 바로 옆 건물에서 먹은 첫 식사의 1인분 음식량에서 몽골 사람들은 다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겨울에는 기온이 최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므로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양, 소, 말 등 육류와 유제품을 즐기고 다식을 함으로써, 근골격계 질환으로는 비만으로 요추가 전만돼 요통과 슬관절통이 많았고, 내과 질환으로는 소화불량이 많았다. 도로가를 걸으면 대형차가 내뿜는 매연 냄새가 심했다. 석탄 난방을 하고, 고비 사막이 있어 미세먼지가 심하기 때문에 눈물, 콧물, 재채기, 눈 가려움을 동반한 전형적인 알러지성 호흡기 질환이 많았다. 예진을 거쳐온 차트의 주증상에는 신장, 췌장, 심장이 안좋다는 내용이 많았다. 초반에는 소변검사에 문제가 있는지, 신장에 percussion test를 해가며, 발열과 같은 요통의 red flag에 해당하는 증상이 있는지 점검한 후 신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켜드렸지만, 이어서 쌓여가는 모든 대기환자 차트들의 주증상에도 장기 문제가 있는 것을 보고, 통역사를 통해 몽골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면 신장, 가슴이 답답하면 심장, 소화가 안되면 췌장에 문제가 있다고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X-ray나 MR을 지참해 오는 환자들마저도 몽골 의사가 신장이 안좋다고 진단했다는 것을 듣고, 한의학의 신이 콩팥만을 지칭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장기로 통처를 표현하는 문화 때문인지 몽골 사람들은 진맥받는 것을 좋아했다. 감동스런 마지막 봉사일 봉사 기간 동안 총 1127명이 진료를 받으면서, 긴 기다림에도 어느 누구 하나 본인의 진료 차례를 당기려고 복도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열려있는 진료실로 들어와 본인의 순서를 확인하지 않았다. 여타의 봉사 현장에서는 현지 관계자들이 VIP라며 수행원을 대동하고 새치기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몽골에서는 그런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한-몽친선병원장의 사모님도 본인이 병원장의 아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치료를 받으시다 마지막 진료일에 다른 분을 통해 신분을 알게 됐다. 봉사 마지막 날 아침, 몇몇 환자들은 진료 시작 전 감사의 선물을 챙겨주려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방문했다. 본 진료과는 마지막 진료일에 104명의 환자를 봤는데, 많은 환자들이 마지막 치료를 받고 나가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를 한국어로 말해주었다. 연이은 몽골 환자들의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느 여행지의 풍광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감동이 돼 이번 몽골 해외의료봉사의 추억을 가득 채웠다. 잠볼 자오 한-몽친선병원장은 이번 봉사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KOMSTA 단장에게 공식적인 몽골 초청을 진행하겠다며, 다음에는 교외에서도 봉사를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몽골 해외의료봉사의 기회를 준 KOMSTA와, 진료에 매진할 수 있도록 봉사팀을 이끌어준 김정길 팀장께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
“국민보건 향상 위해 한의의료기관 사용 의약품은 확대돼야 한다”권기태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약정책연구원장 한의학박사, 법학박사 전 식품의약품안전청 한약정책과장 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전문가 한의의료기관에서는 GMP인증을 받은 의약품용 한약재를 사용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한약을 복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의원을 이용한 국민들은 처방된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의약분업이라는 제도와 의약품은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거나 몸에 좋다고 추천받은 한약은 어떠한가? 감초, 구기자, 당귀, 인삼, 황기를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십전대보탕, 쌍화탕, 생맥산 등 한약처방 이름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한의의료기관에서 취급하는 한약이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양약과는 달리, 적지 않은 종류의 한약이 식품용 농·임산물로 유통되고 있어 손쉽게 인터넷 등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2015년부터 정부는 식품용 농·임산물로 유통되는 식약공용품목과 한의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약품용 한약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관리하기 위해 식약처로부터 관리되고 검증된 GMP한약 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에 따르면 한의원·한방병원에서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GMP한약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약재 GMP는 의약품용 한약재를 제조할 때 ‘제조 시설과 기구, 원료 구매, 제조 및 품질검사, 제품 출하’ 등 생산공정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준이다. 2023년 현재 한의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한약은 모두 식약처의 엄격한 관리 기준을 충족한 GMP한약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중금속, 농약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안심하고 한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됐다. 