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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한의사에 의한, 한의학을 위한 영상의학”“한의의료기관에서 영상 데이터(Medical Imaging)를 이해하고, 판독해 진료시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대한한의영상학회(회장 송범용·고동균)가 영상의학, 특히 임상에서 활용빈도가 높은 근골격계 MRI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작해 한의사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영상은 우석대·원광대 한의과대학에서 영상의학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의영상의학회 신민섭 학술교육부회장이 참여해 약 21시간 분량의 근골격계 MRI 교육영상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으로, 한의사 전용 온라인 플랫폼인 메디스트림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 신민섭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지난해 원광대 한의과대학 본과 3학년 학부수업에서 근골격계 X-ray와 근골격계 MRI의 전 과정을 강의했다”며 “이처럼 한의사에 의한 영상의학 교육이 한의과대학에서는 이미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 개원한의사 회원들에게도 체계적인 영상교육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료한 임상사례 중심으로 교육 진행이번 교육프로그램에서 제시된 임상사례는 신 부회장이 직접 진료한 환자의 케이스를 기준으로 준비됐으며, MRI의 촬영 빈도가 가장 높은 요추 디스크 질환, 어깨 회전근개 질환, 무릎 연골질환 등에서 다양한 증례를 들어 MRI 검사상 수술이 필요 없는 증례의 경우에는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부적인 프로그램은 △Introduction to the MR Imaging part 1. Basic △Introduction to the MR Imaging part 2. Advanced △MR Imaging Approach Cervical Anatomy for MR Imaging △Cervical MR Anatomy and Checklist △Cervical MR Imaging in Clinical Practice △Thoracic MR Imaging in Clinical Practice △Lumbar Anatomy for Medical Imaging △Lumbar MR Anatomy and Checklist △Lumbar Disc Nomenclature △Lumbar MR Imaging in Clinical Practice △Shoulder Anatomy and Function for MR Imaging △Shoulder MR Anatomy and checklist △Shoulder MR Imaging in Clinical Practice △Knee Anatomy and function for MR Imaging △Knee MR Anatomy and Checklist △Knee MR Imaging in Clinical Practice 등 16개 부분으로 나눠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신민섭 부회장은 “강의 내용은 영상의학의 기본개념에서부터 시작해 영상(medical imaging)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 척추(경추·흉추·요추), 무릎, 어깨 등 임상에서 검사빈도가 높은 질환을 중심으로 돼 있다”며 “또한 환자들이 가져오는 영상 CD를 직접 판독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한의 임상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강의를 구성, 임상의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설명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의사에 의한 영상의학 교육 보편화·체계화특히 신 부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개설된 의의는 한의사에 의한 한의학을 위한 영상의학 교육이 보편화·체계화돼 있다는 점과 더불어 한의사들이 영상 진단기기 등을 활용하고 이를 임상에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또한 실제 진료실에 내원한 환자의 증례를 기준으로 수술적 방법이 필요한 경우와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지 않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도 한의사들의 임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근골격계 MRI의 경우는 환자들이 스스로 영상의학과를 찾아 직접 검사한 이후에 한의원을 찾는 경우도 많고, 한의원에서 영상의학과에 MRI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강의를 통해 한의사들이 의료기기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직접 환자들에게 설명을 해나간다면 앞으로 한의 진료환경에서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근골격계 X-ray 강의로 보수교육을 진행했던 대한한의영상학회는 더 완성도 높은 근골격계 X-ray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올해 하반기 보수교육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
제주한의약연, 제주산학융합원과 업무협약(재)제주한의약연구원(원장 송민호)은 (사)제주산학융합원(원장 이남호)과 2일 ‘제주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제주 한의약자원의 기능성 규명 및 실용화 기술을 보유한 기관이며, 제주산학융합원은 산학 R&D 및 인력양성 연계가 가능한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ICT·BT 기술을 융합한 제주형 미래바이오산업을 추진하는 양 기관의 발전에 강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특별 방역대책에 따라 진행된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한의약 및 바이오산업 산학연 협력체계 강화 △국가연구개발사업 공동과제 발굴 및 협력 △연구인력 및 장비활용 교류 강화 △연구분야 전문인력양성 및 일자리창출 확대 △기타 상호 필요하다고 협의된 사항 등에 대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제주한의약연구원 송민호 원장은 “4차 산업 전환으로 기업경쟁과 인재육성은 시급한 당면문제가 됐고 글로벌 혁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며 “양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지역경제 발전 선도와 미래유망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산학융합원 이남호 원장은“이번 업무협약은 양 기관이 우수한 연구인력과 기술자산을 바탕으로 상생하고 성장하는 데에 새로운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
