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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臺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서 국제협력 강화 결의[한의신문] 경상북도와 영덕군이 공동 주최하고, 경상북도한의사회와 영덕문화관광재단이 공동 주관한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 2025’가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와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이사장 첨영조)가 지난달 30일 오찬 간담회를 통해 양국 전통의학의 국제교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양국의 전통의학계를 대표하는 단체 간 협력 확대의 뜻을 재확인한 자리로, 향후 학술·임상·산업 분야에서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윤성찬 회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와 대만은 의료이원화 체계 국가로서, 공통적으로 한의학과 중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매우 크다”며 “각국의 보험제도에서 현대 진단기기 활용 등 상호 벤치마킹을 통해 많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다양한 학술 연구와 부스 운영을 통해 중의학 분야의 임상 응용과 연구 성과도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이러한 교류가 양국 전통의학의 상호 발전은 물론 문화적·정서적 유대까지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첨영조 이사장은 “대만의 중의사 행사에 항상 참석해 주시는 한의협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한의사들과의 긴밀한 국제 교류를 이어온 덕분에 대만의 중의사들도 제도와 기술 측면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현재 대만의 중의사들도 이제 공식적인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웰니스페스타 준비 과정을 통해 얻은 배움이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윤성찬 회장, 첨영조 이사장, 이재덕 위원장, 이여영 회장 이번 양국의 협력은 그동안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주최해온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및 ‘국의절’ 행사 등에서 이어져 온 긴밀한 네트워크의 연장선에 있다. 양 대표단은 이날 전통의학과 관련해 △감염병 대응 △난임치료 제도 △의료보험 및 산업 발전 △초음파·X-ray 등 현대진단기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향후 학술 교류를 넘어 공동연구와 임상데이터 교환 등 실질적인 협력으로 나아가자는 데 의견을 모으며, 전통의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협력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덕 웰니스페스타추진위원장은 “양국의 전통의학이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할 때, 현대의학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웰니스페스타가 한·대만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웰니스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여영 신죽시공회장은 “그동안 자매결연을 통해 따뜻하게 교류해 온 한국 한의사분들과 다시 만나 기쁘다”며 “앞으로도 임상·연구·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한·대만 전통의학이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대만중의사공회는 윌니스페스타의 ‘국제의료 체험존’에서 ‘대만 침·천연 허브파스 체험 부스’ 운영을 통해 영덕 군민들에게 중의약 치료를 선보였다. 또한 ‘K-한방 의료와 글로벌 전통 의학의 융합’ 컨퍼런스에선 첨영조 이사장이 ‘대만전통중의학의 미래와 추세’를, 황가봉 신죽시중의사공회 명예이사장 ‘중의학에 AI를 적용하다’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이종안 한의협 부회장(ISOM 사무총장)은 “이번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는 전통의학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한국. 대만, 일본, 각국이 창의적으로 발전 현황을 볼 수 있는 지혜의 장이자 ISOM에서 다져온 협력의 연장선상으로, 양국의 학술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근거 중심의 임상 연구와 현대 진단기기의 활용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국제모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국제 학술 행사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아시아 전통의학의 표준화와 세계화에 기여하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의협 윤성찬 회장을 비롯해 서만선·이종안 부회장, 강서원 국제이사, 웰니스페스타추진위원회 이재덕 위원장·김현일 집행위원장, 경상북도한의사회 김봉현 회장·조희창 수석부회장·왕기언 국제이사,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박성우 회장·남호문 부회장, 경기도한의사회 민상준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만 측에서는 첨영조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이사장, 황숙경 보생당 중의의료체계 집행장, 신죽시중의사공회 이여영 회장·황가봉 명예이사장, 핑둥현중의사공회 진기정 이사장·구미지 진료소 집행장, 임패진 중의항노화의학회 이사장, 송문영 타이베이시중의사공회 부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
"전통의학을 '통합의학'으로…ICOM으로 확인한 한의학의 글로벌 가능성"유용주 학생(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국제동양의학회(ISOM)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와 ISOM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전통의학, 근거 기반 의학에서 통합의학으로(Traditional Medicine: From Evidence-Based Medicine to Integrative Medicine)’를 주제로, 감염병 대응과 통합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홍콩,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얀마 등 14개국에서 약 1,400명의 의료 전문가와 학자가 참석했으며, 주요 강연 12개를 포함한 총 90개 강연과 92편의 논문 발표, 96편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 다시 찾은 ICOM, 더 넓은 시야로 본 한의학 나는 예과 1학년 시절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ICOM에 처음 참석했다. 이후 JSOM, ICMART 등 다양한 국제 학회를 꾸준히 찾아다니며 한의학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이번 ICOM은 예전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 동시에, 한의학의 세계적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해준 자리였다. 8월 29일 이른 새벽, ICOM 참석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피곤에 겨워 잠든 사이 비행기가 이륙했고, 승무원의 기내식 안내에 잠에서 깨어 다시 식사 후 착륙까지 단잠을 잤다. 타이베이에 도착한 첫날에는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Taipei Tzu Chi Hospital을 방문했다. 병원은 내부를 둘러보는 데만 4시간이 걸릴 만큼 규모가 컸고, 곳곳에서 환자 중심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장기 입원 환자들을 위한 산책용 테라스, 가정집처럼 꾸민 호스피스 병동, 환자가 부담 없이 명상을 할 수 있는 불교식 공간까지—모든 것이 조화롭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 병원은 불교 재단에서 운영되며,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평등하게 대하고 치료 후 관리까지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아산병원이 의료 품질로 브랜드화했다면, 이곳은 ‘자비와 평등’이라는 가치로 병원을 상품화한 셈이었다. 저녁에는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대만 전통 음식을 즐기며 각국의 임상 현황과 교육 시스템을 공유했다. 문화와 의료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지만, 의료인의 공통된 고민과 열정이 느껴지는 뜻깊은 만남이었다. ■ 첫째 날, 부인과 질환 중심의 심도 있는 강연 ICOM 첫째 날의 주요 주제는 여성 갱년기 및 난임 치료의 한의·중의학적 접근이었다. 