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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서 쉽게 적용하는 한약제제 활용 노하우 공유[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21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5년 제2차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 임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 최신 활용방안을 공유하는 등 한약제제 사용 활성화에 나섰다. 이날 권승원 한방내과학회 학술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방내과학회에서는 한약제제의 임상 활용 확대를 위해 올해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해 회원의 임상역량 강화에 나섰다”면서 “2026년부터 집행진이 교체되지만 그동안 학술대회나 세미나에 대한 기조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의 약침술의 임상 활용전략: 봉약침과 자하거약침을 중심으로(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한방내과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로차트 한약제제 활용법: 2025년 신버전 공개(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를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승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약침술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제된 약침액을 질환과 연관된 경혈, 체표 촉진에 의해 얻어진 양성반응점(압통점, 아시혈 등) 및 혈맥에 약침주입용 주사기를 사용해 시술하는 방법”이라며, △경락약침(남상천 약침) △팔강약침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 등으로 나눠 설명하는 한편 봉약침·자하거약침·PDRN·PN 등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을 중심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봉약침 사용시 봉독의 농도 확인은 필수 이 교수는 “봉독은 멜리틴, 포스포리파제A2, 아파민, 히알루로니다제 등 40여 가지의 생리활성 물질로 이뤄진 매우 복잡한 혼합체로, 이러한 성분들은 인체에 다양한 약리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의학적 관심을 받아왔다”고 운을 떼며, 봉독 사용의 역사를 시작으로 채취 및 정제 방법, 구성성분과 기전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봉약침에 임상 사용 적응증과 관련 이 교수는 △근골격계 통증 및 염증(퇴행성 관절염, 각종 염좌 및 좌상, 디스크, 협착증, 건초염, 건염) △자가면역질환(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신경계 질환(말초신경병증, 삼차신경통, 다발성경화증) △기타 질환(파킨슨 질환, CRPS) 등을 제시하는 한편 임상 활용 시에는 봉독의 농도 확인은 필수이며, 이상반응에 나타날 경우의 임상 현장에서의 대응 팁과 함께 철저한 진료기록부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자하거의 정의 및 사용 역사, 자하거 추출물과 자하거 가수분해물로 크게 나뉘는 자하거약침의 종류 및 차이점을 설명한 이 교수는 “자하거약침은 섬유모세포 및 신혈관 생성, 조직 재생, 통증 감소, 기능 회복 등을 작용 기전으로, △갱년기장애 △간기능 개선 △근골격계 및 통증 질환 △피부질환 및 미용(주름) △만성피로·코로나·면역력 개선 등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는 자하거약침을 갱년기 증후군·섬유근통 증후군 등 다발성 통증을 비롯해 인대, 힘줄 만성 염증성 손상질환, 도침 치료시 병용, 근육 질환, 신경병증성 통증, 만성 피로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최근 임상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PDRN·PN 약침은 ‘본초강목’, ‘동의보감’, ‘만병제약’, ‘동의학사전’에 게재돼 있는 연어의 정소 추출물을 주원료로 조제한 약침으로, 핵산 기반 재생 주사 약침제제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PDRN·PN의 원료, 추출법, 기전, 용법, 종류, 적응증 등에 대해 공유했다. 플로차트 한약처방약의 조건은 ‘Triple A’ 이어진 강연에서 권승원 교수는 “한약제제는 약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고, 임상증례 수집이 용이하며, 한약에 대한 안전성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의료경제적 측면에서의 강점, 복용량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한약제제의 임상 활용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운을 떼며, 현재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임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플로차트 한약처방약의 조건으로 ‘Triple A’를 제시한 권 교수는 “먼저 ‘Applicability(적용범위)’의 경우 범용성이며, 정형적이여야 하고, 병존질환에 따른 사용 제한 및 부작용이 적어야 한다”면서 “또한 ‘Acting property(즉효성)’에선 바로 효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효과 발현에 수시간이 걸린다면 부적합하며, 더불어 아무리 즉효성을 보여도 당장 쓸 수 없다면 문제가 되는 만큼 ‘Accessibility(접근용이성)’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플로차트 방식의 처방을 활용해 보자 △환자에게 의료비 부담이 있어서는 안된다 △복약방법은 각 제약회사의 약품 설명내역에 준한다 등의 플로차트 한약제제 사용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인플루엔자가 의심될 경우 △감기 △기관지염 및 폐렴 △오심 구토 △변비 △급성 설사 △가슴·속 쓰림 △소화불량 △구내염 △간염 및 간기능 이상 △고혈압 △두근거림 △두통 △어지럼 △불면 △치매 및 치매 등으로 인한 섬망 △각종 근육통 △급성 염좌 △비복근경련 및 야간 쥐남 △각종 염증성 질환 등 임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빈도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 처방을 공유했다. 