“한약조제지침서 수록 증상을 넘어 과도하게 진찰했다면?”[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불법의료행위 관련 유형별 판례를 통해 무면허의료업자의 대표적인 불법의료행위에 대하여 소개한다. A씨는 한약국을 운영하면서 지난 2018년 7월 “살을 빼려고 하는데 한약을 지어 달라”는 손님 B씨의 말에 진맥을 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B씨 양 손목의 맥을 짚고, 혀를 관찰하면서 “약간 비위가 약하고 빈혈 끼도 있다”며 “신진대사율도 떨어져 비위가 무력하고, 에너지로도 다 안 가다 보니 기가 딸린다”고 진단하며, ‘이중환’ 대신 ‘방풍통성산’을 조제·판매했다. 이에 검찰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한다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위반에 따라 A씨를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로 판단하고 기소했다. 하지만 A씨는 재판에서 “보건복지부의 고시인 한약처방의 종류 및 조제 방법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약조제지침서에서 정하고 있는 100가지 종류의 처방 중 ‘이중환’이나 ‘방풍통성산’의 적응증을 확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한약사에게 허용되는 행위이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어 “환자의 손목을 잡은 것도 심장박동을 느끼기 위해 잡았으며, 보기에 환자의 얼굴에 핏기가 없는데 살을 빼고 싶다 하니까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심장이 힘차게 뛰는지 확인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B씨에게 혓바닥을 내밀게 한 다음 이를 관찰한 것에 대해서도 A씨는 “약을 잘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던 것 뿐”이라고 부인해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한약조제지침서에 수록된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맥을 짚어 그 적응증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넘어 의료법상 금지된 의료행위인 환자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의 맥을 짚는 행위를 했다”며 항소했고, 이에 수원지방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를 유죄로 판결했다. 맥진 후 한약사의 건강상태 해석은 ‘진찰’ 재판부는 먼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행위의 정의와 무자격자의 위해 정도, 진찰의 정의 등을 명시한 판례를 통해 A씨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했다. 먼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는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된 의료행위만 할 수 있도록 하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등)”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진찰의 정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판단하는 것으로서 그 진단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4102 판결 등)”고 판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러한 점들을 비춰 봤을 때 A씨가 단순히 맥을 짚어보면서 맥박의 세기 등을 확인한 것으로만 보지 않고, 의료행위에 속하는 진찰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A씨는 혀를 관찰하는 행위를 한 후 ‘비위가 약하다. 빈혈이 있다. 신진대사율이 떨어졌다’ 등의 말을 함으로써 B씨의 건강상태를 규명·판단했다라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보건위생 위해 없어도 무자격자 의료행위 ‘위법’ 그러면서 재판부는 “자신의 행위는 B씨에게 처방하려고 했던 이중환에서 실제로 처방한 방풍통성산의 적응증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로서 한약사에게 허용되는 행위이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한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 없음’이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약사인 C씨의 증언에 따르면 다이어트 목적으로 이중환을 조제하지는 않는데다 보통 방풍통성산을 조제할 때 맥을 짚거나 혀를 관찰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즉,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B씨의 양 손목의 맥을 짚고 혀 등을 관찰한 다음 말한 일련의 행위는 환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판단하기 휘해 행해지는 진단(촉진, 시진)에 이어 병상이나 병명을 규명한 ‘진찰’에 까지 나아간 의료행위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의료행위를 하였으므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위험성이 아주 큰 행위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
“자주 오는 환아에게 병원 놀이는 ‘맥진하고 침놓는’ 놀이예요”[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주도에서 영·유·소아 특화한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태 더아이맘한의원장에게 영·유·소아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상의 어려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제주특별자치도 영·유·소아 특화한의원 ‘the아이맘한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원장 김정태다. 2005년에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한방병원에서 2008년 2월까지 근무 후 2008년 11월에 제주로 이주해 14년째 진료하고 있다. Q. 돌 전 아이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다. 2006년에 태어난 첫째가 심한 ‘야제증’을 가진 아이였다. 출생 직후부터 제 아이는 하루의 반 이상을 자지러지게 울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도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깨어나 수 시간 울기를 반복하는 심각한 야제증이 1년 넘게 지속됐고, 성장 부진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고열로 입원을 반복하곤 했다. 병원 수련의 근무 때문에 육아에 참여하지 못했던 제 빈자리를 혼자 채우던 아내는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던 아이의 상태는 1년이 넘는 동안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으로의 파견근무를 하게 됐지만 도저히 아이와 아내를 둘만 둘 수 없어서 2008년 병원을 퇴사했다. 그 후 몇 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오롯이 가정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제주도로 이주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저의 역할이 절실했던 시절이었다. 2008년 가족을 위한 제주도로의 이주 결정이 제 삶과 제 진료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다. 아이와 아내를 위한 가정생활을 다짐한 후 우선 소아과 교과서와 시중의 육아에 관련된 책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진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서였다. 그것이 바로 지금 영유소아 진료를 주로 하는 한의사로서의 출발이 됐다. 어떤 환자를 만났을 때보다 가장 진심의 공감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영유소아 진료였고, 그러한 저의 절실함이 저의 길이 되어 2012년에 ‘아이맘한의원’을 개원, 2020년에 ‘the아이맘한의원’으로 확장 이전 개원해 10년째 영유소아 특화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아이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먹기 쉽게 증류한약으로 처방하고 있다. Q. 진료를 시작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빠르면 산후조리원 퇴소 시점인 생후 16일에 처음으로 한의치료를 경험한다. 야제증, 태열, 신생아 변비, 영아산통, 감기 등 내원의 이유는 다양하다. 한의사인 제가 봤을 때에는 심각한 증상이 아니더라도, 환아의 부모에게는 그 환아의 모든 상태가 얼마나 걱정스러운지 짐작하기 때문에 환아의 증상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안함도 함께 충분히 듣고 상담한다. 그런 시간을 가진 후, 환아에게 침 시술을 하고 부모님에게는 가정에서의 아이 돌봄에 대한 팁을 드리는 식으로 진료를 진행한다. 그렇게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침 시술을 경험한다. 