첫 번째 강연자인 Wang-Chuan Chen 교수는 갱년기 증상을 단순히 호르몬 변화로 보지 않고, 개인의 체질과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갱년기 관절통을 간신부족 혹은 비신음허로 변증하고, 각각 백합지황탕 등 적합한 처방을 제시했다. 또 피부 증상은 폐신음허나 음허혈조, 비뇨생식기 증상은 음허정휴나 신기부고로 변증하여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증상 완화가 아닌, 정확한 변증과 치법의 적용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어진 Jung-Nien Lai 교수의 ‘난소 기능 장애(Ovarian Dysfunction)의 중의학적 치료’ 강의는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발표였다. 난소 기능 장애를 “40세 이상, 난포 반응 저하, AMH 수치 저하 중 두 가지 이상”으로 정의하고,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의 임상적 활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전통적으로 잉부 금기 약재로 여겨지는 활혈거어약이 난임 여성에게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신선했다. 도인승기탕과 저당탕 등 하초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이 난임 치료의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Lai 교수는 “나이는 질병이며, 치료할 수 있다”는 문장으로 발표를 마쳤다. 나이에 따른 생식기능 저하를 ‘치료 가능한 상태’로 보는 시각은 인상 깊었고, 한의학이 전체 인체의 균형 회복을 통해 생식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혈류 상태가 임신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임을 설명하며, 자궁내막이 얇을 때는 신허·궁한, 두꺼울 때는 습열·어혈로 진단해 접근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난자 개수나 호르몬 수치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기능 회복을 통한 임신 가능성의 극대화’라는 한의학적 관점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 둘째 날, 포스터 세션에서 본 한의학의 미래 둘째 날은 각국의 연구 포스터가 전시된 날이었다. 그중에서도 Isoorientin 성분의 항암 효과를 다룬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한의학은 항암 치료의 보조적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Isoorientin처럼 본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직접적인 항암 작용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한의학이 항암 치료에 ‘직접 참여하는 의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번 학회를 통해 한의학의 임상 영역이 근골격계 질환에 치중되어 있다는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과, 정신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적 접근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아직 그 영역이 협소하게 인식되고 있다. ICOM에서 만난 연구자들은 이 한계를 넘어 한의학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본다” — 통합의학으로 나아가는 길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법이죠”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한 대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ICOM의 강연들은 바로 이 문장을 떠올리게 했다. 한의학은 ‘전체의 균형’을 통해 국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의학이며, 난임·갱년기·암 등 복합적 질환일수록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만에서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한의학이 더 이상 ‘전통의학’에 머무르지 않고, 근거 기반의 통합의학(Evidence-Based Integrative Medicine) 으로 발전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증과 치료의 정밀화, 국제적 협력, 그리고 열린 학문적 교류가 있다. 이번 ICOM 참가는 한의학이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
‘청관1호’ 탄생기…“대만 정부의 중의약 신뢰·지원으로 팬데믹 극복”"청관1호 개발과 보급은 험난한 여정이었으나 정부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됐다. 한국형 한의학 신약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지지해준다면 국민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를 개최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중의약 임상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된 ‘청관1호(清冠一號, NRICM101)’ 사례를 통해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설립과 한의약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1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양명교통대학에서 위생복리부 국립중의약연구소(소장 소이창)와 간담회를 갖고, 한의학 연구체계 구축 방향을 모색했다. 대만 위생복리부 산하 교육·연구 기관인 국립중의약연구소는 1963년 중의약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래 중의약 학술 연구와 신약 개발을 지속해왔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발한 중의약 처방제 청관 1·2호는 치사율 감소를 통해 대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전통의학의 가장 큰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대만은 모두 의료이원화 체제를 갖춘 국가로,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공유하며 지난 반세기 동안 각자의 제도를 발전시켜 오면서 서로에게 귀감이 돼왔다”며 “이번 ICOM을 통해 대만의 경험을 직접 확인하면서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으며, 앞으로도 양국이 전통의학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긴밀히 협력하고, 인류건강 증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소이창 소장은 “이번 ICOM을 통해 한국 한의학에 대한 우수성과 열정을 확인한 만큼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과 교류를 이어간다면 전 세계인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자리가 한의약과 중의약이 서로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종안 부회장,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 오현민 이사, 송상화 회장 다음은 한의협 윤성찬 회장·이종안 부회장·오현민 국제이사,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 송상화 부산광역시한의사회장이 청관1·2호 개발자인 소이창(蘇奕彰) 소장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Q. 대만 시스템 하에서 중의약 임상데이터 확보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데이터 수집과 학술 연구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것은 아니었다. 의료보험 청구 과정에서 환자 진료 내용이 기록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축적된 것이다. 물론 임상 현장을 기반으로 한 자료인 만큼 연구 결과에 일정한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만의 경우 양방병원 입원환자가 한약을 병용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토대로 의료보험 청구 정책 개선과 관련 연구를 기획하며, 어떻게 표준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청관 1호·2호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정 상황 속에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약을 적용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 역시 이러한 모델을 도입한다면 전통의학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Q. 환자 데이터 획득을 위해 문진 등 양식이 정해져 있는가? 