한약이 양약과 동일하게 식약처 인증받은 GMP 의약품인 것을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을까? 정부에서 진행한 2020년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 조사 결과1)에 따르면, 일반국민에게 의약품용 한약재(한약규격품) 인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85.2%가 “모른다”고 응답해 규격품 한약재 사용에 대한 인지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현재 국민들의 인식도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최근 대국민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이 식약처로부터 관리되고 검증된 GMP한약이라는 사실을 설문대상 국민들의 약 60%가 모르고 있다2). 2015년부터 정부는 한약의 안전성 강화 차원이라는 명목 하에 이런 제도를 만들고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이를 잘 준수하고 있다. 또 식약처에서는 GMP한약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되면 바로 회수처리 통보하는 것이 시스템화 되어 있다. 이제는 정부가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GMP한약은 식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가야 하며, 시스템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온 모든 천연물을 GMP한약인 의약품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품목의 한약도 있다 천연물은 특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GMP한약이라는 품목 등록이 어려운 것이 있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하거(태반)다. 2005년 국정감사 때 ‘인태반 유래 의약품’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자하거’를 공정서에서 삭제시킨 바 있다. 이때 한의원에서 한약재인 ‘자하거’를 사용할 수 없게 돼, 필자가 당시 몸 담고 있던 식약청과 보건복지가족부가 함께 협의를 거쳐 3개의 제약회사를 통해 한약조제용 원료의약품(「원료의약품 등록에 관한 규정」(식약처고시) / DMF : Drug Master File)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 현재까지 안전한 의약품이 한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당시 한의사들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환자에게 처방하던 자하거(태반)라는 한약재가 없어지고, 일정한 경로를 따라 제약회사에서 정제되어 제조된 의약품으로 나오게 되는 점에 공감하고, 국민들의 질병 치료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자하거(태반)라는 한약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원료의약품 제도에 적극 협조하고 의약품 공급체계에도 동참하고 있다. 약사법상의 한약의 정의는 “동물·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 주로 원형대로 건조ㆍ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이다 여기서 언급된 “정제된”이라는 것은 가공 처리된 것을 말한다. 한약으로 사용하는 수많은 천연물의 특성은 매우 다양하여, 건조·절단의 가공을 거쳐 모두 GMP한약으로만 유통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앞서 이야기했다. 자하거(태반)처럼 가공 화학처리 추출과정을 거친 정제된 한약이 DMF라는 원료의약품 등록제도를 통해 식약처에 등록된 의약품이 있다. 최근에는 벌침으로 알려진 봉약침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건조밀 봉독 원료의약품(DMF)이 식약처에 등록됐다. 식약처는 앞서 2018년 일부 고혈압약의 원료 중 발사르탄 발암 가능성 이슈 이후로, 원료의약품 등록(DMF) 품목을 확대해 완제의약품 이전의 원료의약품의 안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정책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한의 진료의 경우 의료기관을 찾은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바로 한약과 약침이다. 특히 약침의 경우에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므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안전성을 위해 정부가 탕전실 인증제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다만 자하거, 봉독 등과 같이 천연물의 특성상 GMP한약 체계에서 원료 관리가 어려운 한약도 있다. 