그래서인지 규칙적으로 내원하는 환아의 경우 병원 놀이를 할 때 청진기와 주사 대신, 손목을 잡고 맥진을 하고 침 시술 흉내를 내며 놀이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매일 반복되는 진료가 이 아이들의 평생에서 한의원에 대한 첫 기억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제게 진료를 받았던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됐을 때에도 아플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료하고 있다. Q. 진료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저희 한의원은 신생아부터 침 치료를 시행한다. 그래서 처음 ‘아이맘한의원’을 개원했을 당시 침 시술에 대한 보호자들의 저항감이 참 힘들었다. “이 작은 아기에게 어떻게 침을 맞히나요?” 하고 놀라서 쳐다보는 보호자들에게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꼼꼼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치료 동의를 받는 데에 치료보다도 더 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해 잘 치료를 받던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어릴 때야 뭣 모르고 부모님에게 안겨 와서 침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고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또다시 치료에 대한 동의과정을 거쳐야 했다. 예전에는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하면 됐지만 그때는 환아의 눈높이에 맞추어 침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했다. 이런 치료의 전 단계는 10년 째 저희 한의원에서는 하루에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이며 이러한 과정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환아의 좋은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제게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가 있다. 그렇게 매일 환아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가며 환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설득하면서 그 반복되는 일상을 열심히 극복하는 중이다. Q. 영유아에 대한 침 치료의 강점은? 가끔 육지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신 환아 보호자 분들이나 또는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 환아들의 진료 소개 부탁을 받게 될 때가 있다. 영유아기의 야제증이나 감기 등의 이유로 침 치료를 받고 싶은 환자들의 문의다. ‘영유아의 침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기 힘들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분명 저 말고도 치열하게 영유아 환자들을 진료하며 영유소아 침 시술에 열을 올리고 계신 한의사 동료들이 곳곳에 많이 계실 줄 알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저 또한 지역적으로 소개해드리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소아과의 침구분야는 한방소아과가 더욱 밀접하게 환자들에게 다가가려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아과 환자들의 경우, 특히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자기 몸의 상태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맥진을 통한 진단이 강점이 되고, 회복력이 놀라운 소아과 환자들에게 침 치료는 예후 또한 좋고 치료 속도도 빨라서 한방소아과의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수 한의사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부분을 지켜나가기에 벅참을 저 또한 느끼기 때문에 소아 침구학을 많은 선후배님들과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모로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한의사로 살아가는 삶에 감사한다.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영유아 환아들의 보호자들의 관심사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오늘 하루도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보호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떻게 지냈는지 등 기본적인 관심으로부터 환아의 치료를 시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의학을 어렸을 때부터 경험하는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에게 편안한 첫 한의치료의 기억을 선물하고 싶다.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몸이 불편할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
“의료봉사활동, 좋은 영향력 발휘해 즐거움 받아가는 것”보건의료통합봉사회 연 나 현 진료부장 지난 7월 10일 보건의료통합봉사회(회장 손창현, 이하 IHCO)의 농촌재능나눔 의료단체 활동지원사업 ‘다시, 함께 잇다’를 통해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의 농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실시했다.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찾아주신 노인 분들에게 안전하게 양질의 진료, 보건의료교육, 체험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우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어려운 시기에 오랜만에 이루어진 봉사였기에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함께한 의료진 모두 온 힘을 다해 진료에 임해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진료가 재미있다’였고, 그래서인지 이번 활동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매일 하던 진료가 갑자기 왜 재미있었을까? 보건의료계열 학생들은 학창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막상 의료인이 되고 나서는 시간적인 여유나 기회가 부족해서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고를 들여 봉사에 임하면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오롯이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진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깨달은 바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하던 진료이지만 조금은 색다른 기쁨을 얻게 된다. 영월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받아야 할 의료를 접하기 힘든 의료취약지역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어 본인이 받아야 할 적절한 처치를 모르거나 미루고 계시는 등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항응고제를 복용하시면서 대량의 사혈을 원하시는 분, 혈압약을 임의로 중단하고 본인의 혈압이 얼마인지도 모르시는 분, 발목 염좌로 인해 캐스트를 하고도 1달 넘게 지속되는 붓기에도 아무 치료도 받지 않고 계시는 분 등 그런 분들에게 현재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처치를 시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의료기관에 방문해 어떤 치료를 받으시는 게 적절한지 말씀드렸고, 당일의 치료에 국한되지 않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진료에 임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실했고 즐겁다는 공통된 감정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의원에 한 번도 내원해보지 않은 어르신도 계셨다. 