청관 1호 개발 당시 특별히 만든 문진표가 있었다. 청관 1호에 대한 임상연구를 위해선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를 통과해야 했는데, IRB 신청 시 정해진 양식과 서류들을 맞춰야 했다. ▲ 이날 간담회에는 국립중의약연구소 연구진 및 국립양명교통대 중의학과 교수진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Q. 청관1호의 개발은 Bench side(실험실 연구)에서 Bed side(임상 현장)로 이어지는 일반적 방식이 아닌 그 반대로 진행됐다. 이러한 역순 연구 절차의 개발 방식이 가능했던 비결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만의 중의사들은 환자를 직접 진료할 수 없었다. 이에 2020년 1월 말 당국은 ‘코로나19 중의치료 임상지침’을 마련하고 중의사들에게 진료 대비를 지시했다. 당시 양약의 효과가 불확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4월부터 양의사들이 중의사의 협력을 요청하면서 의대와 병원이 함께 통합 회진을 시작했고, 약 3주 만에 중의약 치료 효과가 확인되며 표준화 연구로 이어졌다. 임상 현장에서 이미 효용이 입증된 덕분이었다. 이후 한 달 동안 화학·생물학적 검증과 품질 관리가 진행됐고, 제약사와 협력해 청관1호가 개발됐다. 위생복리부는 이를 긴급사용승인(EUA)으로 허가했다. 흥미롭게도 국내 공식 허가 전 이미 해외에는 건강식품 형태로 수출되고 있었다. 이후 14개 제약사가 생산에 참여했으며, 반복된 품질 검사에서 80% 이상이 유효성을 입증했다. 현재까지 약 183만 명이 청관1호를 복용했으며, 사용 빈도는 기존 양약보다도 높았다. Q. 청관1호의 임상 외 추가 시험 여부와 비용은? 청관1호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 4개 제약사가 생산에 참여했다. 팬데믹 종료 후에는 2개사가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이 중 한 곳은 이미 시험을 마쳤다. 이후 청관1호는 정식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개발 예산은 처음 350만 NT$였으나, 인증을 거치며 추가 지원을 받아 총 6000만 NT$까지 확대됐다. 청관1호는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됐고, 미국과 유럽 등에는 건강식품 형태로 수출됐다. 누적 수출액은 6000만 US$를 넘어섰으며,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 Q. 중의사 진단이나 임상례가 어떻게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가? 청관1호 개발 이후 대만 중의약연구소는 신약 개발 기간 단축에 주력하고 있다. 중의사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활용하면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연구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 또한 30여 년간 급성·난치성 질환을 진료하며 임상과 이론을 결합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대학교육에 적용했으며, 제자들은 이를 다시 임상과 연구, 교육에 활용해 근거와 자료가 지속적으로 축적돼왔다. 현재 연구소는 코로나19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Q. 한국에서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설립를 위해선 부설 한방병원이 필요하다. 중의약연구소에도 부설병원이 있는가? 코로나19 당시 대만 중의약연구소는 9개 병원과 협력해 임상시험과 리얼월드 데이터 수집을 진행했다. 이후 협력 범위가 확대되면서 현재는 국립·사립을 포함한 27개 병원이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는 연구소가 자체 중의병원을 보유하지 않아도 센터 역할을 수행하며, 다수 병원과의 데이터 협력을 통해 충분히 운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국가 중의약연구원으로의 승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Q. 중약 처방 보험 적용부와 전통의학 관련 국가 R&D 규모는? 과립제는 의료보험이 되고, 탕약은 자비로 지출해야 한다. R&D 규모는 기존 6000만 NT$에서 코로나19 이후 방위비에서 증액된 1억 NT$이다. 이후 보다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증액된 예산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초고령화사회 뇌혈관 질환 관련해 투입될 예정이다. Q. 현지 초고령사회 중의사 주치의 모델은? 대만에서는 중의약 졸업 후 2년간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으며, 전문 분야는 총 6개다. 이 중 가정의학과와 커뮤니티·사회과는 주치의 제도와 연계될 예정이다. 현재는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방문진료만 시행 중이며, 중의사들은 병원 퇴원 후 환자의 집을 방문해 당뇨 치료를 수행한다. 양약 처방 권한이 없기 때문에 중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해 치료를 보완한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관리에서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임상적 근거 축적이 필수적이다. 중의사들은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며, 고지혈증 치료 시 양약의 간독성을 중약으로 조절하는 등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대만 대표단은 각국 전통의학의 역사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교환하며 교류 강화를 약속했다. Q. 노인 돌봄에 있어 3대 질환에 대한 접근법은? 큰 단위에서 보았을 때 중의약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에 강점이 있다. 고령화사회, 복잡한 만성질환들이 출현한다. 고령인구는 한가지 질환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복합질환에 있어서는 중의약이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만에서 초고령화사회에서 크게 암과 만성질환으로 질병을 나누고, 이에 대해 대처하려고 한다. Q. 이외 한국에 전하고 싶은 말은? 청관1호 개발과 보급은 험난한 여정이었으나 정부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됐다. 한국형 한의학 신약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지지해준다면 국민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이종안 부회장(ISOM 사무총장)은 "상한론(傷寒論)도 과거 코로나19와 유사한 감염병으로 인해 생겨났으며, 이를 통해 한방이 발전하게 된 결과를 낳았다"면서 "대만의 팬데믹 극복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한의학도 산업화와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동양의학회가 걸어온 50년의 발자취 ‘한 눈에’[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회장 진왕전(陳旺全)·이하 ISOM)가 지난달 31일 ‘국제동양의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지난 50년간 ISOM의 발자취를 한 권에 담은 ‘국제동양의학회 50년사(이하 50년사)’를 발간했다. ISOM은 침구 및 한약을 포괄한 동양의학 전반에 걸친 학문 발전과 교류를 위한 국제적 조직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1976년 한국의 주도로 창립된 단체로, 동양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최고(最古)의 전통을 갖고 있다. 창립 이후 ISOM은 국제동양의학회학술대회(ICOM) 개최를 비롯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개발 및 정보 교류를 통한 종합적 정보네트워크 형성, ISOM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 등을 추진, 동양의학 분야의 국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과 더불어 전통의학자 및 동양의학자들 간 교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50년사’에는 제1회 ICOM부터 제20회 ICOM까지 생생한 현장을 담은 사진을 중심으로 게재해 당시 동양의학 발전을 위한 ISOM의 노력을 한 권에 담아내고 있으며, 지난달 31일 개최된 ‘제21회 ICOM’의 포스터와 홈페이지 사진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ISOM이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표 및 그래프로 제작해 이해를 돕는 한편 역대 회장 및 현 임원진들이 ISOM 창립 50주년을 맞아 남긴 축사에서는 지난 과거를 회상하고 앞으로 ISOM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담았다. 