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적증후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코드 신설

기사입력 2026.01.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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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진 기반 상복부 경결이란 명확한 진단기준, 제도권 질병분류로 편입
    대한담적한의학회·대한한의학회, TF 구성해 2023년부터 관련 작업 진행
    최서형 회장 “외면받던 환자들, 이제는 당당하게 제도권 질병으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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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제9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이하 KCD-9)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담적증후군(Damjeok Syndrome)’이 신규 코드(U877)로 등재, 제도권 내 질병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는 오랫동안 증상이 있어도 정상이라는 진단과 이상 없음이라는 검사 결과로 인해 의료체계 밖에서 고통받던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신규 코드 등재는 대한담적한의학회(회장 최서형)를 중심으로 임상-연구-정책세 영역이 함께 만들어낸 쾌거로, 실제 한의사들의 진료 경험과 연구자들의 과학적 근거 축적, 학회의 표준화 노력까지 모두 모여 이뤄진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담적은 복부 국소 경결을 특징으로 상복부 불편감, 자율신경계 이상, 정신신경계·근골격계 증상이 동반되는 병태로 오래 전부터 임상에서 치료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기능성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비특이 증상 코드 등으로 흩어져 기록돼 질병이 존재하지만 코드가 없어 존재하지 않는 질병처럼 취급돼 왔다.

     

    11214명 환자 임상데이터 등 방대한 근거자료 구축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담적한의학회는 ’23년 대한한의학회를 통해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에 신규 상병 신설을 공식 제안했고, 대한담적한의학회와 대한한의학회에서는 ‘KCD-9 대응 TF’를 구성해 담적증후군의 정의 병태생리 복진 기반 진단 기준 국내외 임상문헌 기존 상병과의 구분 근거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담적증후군의 신규 코드 등재는 기존 상병 신설 사례와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방대한 실증자료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실제 제출된 자료에는 위담한방병원에서 확보된 11214명의 환자 임상데이터와 전국 500여 개 담적 표방 한의원의 자료, 담적증후군 정의와 임상사례집, 복부경결 등급 체계, 증상군 구조 분석, 복진 소견의 재현성 검증 자료 등이 수천 페이지에 걸쳐 정리돼 있다.

     

    이와 관련 최서형 회장은 담적증후군에 대한 방대한 자료는 심의위원회에서도 매우 높은 근거로 평가됐다면서 담적증후군의 신규 코드 등재는 수십년 동안 진료실에서 치료해온 질병이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며, 제도 속에서 한의학적 진단이 공신력 있는 데이터 단위로 자리잡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통의학·소화기 질환 관련 논문, 기능성소화불량(FD) 및 과민성대장증후군(IBS)과의 비교 연구, 기존 증상 코드와의 중복·비중복 분석 등 국내외 학술 논문과 기능성위장관질환(FGID) 비교 연구를 광범위하게 체계적으로 제시, 담적증후군이 기존 기능성위장관질환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독립적 임상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는 점도 등재되는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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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담임상연구소 출범, 담적증후군 표준화의 기반 마련

    이같은 방대한 자료를 모을 수 있는 토대에는 ’21년 출범한 위담임상연구소가 중심이 돼 담적증후군의 정의와 복진 기준, 대규모 임상데이터 축적 등 표준화의 기반을 닦아나갈 수 있었다.

    ’22년에는 재단법인 위담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담적증후군 과제가88.9억원 규모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사업(차세대 바이오 사회밀착형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한국한의학연구원·대전대 한방병원·국가독성과학연구소·건양대 의과대학 등과 함께 병태생리 규명, 동물모델 구축, 환자군 분류, 약물 효능 분석, 진단설문지 개발 등을 수행하면서 과학적 타당성이 크게 강화됐다.

    더불어 ’25년 국제학술지 ‘Healthcare’에 게재된 ‘A Pilot Analysis of Bioparameters in Patients with Dyspepsia Accompanied by Abdominal Hardness’라는 제하의 논문은 담적증후군의 병태생리적 정체성을 보완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 연구는 담적증후군 환자에서 관찰되는 상복부 경결이 자율신경계 변화와 세로토닌 대사 이상 등 특정 생체 패턴과 연관될 수 있음을 제시해 전통적 담적 개념이 현대 생의학적 지표로도 설명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기존 기능성 소화불량·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구별되는 담적증후군의 임상적 독립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축적된 연구자료와 실증 근거는 ’23년부터 ’25년까지 이어진 KCD-9 개정 절차에서 정식 심의 전문가 검토회의 사례집 기반 코드 적용 검토 관계 기관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통과하는 기반이 됐다.

     

    담적증후군, 이달부터 전국 의료기관서 공식 사용

    심의위원회는 임상적 독립성, 진단 재현성, 실제 임상 사용 빈도, 기존 코드로 대체 불가능한 특성 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고, 담적증후군은 이 모든 요건을 충족, 지난해 71일부로 ‘U877’ 코드로 관보에 고시됐으며, 이달 1일부터 전국 의료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게 됐다.

     

    한편 이번 담적증후군의 신규 코드 등재는 향후 임상 기록·보험 청구·역학 연구의 정합성을 높이고, 보건의료 빅데이터에서 담적증후군을 독립적인 항목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연구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치료효과 분석, 환자군 특성 규명, 난치성 소화불량 하위군 연구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며, 복부 경결 및 다기관 증상이라는 임상적 특성은 기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설명되지 않는 환자군을 분리·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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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형 회장은 담적증후군 코드 신설은 임상현장에서 수십 년간 관찰된 병태가 국가 표준질병체계 안에 공식적으로 반영된 역사적 사건이라며 복진 기반 상복부 경결이라는 명확한 진단 기준이 제도권 질병분류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위담임상연구소 연구책임자인 노기환 원장(위담한방병원)이번 코드 신설이 있기까지 11214명 규모의 환자 통계, 여러 생체지표 기반 자료, 정부과제 성과물, 다수의 관련 논문, 위담임상연구소의 자료가 등재의 기반이 됐으며, 이를 계기로 담적증후군의 병태적 특성이 더욱 정교하게 연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은 담적증후군이 KCD-9에 신규 코드로 등재된 것은 한의학적 진단지식이 공공 데이터체계에서 정식 질병 단위로 인정받은 상징적 사건이자, 담적 환자들에게 진단과 치료의 근거를 제시한 쾌거라며 이제 환자들에게 당신 병은 존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국가에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한의학회 한창호 정책이사(동국대 한의대 교수)와 서병관 보험이사(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전문적인 자문을 통해 심의 단계에서 제기된 여러 기술적·분류학적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제공해 등재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임상에서 담적증후군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해 온 의료기관 중 하나인 위담한방병원에서는 복부경결 검사·HRV 분석·PPT 계측 등 실질적 진단 자료의 표준화 과정에 참여, 담적증후군 임상 근거의 정교화에 크게 기여하는 한편 대한담적한의학회 산하 담적표준화위원회(위원장 노기환, 위원 최규호·임윤서)가 담적증후군의 정의, 진단기준, 복진평가법, 진단 보조검사 및 대규모 자료 정리 등에 있어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최서형 회장은 올해부터 담적증후군은 국가 의료데이터, 건강보험 정책, 임상 진료, 학술 연구의 모든 영역에서 독립된 질병으로 기록된다면서 오랫동안 진단받지 못해 외면당했던 환자들이 이제는 제도권에서 자신의 병을 설명할 언어를 갖게 됐고, 이는 치료와 연구의 새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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