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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방치하면 합병증 및 성장에도 ‘악영향’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코막힘,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5세 이후의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비염으로 인해 자주 훌쩍이면 단순한 코감기로 혼동해 방치하거나 오히려 틱장애는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비염은 치료하면 자연스레 없어지거나 좋아지는 만큼 정확하고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비염은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코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연평균 6∼8회 가량 감기에 걸리며, 2세 이하는 더 자주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이와 관련 방미란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는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되는데, 감기로 인한 비염(감염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을 임상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알레르기 비염은 항체 단백질의 하나인 IgE(Immunoglobulin E)로 인해 발생하고, 눈 가려움이나 눈의 충혈과 같은 추가적인 증상이 있기 때문에 눈에도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치하면 천식, 축농증, 수면장애까지 발생 가능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을 그냥 방치하면 아이들의 경우 천식이 동반될 수 있고,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부비동염이 생기거나 중이염·인후염 등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를 골면서 수면장애, 두통, 집중력 저하뿐만 아니라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방미란 교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계절, 기상 등 이유로 반복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특히 한약 치료, 침 치료, 뜸 치료, 향기요법과 같은 치료법 등은 큰 부작용이 없어 꾸준히 관리하기 좋다”고 밝혔다. 방 교수에 따르면 소아 비염의 한의학적 치료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쉬운 질환의 특성상 대증 치료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장부 기능을 강화해 면역력을 증진하도록 한다. 이에 소청룡탕, 형개연교탕, 보중익기탕, 통규탕, 신이산 등 한약 치료는 장기간 복용에도 부작용의 위험이 적으며, 항알레르기·항염증 효과가 있다. 실제로 ‘J Int Med Res’에 게재된 해외의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한약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소아의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MCID’의 다른 연구에서도 한약 치료는 기존 비염 치료제에 비해 비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결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침 치료는 코의 염증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막으며, 폐·기관지·코의 호흡기계를 강화하는데 좋은 치료법으로 알려졌다. ‘American Journal of Rhinology & Allergy’에 게재된 침 치료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연구에 의하면 침 치료는 대조군보다 비염 증상 및 혈청 IgE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알레르기성 비염의 한의 치료는 한약·침 등의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해 온도 변화나 외부자극에 호흡기계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빈도를 줄여나가는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관리 ‘중요’…적정 온도 유지 및 주기적 환기 필요 이밖에 소아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즉 비염이 있는 소아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으므로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기온 변화에 따라 옷을 입거나 벗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하며 자주 창을 열고 환기를 해줘 바이러스 농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침 치료에 자주 활용되는 합곡혈·영향혈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지압을 해주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며, 소아가 외출시 코가 자주 막힌다면 목 뒤 머리카락 경계 부위인 풍지혈과 목을 앞으로 숙일 때 튀어나오는 대추혈을 따뜻하게 하고, 지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방 교수는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에서 ‘소아 비염 집중치료프로그램’을 운영, 한약 치료와 함께 합곡혈·영향혈 등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혈자리에 침·뜸 치료 등을 통해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면역력 강화를 위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집중치료 이후에도 1∼2개월간 경과 관찰 및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비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가구원수 2.3명 ‘한 지붕 두 식구’ 형태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5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평균 가구원 수도 ‘한 지붕 두 식구’ 형태가 됐다. 우리나라 총인구도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로 돌아서며 인구절벽도 가속화했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2017년 이후 5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6년 1.57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1명, 2005년 1.09명, 2011년 1.24명으로 떨어지다 2017년에는 1.05명으로 감소했다. 혼인 건수 역시 전년대비 9.8% 감소한 19만3000건으로 나타났다. 2011년 32만9000건에서 2016년 28만2000건으로 감소해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도 2000년에 비해 0.78명 감소한 2.34명으로 떨어졌다. 1인 및 2인 가구의 비중은 각각 31.7%, 28.0%로 전년보다 1.5%p, 0.2%p 증가했다. 