특히 최환영 ISOM 명예회장은 “ISOM이 ‘지천명(知天命)’을 맞이한 가운데 이는 ISOM 자체가 걸어온 역사에 대한 더욱 깊은 책임감을 갖고 주체성을 재정립하며,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계기를 갖는다는 의미”라며 “따라서 동양의학의 가치관이 정부와 타 의약단체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과거의 후회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미래의 불안에도 지배당하지 않는 확고한 가치 재정립에 대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한 “ISOM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국제 동양의학 연구자들의 동양의학에 대한 가치 재정립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ISOM은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보다 더 많은 나라의 정부 차원의 참여와 지원 속에 전세계 동양의학 연구자, 학자, 대학교수, 정책 관계자들 모두가 전통 동양의학의 의철학적 가치 재정립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반석으로 거듭 탄생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진왕전 회장은 “지난 50년간 ISOM의 여정을 되돌아보면 전통 경험의 축적에서 출발해 근거중심 의학으로의 전환을 모색해 왔으며, 치료 중심의 접근에서 예방의학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왔다”면서 “더욱이 고령화사회와 만성질환 증가 등 복잡한 보건의료 과제들 앞에서 동양의학의 고유성과 통합의학으로서의 가능성은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우리는 과학기술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수용,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과 전통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면서 “이제 ISOM은 전통을 기반으로 혁신을 날개 삼아, 보다 넓은 국제무대를 향해 도약해야 할 시점이며, 향후 각국 회원들이 함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를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동양의학이 인류 건강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고, 세계 의학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50년사’ 발간을 진행한 이종안 ISOM 사무총장(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이번 ‘50년사’ 발간을 위해 준비했던 8개월의 기간 동안 50년의 세월이 베여 있는 사진과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ISOM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ISOM 50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지만, 찾아낸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해 작지만 알찬 책으로 만들어 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과거의 지혜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처럼 어느 한 단체의 역사를 정리해 자료를 남긴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움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간된 ‘50년사’가 앞으로 ISOM이 인류건강 증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지침서가 되길 바라며, ‘50년사’가 발간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몇 일간 대만에 갔었다. 국제동양의학회(ISOM, Interna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 주최의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에 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과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해 100명 넘는 한국측 인사들이 참여하게 되어 의사학자의 관찰자로서 입장에서 볼 때 매우 감동스러운 행사였다. 이종안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배원식한의원 원장)이면서 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의 30여 년간의 헌신(배원식 선생 보필과 국제동양의학회에서의 활동)을 오랜 기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대만측에서 잘못 알고 진행된 몇 가지 실수(적합하지 않은 수상과 누락 등)를 잊고 넘기기로 했다. 최근 AI(Artificial Intelligent)의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이종안 사무총장의 국제동양의학회와의 인연에 있어서 배원식 원장과의 만남은 중요하다. 아울러 이종안 사무총장은 필자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나에게 국제동양의학회 관련 자료를 처음으로 제공해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은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기적으로 중구 회현동에 있는 배원식한의원을 방문해서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적 전개를 배원식 선생의 생전 활동을 중심으로 경청하면서 이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갔다. 이 글의 제목을 ‘AI 한의사를 논한다’로 붙인 것은 금번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의 내용이 이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발표 논문 제목은 전혀 관계없이 붙였지만, 여기에서 ‘AI 한의사를 논한다’라고 한 것의 모티브는 배원식 선생 같은 한의사의 국제화에 일생을 바친 한의사와 이종안 사무총장 같은 배원식 선생의 뜻을 평생 받들어 국제동양의학회에 헌신했던 한의학자들의 평생 스토리가 ‘AI 한의사’를 만들어 나가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적 염려로부터 비롯한다. 본인이 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평생해온 ‘한의학 인물’, ‘한의사 명의 발굴’, ‘儒醫列傳’, ‘한의사 치료 醫案 정리’,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적 사안들’ 등은 관련 자료의 수집의 취미를 만들어냈다. 가끔씩, 실제로는 자주, 한의사 諸位들의 자료 기증 의사를 듣고 찾아가서 희귀한 자료를 받아오고 흥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 연구실과 자료실에는 한의학 관련 자료들로 가득차서 정리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자료 수집과 정리, 집필 등의 과정에 본인은 자료로서의 가치는 고가의 고전의서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한의학을 연구하면서 적은 노트, 소규모의 모임에서 세미나용으로 만든 자료, 한의사 분회 등에서 나누어준 소식지, 한의대 재학시절 만들었던 학회지나 동아리 소식지 등 한의사들의 신변잡기와 학창시절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자료들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AI 한의사’를 만들어가는데 반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의사들의 하루하루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계적 느낌의 프로그램만 접하게 될 것이다. 모든 한의사는 생애, 학술사상, 평생 축적한 학문적 배경, 지역성, 국적성, 醫哲學, 醫德, 多讀 醫書, 치료술, 경험방, 개인 醫案 등 삶의 스토리 라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방이나 치료술, 진단툴을 검색을 통해서 찾아내는 단순한 반복형 검색형 엔진 기반의 AI만으로는 한의사의 ‘Dual Brain’을 삼을 수 없을 것을 확신한다. 배원식 선생 같은 한의사의 생애, 학문적 연구, 치료 경험, 경험방, 개인 의안 등이 멀티 모달로 정리되어 교육과 연구, 임상에 활용될 수 있게 된다면 진정한 ‘AI 한의사’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코로나 치료제 ‘청관1호’, 전통의학 임상·정부 지원의 산물”[한의신문] 코로나19 치료제 ‘청관1호(清冠一號)’가 대만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전통의학의 성과로 주목받는 가운데 이러한 개발을 위해선 임상 축적·ISOM 공동연구와 더불어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동양의학회(이하 ISOM)는 지난달 31일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이하 ICOM)’에 발맞춰 ‘ISOM 성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반세기 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집대성한 동양의학의 가치와 위상을 알렸다. 