그런 분께는 한의학에 대한 첫 인상이 좋을 수 있게 소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치료에 대해 안내드리고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치료를 받는 게 효과적임을 설명 드리며, 거부감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나가실 수 있게 설득했다. 역시 봉사는 우리가 매일 하는 진료의 연장선일 뿐이며 기꺼이 해야 하는 일들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요즘 시대의 진료란 단순히 술기나 처치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하는 것이고, 그것이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의료 봉사에 가면 이러한 소질을 자연스럽게 발휘하게 된다. 의료소외지역의 취약계층은 보통 정보를 명확히 제공 받지 못해 적절한 의료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료 봉사에서는 당장의 치료, 처치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상담과 티칭에 힘을 쏟게 되는데, 실은 이것이 평소에도 의료인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다행히 이번 봉사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의료진 덕분에 다들 충분한 시간을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쏟을 수 있었다. 그분들께 필요한 치료를 시행하고 앞으로 어떠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할지 세심하게 조언하며, 오늘의 봉사가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보다 건강해질 수 있도록 성심을 다했다. 그런 의료진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어르신들도 편하게 많은 질문을 해주셨고, 분에 넘치는 감사의 표현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성과라고 한다면 한의학을 낯설게 생각했던 몇몇 분들께 한의치료의 우수함을 알리고, 이들에게 한의학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또 IHCO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인들과 소통하며 스스로의 발전에도 몹시 이로운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함께할 많은 사람들과 더욱 큰 나눔을 할 것이 기대되는 경험이었다.이렇듯 텍스트로는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이 주는 배움을 받아가는 것이 봉사활동의 가장 큰 수확이다. 환자로 내원하신 어르신들, 함께 준비하는 기획단,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계열 종사자 분들까지 모두에게서 각각 배울 점이 많았다. 어렵게 시간을 내고 노력을 쏟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보답과 즐거움이 돌아오기 때문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다. 앞으로도 많은 의료사각지대를 찾아가는 IHCO의 봉사활동이 계속될 예정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또 받아가는 것이 봉사이다. 환자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한의사라면 의료 봉사 활동을 통해 본인 진료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기회를 가져 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
우리의 한의학-完, 오적산의, 오적산에 의한, 오적산을 위한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 조사’에서 한방의료기관 전체 한약 처방 1순위는 당나라 846년에 만들어진 오적산으로, 56종 보험처방 순위에서도 점유율 49.8% 약제비 79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보험처방에서 지난 30여 년간 연속 1위이면서 8000만 일 이상 투약하였으니, 한 환자에게 3일분씩 계산하면 약 2600만여 명을 치료했고, 제약회사는 1600억 원 이상을 약제비로 지급받았다. 이외에 한방의료기관·한약국·약국에서 첩약과 비보험 처방약까지 합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투약됐을 것이다. 오적산, 그 동안 국민 건강과 질병 치료에 기여했고, 부작용 보고도 없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 문명사회에서 의약품이 30년·2600만 명·1600억 원 이상으로, 또 한의계의 천하제일 우수 명품 처방임에도 그 품격에 걸 맞는 한의학적·의학적·약학적 의약품 자료는 거의 없다. 오적산,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현재 18개 제약회사가 오적산을 생산하고 있다. 의약품을 제조하려면 안정성·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여 심사·승인을 받아야 하나, 법적으로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10종 한의서에 수록된 처방 제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오적산 엑스제제는 이들 자료 없이 제조되고 있고, 오적산 첩약 조제 역시 한의서를 근거로 한 여러 직능인들의 법적 행위로 식약처 관할 업무가 아니다. 이렇듯 전통약 제조 및 조제와 관련한 국가 정책은 오랜 기간 투약한 경험을 인정하고, 또 현실적으로 합성의약품 수준같이 한약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도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만약 한의사·한약사·약사가 제약회사에게 “오적산 제품 QC자료 보여 주세요? 한번 복용하면 효과는 몇 시간 지속되나요? 독성평가 자료 있으세요? 타이레놀과 같이 복용하여도 괜찮은가요? 라벨에 기재된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그 질환 치료율이 몇 %인가요? 가장 심한 부작용은 무엇인가요?”라고 구매자 입장에서 소비자 권리(의사 약사는 합성의약품에 대한 어떤 자료도 문의할 수 있다)를 이야기하거나, 어느 날 갑자기 제약회사가 “원장님이 필요로 하는 오적산 자료 갖다드릴까요?” 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한의서 모독, 한의약 원리 무시, 한의약계 폄훼, 제약업계 불신, 식약처 정책 위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거부, 투자할 필요가 없는 일에 이익 낭비하는 한의약적·사회적·법적·경제적 딜레마에 빠져 버린다.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했는가? 오적산은 중국 일본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기 없는 처방이다. 일본의 한약 처방 147종 중 생산액 14억 원으로 87위이고, 중국은 관련 자료도 거의 없다. 한국 한의계가 아! 이렇게 효능이 우수한 오적산을 모르다니! 안타까워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오적산 적응증에 효과 있는 다른 처방들을 투약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오적산 자료 분량만 단순히 살펴보면, 중국 2페이지, 한국 2페이지, 일본 27페이지다. 일본만 특이한 것은 1988년부터 제약회사가 사내에 의약품 정보담당 조직을 두고, 일본 병원약사회와 함께 오적산에 요구되는 필요 자료와 그 구성으로 13개 분류 71개 세부 항목을 논의했다. 그리고 각 항목 자료 구축을 위하여 자체 또는 외부 연구를 통해 조금씩 해결하면서, 오적산 적정 사용과 평가를 위한 정보 자료를 완성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제약업계는 오적산을 제조하면서 품질 향상과 균질성 관리 기술이 발전되었고, 충분한 복약지침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가? 