권 교수는 “이번 강연의 부제에 ‘2025년 신버전 공개’라는 제목을 단 이유는 임상가에서 한약제제 사용이 줄어 생산이 중단되고 있는 한약제제가 늘어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실제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강연 제목을 선정하게 됐다”면서 “향후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약제제 활용은 주치의 역할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 임상에서 한약제제가 보다 폭넓게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권 교수는 한약제제 정보와 관련해선 ‘의약품안전나라(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를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각 회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의 기본정보는 물론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 주의사항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만 중의암치료 급여 모델 주목…한의암치료 단계적 급여화 논의[한의신문] 대만이 중의학을 통합암치료의 한 축으로 제도권에 안착시킨 가운데 한국에서도 한의암치료의 건보 급여화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며 증상 완화와 만성기 관리 영역부터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동신대 산학협력단은 18일 온라인(ZOOM)을 통해 ‘암 환자의 한의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 대만 중의암치료 급여 모델과 상급병원 운영 사례를 통해 한의암치료 급여 모델을 모색했다. 이번 공청회는 동신대 한의대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수행 중인 암 환자 대상 한의의료 건보 급여 모델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한의암치료의 급여화 추진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대만에서 진행되는 중의 암 보고치료의 건보 급여 모델(정홍강 대만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 국제이사) △대만에서 중의 암 보조치료 건보 급여 모델의 성과(황택홍 장경병원 중의부 과장) △암 환자 대상 한의학적 관리 사례(김은혜 가천대 한의대 교수) △암 환자 대상 한의 관리의 건보 급여화 방안(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대만, 총액예산제 하 ‘시범사업’으로 중의암치료 단계적 급여화 대만의 중의학 암치료 급여 구조와 시범사업 운영 현황 소개에 나선 정홍강 국제이사에 따르면 대만은 총액예산제 하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중의암치료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하고 있으며, 입원·외래 연계형 통합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총액예산제 하에서 새로운 수요를 반영하는 통로가 ‘시범계획’이며, 최근 암·불임·입원환자 중의서비스 등 분야에서 예산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중의암치료 통합서비스’ 시범사업으로, △양방 입원 중 중의 개입 프로그램 △치료 후 중의 외래 연계 프로그램 △특정암(유방암·폐암·대장암 등 다수) 대상 프로그램 등 3축으로 구성됐으며, △참여기관은 한방과가 부설된 종합병원·메디컬센터로 제한 △참여 중의사는 3년 이상 임상경험 및 지정 교육 이수 요건을 둬 안전성·표준화를 담보하도록 했다. 수가는 △입원 중 진찰·침구·전침·일일 약값 등 항목별 급여화 △외래 연계 시 처방일수(1주·2주 등)에 따라 청구 단가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정 이사는 “시범사업을 통해 통합암치료의 표준화·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안정성있게 확장하는 모델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황택홍 과장은 대만 상급병원의 중의사 암치료 참여 구조와 건보 운영 현황을 소개했다. 대만의 중의암치료는 건보 체계 안에서 △양방 입원 치료 중 중의사가 통합의료팀으로 참여하는 방식 △입원이 필요 없는 암 환자의 중의 외래 치료 △방문진료를 통한 중의 치료 개입 등 세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이들 치료에는 침·추나 치료와 중약이 활용되며, 암치료의 특성을 고려해 일반 진료보다 높은 급여 점수가 적용된다. 황 과장은 “중의암치료는 초기에는 항암·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완화와 삶의 질 개선을 중심으로 시작됐고, 이를 통해 양방의사들의 인식도 점진적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 건보의 강점으로는 중의치료 이후 환자의 사망률, 합병증, 감염 발생률 등이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축적·관리된다는 점을 꼽았다. 건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과 분석과 근거중심의학(EBM)에 따른 효과 검증, 양방의사를 설득할 수 있는 과학적 통계 축적이 중의암치료의 제도적 안착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황 과장은 대규모 비소세포 폐암 환자 연구에서 중약 치료 병행 시 생존률 개선이 확인된 사례를 제시하며, “양방의학이 암세포 사멸에 초점을 둔다면, 중의학은 면역·영양·심리 상태 등을 조절해 환자의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 과장은 “보험 급여 측면에서 대만은 침구 치료와 과학중약, 보조적 중의 치료를 기본 급여로 포함하고 있으며, 탕약 등 비급여 영역에 대한 수요도 높은 편”이라면서 “암치료에 각국 전통의약이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통합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서포티브 케어, 근거·수요 축적된 한의암치료부터 건보 적용” 김은혜 교수는 암 치료 과정을 △표준 항암치료 △서포티브 케어 △말기·완화의료로 구분하며 “이 가운데 서포티브 케어 영역에서 한의치료의 근거와 활용 가능성이 가장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암성 