가족 형태별로는 부부와 미혼 자녀가 43.9%로 가장 많고 부부(25.4%), 한부모와 미혼자녀(14.7%) 순으로 나타났지만 부부로만 구성된 가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출산율·혼인 건수가 낮아지면서 우리나라 총인구도 5175만명으로 2020년 5184만명을 기록한 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총인구 중 정중앙에 있는 연령을 뜻하는 ‘중위연령’은 44.3세로, 1980년 21.8세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으며 2040년에는 54.6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수는 31만7800명으로 전년대비 1만2800명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粗)사망률’은 전년보다 0.3명 증가한 6.2명으로, 1984년의 5.9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는 857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42만명 증가했으며,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했다. 이 추세라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10년 전의 80.2년보다 3.3년, 지난해보다 0.2년 증가했다.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기대수명보다 17.2년 짧은 66.3년으로 2년 전의 64.4년보다 1.9년 증가했다. 사망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로 인구 10만 명당 160.1명이 사망했고 심장질환(63.0명), 폐렴(43.3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통계청이 국내 삶과 전반적인 경제·사회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는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서 온라인 간행물 형태로도 확인할 수 있다. -
장애인 자립 지원 시범사업 지역 10곳 선정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충청남도 서산시, 전라북도 전주시, 전라남도 화순군, 경상북도 경주시, 제주도 제주시에서 실시한다. 복지부는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 선정 공모(1.24~2.25) 및 심사결과 10개 지역이 최종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선정된 10개 지역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자립할 수 있도록 자립 경로를 조성하고 체계적인 서비스 지원 모형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거주시설 장애인과 입소 적격 판정을 받고 대기 중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립의사와 서비스 필요도 등을 조사하여 대상자를 발굴하고 개인별 지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개인별 지원 계획에 따라 자립 지원 인력을 통해 주거유지서비스와 지역사회 정착 과정에서 필요한 주거환경개선비 및 활동지원서비스 지원, 보조기기 구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 시범사업 예산은 총 43억 800만 원으로 국비와 지방비 각각 50%씩으로 구성된다. 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의 주거결정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 경로를 체계화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 지원 모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신간]의료인과 탈북민의 의료 의사소통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의료인과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한 지침서가 출판됐다. 남·북한 언어는 분단 70여 년 동안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서로 다른 어휘와 어문규범을 가지고 있어 특히 용어가 어려운 의료 분야에서는 북 이탈 주민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지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일과 간호연구회(회장: 김희숙)가 최근 출판한 ‘남한의료인과 북한이탈주민의 의료 의사소통’은 실제 북한이탈 주민과 진료실에서 소통을 경험한 의료인의 의사소통 실제를 다루었다. 또 상황별 의료소통 실전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진료나 간호 및 병원 이용 시 남한 의료인과의 대화 상황을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놓은 의료회화를 수록했다. 의료회화 partⅠ은 북한이탈주민의 외래, 병원부서, 입·퇴원, 전원 안내에 관한 부분이다. partⅡ는 북한이탈주민이 호소하는 주요 증상을 중심으로 19가지의 의료회화로 구성했다. 추가로 남북한의 다른 어휘와 의학용어를 비교·제시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partⅢ에는 환자교육 및 상담으로 식이, 운동, 투약, 수술 후 통증관리, 자가 관리의 5가지 의료회화를 수록했다. 남북한 의료용어 비교표도 수록돼 있다. 남북한 의학용어 비교표는 독자들이 남북한 용어를 쉽게 찾도록 영역을 구분해 영어, 북한용어, 남한용어 순으로 배열했고 인체구조의 주요계통별, 진료과별, 치과, 한의과, 약학, 간호학으로 구분해 용어를 정리했다. 저술에 참여한 저자들은 북한이탈주민 대상 진료와 교육 및 연구 경력이 있는 한의학, 간호학, 의학 교수 및 북한출신 의료인으로 구성했다. 또 북한 출신 의료인과 다수의 회의 및 상호검토를 통해서 내용을 확정했고 남·북한 언어와 의사소통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함으로써 내용의 정확성과 질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김지은 한의사는 ‘남북한 통합 1호 한의사’로 한방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그는 “의료현장에서는 탈북민들과의 소통에 어려울 때가 많다”며 “남한의료인이 북한이탈주민을 진료하거나 간호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보건의료기반 남북협력사업을 진행할 때 이 책이 도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희숙, 김성해, 서임선, 유수영, 김지은, 김옥심, 양수경, 전진용, 조미경 지음 / 박영사 펴냄 / 148쪽 / 1만 3000원 -
경기도의료원 한의과 설치·운영 법적 근거 마련 상임위 통과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준 의원(더불어민주당, 광명1)이 대표발의한 「경기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3월 24일 제358회 임시회 상임위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김영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의료원 사업에 ‘한방의료를 통한 진료 및 한방 보건지도 사업’을 신설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산하병원 중 의정부병원에서 한의과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도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김영준 의원은 “한의과를 설치·운영하는 경기도의료원 산하병원이 점점 감소해 지금은 의정부병원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한의의료도 우리의 건강증진을 위해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의료원에서도 한의과 운영을 유지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한의과 설치 및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실히 하고, 아울러 환자들에게 진료선택권을 주고, 한의약을 통한 도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조례 통과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