이와 같은 품목은 식약처 원료의약품으로 등록된 품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원료의약품의 안전성 관리 정책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관리한 원료를 사용한 한약과 약침을 통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 2015년에 시작된 한의원, 한방병원에서 처방되는 GMP한약은 식약처에서 관리되고 승인된 의약품임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시스템이 마련돼 국민들이 올바른 정보로 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천연물의 특성상 GMP한약으로 품목 등록이 어려운 바, 생약을 정제·추출하여 식약처 원료의약품으로 등록(DMF)된 품목이 한약, 약침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여 국민들이 양질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1) 2020년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 (http://www.mohw.go.kr/react/al/sal0301vw.jsp?PAR_MENU_ID=04&MENU_ID=0403&CONT_SEQ=365877) 2)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한약과 탕전시스템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설문조사·조사수행기관: 글로벌리서치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50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5년 7월7일 동양의과대학(경희대 한의대 전신)의 의방유취중간위원회에서는 『醫方類聚』를 간행한다. 비록 일본에서 1861년 다시 간행된 『聚珍板 醫方類聚』를 옾세트판으로 작업해 완성한 것이었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에서 볼 때 매우 거대한 작업을 완성한 것이었다. 醫方類聚重刊委員會의 편집 및 총괄을 맡은 姜弘範의 발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료보건에 그 비중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한의학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이 진귀한 문헌을 사장함이 한의학계를 위하여 애석한 일이며, 또한 본서를 창간하신 세종대왕 성지를 받드는 의미에서 동양의과대학 중심으로 본서의 중간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의방유취중간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학장 이종규를 선임하고, 부위원장에 교수 권영준, 위원 부교수 윤길영, 부교수 채인식, 부교수 안병국, 조교수 강효신, 전임강사 최용태, 편집 및 총무에 강홍범, 재정간사에 강효신, 필경 및 인쇄 전담에 최형태 외 20여명, 교정에 李在瑛 등으로 구성하였다. 서기 1965년 1월에 시작하여 동년 7월에 총동원 연인원 4893명으로 완성하였다. 끝으로 색인편찬에 조력해주신 분들과 일본판을 대여하는 호의를 베풀어 주신 연세대학교 도서관장 元一漢씨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위의 발문의 일부 내용을 통해 이 『의방유취』를 重刊한 목표와 시기를 알 수 있다. 사실 동양의과대학은 1962년 포고된 학교정비령에 따라 1학년 모집이 중지된 상태였다가 한의사협회의 호소문 발표와 학생, 교수 등 당국자들의 간담회 등 다각적 노력으로 1964년 6년제 한의과대학으로 승격되어 동양의과대학으로 거듭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의방유취』를 간행하여 학술적 일신을 꾀하고자 하였던 것이었다.이 때 사용된 의방유취 판본은 『聚珍板 醫方類聚』로서 1852년 일본에서 키타무라 쵸간(喜多村直寬)이 복간하여 만든 것이었다. 안상우의 「『醫方類聚』에 대한 의사학적 연구」(경희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0년)에 따르면 『醫方類聚』는 세종조에 초고본(1445년), 세조조에 교정본(1464년), 이후 성종초에 초간본(1477년)을 간행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 한의학을 대표하는 의서이다. 그러나 불행하게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 일본 장군 가토기요마사(加籐淸正)가 조선 궁궐에 들어와 『醫方類聚』를 찾아내 일본에 가져가서 日本의 多紀家에서 보존하고 있었던 것을 1852년에 키타무라 쵸간(喜多村直寬)이 복간하여 聚珍版 『醫方類聚』를 간행하게 되었다. 1876년 일본과 丙子修好條約을 체결하게 되는데, 이때 日本은 조약체결을 기념해서 예물로 이 聚珍板 『醫方類聚』를 2질 가지고 오게 되었다. 훗날 이 일본에서 예물로 가지고 온 聚珍板 『醫方類聚』는 고종 때 어의였던 홍철보에 의해 연희전문(훗날 연세대)에 기증되어 보관되게 되었다. 이 연세대 보관 聚珍板 『醫方類聚』를 동양의과대학에서 대여하여 1965년 『醫方類聚』를 간행하게 된 것이다. 청강 김영훈 선생(1882〜1974)은 10권 1책 부록의 1권 앞부분에 “吁以醫方類聚與東醫寶鑑我國之文化財中第二雙璧”이라는 휘호를 적어놓고 있다. 동양의과대학 이종규 학장은 다음과 같이 서문을 쓰고 있다. “…우리는 되찾은 우리의 문화재를 알뜰히 가꾸고 길러서 이 땅에 풍성한 과학의 열매를 맺도록 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다행히 이러한 노력이 침체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한의학계에 새로운 르네상스를 불러 일으키는 한 계기가 된다면 본 대학교 교수나 출판 관계자들이 오랫동안 이 서적 중간에 바친 노고와 본 대학의 경제적 출혈은 과분한 영광과 보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돌아올 보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한의학의 연구발전에 새 활로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절박한 책임감에서 이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