통증과 화학항암치료 관련 부작용 관리에 있어 ‘미국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는 침·전침·지압 치료가 권고되고 있으며,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데이터베이스에서도 한약 처방이 권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한의암치료의 임상적 가치를 △생존기간 연장 △증상 완화 △삶의 질 개선 등으로 제시하며, “특히 증상 완화와 삶의 질 개선 영역에서는 근거와 환자 수요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건보 적용 확대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암 관련 증상 관리와 주요 암종 보완치료에 대한 임상지침 개발이 진행 중인 만큼 근거와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영역부터 제도적 장벽을 해소한다면 한의암치료는 암 환자 치료 연속선 전반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보 급여화 논의의 진전을 촉구했다. 김동수 교수는 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에 따라 만성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근거 기반의 치료 영역부터 건보 체계 안에 신속히 편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암 환자의 약 43%가 전통의약·보완대체의학을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암 환자의 정신·심리적 지지 측면에서 한의치료의 강점이 확인됐다. 불안과 우울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생존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의치료 이용이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질적 연구에선 암 치료 이전 긍정적인 한의치료 경험이 주요 이용 동기로 작용한 반면 정보 부족과 주치의와의 소통 단절, 경제적 부담에 따라 건보 적용에 대한 요구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정책 과제로 △암센터·종합병원 내 한의과 설치와 협진 체계 구축 △근거가 확보된 한의암치료 표준 임상경로(CP) 개발 △성과기반 지불제도를 활용한 단계적 급여화 △재택·만성기 암환자 돌봄에서 한의치료 활용 확대 등을 꼽으며 “근거와 안전성이 확보된 한의암치료를 통합의학 관점에서 표준화하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급여화 실험을 통해 성과가 입증되면 본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왼쪽부터) 윤명 국장, 윤강재 부실장, 최성열 이사, 임병묵 교수 ■ “한의암치료 급여화 공감…근거 기반 단계적 접근 필요” 한편 이날 패널토론에선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한의암치료의 급여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근거 기반의 단계적 접근과 협진 구조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제시된 근거를 통해 한의가 암 환자에게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암 환자는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편안한 치료 선택지가 있다면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했다. 윤강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장정책연구실 부실장은 대만 사례를 언급하며 “의·중 협진이 10년 넘게 시범사업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면서 “급여 논의는 치료를 넘어 예방·돌봄·관리까지 환자의 연속적 경험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열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암성 통증, 피로, 항암 부작용 관리로 범위를 명확히 하면 사회적 논쟁을 줄일 수 있으며, 시범사업과 관리급여를 통한 단계적 접근과 의·한 협진, 통합돌봄, 방문진료 등 공공의료 연계가 환자 안전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병묵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의암치료의 활용성과 근거는 일정 부분 확인됐으며, 이제 관건은 급여화 전략으로, 퇴원 환자를 대상 증상 완화 중심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하며 급여 대상과 적용 조건을 보다 구체화할 것을 강조했다. -
겨울철 안면신경마비, 침·한약으로 신경회복 돕는다[한의신문] 구안와사는 겨울철 급격한 기온 변화로 면역력과 컨디션이 저하될 때 나타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운 곳에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는 말처럼 겨울철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안면신경에 염증과 부종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대표적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벨마비’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재활성화로 발병하는 ‘람세이헌트증후군’이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강중원 교수는 “말초성 안면마비의 특징은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웃을 때 입꼬리가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등 얼굴 비대칭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귀 뒤쪽 유양돌기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평소와 달리 미각이 둔해져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이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무엇보다 빠른 치료가 중요한데, 이는 신경에 발생한 염증과 부종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발병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해 