코로나19 치료에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는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이범준 경희대 한의과대학 한방폐계내과학교실 ◇KMCRIC 제목 코로나19 치료에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는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Yin B, Bi YM, Sun L, Huang JZ, Zhao J, Yao J, Li AX, Wang XZ, Fan GJ. Efficacy of Integrated Traditional Chinese and Western Medicine for Treating COVID-19: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CTs. Front Public Health. 2021 Jul 8;9:622707. doi: 10.3389/fpubh.2021.622707. ◇연구설계 COVID-19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과 양약 병용 투여를 시행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목적 COVID-19에 이환된 환자에 있어 한·양방 협진을 통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의 유효성을 확인하고자 함. ◇질환 및 연구대상 COVID-19에 이환된 환자 중 한약과 양약을 병용 투여 받은 환자 ◇시험군중재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 ◇대조군중재 양약(항바이러스제, 항생제, 진해제, 거담제, 항천식제제 와 대증치료제제)의 단독 투여 ◇평가지표 Primary outcome은 총 유효율(Overall effective rate), Secondary outcome은 발열이 없어진 비율(Fever disappearance rate), 피로가 없어진 비율(Fatigue disappearance rate), 기침이 없어진 비율(Cough disappearance rate), Chest CT 호전율(Chest CT improvement rate), C-reactive protein(CRP),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ESR), Procalcitonin(PCT), White Blood Cell(WBC) count, Lymphocyte count ◇주요결과 19개의 RCT, 1,853명의 환자가 포함되었다. 양약 투여군에 비해서 병용 투여군은 총 유효율[RR=1.17, 95% CI: (1.10, 1.26), p<0.00001], 발열이 없어진 비율[RR=1.28, 95% CI: (1.00, 1.63), p=0.05]과 Chest CT 호전율[RR=1.24, 95% CI: (1.14, 1.34), p<00001]이 높았다. 또한, CRP level[WMD=-4.14, 95% CI: (-6.38, -1.91), p=0.0003]과 WBC count[WMD=0.35, 95% CI: (0.11, 0.58), p=0.004]가 병용 투여군이 양약 투여군에 비해 개선되었다. Subgroup 분석에서 COVID-19 환자에게 2주 이하의 치료를 적용했을 경우, 병용 투여군이 총 유효율과 발열, 피로, 기침 등의 주요 증상 및 CRP level, WBC count가 양약 투여군에 비해 뚜렷한 호전을 보였다. 또한, 중증도에 상관없이 병용 투여군이 발열, 기침, WBC count에서 병용 투여군이 양약 투여군보다 더 유효한 결과를 나타냈다. ◇저자결론 이번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한양방 병용 치료가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증상, 흉부 CT, 감염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특히, 치료 기간이 2주 미만이더라도 양방 단독 치료에 비해 한·양방 병용 치료의 증상 개선 효과가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KMCRIC 비평 현재 COVID-19 팬데믹 상황이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여러 대응 방법이 도모되었고, 백신과 치료제가 지속해서 개발되어 오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의학에서 관리가 가능성이 큰 비중증(not severe)인 경증 환자에게 국내에서 팍스로비드가 승인되어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경증 환자 관리에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1]. 그러나, 팍스로비드는 투여에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이 있고 모든 단계의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경구 제제가 있어도 경증 코로나19 환자 관리에 있어서 한의학적인 치료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 분석에서 나타난 환자들의 중증도는 mild, ordinary, severe, critical의 모든 정도의 환자를 다 포함하였으나, 대다수가 mild와 ordinary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였다. 그러나, 중증도에 상관없이 모두 한·양방 병용 치료 후 치료 효과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본적으로 양방에서는 COVID-19의 경우 2주 이상의 치료 과정을 권장하는데[2],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 기간이 2주 미만일 때 양방 단독 치료보다 한·양방 병용 치료의 효과가 전반적인 유효율, 임상 증상, CRP 수치 및 백혈구 수 개선에 더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주어 코로나19 환자의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몇 가지 결과 변수에 있어 나타난 이질성에서도, 민감도 분석 후 이질성에 기여할 만한 연구[3]를 제외하고 나서도 치료 결과에 변함이 없어 더욱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논문에서 한·양방 병용 투여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보고되었으므로 추후 코로나19 환자 관리에서 한약 투여의 근거로 제시하여 코로나19 환자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1]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치료제 사용 안내. 2022. [2] Jin X, Pang B, Zhang J, Liu Q, Yang Z, Feng J, Liu X, Zhang L, Wang B, Huang Y, Josephine Fauci A, Ma Y, Soo Lee M, Yuan W, Xie Y, Tang J, Gao R, Du L, Zhang S, Qi H, Sun Y, Zheng W, Yang F, Chua H, Wang K, Ou Y, Huang M, Zhu Y, Yu J, Tian J, Zhao M, Hu J, Yao C, Li Y, Zhang B. Core Outcome Set for Clinical Trials on Coronavirus Disease 2019 (COS-COVID). Engineering (Beijing). 2020 Oct;6(10):1147-1152. doi: 10.1016/j.eng.2020.03.002. [3] Xiao M, Tian J, Zhou Y, Xu X, Min X, Lv Y, Peng M, Zhang Y, Yan D, Lang S, Zhang Q, Fan A, Ke J, Li X, Liu B, Jiang M, Liu Q, Zhu J, Yang L, Zhu Z, Zeng K, Li C, Zheng Y, Wu H, Lin J, Lian F, Li X, Tong X. Efficacy of Huoxiang Zhengqi dropping pills and Lianhua Qingwen granules in treatment of COVID-19: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harmacol Res. 2020 Nov;161:105126. doi: 10.1016/j.phrs.2020.105126.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107112 -