이날 대만 내 50여 개 언론 매체가 참석한 가운데 진왕전 ISOM 회장은 “전통에서 출발해 근거 중심 의학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온 ISOM은 지속적인 ICOM 개최를 통해 그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하고, 연구학자들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술적 교류의 장과 훌륭한 임상연구 성과 축적을 이뤄냈다”면서 “궁극적으로 ISOM은 전통 동양의학이 인류건강복지에 크게 기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이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계적인 보건 위기 속에서 전통의학은 단기간 내에 수많은 생명을 구하며 그 유효성과 공공의료 내 역할을 다시금 입증했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동양의학과 현대의학 간 조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좌로부터 진황전 회장, 윤성찬 한국지부장, 소이창 소장 ◎ ISOM,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한의사 도구의 이정표 제시 이날 참석한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ISOM에서 이뤄낸 활발한 연구와 제도적 성과가 초음파진단기기 등 우리나라 한의학 도구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법원 판결을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진단기기, X-ray, 뇌파계 등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합법화된 데 대해 윤성찬 한국지부장은 “이러한 진전은 한국 한의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일뿐만 아니라 중의사들을 비롯한 ISOM 학자들의 제도적 경험이 더해진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대만에서 중의사의 X-ray 사용이 제도적으로 인정된 사례는 우리나라 한의사들에게 중요한 근거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현재 단순 진단을 넘어 초음파 활용 약침술 등 새로운 임상 술기를 제도권에 반영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한의사의 X-ray 활용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윤 한국지부장은 “현재 한국 한의계에서는 의료기기 활용의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걸맞은 제도적 혁신도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ISOM의 일원으로서 동양의학의 현대화·세계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연대와 교류의 힘으로 동양의학의 가치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전통의학의 산물 ‘청관1호’, 팬데믹 돌파구로 자리매김 대만의 학술 역량 및 연구 성과는 대만 위생복리부 국립중의약연구소(소장 소이창)에서 두드러졌는데, ISOM과의 학술 교류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소이창 소장은 ‘전통 지혜와 현대 혁신의 결합’을 강조하며 △청뇌1호(NRICM201)-알츠하이머 치료 연구 △청관1호(NRICM101)-호흡기 감염 치료 효과(대표적 코로나19 치료제) △청관2호(NRICM102)-염증성·섬유화성 폐질환을 겨냥한 다중 표적 한약 복합제 △성뇌1호(NRICM301)-허혈성 뇌졸중·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통합 신경 보호 전략 △Q뇌1호(NRICM401)-단백질 이상 응집으로 인한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를 성과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청관1호 개발에 나선 소이창 소장(ISOM 대만지부 이사)은 “청관1호 개발은 대만 전통의학에 종사한 여러 선배님들과 10여 년간 ISOM을 통한 한국 등 회원국과의 학술 교류의 결실”이라면서 “대만도 팬데믹 초기에는 양방의학 위주의 방역 정책을 펼쳤으나 전통의학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근거를 지속적으로 제시한 끝에 중앙대책본부가 이를 채택해 사용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600만명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관1호가 기존 항바이러스제보다 치료 효과와 경제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점과 미국 의사들로부터도 임상 효과를 인정받았다”면서 “이번 성과는 전 세계 전통의학의 공동 노력의 산물로, 앞으로 전통의학의 유효성과 발전 가능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 이종안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장 3면을 '50년 기념 메모리얼 월'로 구성해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쇼조 무로가 14·15대 회장의 장남·손녀) ◎ 대만 정부, 중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업그레이드 가속화 한편 대만 정부는 국립중의약연구소를 중심으로, 중의사의 임상 현장을 위한 초음파진단기기 활용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이창 소장은 기자회견 직후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초음파 진단기기가 중의학 임상에서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촉진 중심의 진단 한계를 보완하고, 대중에게 보다 비침습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이창 소장은 “근골격 손상 환자의 경우 중의사가 초음파를 통해 뼈·근육·연조직 손상의 정도를 명확히 파악한다면 이후 치료 계획을 보다 정확히 세울 수 있다”면서 “산부인과 영역에선 생리 불순이나 자궁외 임신 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와 조언을 제공할 수 있으며, 필요 시 대형 병원으로의 신속한 전원 의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의사가 원격지에서도 즉각적인 진료를 제공해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대용 초음파진단기기 보급과 더불어 정부·중의사공회·의료초음파협회 등과 함께 제도적 활성화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근거 기반 한약 안전성 입증…한의사 처방·관리 ‘필수’▲왼쪽부터 김남일·권승원·진준량·토시아키 마키노·이상헌 교수 [한의신문]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한국 세션에서는 한국·대만·일본 연구진들이 한약의 안전성과 효과를 체계적으로 규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연구진들은 한약은 전문가 처방과 제도적 관리 하에서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며, 이번 세션을 통해 한약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가치 확산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한약재에 대해 많은 폄훼가 이어져 왔으나, 우리는 오랜 기간 임상에서 이를 활용하며 그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이번 한국 세션을 통해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과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한의사 등 전문가에 의해 처방된 한약이야말로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한약 안전성 세션(좌장 고성규·권승원)’에서는 △한국 한의학의 역사와 미래(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 대한 한약 치료의 안전성-다각도 근거 요약(권승원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교수)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의 한약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진준량 대만장경기념병원 교수)△일본에서 판매되는 캄포 의약품 및 기타 한약 제품의 안전성(토시아키 마키노 나고야 시립대학교 생약학교실 교수)△동아시아에서의 한약 사용과 약물 유발 간 손상(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을 주제로 발표됐다. ◎ 학문·의술 아우른 한국의 ‘유의’, 현대 한의학으로 진화 김남일 교수는 조선시대 ‘유의’의 역사와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전통의학의 학문적 뿌리를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유의는 유교적 학문을 바탕으로 의술을 익힌 학자 의사로, △학문적 동기(유성룡, 서명응) △가문의 전통(양예수, 강명길) △개인적 흥미(허준, 정약용, 이제마) △사회적 변화(이학호, 한병련) △건강 문제(이황) △부모 봉양(이희복, 황한주) 등 다양한 이유로 의학을 선택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허준의 경우 저술한 ‘동의보감’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으며, 정약용은 홍역 전문서 ‘마과회통’을 통해 한의학의 전염병 치료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이제마는 ‘사상의학’을 창시했고, 이규준은 ‘부양론’을 제시했다. 