초기 악화를 막는다면 2∼3개월 내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중원 교수는 “치료가 늦을수록 신경 손상이 심해지고 후유증 위험도 증가한다”며 “눈떨림, 얼굴 비대칭, 미각둔화, 얼굴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치료는 신경 염증을 초기에 억제하고,안면근육 기능을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키기 위해 침·약침·한약·추나·매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대표적인 침 치료는 신경 손상 부위의 혈류를 개선해 증상을 완화하고, 안면침과 매선 치료로 남아 있는 비대칭이나 경직을 교정하는데 효과적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이수지 교수는 “안면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하면 불완전한 근력 회복, 근육 구축, 연합운동과 같은 후유증 발생 위험을 최대한 낮추는 데 힘써야 한다”며 “목·어깨 긴장으로 신경 주행 부위에 압박이 발생한다면, 추나치료를 병행해 주변 근육의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면신경마비는 건강보험 적용 첩약 시범사업의 대상 질환으로, 환자는 연간 최대 20일까지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한약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신경염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한 맞춤 한약치료가 병행된다. 이수지 교수는 “말초성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재활성화나 급격한 체온 변화, 면역 저하 등으로 다시 촉발될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에는 면역력 관리와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운 날씨에 눈, 입 등 움직임의 작은 변화나 미세한 비대칭이 느껴진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광주 남구, 퇴원 어르신 댁으로 ‘찾아가는 한의 주치의’ 뜬다[한의신문] 광주광역시 남구(구청장 김병내)와 광주 남구한의사회(회장 김범락)가 손을 맞잡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맞춤형 한의 의료돌봄’에 나선다. 광주 남구는 15일 남구청 중회의실에서 ‘2026년 광주+으뜸효(孝)남구 통합돌봄(의료·요양) 서비스 제공기관 업무협약식’을 개최, 남구한의사회와 ‘노인 의료돌봄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수술이나 장기 입원 후 퇴원했으나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의료 사각지대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기획됐으며, 단순한 돌봄을 넘어 실질적인 치료와 기력 회복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대상은 남구에 거주하는 어르신 중 △수술 및 중증 시술 후 회복 환자 △장기 입원 후 퇴원 환자 △산정특례 대상자(중증난치질환) 등 집중 관리가 필요한 주민으로, 지원 예정 인원은 100명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남구청은 대상자를 발굴하고 맞춤형 한약(첩약) 처방에 필요한 예산을 전액 구비로 지원하게 되며, 한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10일분씩 총 2회(20일분)가 처방돼 어르신들의 수술 후유증 관리와 면역력 증진을 돕는다. 남구한의사회는 이에 화답해 통 큰 재능기부에 나섰으며, 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사들이 대상자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1회차 방문 진료’를 전액 무상으로 진행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무료 방문 진료와 한약 치료 이후에도 추가 관리가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의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과 연계하거나 인근 한의원 외래 진료로 전환해 끊김 없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범락 회장은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든 어르신들에게 한의약의 따뜻한 손길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단순한 진료를 넘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고 건강을 살피는 든든한 주치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병내 남구청장은 “이번 협약은 민관이 협력해 촘촘한 의료 안전망을 구축한 모범 사례”라며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의료·요양 통합돌봄 및 지역 돌봄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오는 2026년부터 대상자 선정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
한의정보협동조합, ‘탈모·소아내분비’ 임상 스터디 성료[한의신문] 한의정보협동조합은 15일 대한융합한의학회 및 하베스트(HAVEST)와 공동으로 온라인(Zoom)을 통해 개최한 ‘탈모 및 소아내분비 질환 온라인 스터디’가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스터디는 현재 대한융합한의학회와 하베스트가 진행 중인 ‘탈모 및 소아내분비(비만)’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코스웍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으며, 80여 명의 한의사 회원이 참여해 해당 질환에 대한 개원가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강연에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진이 연자로 나서,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진단 및 치료 노하우를 공유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규석 교수(경희대 한방이비인후피부과)가 ‘탈모 유형별 한의치료 접근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 탈모를 단순한 국소 증상이 아닌 