최근 식약처는 한약제제 제조 관리 지침 미준수와 품질 부적합으로 제약회사에 대한 행정 제재와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연구에 의하면 오적산 정량 및 패턴 분석 결과, 전탕액 보다 엑스제제 지표성분 함량이 낮고 각 제약회사 제품마다 함량 편차도 크다고 한다. 이렇게 의약품 안정성이 흔들리면 당연히 효능이 흔들리고, 이어서 한약제제 신뢰도가 떨어져 구매는 감소하고 한방제약산업은 추락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의계는 지난 30년 동안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하였는가? 外感風寒·內傷生冷·五勞七傷에 의한 증상을 변증논치하여 風寒濕으로 진단된 2600만 환자에게 투약하면서, 특히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각 효능들을 확인했는가? 오적산이 五勞 중 어느 勞, 七傷 중 어느 傷, 五積 중 어느 積, 十種 腰痛 중 어느 腰痛에 더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한의학계 지침이 있는가? 그리고 이들 각 원인별, 각 증상별 치료율은 몇 %인가? 의학 질병인 감염성 관절병증에서부터 원인 불명의 생체 역학적 병변들 중에 효과 있는 새로운 적응증은 발견하였는가? 또 감미 오적산(< 15종 한약재), 원방 오적산(15종 한약재), 가미 오적산(>∞ 한약재) 중 어느 처방이 각 효능에 통계적으로 몇 % 유의성이 있었는가? 그리고 각 질환에 오적산 단독과 병용한 침, 뜸, 부항, 추나요법, 매선요법, 한방물리치료, 약침 등이 각 시술별로 병용 효과 차이가 몇 %있다는 논문이 있는가? 혹시 2600만 환자 중에 몇 %가 風寒濕이 제거 안 되었고, 그 원인은 밝혀졌는가? 또 부작용 보고는 잘하였고, 10만 명당 발생 비율은 몇 %인가? 오적산은 곧 한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다 30년 2600만 환자 빅데이터에서도 양질의 근거 창출이나 향후 임상·교육 현장에 기여할 어떤 좋은 자료를 찾을 수 없다. 결국 한의계는 세상 어디에서도 좋은 자료가 생성 안 되니, 다음에 더 합리적이고 치료율 높은 진료를 할 수 없고, 학교에서는 더 효율적이고 일목요연한 교육이 안 되는 악순환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히 한의계는 다른 방법이 없고 오직 한의서에서 오적산 읽고 해석하고 암기하고 고민하는 것이 공부이고, 각자 자기만의 배타적 오적산 主觀 세우 것이 가장 올바른 교육이자 진료 방법이고 목표가 되었다. 매년 150만 명이 투약받는 오적산 현 상황은 음양오행론, 각종 본초방제이론, 체질론, 변증논치 등 한의학 학문 구조의 진실 값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고, 정책적으로는 한의계 내·외적 역량과 전략 목표라고 표방하는 한의약 과학화·표준화·산업화·세계화를 측정하는 중요 바로미터이다. 다행히 현재 한의약학계와 제약계는 서로 노력하면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는 잘 구축되어있다. 다만 한의계 교육·임상 현장에서 846년도에 발간된 한의서 자료만으로도 수업과 진료에 만족하는지, 아니면 불만족스러운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적산 과거·현재·미래가 곧 한의학 과거·현재·미래다. 30년 후 2051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한의대 학생들과 지부 보수 교육받는 한의사들이 “황제, 허준은 믿지만, 나머지는 한문 말고 숫자로 된 자료로 설명해주세요”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한의사 개개인의 역량 모아 소통하는 공간 만들었어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사 온라인 교육 플랫폼 ‘닥터한(https://doctorhan.co.kr/)’을 운영 중인 최진우 대표에게 닥터한 소개와 설립 배경, 비전과 하반기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이면서 한의사 온라인 교육 플랫폼 닥터한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 최진우라고 한다. Q. ‘닥터한’은 어떤 사이트인가? 한마디로 ‘한의학 종합 콘텐츠 서비스’다. 한의사의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상강의가 주로 올라와 있다. 현재 인기 있는 임상 침법, 통증 매뉴얼, 추나 강의와 한의학 전반을 다루는 임상 매뉴얼 강의와 혈액검사 강의를 비롯한 다양한 임상강의가 있고 세무, 직원교육, 경영강의를 비롯해 약 30여 편이 올라와 있다. 콘텐츠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고 계속해서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강의들이 많다. Q. 설립 배경은? 우연히 치과의사들이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학술·교육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고 시작했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이 실력이 좋아서 코로나19 이전에 외국에 강의도 많이 하러 다니고 치의학 온라인교육 플랫폼들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한의사들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침과 한약의 임상 활용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수준도 높은데 그런 개개인 한의사의 역량이 한 데 잘 모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여러 훌륭하신 분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면서 학술적으로도 서로 왕성하게 교류하고, 로컬에서 대부분 임상을 하는 한의사들이 임상이나 경영 과정에서 드는 고민도 나누고 실질적인 정보도 교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평소에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고 마침 친동생이 개발자여서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를 염두하고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설립한 지 얼마 뒤 팬데믹 상황이 확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Q.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우선 교육 콘텐츠 수가 많고 직원 교육에 대한 강의가 있다는 점이다. 로컬에서 많은 원장님들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 직원교육인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해나갈 예정이다.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플랫폼을 운영하다보니 로컬임상 현장에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확실히 피부에 와 닿는 점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콘텐츠 외에도 기능적으로도 향후 로컬 임상의들이 유용하게 도움이 될 검색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Q. 닥터한의 비전과 올 하반기 사업 계획은? 현재는 일방향의 강의만 올라오고 있는데 서로 질문하고 배우고 자극받을 수 있게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끌고 가려고 한다.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온라인 강의 특성상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끝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강사가 가르치는 내용 외에도 닥터한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를 제작 할 계획이다. Q. 이용자에게 기대하는 바는? 플랫폼에서 단순히 공부만 하는 목적도 좋지만 한의계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여러 좋은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가지신 분들이 능동적으로 플랫폼에 참여하고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게 닥터한에서도 기회를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어떤 형태로든 함께 하고 싶으신 한의사 분들을 적극 환영한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요즘에 특히 느끼는 말이 있는데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빨리 가는 것이 아닌 함께 멀리 가려면 여러 한의사들의 참여가 필요한 실정이다. 