한병련은 일제강점기에도 학술 활동을 이어갔으며, 김영훈은 60년 간의 임상 기록을 남겼다. 김 교수는 “유의들은 단순한 임상가가 아닌 학문·교육·국제 교류에 기여하며 한국 의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허준의 동의보감 학파, 이제마의 사상의학 학파, 이규준의 소문 학파로 계승돼 현대 한의학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 와파린·간·신장·심부전 연구로 입증된 한약 병용 치료의 안전성 이어 권승원 교수는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서 한약 병용 치료의 안전성을 네 가지 연구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먼저 와파린 병용 안전성으로, 뇌졸중 환자 28명 대상 후향적 연구와 86명 비교 연구에서 한약과 와파린을 병용해도 INR 수치나 출혈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는(정기적 INR 모니터링은 필요) 연구결과를 공유한데 이어 간·신장 안전성과 관련해선 뇌졸중 환자 401명 분석에서 간 손상 발생률은 1.0%, 신장 손상은 0%였으며, 보고된 간 손상 2건도 경미했고, 14일 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만성 심부전 환자 메타분석에선 571개 연구(1만3285명) 결과, 한약+양약 병용군은 단독군보다 부작용 발생률이 낮았으며, 심장 기능 개선과 재입원율 감소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약제 복용 환자 분석에선 뇌혈관 환자에서 한약 병용군은 사망률은 낮았으나 낙상 위험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들은 한약 병용이 이동성 개선과 생존 기간 연장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한약은 전문가의 처방과 모니터링 하에 병용 시 안전하며, 임상 효용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 CKD 치료 통합 접근-전통의학으로 eGFR 개선·투석 위험 감소 대만의 만성 CKD(콩팥병) 환자 치료 사례 소개에 나선 진준량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전 세계에서 ESRD(말기 신부전) 유병률과 투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장경기념병원 통합진료팀은 △CKD 23a단계 환자에서 eGFR 개선 △3b5단계 환자에서 eGFR 안정화를 확인했으며, 혈압, 크레아티닌, LDL 등 주요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 교수는 △한국 인삼을 통한 혈액투석 환자(저혈압)의 혈압 안정성 확보 △보양환오탕을 통한 만성 사구체신염 환자 신장 기능 안정화와 더불어 한의학을 통한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투석 위험·사망률 감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부전 위험 0.69배 감소한 점을 제시하며 “전통의학은 CKD 환자의 투석 시작을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밝혔다. ◎ “한의사 처방·정부 관리는 한약 안전성의 핵심” 일본의 한약 안전 관리 제도를 소개한 토시아키 마키노 교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식품-의약품 경계’를 설정해 독성 약재의 무분별한 유통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인삼은 식품 판매가 가능하지만 효능 광고는 금지되며, 반하·오미자·복령 등은 전용 의약품으로 지정돼 의료인만 취급할 수 있다. 토시아키 교수는 지난 1993년 벨기에에서 약재 혼동으로 방기와 유사한 광방기를 사용한 비만 치료제 사건(70명 이상이 급성심부전 발생)을 사례로 들며 올바른 약재 사용 및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 의약품의 10%가 위조품이라고 밝힌 WHO의 보고도 소개했다. 토시아키 교수는 “모든 한약은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통의학 전문가의 판단 하에 사용돼야 하며, 정부의 품질 규제가 안전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코호트 연구로 규명한 한약과 약물 유발 간 안전성 이상헌 교수는 한국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한약과 약물 유발 간 손상(DILI)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중국 보고에서는 TCM·건강보조식품이 DILI 원인의 26.8%로 제시됐으나, 건강보조식품을 포함시켜 위험을 과대평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한국 초기 보고는 한약 비중을 30~57%로 과장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양약이 DILI의 80% 이상 원인, 한약은 0.5%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HIRA 데이터 분석 결과,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은 DILI 위험이 거의 없었던 반면 일반의약품·보조제는 전체 DILI의 25%를 차지했다. 또한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다. 하수오·녹차 추출물은 특정 HLA 대립유전자(HLA-B*35:01) 보유자에서 간 손상 위험을 높이고, 감초는 효소 변이(HSD11B2) 환자에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공인된 경로로 처방된 한약은 안전성이 높다”며 “병력 확인과 정기적 간 기능 검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
요시하루 모토오 ISOM 신임 회장 선출▲좌로부터 ISOM 진왕전 회장·요시하루 모토오 신임회장·윤성찬 한국지부장·이종안 사무총장 국제동양의학회(이하 ISOM)는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컨벤션센터에서 제42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제22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이하 ICOM)를 2027년에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키로 한데 이어 신임 회장에 요시하루 모토오(Yoshiharu Motoo) 일본지부장을 선출했다. 이날 진왕전(陳旺全) ISOM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만 정부가 전통의학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ISOM에는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정책 관계자들도 함께 하게 됐다”면서 “이 자리를 비롯해 한국, 대만, 일본 그리고 동양의학에 종사하시는 각 인사들이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신 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진 회장은 이어 “ISOM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가 전통의학에 주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 학자들과 학문 발전을 위해 힘쓰고, 전통의학이 전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어느덧 50세를 맞이한 ISOM의 노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범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급성 및 중증 질환에 대한 전통의학의 응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최근 WHO가 발표한 전통의학 전략은 품질·표준화·통합·디지털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ICOM이 이를 실현하고, 동양의학의 세계화와 통합의학으로의 발전을 위한 중심이자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안 ISOM 사무총장(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선 △제41차 정기이사회 회의결과 △임원진 현황 △기금 현황 등의 경과보고와 더불어 △제22회 ICOM 개최국 선정의 건 △차기 ISOM 회장 선출의 건 △타이베이 선언문 발표의 건 등이 상정·논의됐다. 특히 제22회 ICOM 개최지 선정에선 오는 2027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제77차 일본동양의학학술대회와 같은 시기에 일본의 나고야에서 함께 개최키로 의결됐다. 나고야의 지리적 특징과 문화를 소개한 토시아키 마키노 ISOM 부사무총장은 “일본동양의학회(JSOM) 역시 ISOM과의 학문적 교류가 강화되기를 바라는 만큼 지난 1999년 이래 다시 합동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6월의 따뜻한 나고야에서 참가자들이 행복한 학술대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임 회장에는 개최국 대표인 요시하루 모토오 일본지부장이 선출됐다. 