전신 상태, 호르몬, 면역 및 염증 반응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유형별 진단 포인트 △치료 전략 수립 방법 △진단의 모호함을 해소하는 구조적 접근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선행 교수(경희대 한방소아과)가 ‘소아내분비 질환 Intro’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최근 임상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성장, 비만 등 소아내분비 질환과 관련 증상 중심의 접근을 넘어 병태생리와 임상 흐름을 기반으로 질환을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진단 기준 설정이 까다로운 소아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기본적인 치료 프레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스터디는 탈모와 소아내분비라는 서로 다른 두 질환을 △전신 조절 △대사 △성장이라는 한의학적 공통 키워드로 묶어내며 이론과 임상의 간극을 좁혔다는 평을 받았다. 한의정보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스터디는 임상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민을 해소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며 “앞으로도 대한융합한의학회, 하베스트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기획·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임상역량 강화와 친목 동시에 나눈 의미 있었던 시간”[한의신문] 광주전남여한의사회(회장 윤현자)는 6일 위석부부한의원 강의실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동안약침 강의와 함께 송년모임을 개최했다. 송년모임과 함께 동안약침에 대한 회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진행된 동안약침 강의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프로그램으로 구성, 실습 중심 강의의 특성상 공간과 인원에 제한이 있어 정원 32명으로 모집했지만, 접수 시작 2일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윤현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피부미용 진료에 관심은 있지만 레이저 등 고가의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회원들이 많은 상황에서, 별도의 장비 없이도 바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동안약침에 대한 궁금증이 매우 높았다”면서 “회원들의 실제 진료 환경을 고려해 한의 임상가에 피부미용 진료의 활용 폭을 넓히고자 이번 강의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진 강의에는 정철 원장(남상천한의원·통합면역의학회 명예회장)과 구자승 가천대 한의과대학 겸임교수가 강사로 나서, 동안약침의 이론적 배경부터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시술 방법까지 균형 있게 다뤘다. 특히 실습 위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자들이 시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구자승 교수는 강의를 통해 동안약침 시술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안면부 해부학적 구조와 주요 신경 및 혈관 분포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시술 전 해부학적 지식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된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철 원장은 “동안약침은 고가의 미용 장비 없이도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며 “이번 강의가 회원들이 피부미용 진료를 임상에 자신 있게 접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강의 종료 후에는 송년모임을 진행,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회원들이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따뜻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강의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실질적인 배움과 친목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자리였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광주전남여한의사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원들의 임상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실습 중심의 학술 프로그램과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회원들이 임상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내게 한의학이란? 전통에서 출발해 미래 의료로 확장되는 가능성의 길소유진 학생 (우석대 본과3년·한의혜민대상 장학증서 수상) 제가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침과 한약, 약침이 모두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회복 능력을 살려 주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침 자극이 신경·면역 반응과 국소 혈류 변화 등에 관여해 통증과 염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고, 한약과 약침에 사용되는 천연물은 다성분·다표적 특성을 지녀 여러 병태생리 기전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 덕분에 한의학적 치료를 ‘몸에 비교적 부담을 덜 주면서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을 북돋우는 방법’으로 이해하게 됐고, 특히 만성 질환·난치성 질환에서 기존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제가 진행해 온 파킨슨병, 건선에 대한 천연물연구와 약침 안전성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본 한의학의 가능성 학부연구생으로서 제가 처음 제대로 연구해 본 주제가 파킨슨병이었습니다. ‘The Potentiality of Natural Products and Herbal Medicine as Novel Medications for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으로 리뷰 논문을 준비하면서, 이 질환의 병태생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입체적이라는 걸 계속 느끼게 됐습니다. 