한의학·중의학의 초음파 활용 현황 ‘공유’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이하 한의학회)가 지난 7일 중국 광저우 및 선전을 방문, 현재 한의학과 중의학에서 활용되고 있는 초음파의 활용현황을 공유하는 등 양국 전통의학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방문은 동방메디컬·마인드레이 관계자들의 초청에 의해 진행됐으며, 방문단에는 최도영 회장을 비롯한 한의학회 임원진과 함께 서울시한의사회 박성우 회장·김민수 부회장, 양기영 대한침구의학회장, 이진무 대한한방부인과학회장이 참여했다. 전통의학·통합의학서 활발히 활용되는 초음파 방문단은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및 광동성중의원을 방문, 중의학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진단 및 치료의 현황과 더불어 근골격계 및 부인과 영역에서의 초음파 영상 사용, 한의학에서의 초음파 활용 및 연구 발표 등 학술 교류를 진행했다. 이날 방문한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은 1964년 설립된 대규모 종합중의학병원으로, 2015년 광동성 중의학 임상연구원의 설립인가를 받아 중국의 고등중의약 임상교육, 의료, 과학연구의 중요한 기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연간 응급진료량이 280만명 달해 광저우의 모든 병원(중의약병원과 양방병원 포함) 중 최고 수준이다. 중의학의 혁신적 발전에 초음파 큰 역할 먼저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에서는 ‘전통의학 및 통합의학에서 초음파 영상 사용’에 대한 학술 교류가 진행됐다. 중국측에서는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의사학과총괄 및 의료영상교육실 부주임이며 중국중서의학협회 초음파의학 전문위원회 위원장인 Ping Zhao 교수 및 Jia Jie 박사가 ‘중의학의 혁신적인 발전에서의 초음파 의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중의학 내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한 부인과 및 근골격계 영역에서의 진단 및 중재 시술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Ping Zhao 교수는 “초음파 의학의 급속한 발전은 중의학의 진단 및 치료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의학 초음파 학자 및 임상의는 초음파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중의학 분야에 적용해 효능 평가를 정량화하고,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으로 전통 중의학 계승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초음파 유도하 침 시술 연구 및 임상 사례 공유 한국측에서는 이승훈 한의학회 홍보이사(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가 ‘한국 한의학 내 초음파 유도하 침 시술 연구 및 임상 사례’를 발표했다. 이 이사는 △한국 내 초음파 연구를 고위험 경혈의 초음파 스캔 연구 △초음파 유도하 한의 중재술 △특정 시술에 대한 초음파 유도하 중재술 프로토콜 등에 대해 소개했으며, 특히 근골격계 임상에서 초음파 유도 하에 약침, 도침, 매선을 각각 시술한 임상례를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백용현 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임상 활용 확대 및 향후 수가 반영을 위해서는 교육과 근거 창출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학회 중심으로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한의계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ICMART 2024’에 중국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당부 이와 함께 광동성중의원에 방문한 한국 대표단은 광동성중의약학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중 학술 교류의 장을 이어갔다. 최도영 회장은 지난 1994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의학·중의학 전문가들이 ‘한·중 학술대회’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오는 10월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전국한의학학술대회(영남권역) 행사의 일환으로 한·중학술대회가 개최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최 회장은 “내년 9월27일 제주에서 개최하는 ‘ICMART 2024’는 대한한의학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유럽에서 많은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도 ICMART에 관심을 갖고 많은 관계자가 