요시하루 모토오 신임 회장은 “ISOM의 새로운 회장직을 맡게 돼 큰 영광이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ISOM이 전통의학의 과학적 근거 확립과 국제적 교류를 더욱 활발히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제22회 ICOM이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이 함께 발전하는 장이 되고, 동양의학의 가치가 세계 보건의료 속에서 더욱 인정받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요시하루 모토오 신임 회장은 제21회 ICOM을 성공리에 준비한 공로로 진왕전 회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특히 이날 제21회 ICOM에서 전통의학이 감염병 팬데믹 전 주기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기여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자 ‘타이베이 선언문’이 채택됐다. 이종안 사무총장은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WHO가 인정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성공 사례로, 청관 1호·2호를 통해 전통의학을 활용한 감염병 대응 사례로 주목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동양 전통의학을 활용한 팬데믹 대응 역할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감염병 팬데믹 전 주기에서 전통의학의 과학적 가능성과 보건시스템 회복력 강화와 지역사회 건강 증진을 위한 전통의학의 가치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이 자리에선 이종안 사무총장이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와 ISOM의 발자취를 담은 ‘국제동양의학회 50년사’가 공개됐다. 이종안 사무총장은 1976년 10월 서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1회 ICOM에서부터 50년사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동양의학 관련 단체 역사를 도식화한 ‘Gathering on the Field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 연표도 수록해 장내 이사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동양의학 학술단체 중 최장·최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ISOM은 1회부터 21회까지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학술적 교류를 이어오는 한편 국제적인 의료봉사, 동양의학 연구 및 개발, 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으며, 국제교류위원회 운영과 학술지 발간을 통해 동양의학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회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해왔다. 한편 이날 특별 이벤트로 지난 2006년 작고한 배원식 ISOM 명예회장의 영상 축사가 공개돼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배 명예회장은 영상에서 “ICOM을 준비한 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90세인 저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존경하는 장중경·손사막·이시진·허준 선생들의 혼과 여운이 이 자리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더욱 엄숙하고, 기쁜 날”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학자들을 환영했다. -
ISOM 50주년…전통의학을 ‘팬데믹 치료의학’으로 전 세계에 선포[한의신문] 올해 50주년을 맞은 국제동양의학회가 ‘타이베이 선언문’을 통해 전통의학의 역할을 감염병 팬데믹 속 ‘치료의학’으로서 국제사회에 공식화했다. 국제동양의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SOM)가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The 21st 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COM) 및 ISOM 50주년 기념식을 개최,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과 통합의학 발전 비전을 공유했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전통의학, 근거 기반 의학에서 통합의학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 대만, 홍콩, 일본,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얀마 등 14개국에서 온 의료 전문가와 학자 등 총 1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90개의 강연(주요 강연 12개, 초청 강연 78개)과 함께 논문 발표 92편, 포스터 발표 96편이 진행됐다. ◎ 대만 총통, 윤성찬 한국지부장에 국제 리더상 수여 “교류 강화” 당부 특히 31일 열린 50주년 기념식에는 라이칭더(賴清德) 대만 총통이 참석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청관1호’ 개발 성과를 통해 전통의약의 가치를 높이 치하하는 한편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에게 ‘세계를 빛낸 동양의학 리더상(총통상)’을 수여하고, 전통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라이 총통은 개회사에서 “이번 ISOM 50주년 기념식이 대만에서 열리게 된 것은 큰 영광이며, 정부는 WHO 전략에 부응해 ‘중의약발전법’을 시행하고, 교육·훈련과 평가 제도를 정비했으며, 국민건강보험에 중의약을 포함시켜 합리적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등 국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해 전통의학이 인류 건강에 더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발된 ‘청관1호’의 효과는 대만뿐만 아니라 전 세계 60여 개국의 방역에 기여한 전통의학의 가장 큰 성과"라면서 "(양방) 의사인 제가 직접 복용해 효과를 체험한 증인으로서 앞으로 과학적 근거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합치료로 발전시켜 고령화 사회와 만성질환 관리에 적극 대응해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현대 의학과 과학에 접목된 동양의학은 통합의학으로서 난치병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그리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 유행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동양의학이 면역력 강화, 증상 완화, 후유증 관리 등에서 입증한 효과는, 동양의학이 현대 의학과 조화를 이루며 인류의 보편적 건강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윤 한국지부장은 이어 “앞으로 ISOM이 고령화 사회에서 동양의학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중증 질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이어가길 바라며, 이번 대회가 지난 50년의 성과를 넘어 다가올 10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왕전(陳旺全) ISOM 회장은 “ISOM의 지난 50년간 연구 성과는 전통의학이 근거 기반 진료에서 통합치료로의 발전과 만성질환과 전염병 치료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고, 전통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가능케 했다”면서 “이제 AI와 디지털 헬스 발전은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통의 지혜를 보존하면서 과학적 증거를 통해 신뢰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타이베이 선언문’ 채택, 전통의학의 공중보건 역할 공식화 특히 이날 ISOM은 주대원 대만 위생복리부장(장관) 등의 서명을 거친 ‘타이베이 선언문’을 채택, 전통의학이 감염병 팬데믹 전 주기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기여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향후 공공 행동과 정책 협력의 기반을 마련토록 했다. 