닥터한이 한의계의 다양한 임상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을 운영 중인 최진우 대표에게 닥터한 소개와 설립 배경, 비전과 하반기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②[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8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으며 ‘파주환경연합’ 공동의장을 맡아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저자 “엄마는 왜 상추 안 먹어?” “엄마는 상추보다 깻잎이 좋아.” “그럼 엄마도 편식하는 거네.” “편식하는 게 아니라 엄마 몸엔 상추보다 깻잎이 더 필요해서 먹는 거야.” 고기 먹을 때 상추를 먹지 않는 저를 보고 아이는 제가 편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추를 좋아하지 않고 잘 먹지 않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 상추를 먹으면 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기간이면 의도적으로 피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주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회를 좋아했는데 회를 먹고 나서 탈이 나지 않으려면 깻잎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깻잎의 성질이 맵고 따뜻하니 회의 차가운 기운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맛이 없는 상추보다는 약간 쓰지만 향이 나는 깻잎에 더 끌렸던 것 같습니다. 7월에는 텃밭에 잠시만 가지 않아도 잡초가 심어둔 작물보다 커집니다. 물론 비닐을 깔고 심은 작물은 잡초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잘 자랄 수 있지만 비닐로 인해 지표 온도가 너무 올라가버리면 지렁이도 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비닐멀칭을 하지 않습니다. 잡초와 함께 작물을 키우고 볏짚만 덮어서 심은 작물이 드러나게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7월은 잡초가 작물을, 사람을 이기는 달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텃밭 일구기를 포기하는 분들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너무 웃자란 잡초를 감당하지 못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풀을 뽑아주는 수고를 덜 하더라도 깻잎은 ‘나 여기 있어’ 하면서 고개를 내밀고 풀보다 조금 더 키가 커져 있습니다. 4월 말에 깻잎 씨를 심고 6월 초에 아주 작고 연하게 자랐을 때 솎아주기를 합니다. 그때 솎아낸 깻잎을 나물로 해먹어도 좋습니다. 남아 있는 깻잎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잎사귀가 초록을 더해가고 향도 강해지지요. 7월에 그 깻잎으로 여러 반찬을 만듭니다. 들깨를 얻기 위해서는 6월쯤에 깻잎 모종을 따로 심습니다. 늦게 심어야만 씨를 맺어서 들깨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솎아낸 여린 깻잎나물을 많이 좋아합니다. 아이에게 이야기한 ‘엄마 몸에 필요해서 먹는 거’라고 말한 이유는 깻잎에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어지러움 증상은 혈이 부족해서 생기는데, 혈을 보충하기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깻잎보다 좋은 채소는 없습니다. 또한 체내 염증 완화와 항알레르기 효과도 있습니다. 한장 한장 씻어서 물을 뺀 후 켜켜이 양념장을 발라 담는 깻잎겉절이는 젓가락질할 때마다 만든 이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반찬입니다. 날로 먹는 깻잎향이 강하다면 살짝 쪄서 먹어도 좋습니다. 깻잎 이야기만 너무 많이 했네요. 텃밭에서 찾은 보약에 깻잎은 당연히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보약이면 약으로 쓰는 식물을 기대하실 것 같은데, 그런 약재로 깻잎사촌 쯤 되는 ‘자소엽’(紫蘇葉)이 있습니다. 들깨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이 보라색입니다. 그래서 ‘청소엽’(靑蘇葉)이라 불리는 깻잎과 달리 자소엽이라 부릅니다. 둘은 사촌이라고 불릴 만큼 학명도 비슷합니다. 자소엽의 학명은 ‘Perilla frutescens Britton var. acuta Kudo’이고, 들깨의 학명은 ‘Perilla frutescense var. japonica Hara’입니다. 자소엽에는 화타의 일화가 전해집니다. 게 먹기 시합 후 배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화타가 보라색 풀을 뜯어 달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복통이 사라진 사람들이 이 풀의 효능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물으니 예전에 물고기와 게를 많이 잡아먹은 수달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수달은 복통으로 고통스러운 듯 간신히 물가로 나와 풀밭에서 자줏빛 잎의 풀만 골라 뜯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 후 수달이 편해진 듯 일어나더니 물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그 자줏빛 풀이 게를 먹고 생긴 배탈에 유용하다는 것을 수달을 보며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소엽에 들어 있는 페릴알데히드 성분은 항균, 방부 작용이 뛰어나 식중독을 예방합니다. 화타의 전설에서와 같이 ‘어독’(魚毒)으로 인한 복통을 개선하는 효과가 현대 약리학에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텃밭에 자소엽을 심으면 다른 작물의 해충 피해가 줄어듭니다. 향이 독특해서 벌레들이 잘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소엽 어린잎, 부드러운 줄기를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후, 따뜻한 물에 녹차 우리듯 우려내면 자소엽차가 됩니다. 신기한 것은 물의 온도에 따라 차(茶)의 색이 달라지는데 섭씨 15도 정도의 차가운 물에서는 보라색을,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파란색이나 노란색을 띱니다. 일본에서는 매실 장아찌를 만들 때 착색과 방부의 효과를 얻으려고 자소엽을 사용합니다. 자소엽은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작물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자소엽의 잎과 줄기, 씨앗을 모두 약에 쓰는데 각각의 쓰임에는 약간 차이가 납니다. 씨앗인 ‘자소자’(紫蘇子)는 기(氣)를 아래로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가래를 삭이는 데 씁니다. 그래서 기침감기 탕약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약재입니다. 줄기인 ‘자소경’(紫蘇梗)은 기를 순환시켜주니 임신부의 ‘안태’(安胎)에 효능이 있습니다. 배 안의 아이가 많이 움직여서 아랫배가 꽉 뭉치고 아픈 태동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자소경은 기를 천천히 순환시켜 아이를 편안하게 해 낙태를 막고 임신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의 ‘안태음’이라는 탕약에는 자소경이 꼭 들어갑니다. 자소엽은 물고기와 게를 먹고 체한 증상을 다스리며, 막힌 기를 뚫어줘 땀을 나게 하니 감기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초기 감기에는 자소엽차 한 잔만으로도 치료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효능을 지닌 자소엽을 닮은 청소엽 깻잎 또한 식중독 예방에 좋습니다. 그러니 딸의 오해를 이제 풀어야겠습니다. “딸아! 엄마는 편식하는 게 아니라 건강을 위해 깻잎을 먹는 거란다.” -