신미숙 여의도책방-26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대선은 결국 양강 세력의 총합이 동원된 전쟁이었다.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하는 5년만에 돌아온 전국민 참여 빅이벤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추구해야 하는 미래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논쟁은 실종된 채, 영끌을 해서라도 한 표라도 더 모아보겠다는 다양한 갈라치기만이 살아숨쉬는 생명력을 발휘하고 말았다. 남녀별, 나이별, 지역별로 양분되어 그 어느 타협으로도 화합될 수 없는 거대한 분열과 갈등의 용광로. 한남충, 김치녀, 된장녀, 페미해충, 맘충, 급식충, 절라디언, 멍청도 등등 남녀를 나누고 세대를 가르며 지역을 비하하고 철학과 취향마저 시비의 대상이 되어버린 평상시의 온라인 혐오 표현들이 대선기간에는 정치라는 바람을 타고 더 구체화되고 더 악랄해졌다. 사그라들지 않는 인종차별주의(racism)와 백인우월주의(white supremacy)로 몸살을 앓는 오늘날의 미국을 떠올리면 민주주의가 대세일수록 이러한 다양한 혐오 현상은 집단화-종교화의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정착하여 깊숙하고 든든한 뿌리를 내리는 듯하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틀딱이라는 멸칭을 듣는다거나 20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일베충이라는 의심을 받는다거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을 읽었다는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페미니스트라며 욕댓글로 도배가 된다거나 하는 등의 이 특정 계층에 대한 집단적인 번롱(飜弄)의 문화는 너무도 비이성적이고 무자비하며 폭력적이다. 무조건적인 찬양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극명하게 나뉜 팬덤(fandom)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어느 한 쪽이 정권을 잡게 되면 여야의 공수가 정확하게 교대되는 것이다. 이러한 롤플레잉 게임을 반복적으로 관전해야 하는 한 국민의 입장에서 말화살과 삿대질만 난무하는 정치뉴스는 실로 엄청난 스트레스다. 대선 후 이어지는 분열 양상…미래의 모습은? 정신을 차려 선거결과를 살펴보니 이러한 분열양상은 이전보다 더욱 선명해졌다. 당분간은 새 정부가 새 희망을 심어주길 응원하면서도 이러한 과격한 사회갈등의 불씨가 좀 더 생산적인 에너지로 재생산될 순 없을까 하는 낭만적인 상상도 해보게 되지만 실현 불가능한 헛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거의 100프로에 가깝다. 최근 몇 달간 대선뉴스에의 과몰입으로 피곤했었다며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말들을 건네는 요즈음이다. 유달리 편안한 미소를 머금고 넘치는 너그러움을 과시하시는 분들과 그간 미뤄뒀던 새벽수영이나 다시 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시는 분들을 통해 그들의 지지성향을 스르륵 눈치챌 수 있었다. 연일 30만명 전후를 오르내리는 코로나 확진자 그래프와 이에 따른 강제적 한시적 재택근무 확대로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로부터 뭔지 모를 조심스러움과 민감함을 느낀다. 지속되는 칼바람에 봄날의 들뜸마저 잠시 움츠러든다. 귀갓길에 마주치는 대형 전광판에는 서울시의 다양한 복지에 관련된 광고가 자주 상영되곤 한다. 그 광고의 주인공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 빌라에 거주 중인 김일인씨다. 갑자기 허리를 다쳐 옴짝달싹할 수 없을 때 자치구를 통해 미리 신청해두면 병원동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따뜻한 내용이다. 씽글벙글서울(1in.seoul.go.kr)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를 위한 플랫폼으로 상담·행사·소모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주거상담,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 국민들 10명 중 2∼3명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심하게 느꼈다고 한다. 혼밥, 혼술, 혼영, 혼여 등 “나혼자 산다”의 펜데믹 솔로는 엔데믹의 시대가 오더라도 주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로 인한 고독사회 도래…종식 이후에도 지속 가족을 이루든 그렇지 못하든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외로움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겠지만 고독사회에 대한 독특한 대처방법들에 관련된 다른 나라들의 뉴스를 접하며 어쩌면 대한민국에서는 예능프로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뉴스들은 다음과 같다. 『영국 ‘외로움 담당장관’ 생겼다』(중앙일보, 김성탁 기자, 2018.1.18.) 사회적 단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를 근거로 메이 총리는 당시 체육시민사회 장관을 ‘외로움 담당장관’으로 겸직 임명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75세 이상의 절반이 혼자 살며 이들 중 상당수가 1주일이 지나도록 타인들과 아무런 교류가 없이 지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수다를 원하면 이쪽으로”... 외로움 해결하는 프랑스 계산대』(조선일보,송주상 기자, 2022. 2. 20.) 프랑스 대형마트에 수다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계산대가 등장했다. 일명 블라블라 계산대(Blablabla Caisse)다. 고객이 직원과 아무런 제한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날씨, 이슈 등 가벼운 주제에 관해 몇 마디만 하고 지나가는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노인들과 혼자 사는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상품 계산만을 원하는 고객들은 일반 계산대를 이용하면 되므로 별다른 혼란은 없다. 외로움 담당장관이나 수다를 나눌 수 있는 계산대를 따로 설치하는 것은 국내 정서상 쉽게 용납되기 어려운, 아니 어렵다기보다는 상당히 오글거리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세대간 혹은 동일한 세대 안에서도 너무도 다른 수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냉정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청년 세대나 노인 세대를 통크고 너그럽게 포용할 사회적 안전장치가 그 무엇보다도 시급해 보인다. OECD 회원국 중 수년째 꼴찌를 차지한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내 코가 석자’라는 생존 우선의 본능에 따른 이 시대 젊은층의 절박함을,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한 65세 이상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노인 자살율은 어르신들의 처참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호모 저스티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새로운 가난이 온다』의 저자인 정치철학자 김만권 선생이 모 방송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동네의원이나 한의원에 1500원 내고 들르시는 어르신들이 그 병원에 들러서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위는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사회적 접촉일 수도 있다. 며칠만에 겨우겨우 혼자만의 공간을 벗어나 타인과 교류하는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으니 그분들에게 좀 더 친절을 베풀어 주시라. 이런 의미에서 동네 개원가의 그 많은 선생님들은 노인 복지에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셈이다.” 동네의원 찾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관심 주어야 1500원을 손에 들고 주 6회 들르시는 어르신들에게 매번 친절과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많은 인내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등장하신 어르신들처럼 사탕이나 커피 그리고 냉난방 시설 때문에 은행 들르듯 가까운 병의원을 찾는 경우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다정한 대화를 건네는 습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진료실은 또 다른 차원의 특별한 에너지로 가득찰 수도 있지 않을까?!