한국·대만·일본 대표단은 “코로나 19를 포함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속에서 각국의 동양의학은 감염병 예방 및 치료, 회복기 치료 및 관리, 정신건강 지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돼 왔으며, 이를 통해 공공의료 내 통합적 보건시스템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공동 인식을 선언했다. △ISOM은 동양의학이 현대 공중보건 체계에서 질병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환자의 회복력 강화를 위한 핵심 자산임을 확인한다. △ISOM은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동양의학의 활용성 강화를 위한 연구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을 촉구한다. △ISOM은 공공의료에서 동양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급박한 보건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동양의학 의료인이 현대진단기기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고 승인한다. △ISOM은 동양의학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과학기술의 발전을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비롯한 첨단기술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 △ISOM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건 위기에 대비해 회원국 간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고, 세계 보건 정책 속에서 동양의학이 정당한 위상을 확립하도록 공동의 노력을 지속한다. ◎ 50년사 발간…국제 네트워크 구축 및 헬스케어 기여 등 비전 강조 또한 50주년 역사와 연도별 ICOM 대회 경과 발표에 나선 이종안 ISOM 사무총장은 그가 집필한 ‘ISOM 50년사(國際東洋醫學會 50年史)’와 전 세계 동양의학 관련 단체 역사를 도식화한 ‘Gathering on the Field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 연표를 소개하며 “ISOM이 1975년 설립된 동양의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단체로, 궁극적 목표는 동양의학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SOM은 한국, 일본, 대만, 홍콩, 호주, 독일 등 회원국을 두고 1976년 서울에서 첫 ICOM을 개최한 이래 코로나19 팬데믹(2023년 재개)을 거쳐 꾸준히 이어왔으며, Clinical Papers를 포함한 ISOM Journal도 발간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ISOM의 미션은 동양의학 교류를 통해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전 세계 의학 발전과 헬스케어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대륙에서도 ICOM을 개최해 동양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념식에선 △라이칭더 총통과의 ‘미래 비전 점등 퍼포먼스’ △불로장생 기원 ‘복숭아 썰기 퍼포먼스’를 통해 ISOM의 번영과 학문적 지속 성장을 기원했다. ◎ 韓·臺·日 한약 안전성 입증…“전문가 관리 하에 중증 질환에 적극 활용돼야” 이 밖에도 학술대회 한국 세션 ‘한약 안전성 세션(좌장 고성규)’에선 △한국 한의학의 역사와 미래(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 대한 한약 치료의 안전성-다각도 근거 요약(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동아시아에서의 한약 사용과 약물 유발 간 손상(이상헌 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의 한약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진준량 대만장경기념병원 교수)△일본에서 판매되는 캄포 의약품 및 기타 한약 제품의 안전성(토시아키 마키노 나고야시립대 교수)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 우리나라 한약에 대한 폄훼를 바로 잡고, 안전성을 입증해 각국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은 “한국, 대만, 일본의 연구들이 소개된 본 세션을 통해 우리 한약의 안전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심뇌혈관 질환 및 만성 콩팥병과 같은 중증 질환에서도 한약이 전문가의 관리 하에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함을 임상근거를 토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22회 ICOM 대회는 오는 2027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5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몇일 전 현 23대 국제동양의학회(ISOM, Interna 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의 사무총장인 이종안 박사(배원식한의원,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께서 『國際東洋醫學會 50年史』의 인쇄본이 완성되어 제일 먼저 가져다 주시겠다고 학교를 방문해주셨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한의학관 앞에서 책자를 받으면서 기뻐서 어찌할 줄 몰랐다. 한의학 관련 근현대 역사 자료를 수집·정리하는 것을 취미이면서 업으로 여기는 필자의 입장에서 국제동양의학회 관련 자료는 황금같이 빛나는 보물이다. 이종안 박사께서 필자에게 동양의학회 관련 자료를 아무 조건없이 건네주신지 벌써 30년은 된 것 같다.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다.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가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개최된 가운데 1976년 한국 서울 엠베서더 호텔에서 열렸던 1회 대회(대회장 배원식) 이후 벌써 21회에 달한 것이다. 『國際東洋醫學會 50年史』(이하 50년사)는 350쪽에 달하는 칼라판 책자로서 이종안 사무총장이 한의원을 거의 절반 이상 비워가면서 만들어낸 필생의 작품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그의 스승 배원식 선생(1914∼2006) 생전에 구술로 전해 들었던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 이야기를 필자에게 전해주곤 했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눈물짓는 이종안 박사의 모습에서 국제동양의학회를 향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는 1976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서울 앰배서더 호텔 그랜드 볼륨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하였다. 裵元植 대회장의 개회선언과 吳昇煥 집행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최규하 국무총리의 치사로 시작된 이 대회에서 각국 대표들이 모여서 國際東洋醫學會를 출범시키고 초대 회장에 卞廷煥, 부회장에 인도 대표 P.N 쿠르프, 사무총장에 吳昇煥, 理事에 李錦浚 등을 선출하고 학회본부를 서울에 설치하였다. ‘50년사’에 나오는 국제동양의학회의 사업은 다음과 같다. ○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 개최(1〜21회 학술대회개최) ○ 국제적인 상호교류와 협력 ○ 국제적인 동양의학, 의료봉사활동 ○ 국제동양의학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타 사업 수행 ○ ISOM 국제교류위원회 추진 ○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조사 ○ 동양의학의 정보교류를 통한 종합적 정보 네트워크 형성 ○ 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사업 수행 ○ 국제동양의학회 학술지 제작 추진. 현 국제동양의학회 회장인 陳旺全 회장은 ‘50년사’의 기념사에서 다음과 같은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우리는 과학기술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과 전통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원격의료와 지능형 건강관리 시스템을 통해 질병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上工治未病’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한걸음 더 나아갈 것입니다. 이제 ISOM은 전통을 기반으로 혁신을 날개 삼아, 보다 넓은 국제무대를 향해 도약해야 할 시점입니다. 각국 회원들이 함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를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전통의학의 지속적인 학문적 발전과 세계 보건에의 기여를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50년사’에서는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는 2년마다 개최되며 국제동양의학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로 동양의학 분야의 학문 발전을 위한 뛰어난 업적이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학술교류의 장입니다. 또한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는 동양의학을 과학과 근거중심의 의학(EBM)으로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