2배 커진 제주한의약硏…“毒 소재 특화 연구 매진할 것”“우리 연구원에 대한 약간의 오해들이 있는 듯합니다. 우리 기관의 탄생에는 지역 회원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도민들의 한의학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도민 건강 증진’이 우리 기관의 미션이고, 그 일을 현재 하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송민호 제주한의약연구원장은 개원 5주년을 맞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설립 초기 연구기반이 취약하다는 우려에도 불구, 제주 지역 한의약 관련 연구개발 및 한의약 관련 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출범한 연구원이 벌써 햇수로는 설립 6년차를 맞이하게 된 것. “2016년 7월 제주도 출연연구기관으로 급하게 출발하다 보니 인력부터 장비에 이르기까지 미진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뭘 하는 기관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꽤 있었죠.” 이 때문에 지난 2년간은 의구심 불식을 위해 연구원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 확보에 매진했다고 한다. 송 원장은 “기본적인 분석과 효능평가를 할 수 있도록 실험실을 갖췄고 적합한 인력 확보와 양성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며 “단순 비교하자면 개원 초와 비교해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고 했다. 재임 중 가장 큰 성과로는 ‘매실 활용 만성폐쇄성폐질환 개선 신물질 가공기술 개발’ 특허 출원을 꼽았다. 미세먼지, 담배 등의 원인으로 환경성 폐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의약에서도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위장강화, 배탈, 해독, 구충제로 이용해 온 매실의 실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정부 출연연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한의학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 연구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지역 특화 소재와 다양한 약침 소재로 특히 독(毒)의약 소재는 우리 연구원만 사업이 가능할 정도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해당 분야 연구에 주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반적인 한약재나 처방 또는 한의 의료 기술연구는 이미 앞서있는 기관에서 하는 것이 맞고 제주한의약연만이 강점을 가진 벌독, 지네독, 살모사 등 독의약 소재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설명이다. 20년 넘게 임상에서 환자들을 진료했던 한의사이자 대한한의사협회 이사, 제주도한의사회 회장, 제주도의회 제주복지공동체포럼 복지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송민호 원장으로부터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2년차 소감은? 제주도 출연연이다보니 모든 일 처리를 관련 규정에 맞춰서 진행해야 한다. 지름길을 놔두고 빙빙 돌아가는 느낌이라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많이 적응됐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잠깐씩 뒤돌아보면 그래도 잘 정비돼가는 느낌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가 있다면? 도민들과 함께하는 한의공공의료지원사업과 홍보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대신 효능 평가실을 구축하고 내부 교육을 통해 연구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도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효능평가 기술 지원을 통해 연구원이 많이 알려졌고 연구 협력을 원하는 기관도 증가했다. 더불어 도민의 응원과 기대도 커지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한의계에는 연구원이 본연의 연구기능보다 건강기능식품 제조 등에 앞장선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문제는 우리 연구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의사 회원들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식약처에서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연구원은 독의약 소재 연구 개발 등 강점을 지닌 연구 분야가 있고, 이에 주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우리 연구원은 도에서 출연한 연구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민들과 회원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늘 문이 열려있다. 연구 활성화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 ◇제주한의약연은 연구 기능 외에도 도민 건강 증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도내 청소년 월경곤란증 지원 사업은 연구기관에서 한의 공공의료사업을 시행한 첫 사례다. 비만 개선사업은 물론 최근 3년간 도내 월경곤란증을 겪는 청소년과 직장인 여성에게 한의 의료지원과 평가를 하고 있다. 만성, 난치성 질환에 대한 한의 임상 연구와 그에 따른 데이터 관리도 하고 있다. 향후에는 제주의 어머니, 해녀의 조업 안전을 보장하고 건강관리를 위한 지능형 한방케어서비스 등을 추진,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무엇보다 해당 분야는 한의학의 강점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분야들이다. 청소년 월경곤란증 치료는 부모의 마음으로 제주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다행히 만족도가 높아 올해 사회복지사 회원과 일반인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실제 월경통과 진통제 복용을 상당 수준으로 줄였고, 한의사의 진료와 상담, 한약 복용 시 일일이 관심을 두는 것에 대해 참여자들이 무척 고마워한다. 이런 따뜻함이 바로 한의학이 갖는 장점이 아닐까. 사업에 참여한 한의사 회원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함을 전한다. 유능한 한의사분들의 진료 참여를 부탁드린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도내 임상 한의사와 연구 협력을 많이 해야 하고 수많은 임상자료를 손쉽게 응용해야 하는 만큼 좋은 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게 연구원 발전에 필수적이다. 특히 한의임상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통한 질병 분석과 이를 한의 의료 기술과 접목해 국민에게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지 준비 중이다. 제주형 뉴딜정책인 그린뉴딜 생약산업육성과 디지털뉴딜사업에 지능형 사물인터넷 해녀 비대면 헬스케어 사업 등도 계획 중인 만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퇴임하는 날까지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17#편저자 주 :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처방 및 Ext제제 등에 대하여 본초학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제시,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아울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歸朮破癥湯의 처방 의미] : 명나라 龔廷賢의 壽世保元에서 비롯된 처방으로, 龔廷賢 자신이 먼저 저술한 古今醫鑑에서는 歸朮破瘕湯으로 부른 것을 개명한 처방이다. 처방명의 ‘歸朮’은 當歸와 莪朮(蓬莪朮)의 약물명에서 유래한 것이며, ‘破癥’은 癥瘕 積聚를 파괴하여 제거한다는 뜻에서 연유한 것이다. 