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의 정신의학 교수인 저자는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여러 사례를 목격하며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일상에서 베푸는 작은 친절, 가족과 이웃 및 공동체 안에서의 긴밀한 유대, 일과 인간관계에서의 긍정적인 경험, 목표 의식 등 다정함의 과학과 건강의 사회적 의미를 탐구한 『다정함의 과학』(켈리 하딩, 더퀘스트, 2022년 1월)이란 책을 읽어내려가며 ‘실력이 살포시 모자라더라도 이보다 더 다정할 수 없는 한의사의 반열에만 올라도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겠구먼..’이라는 행복한 그림을 잠시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의사로서 내가 진심으로 충격받은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진료실과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 사람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10∼20퍼센트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인구의 건강과 복지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신의학 관계자인 게리 벨킨(Gary Bellkin) 박사는 계속해서 모든 의료서비스와 자원을 진료소나 병원에만 집중시키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인생과 정신 건강의 99.99퍼센트는 병원 밖에서 일어난다. 내과 전문의 조지 엥겔(George Engel) 박사는 확립된 생체의학 모델의 관념은 이 분야의 ‘심각한 결함’이며 인간의 건강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불완전한 진리가 위험한 정설로 채택된 것이다. 건강의 본질적인 요소는 의학서적이 아닌 사람들 간의 일상적인 관계에 있다. 우리가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건강이 신체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반적인 사회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친밀한 일대일 유대관계는 우리 건강에 가장 중요한 숨은 요인이다. 성인이라면 전체론적 동양의학에서 유래한 ‘마음챙김’ 기법이 자기 연민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서양의학이 정신과 신체 사이의 연관성을 서서히 인식하는 단계라면, 동양의학은 오래 전부터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많은 동양의 관습에서 질병은 에너지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생명력을 신체 건강의 한 부분으로 여겼다. 중국에서는 이 생명력을 ‘기’라고 부른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끊임없이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신체에만 중점을 두는 서양의학에서는 이런 관점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의대를 다니던 시절 중국 전통의학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 있다. 회의적인 마음으로 강연을 들었다. 흥미로운 내용이긴 했지만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의사는 아픈 환자들의 에너지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나는 이것이 기이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서양의학의 인간 생리학과 동양의학의 오래된 이론과 실천을 결합할 수 있는 틀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서양의 의사들에게 터무니없게 들렸던 동양의학은 사실 신경면역체계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양의학에서 우리는 이제 막 자율적이고 내분비적인 기능을 통해 신경체계와 면역체계 사이의 양방향 소통을 이해하는 흥미로운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생에서 지속되는 즐거움은 우리가 서로에게 잘 대해줄 때만 발생한다. 건강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속에 숨어 있다. 사랑이 마법처럼 발진을 사라지게 하거나 부러진 뼈를 붙여주거나 암을 낫게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사랑은 건강의 숨은 배경이며, 모든 신체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숨은 요인들의 파급 효과를 살펴보며 이제 우리는 친절함과 유대감이 질병을 예방하고 아픈 정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안다. 관절가동범위의 제한과 야간 통증을 겸비한 어깨 통증으로 거의 반년을 고생하던 속기사 한 분이 3주 전에 나를 찾아왔다. 운동과는 거리가 먼 깡마른 체형의 소유자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겁을 내고 있었다. 외상으로 인한 발병이 아니더라도 파열, 석회, 염증 등에 대한 영상 진단이 필요하니 내 치료를 받으면서 정형외과 의사의 소견도 참고하자고 했다. 다행히 다섯 번의 치료를 이어가는 동안 야간 통증도 완화되고 신전시의 각도도 개선됐다. 그 사이 근처 통증크리닉에서 충돌증후군 진단을 받고 주사치료를 한 번 받게 되었는데 주사 부위가 너무 아파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그 다음날이 되어서야 통증이 살짝 덜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다시는 주사를 못 맞을 것 같아서 두 번째 외래방문에서 추가적인 주사는 거부하고 회사 안에 있는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받으면서 필요할 때 진통제만 복용하고 싶다고 했더니 의사가 본인이 의도하는 치료를 따라오지 않으려면 다른 병원 알아보라고 매몰차게 말하는 통에 그냥 그 길로 병원을 나왔다고 한다. 아마도 한의원 치료를 하고 싶다는 환자의 말에 의사는 빈정이 상했을 게 분명하다(“침 같은 거 맞고 다니려면 내 병원은 오지 마시오!!!”). 환자 입장에 대한 세심한 경청…치료의 시작 젤리 하딩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부분의 현대의학 전공자들은 한의학이 터무니없고 기이하며 흥미롭지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환자를 두 번 진료한 의사 또한 침치료로 이러한 질환을 호전시킬 수는 없다고 장담하고 있을 것이다. 유명한 병원과 대단한 의사들을 만나고도 반복되는 호전-악화로 고생하던 만성적 어깨통증 환자들을 많이 만났다. 의미있는 호전례들을 많이 경험한 터라 이번 환자에게도 동일한 치료를 적용해보려고 한다. 과정은 위태위태 하더라도 결과는 해피엔딩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자가 운동과 장시간의 타이핑이 필수적인 직업적 특성상 그에 따르는 유의사항도 보다 자세히 설명할 것이며 환자 입장에서의 걱정과 예후에 대한 궁금증에 관하여 그녀의 이야기를 다정하게 경청할 것이다. “순간이 영원이 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그 영원이라고 믿었던 순간은 금세 허무하게 지나가기도 하고 또 다른 벅찬 순간이 혹은 절망적인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그냥 운명적인 그런 짧은 순간들이 모여 영원이 되는 것이다.” 『다정함의 과학』이라는 책 전체를 관통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절망적인 순간은 순간으로 벅찬 순간은 영원으로! 순간은 영원으로 영원은 순간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동감의 절정! 봄이다! 생명이다!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11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필자의 현재 직업은 변호사다. 변호사 이전에는 경찰에 봉직했다. 물론 일선 파출소, 지구대에서 순찰, 출동하는 경찰관이나 고소·고발사건을 직접 조사하는 수사관, 형사로 근무한 것은 아니다. 