참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Lv Yubo 광동성중의약학회장은 “한의학과 중의학은 지속적으로 교류할 필요성이 있다”며 “ICMART 2024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은 “대한한의영상학회장을 역임하며 2000년대 초부터 초음파 교육과 임상 활용을 위해 힘써왔는데, 오늘과 같이 한의학과 중의학의 초음파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의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을 논의할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제는 서울시한의사회장으로, 한의사 회원들이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초음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급여화 추진 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초음파 업체 마인드레이 방문 및 ICMART 협조 요청 이밖에도 대표단은 중국 선전에 위치한 글로벌 초음파 제조업체 마인드레이의 본사와 공장을 방문, 마인드레이 초음파의 글로벌 사용 현황 및 제조 시설을 둘러본 후 중의학에서의 초음파 사용 사례 및 한국 초음파 시장 현황 및 연구 상황을 공유했다. Pengcheng Huang 마인드레이 글로벌초음파총책임자는 “한국의 초음파 시장 확대를 환영한다”며 “초음파를 통한 한국 한의학의 발전에 마인드레이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경태 ICMART2024 재무분과위원장은 “ICMART2024에서 초음파 관련 세션을 기획·운영할 계획”이라며 “초음파 세션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중국 의료진과 마인드레이 관계자의 적극적 참여 및 후원을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
접대비 복리후생비 구분과 상품권 경비 처리는?김조겸 세무사/공인중개사 (스타세무회계/스타드림부동산) 명절을 앞두고, 고객·직원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상품권을 구입하는 것이 어떤지 세무상담을 많이 하게 된다. 이번호에서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직원 및 거래처 접대용 지출에 대한 상품권 세무 처리에 대해 정확히 짚어보려 한다. 상품권의 비용 처리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복리후생비와 접대비의 차이에 대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직장 체육비, 직장 문화비, 직장 회식비, 국민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와 임원,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경조사비 등에 해당한다. 3. 상품권 비용 처리 (1)고객·거래처에게 지급하는 경우 - 상품권을 사업과 관련된 고객·거래처에게 지급하는 경우, 접대비로 반영된다. - 접대비의 경우 연간 3600만원+@(매출액의 일정 비율)의 한도로 경비로 반영되는데, 접대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품권 구입에 대해서 적격증빙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카드결제 또는 현금영수증). (2)직원에게 지급하는 경우 - 상품권을 직원에게 지급하는 경우, 이는 사업주가 직원에게 지급한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상당액에 해당돼, 상품권 지급액을 직원 급상여에 포함하여 연말정산하는 방법이 원칙이다. 다만, 실무상 검증이 어려울 수 있어 사업자에서 상품권 구입액에 대해서만 복리후생비로 경비처리 반영하는 방법이 있지만, 추후에 세무조사 등을 받는 경우 세액을 추징당할 수 있다. 따라서, 직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별도의 상품권 수령확인서·확인내역을 관리해야 한다. (3)상품권은 먼저 금전과 동일한 성격으로서, 누구나 쉽게 구입하고, 거래의 흐름이 불명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 있지만, 국세청도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단순하게 거래처에게 줬다거나, 대표자 개인이 사용한 후 직원에게 줬다는 등의 불명확한 사유로 거짓으로 소명할 수 없다. 따라서, 명확하게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지급됐는지 지급내역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위 양식과 같은 상품권 관리대장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4. 한약 등 한의원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직원에게 선물한 경우 자체 생산한 제품이나 판매하는 제품을 직원에게 선물하는 경우 역시 급여처리 대상이다. 다만, 급여로 보는 금액은 자체 생산한 제품의 원가가 아니라, 지급시 시가에 해당하는 가액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스타세무회계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bxngtxl E-mail: startax@startax.kr, 연락처: 010-9851-0907 -