즉 當歸와 莪朮 등을 주재료하여 우리 몸에 생긴 덩어리를 없애준다(破癥)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방약합편(下統 155) 등에서 부인과 胞門의 ‘월경불통으로 瘕가 일어나는 경우’에 기재되어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기준처방’에서도 월경통의 처방으로 인용하고 있다. [歸朮破癥湯의 구성] 위의 구성 한약재 11종에 대하여,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4(微溫1) 平性3 凉性2 熱性1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이는 본 처방이 월경통 중에서 瘀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活血 및 破血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寒凝血瘀→溫陽循行→溫經通脈의 내용으로 정리된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辛味8 苦味5(微苦1) 甘味4 酸味1 鹹味1로서, 辛苦甘味가 주를 이루고 있다. 辛味의 能散·能行하는 작용(發散·行氣 혹은 潤養)과 苦味의 能泄(能降·能瀉)·能燥·能堅의 작용, 그리고 甘味의 能和·能緩의 역할에 기인함을 알 수 있다. 즉 월경통 치료에 行氣·活血(辛味)→배출(苦味) 및 緩急을 통한 疼痛 제거(甘味)의 과정으로 정리된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肝9(膽1) 脾8 心4 腎2(膀胱2) 肺1 三焦1인데, 肝脾心經으로 정리된다. 월경통이 血分에 해당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血과 관련된 肝藏血 脾統血 心主血의 내용과 일치한다. 특히 주된 경락인 肝의 경우 ‘氣爲血之師 氣行則血行 肝氣行則血行 氣止則血止’의 원리에 부합됨을 알 수 있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化瘀通經消腫藥4 順肝氣藥2 補血藥2 溫下焦藥2 淸熱凉血藥1로서, 化瘀通經消腫藥을 주약으로 하고 기타 보완하기 위한 관련 약물을 배치하고 있다. 아울러 위의 11종 약물을 달이면서 첨가되는 술(酒)은 化瘀通經의 효능을 증대시키기 위한 活血順氣藥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歸朮破癥湯은 생리가 시작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血滯가 원인인 生理前痛의 경우에 부응하는 처방으로서, 實症이고 通經之劑가 필요한 경우에 적용된다. 通經湯(한의신문 2280호 참조) 加味桃四湯, 加味通經湯, 五積散加山査玄胡索(經來身痛), 桃核承氣湯 등이 이에 해당되는 처방이며, 여기의 歸朮破癥湯은 원래 血瘕에 응용되었다는 점에서 위의 처방수준에 비해 보다 강력한 처방임을 알 수 있다. 5)구체적으로는 歸朮破癥湯의 적응증으로 서술된 ‘治經閉腹中有積塊痰痛’에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월경통을 기준으로 증상과 대상약물을 분류하면, ①活血祛瘀: 行血破瘀 逐積滯 通經하는 三稜 莪朮 赤芍藥 紅花 蘇木 등 구성약물 대부분이 이에 해당된다. 다시 말하면 瘀滯卽痛의 원리에 부합되는 약물구성이다. 한편 當歸의 경우 본초기준상 補血藥에 속하지만, 과거에 破血의 목적으로 當歸尾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活血祛瘀에 대한 추가약물의 개념으로 정리된다. 물론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當歸의 부위별 약효구분은 의미가 없으므로 活血祛瘀의 효능이 강한 토당귀Angelica gigas의 사용이 바람직할 것이다. ②行氣: 氣行卽血行의 원리에 부응되는 香附子 烏藥 靑皮 등의 구성약물이 이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로는 香附子(疏肝理氣→調經止痛) 烏藥(溫腎散寒→行氣止痛) 靑皮(疏肝破氣→消積化滯)의 역할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특히 “氣病의 總司요 婦科의 主師”라고 지칭되는 香附子의 경우에는 여성질환의 바탕이 氣滯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보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氣滯로 인한 疼痛 특히 月經痛이나 月經不順 등에 그 적용범위를 넓혀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理氣解鬱의 목적으로 易怒 脇痛 疝痛 乳房脹痛 氣滯則痛의 氣病을 총괄하는 내용이 되는 것이다. ③배합약물의 修治에서 식초사용(醋炒)이 많은 점: 이는 식초의 散瘀止血, 理氣, 引藥入肝止痛의 작용과 연관된다. 전통적으로 이를 위해 醋製를 하는 약물로서 기록된 三稜 蓬朮 靑皮 香附子 등이 본 처방구성약물인데, 醋製 후에 三稜 蓬朮은 止痛작용이 증강되며, 香附子와 靑皮는 疏肝의 기능이 증대되는 등의 내용이 이에 부합된다. ④赤芍藥 白芍藥의 조합: 최근 공정서에서는 芍藥을 赤白 구분없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기준처방’에는 1종으로 기술하고 있지만, 실제 유통시장과 임상에서는 아직 赤白을 구분하여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월경통에 근거하여 설명하자면, 瘀血에 관계된 赤芍藥과 補血에 관계된 白芍藥의 역할을 구분하면 될 것이다. 즉 化瘀(標)을 통한 월경통감약의 목적이 赤芍藥이라면, 이의 결과로서 나타날 血虛에 대한 배려의 목적이 白芍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월경통의 活血祛瘀 목적의 많은 처방에서 白芍藥뿐만 아니라 熟地黃과 川芎이 배합된 四物湯의 배합이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⑤肉桂의 배합: 肉桂는 溫下焦의 대표적인 약물로서 溫經通脈 調經한다는 점에서 活血通絡을 子宮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정리된다. 한편 별도로 추가되는 술(酒)의 보조도 이의 역할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전체 처방에서의 술(酒)의 용도개념과 일치한다. ⑥기타 배합에 대한 문헌적인 내용의 정리: 기타 배합이 고려된 약물(玄胡索醋炒 桃仁 牧丹皮, 血瘕로 인한 腹痛에는 五靈脂 蒲黃 乾薑黑炒)은, 乾薑黑炒를 제외하고는 모두 活血祛瘀약물에 해당된다. 더욱이 蒲黃은 化瘀止血하고 乾薑黑炒은 溫經止血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배합의 추가설명에서 歸朮破癥湯의 주된 병증이었던 血瘕(자궁근종 등)에 破血逐瘀후의 대량출혈에 대한 보강약재로 설명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經閉不行에 通經湯, 溫經湯을 合方한 것을 설명할 수 있으며, 活血行瘀의 효능을 증강시키는 修治大黃(酒蒸 등)을 추가한 것도 이에 해당된다. 한편 기본체질에서 濕痰에는 半夏 茯苓을 추가한 것은 체질이 비만한 경우에 적용하면 마땅할 것이고, 腹痛이 심할 경우 蟠蔥散의 의미인 小茴香 木香 蔥白을 추가한 것은, 痞氣를 제거하기 위함으로 歸朮破癥湯 원래 처방의 肉桂를 보좌하는 배합으로 정리된다. 참고로 처방의 명명자인 龔廷賢자신도 동일처방을 歸朮破瘕湯와 歸朮破癥湯으로 불렀듯이, 癥瘕는 부인에게 多發됨으로 부인과질환을 대변되는 질병이다. 癥(덩어리가 져서 뭉쳐 있는 것)과 瘕(뭉쳐진 것이 헐어서 상처가 있는 것)로 정확히는 구분되지만, 자궁내부의 환경이상(자궁내막염 등의 치료가 부진한 경우 및 호르몬의 변화-예:임신적령기가 지나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생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등)에 瘀血이 형성되어 血腫이 되거나 筋腫 水腫같은 것을 이루게 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2.歸朮破癥湯의 실체 이상을 근거로 歸朮破癥湯의 생리통 사용근거는 다음과 같다. 1)歸朮破癥湯의 적응증으로 서술된 ‘經閉腹中有積塊痰痛’에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婦人門의 胞門에서 ‘治月閉(월경불통으로 瘕가 일어나는 경우)’의 범주에 속하는 生理前痛에 破瘀消癥 行氣活血 祛瘀調經 通絡止痛하는 처방이다. 經閉通用方이지만 實證에 사용하는 어혈성월경통의 일반처방에 비해 훨씬 강력한 처방으로 정리된다. 2)적응증인 血瘕(瘕聚)는 자궁(血海)에서 血이 澁하여 운행되지 않아 덩어리를 형성하는 병증(예: 子宮筋腫 등)으로 사전증상으로 심한 생리통 및 자궁내막염 등을 수반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活血祛瘀(처방에 따라 玄胡索 乾漆 大黃酒蒸 水蛭 桃仁 虻蟲 등 추가) 및 補血(처방에 따라 熟地黃등 추가), 理氣(처방에 따라 陳皮 枳殼 등 추가)를 위한 추가약물을 고려한다면, 월경통 치료에서의 높은 효능 발현은 물론이고 血瘕로의 효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