주로 그들을 관리·감독하는 경찰서 과장, 지방청 수사, 형사과장, 경찰서장, 경찰청 수사과장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경찰생활을 하면서 조심해야 할 사람들이 있었다. 서장, 과장의 이름을 팔면서 접근하는 사람, 정치인 또는 윗사람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람,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접근할 때 조심해야 한다. 악성 민원인, 수사과정을 몰래 휴대폰으로 녹음·녹취하는 사람, 일부러 수사관의 약점(과격한언어사용, 물리력 사용)을 포착하는 사람은 늘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돈, 유흥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결제하러 왔다면서 돈을 몰래 놓고 도망가는 사람, 만취한 상태에서 유흥업소로 유혹하는 사람, 몰래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하는 사람들은 늘 조심해야 한다. 속칭 김영란법, 갑질방지 관련 법령, 더욱이 미투 관련 성희롱처벌이 강화되면서 말조심, 행동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계급이 높을수록 사무실 크기는 커져 가는데 회의와 결재 외에는 외로워진다. 그럴수록 외부(기자 등 언론)에서 또는 내부(직원)에서 지휘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의료인을 잡아먹는 환자들 의료기관의 경우는 어떨까. 의료인을 잡아먹는 환자도 있다. 문진, 촉진과정에서 의료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은밀한 부분에 접촉을 하도록 해놓고 성추행으로 몰고 가는 사람, 요즘 경기도 어려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로 보험료를 청구하도록 유혹하는 사람, 침, 한약 처방 관련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치료비 등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 간호조무사가 아닌 일반 직원에게 진료보조를 맡겼다고 고발하려는 사람, 물리치료 관련 무자격자 또는 과잉 허위물리치료를 하도록 유혹하는 사람, 많은 환자를 유치해 주겠다고 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최근 상담을 한 한의사 중에는 문진, 촉진과정에서 환자 신체의 은밀한 부분과 접촉이 있어 성추행 고소를 제기당해 이와 관련 결백을 호소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대한한의사협회 사실조회요청 등을 통해 무혐의 불기소결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사건을 접수한 경찰, 검사는 고소장에 기재된 내용을 보고 사건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마련이다. 아울러 성추행 사건의 경우 고소를 취하에도 처벌될 뿐 아니라 자칫 기소 후 취업제한명령으로 이어져 한의원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진상규명은 철저히 따라서 이러한 사건의 경우 수사관의 선입견을 차단하기 위해 당시 사건현장관련 재현, 현장상황, 관련 직원들의 자술서 확보(필요시 공증), 촉진 관련 필요성에 대한 문헌정보조사와 입수, 나아가 관련 한의사협회 사실조회요청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변호사에게 위임해도 변호사가 실체관계 규명을 위한 증거조사 분석보다는 오히려 사실을 인정하고 양형 관련 위주로 변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변호사에게 너무 맡기지 말고 내 사건은 내가 잘 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조사도 필요하다. 필자가 아는 허위처방 관련 건보공단 사기사건 한의사의 경우 유혹에 의해 청구하고 적발되어 피해금액을 모두 배상하고도 기소되어 집행유예선고확정이 되어 면허취소가 된 안타까운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변호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피해가 배상됐고 한의원을 오랫동안 경영했고 틈틈이 봉사활동을 한 점, 면허취소 시 생계가 어려워지고 신용불량자가 될 소지가 많다는 점 등을 부각시켰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아쉬움이 크다. 필자도 변호사지만 너무 변호사만 믿고 사건을 팽개쳐서는 안 된다. 변호사의 경우 다 그렇지는 않지만 고액의 선임료만 받고 쉽게 사건을 마치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고액 전관 변호사의 경우 말로만 글로만 변론할 뿐 사건현장분석과 증거조사는커녕 야간, 주말에 당사자인 의뢰인의 의견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당사자인 의뢰인들이다. 필자는 그러한 경우 의뢰인 자신의 억울한 점 등을 변호사 또는 변호사가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관, 검사, 판사에게 자꾸 제출하라고 한다. 경찰, 검찰조사과정, 법정의 변론과정에서 억울한 사항을 제대로 말할 기회가 적다는 점은 우리나라 경찰, 검찰, 법정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사건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경찰, 검찰, 판사, 변호사의 역할은 잘 들어주는 역할이 아닐까.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거나 강요하지 말고 열심히 들어주고 청취하는 그러한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한의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환자가 많은 한의사, 의뢰인이 많은 변호사보다는 잘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는 배려있는 인간미 넘치는 한의사, 변호사, 경찰, 검사, 판사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9>유명석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장(대명한의원장)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는 지난 2016년 학회 고유 침구 치료법인 정침침구법을 사용하고 있는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학회로, 2018년 대한한의학회의 회원학회 인증을 받아 활동 중에 있다. 본 학회는 기존 경혈·경락 중심의 침구치료법과 달리 인체에 대한 정밀한 해부생리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각종 질환에 대해 객관적인 진단 방법과 치료점(혈)을 설정해 치료하고 있으며, 호침뿐만 아니라 도침(침도)을 주요한 치료도구로 사용해 중증·만성 질환의 치료에 탁월한 치료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치료효과에도 불구, 우리의 한의학은 여전히 객관적이지 않다거나 혹은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임상 현장에서 매일 환자와 접하고 있는 임상 한의사들은 이에 대해 항상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술기와 치료효과를 객관화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한 갈증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에서 공익적 임상연구 진행 소식을 접하게 되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한의CPG) 연계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의 한 부분인 근골격계 및 말초신경계 질환의 견비통 분야 임상연구에 참여하게 됐다. 1. 