[시선나누기-27] 몸은 살아 있다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선생이 등에 메고 있는 가방에 비죽이 솟은 원통이 보인다. 무어냐고 여쭙자 웃으며 대답한다. “나는 이것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연을 할 수 있어.” 원통의 뚜껑을 열자 돌돌 말린 한지가 통 안에 들어 있다. “해외 공연을 했는데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거야. 이게 종이라는 말을 듣고 말이지. 그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해. 천이거나 가죽이라고 생각하더라고. 공연 내내 흔들고 구기고 잡아당겼는데 찢어지지 않으니까.” 한 존재가 흔들리며 거기에 있다 그가 발끝으로 한지의 양쪽을 밟고 서서 가슴께까지 오는 종이를 가득 펼쳐 그 뒤에 숨었다 나타났다 할 때, 공연을 처음 본 나는 그것이 한지인 줄 단번에 알았다. 하지만 외국 사람들 눈에는 당연하게도 그것이 천으로 보였을 것이다. 선생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나 또한 외국 사람들의 눈을 상상하지 못했다. 바닥에 펼쳐 놓은 한지 위에 떨어진 꽃 조각들이 연한 풀냄새와 꽃냄새를 풍긴다. 선생은 천천히 한지의 양쪽 끝을 들어 올린다. 가운데가 처져 내린 한지를 넋인 양 어린아이인 양 이리저리 어르다가 선생은 한쪽 끝을 놓아버린다. 꽃 조각들이 튀밥처럼 허공에 뿌려진다. 남은 한지가 손끝에서 휘날린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나는 김소월의 ‘초혼’이라는 시를 떠올린다. 하필 한지는 저렇게 흰가. 미련도 없이 꽃을 뿌린 선생은 한지로 얼굴을 가리고 팔을 들고 벽에 붙어 선다. 한지 밑으로 그의 다리와 맨발이 보인다. 징 소리, 거문고 소리. 일렁이는 한지. 한 사람을 가린 채 허공에서 펄럭이는 한지는 마치 서 있는 혼령처럼 보인다. 급박한 리듬으로 흔들리자 한지는 물소리 같고 비닐 소리 같은 마치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낸다. 그는 이제 두 손으로 한지를 잡고 발가락 끝으로 한지를 밟아 세운다. 팽팽하고 네모난 한지가 조명을 받아 반투명하게 빛난다. 선생은 천천히 한지 뒤로 숨는다. 사람 그림자 하나가 한지에 비친다. 쭈그려 앉은 채 한지를 흔들자 흰 종이에 검은 그림자 하나, 한 존재가 덧없이 그러나 확연하게 흔들린다. 흔들리며 거기 있다. 마침내 스르르륵 그를 놓아준다 선생은 한지 위로 얼굴을 내민다. 두 손으로 한지를 모아 허공에 길게 눕히더니 손바닥을 쳐서 한지를 띄워 올린다. 둥실둥실 한지가 공중에서 논다. 날렵하게 한쪽 끝을 잡아챈 선생은 한지를 들고 걷는다. 얼굴을 덮은 채 한지를 가슴에 얹고 걸어 나온다. 가슴을 껴안고 목을 껴안고 얼굴을 감싸 조른다. 구겨지며 오그라붙은 한지가 흰 탈처럼 선생의 얼굴에 붙어 있다. 얼굴을 가린 탈. 얼굴을 가린 꽃. 선생은 바닥에 흩어진 꽃을 손으로 쓸어 한지 위로 냄새 맡는다. 한지에 꽃을 비빈다. 탈이 맡는 꽃향기. 그러나 아무리 한지를 뒤져도 거기에는 향기의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지를 모아 쥐어 기둥을 만든 선생은 손바닥에 올리고 허공에 기둥을 세우려 한다. 종이 기둥은 이내 꺾인다. 슬픈 표정으로 선생은 손아귀 가득 한지를 구겨 넣기 시작한다. 징 소리, 거문고 소리. 두 손 안으로 회오리치듯 구겨 넣은 한 줌의 종이 뭉치. 한 줌의 탈바가지. 한 줌의 얼굴. 한 줌의 넋. 손바닥에 올린 한 뭉치의 한지를 바라보다 선생은 천천히 한지를 당겨 편다. 하얀 탯줄 같은 한지가 생겨난다. 말아 접어 쥐더니 다시 부채처럼 펼친다. 흰 공작 깃털이 공중에 생겨난다. 선생은 이제 한지를 털기 시작한다. 빨래를 털듯이 힘차게 털며 제자리를 돈다. 한지 찰랑이는 소리가 무대에 가득하다. 찢어질까? 한지는 그래도 찢어질 줄 모른다. 사방팔방 시방세계에 한지를 뿌려대던 선생은 저러다가 기진하지 싶은 순간 고요히 멈춘다. 두 팔을 허공을 향해 뻗고, 한지로 얼굴과 가슴을 덮고, 선생은 기도하듯 멈춰 선다. 한 사람을 감싸는 흰 종이가 거기 있다. 접혔다가 펴졌다가 구겨졌다 다시 탈탈 털린 한지는 빳빳함도 잃고 주름투성이지만, 주름은 자국으로만 남아 한지를 차분하고 부드럽고 평평하게 만든다. 풍파가 다녀간 종이 한 장의 형상. 선생은 두 팔을 엇갈려 가슴 가득 한지를 감싸고 걸어 나오다가 마침내 스르르륵 그를 놓아준다. 한지는 한 장의 천과 같이 선생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려 바닥에 눕는다. 한 사람으로부터 분리되는 한 사람처럼, 혹은 선생의 분신처럼. 종이 한 장으로 하나의 사랑을 만들고, 하나의 죽음을 만들고, 하나의 넋을 달래고, 마침내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온 듯이 선생은 눈 감고 무대에 고요하게 서 있다. 풀물과 꽃물이 일생의 자국처럼 배어 있었다 이날 공연 노트에는 이렇게 적힌다. ‘꽃은 몸이다. 꽃이 손아귀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몸도 산산이 부서진다. 손아귀에는 향기만 남아 있다. 한지는 몸이다. 몸과 어우러지는 한지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들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몸이 살려달라고 소리친다. 몸이 죽어간다고 소리친다. 내 몸은 아직 살아 있다.’ 환호와 함께 공연을 마치고 좁다란 출연자 대기실로 들어간 선생은 한참을 나오지 않으셨다. 십여 분 동안 선생은 몸과 마음을 다 사른 듯했다. 정중동 동중정의 파도가 무대를 쓸고 빠져나갔다. 마룻바닥에는 여기저기 파편처럼 꽃송이와 부러진 꽃대들이 널려 있었다. 공연을 마친 뒤 선생은 나에게 잘 접힌 한지를 건넸다. ‘공연 끝나면 항상 한 사람에게 선물로 주거든.’ 한지를 펼치니 거기 풀물과 꽃물이 일생의 자국처럼 배어 있었다. -
전국 74개 의료기관, 해킹 등으로 환자개인정보 대량유출 의혹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이 보건복지부·한국사회보장정보원·한국인터넷진흥원·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총 74개 의료기관에서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규모별로 보면 △상급병원 4건(5.4%) △종합병원 13건(17.5%) △일반병원 22건(29.7%) △의원급 35건(47.2%)으로 나타났으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침해사고 유형은 환자진료정보 파일을 암호화해 사용 불가 상태로 만들어 금전을 지불토록 유인하는 ‘랜섬웨어 악성코드’가 68건(90.5%)으로 가장 많았고, DDoS(디도스)공격과 해킹, IP유해 공격은 각각 2건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들은 의료기관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특히 상급병원이나 종합병원처럼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환자들의 개인정보가 수십만 건 유출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랜섬웨어, 해킹, 디도스 공격 등으로 다수의 의료기관이 금전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A종합병원은 4500만원을 주고 랜섬웨어로 암호화된 환자진료정보를 복구했고, B의원의 경우에는 3300만원을 주고 복구업체를 통해 해커와 협상 후 상황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이같이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랜섬웨어, 해킹, 디도스와 같은 사이버 침해사고를 당하는 이유는 국내 의료기관들이 의료정보보호센터 보안관제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의료법’ 제23조의4(진료정보침해사고의 예방 및 대응)에 근거해 국내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침해사고를 예방하는 보안관제 서비스 업무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 상급병원 중 국공립 대학병원들은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보안관제 서비스에 별도로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급병원 45개 중 해당 서비스들에 가입한 의료기관은 15개, 대학병원 중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보안 서비스에 가입한 12개 의료기관을 제외하고 나머지 18개(40%) 상급병원은 사이버 침해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 267개 종합병원 중 해당 보안관제 서비스에 가입한 의료기관은 19개(7.1%)에 불과했다. 일반 병원이나 의원급보다 상대적으로 병원 규모가 큰 상급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조차 해당 보안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서비스 가입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았고, 연간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관리 연회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안서비스를 가입하면 이와 관련된 전산인력도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김영주 의원은 “의료법상 사이버 침해사고 예방 서비스 가입이 의무화이지 않다는 이유로 상급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이 보안관제 서비스 가입에 소홀한 실정”이라며 “관련법 개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병원들의 보안관제 서비스 가입 의무화 및 이를 소홀히 한 병원들에 대한 과태료 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며, 더불어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하루 속히 피해 의료기관들 중 환자개인정보 유출 여부에 대해서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주 의원은 국내 상급병원과 종합병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사이버 침해사고 예방 서비스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의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하다”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하다는 판결이 재확인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9형사부(재판장 이성복)은 14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시키는 원심(제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인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지난해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파기환송한데 따른 결정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파기환송심 선고는 당초 8월 24일 예정돼 있었으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소송인들이 재판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것이 지연되면서 이날(14일) 선고가 이뤄졌다. 