연구 과제 설명 한의CPG에서는 견비통 치료에 일반침, 약침, 추나, 한약 등 한의약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권고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도침(침도)은 권고등급이 C, 근거수준이 Low로 매우 낮은 수준의 진료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도침(침도) 치료가 국내에 도입된 역사가 매우 짧고, 진료지침을 개발하는 시점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도 취약한 상태에 있었던 상황을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도침(침도) 치료를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수십년 동안 해마다 도침(침도) 교육과정을 개설해 도침(침도) 치료를 국내에 널리 보급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현 시점에서 도침(침도) 치료는 일차의료기관인 한의원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하여 널리 사용되는 중요한 한의약적 치료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논문도 꾸준히 제출되고 있다. 이에,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견비통의 치료 중재법으로서 도침(침도) 침술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 근거를 마련하고 효율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제시함으로써 견비통 치료의 임상효과 증대와 치료 근거 확대를 추구하고자 했다. 도침(침도)요법은 신침요법의 일환으로 《황제내경》의 鋒鍼(봉침, 칼끝봉)과 鈹鍼(피침, 돗바늘피)을 기원으로 하며 침과 메스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도구로, 시술자가 촉진을 통해 시술을 위한 landmark를 찾고 도침을 활용해 경근의 유착 부위를 종행소통박리법, 횡행박리법, 절개박리법 등의 다양한 조작방법으로 박리하여 인대와 골 부착부 등에 유착, 반흔화 조직의 기혈소통을 목표로 하는 한의학적 치료방법이다. 도침(침도)침술은 해부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도침(침도)침술의 제도권 진입이 이뤄진다면, 침구학과 해부학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2019년 추나요법 급여화 등재 이후 새로운 한의약 술기의 급여 등재가 요원한 실정에서 신의료기술 등재를 위한 근거를 확보함으로써 한의약의 제도권 진입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 연구 방법 이제까지 임상이나 기초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대학이나 대학병원 등 대규모 시설과 인력을 가지고 있는 한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과 같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80%가 넘는 한의계의 현실에서, 실제 임상현장의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를 하는 임상가들을 중심으로 개원의중심연구망(PracticedBasedResearchNetwork·이하 PBRN)을 구축해 실제 한의 임상현장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또한 최근의 기존 무작위 대조군 연구 등의 재현성 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되면서 진료 현실 및 상황을 반영한 real world data에 기반한 진료기반연구(practicebasedresearch)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고, 특히 한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 분야에서는 특정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시행할 때 방법론적인 어려움이 많고, 생의학(Biomedicine) 분야에 비해 R&D 투자가 적기 때문에 임상환경을 연구 근거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던 바, 임상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현실과 환자의 경험과 질문을 실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소속 30여명의 원장들을 중심으로 PBRN을 구성했다. 또한, 임상의들이 가지고 있는 연구 설계, 연구 데이터 모집, 데이터 통계 처리, 논문 작성 등의 연구 전문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 연구 역량을 가지고 있는 학회 소속 회원들 중심으로 연구팀을 구성해 임상의들을 지원했고,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대학교수들의 자문을 통해 연구의 질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했다. 3. 연구 진행 과정 및 결과 1) 연구 진행 과정 2021년 8월부터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소속 전문 연구 역량을 갖춘 연구팀과 전국에 있는 30여 개 한의원에 종사하고 있는 원장들을 중심으로 PBRN을 구성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하기 위하여 견비통에 관한 독자적인 다기관 후향연구 프로토콜 및 표준치료 프로세스(SOP)를 개발, 연구에 참여하는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견비통에 대한 도침(침도) 치료 적용 연구 증례기록서 및 e-CRF를 개발해 11월 말까지 각 한의원에 내원했던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연구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3개월간의 연구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연구경과를 확인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 결과 25개 기관에서 총 333명의 환자에 대한 1210건의 연구 기준에 적합한 침도치료 증례를 확보했다. 2) 연구 결과 도침(침도) 치료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총 5회의 치료과정에 대해 SPADI(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와 NRS, Active/Passive ROM, 그리고 도침(침도) 치료 이후 부작용 측정 등의 평가지표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SPADI는 1회차와 5회차에, NRS는 매 치료마다, ROM은 1회차와 3회차, 그리고 5회차에 측정해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단 5회의 도침(침도)치료만으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차후 여러 방면의 분석 과정을 거쳐 논문으로 제출할 계획으로, 견비통의 도침(침도)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4. 연구 진행 소회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원의들이 가지고 있는 한의약 연구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의계에서 거의 최초로 PBRN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나라 한의의료기관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차의료기관의 개원의들이야말로, 한의약 치료의 최전선에서 한의약 치료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그 한계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조건과 대부분의 한의약 연구가 대학과 대학병원급에서 이뤄져 왔던 현실에서 개원의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연구, real world를 반영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듯 공동연구를 제한하자마자 30여개 한의원에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으며, 연구에 참여한 거의 모든 한의원이 데이터 수집의 최종 단계까지 함께 했다. 이는 PBRN을 활용한 연구가 앞으로 한의약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고, 보다 더 실질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도침(침도) 치료의 효과에 대해 임상을 하고 있는 각각의 원장들은 환자의 반응을 통해 이미 확인하고 있는 바였지만, 이렇게 전국 단위의 대규모 연구를 통해 도침(침도)의 치료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더불어 이를 통해 현재 권고등급이 C, 근거 수준이 Low로 매우 낮은 수준의 진료기준으로 작성돼 있는 한의CPG의 수정과 추후 신의료기술의 등재를 기대하고 있다. -