이 사건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박 모 원장이 2010∼2012년에 걸쳐 초음파 진단기기를 이용해 내원한 환자의 질병 상태를 파악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심과 2심 판결을 통해 박 모 원장에게 의료법 위반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3심 재판부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22일 박 모 원장의 의료행위는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건을 재심리하도록 파기 환송시켰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결문을 통해 “한의사가 진단의 보조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보건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킨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한의사가 환자의 복부에 한의학 진단의 보조적 수단으로 초음파 기기를 사용한 행위를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한한의사협회는 새로운 판단기준의 근거가 될 각종 자료들을 구하여 법조계에 제출해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확인시켰으며,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하며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해 왔다. 특히 지난 달 11일 홍주의 회장과 한홍구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직접 방문해 제출한 탄원서에서는 초음파 진단기기는 서양의학적 원리가 아니라 물리학적 원리에 기초한 것으로써 인체에 대한 잠재적 위해성 등의 측면에서 혈압계나 체온계 등 일상생활 영역에서 널리 이용되는 의료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시와 같이 한의사가 환자에게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과거 한의학적 진찰법으로 사용하던 사진(四診)에 보조적으로 사용하여 그 변증유형 판정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는 게 지극히 타당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재판 현장에 참석했던 한홍구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이 늦춰지면서 재판부의 판단 여부에 다소 불안한 부분도 있었지만 옳은 것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이어 “2010년부터 시작된 기나긴 싸움이 이제야 비로소 막을 내렸다”면서 “한의사들의 의권 신장과 직결된다는 판단아래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수도 없이 재판정을 드나든 해당 한의사분의 열정과 노고에도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또 "한의약육성법이 2003년에 제정되어 2011년에 한번 개정되고 금년 6월30일 두번째 개정이 있었으나 한의사에게 필요한 정책은 답보 상태에 있고 헌법재판소와 법원을 통해서만 한의사들에게 필요한 판결이 나오고 있으나 이제는 정부가 한의학 육성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주의 회장은 “재판부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제시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판단을 존중해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대한한의사협회 3만 여 한의사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현대 의료기기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생명 수호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또 “현재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의 근골격계 초음파 재교육에 대한 일선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이 개원가의 임상 현장에서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현대 진단기기의 급여화에도 온 힘을 쏟아 양질의 한의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의약으로 대사증후군 예방해요!”인천 중구보건소(소장 정한숙)는 지난 13일 보건소 대강당에서 지역주민 30여 명과 함께 ‘2023년 2기 한의약 비만 건강관리 교실’ 개강식을 개최했다. 한의약 비만 건강관리 교실은 한의약·영양·운동의 통합적 관리로 비만·고지혈증·당뇨·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 심뇌혈관질환 합병증이나 각종 성인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개강식을 시작으로 12주간 매주 수요일 진행되며, 한약 또는 침을 결합한 한의치료로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 한편 영양·운동 교육을 병행해 생활습관 개선과 지속적인 비만 관리가 가능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이날 개강식에서는 대사증후군의 한의학적 관점 교육, 식단관리를 위한 영양교육, 워크온을 활용한 걷기 운동 안내 등을 통해 프로그램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보건소 운영 프로그램 참여 등 관심 있는 주민은 중구보건소 영양운동상담실·만성질환상담실을 방문하거나 전화(032-760-6037∼8)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