“지켜만 봐선 변화 없어…젊은 한의사도 작은 회무부터 참여해야”“지켜만 보고 비판만 한다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많은 회원들이 한의사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분회 혹은 반회와 같이 작은 회무부터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의사라는 직업은 10년, 20년 후에도 좋은 직업으로 남을 수 있을 겁니다.” ‘한의계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미래서울팀을 만들겠다’는 박성우 제34대 서울시한의사회장의 공약에 따라, 허준 총무이사는 가장 먼저 서울시한의사회 집행부로 영입된 2030 젊은 한의사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총무이사로 임명되자마자 지난해 4월 있었던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 강제공개 3개 의료단체 공동 대응부터 서울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활동 및 지부 회무의 전반적인 실무를 관장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시한의사회 내·외부로부터 “지부 임원들 중 회무에 가장 헌신하는 한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허준 이사.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그 이름에 걸맞게 한의계를 이끌어나갈 허준 이사를 만났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경희허준한의원 대표원장 허준이다. 현재 서울시한의사회에서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Q. 서울시한의사회 집행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가? 박성우 회장과는 대학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그때부터 박 회장은 한의학도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선배였다. 그 후 박성우 회장의 결혼식에 들러리로도 참여하고 종종 술자리를 함께 하는 등 좋은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다 박성우 회장이 서울시한의사회장에 당선되고 나서 저에게 총무이사직을 제안해주었고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했다. Q. “서울시한의사회 회무를 위해 가장 헌신한다”는 주변의 평가가 있다. 지난 1년간 수행했던 회무를 자평한다면? 매우 과찬이다. 저보다 훨씬 많이 봉사하는 임원들이 더 많이 있다. 지난 1년의 회무를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아직은 젊은 이사로서 회무가 처음인지라 많이 배워가는 1년이었던 것 같다. Q. 많은 2030대 한의사들이 회무는 다소 귀찮거나 관심 밖의 영역이라 치부한다. 한의사들은 이제 필수적으로 회무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야한다. 특히 2030대 젊은 한의사들은 한의사를 할 시간이 가장 오래 남은 세대인 만큼, 한의계의 정치적 역량 강화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급여화에 진입하면서 부원장들의 월급도 자연스럽게 많이 오른 사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이전으로 돌아가 만약 침 치료가 급여화 되지 않았다면, 현재 한의사라는 직업이 유지되고 있었을지 조차 의심스러울 것이다. 그 만큼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정치적 역량 강화는 우리의 삶은 물론 국민건강과도 직결돼있다. 서울시한의사회 임원들 중 진료 없이 회무만 보는 상근이사는 따로 없다. 모두가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시간을 내 봉사하는 마음으로 회무에 참여한다. 한의약의 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서다. 단지 지켜만 보고 비판만 한다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직접 회무를 해보니 보다 많은 회원들이 한의사의 미래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선배 한의사들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젊은 한의사들이 분회 혹은 반회와 같이 작은 회무부터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의사라는 직업이 10년, 20년 후에도 좋은 직업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Q. 본인이 바라는 미래 한의약의 모습은? 미래에는 한의약이 국민들의 건강에 더욱 크고 유용하게 이바지하길 바란다. 한의약은 세계 선진국에서도 인정하는 의학이고, 교류하길 원한다. 그럼에도 정작 우리나라에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의료제도적인 측면에서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의료기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치과의사와 수의사, 심지어 공항검색대에서도 사용하는 X-ray를 한의사들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한의사가 굉장히 배제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전체 건강보험 지출액 중 한의학 비중이 3~4%에 머문다는 점은 건강보험 내에서 양방보다 한의 급여항목이 더욱 적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한 비급여 한의시술에 대해서는 실비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다는 점 역시 한의약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것이다. 저는 이런 제도적 불평등을 개선해 한의약이 국민들의 건강에 더 크게 기여하는 미래를 꿈꾼다. Q. 올 한 해 서울시한의사회의 전반적인 회무 계획은? 먼저 서울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한의난임, 치매, 산후관리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또 한의학 홍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한의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장점들을 전달 드리고자 계획 중이다. 회원 보수교육과 당직 의료인으로서 한의사 실무 역량강화 사업과 같은 회원들의 교육에도 힘쓰고, 한의약을 사칭하는 불법의료 단속 등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보험에 있어서도 최선을 다해 회원들을 대변할 것이다. 즉, 한의사라는 직업의 미래를 밝게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Q. 개인적으로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아이가 태어난 지 이제 4달이 조금 넘었다. 아이와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 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지금 운영하고 있는 한의원도 조금 더 체계화, 자율화하려 한다. 저를 비롯한 저희 병원 원장들의 진료가 많은 환자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찾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Q. 더 강조하고 싶은 말은?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한의사의 미래를 위해 회무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했으면 좋겠다. 우리 스스로가 한의계의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한의사의 미래는 더욱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한의사 회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