알파시누클레인 이상 단백질의 축적, 자가포식 기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활성산소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염증 반응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다 보니, 어느 한 가지만 조절해서는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정리하다 보니, 현재 사용되는 약물들이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병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못하고, 장기간 복용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된다는 점이 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논문에서는 전통 한약과 천연물들이 자가포식을 촉진해 알파시누클레인 제거를 돕거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호하고, 신경염증을 억제하는 연구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일부 처방과 성분들은 이러한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면서 운동 증상뿐 아니라 비운동 증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저는 ‘천연물=효과가 약하고 느리다’는 흔한 편견이 꼭 맞는 말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오히려 여러 병태생리 축을 한 번에 건드리는 멀티 타깃 효과,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는 더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파킨슨병처럼 고령에서 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와 낙상, 우울, 보호자 부담까지 함께 커지는 질환일수록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논문으로 작년에 제주도에서 열린 ICMART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던 경험은 제게 한의학의 지평을 실제로 눈으로 보는 계기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침과 한의학, 관련 치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각자 준비한 연구를 가지고 와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의학으로 할 수 있는 연구와 치료의 영역이 이렇게나 넓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한의학을 단순히 우리나라의 전통 의학이 아니라, 세계 의료계 속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하나의 과학적 치료 옵션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만성 피부질환에서 본 천연물의 장점 이후에 진행한 건선 관련 리뷰 논문 ‘Harnessing Natural Compounds in Psoriasis: Targeting Cellular Pathways for Effective Therapy’는 파킨슨병에서 가졌던 같은 문제의식을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으로 확장해 본 작업이었습니다. 건선은 단순히 ‘피부가 벗겨지는 질환’이 아니라 Th17/IL-17 축을 중심으로 한 면역 이상과 유전·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관절염·심혈관 질환·우울과 같은 전신 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전신성 만성 염증질환이라는 점을 다시 정리하게 됐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기존 치료제인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가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키는 데에는 분명 큰 역할을 하지만, 일부 약제는 전신 면역을 광범위하게 억제해 감염·악성종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고가의 약제 비용과 정기적인 모니터링, 투약을 중단했을 때 재발과 악화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 등 여러 한계를 함께 안고 있다는 것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건선에서도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케라티노사이트 증식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천연물·한약 성분들이 보조 치료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고 싶었고, 그 결과를 이 리뷰 논문에 담게 됐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천연물들이 항염·항산화 효과와 함께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조절하고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등 한 가지 역할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건선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와 장기 치료에 따른 부담을 생각하면, 부작용 부담은 줄이면서도 여러 기전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보조 치료 옵션으로서의 천연물·한약의 가치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침을 효과에서 안전성까지 바라보게 된 계기 약침이라는 치료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나중에 임상에 나가면 꼭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무균 상태로 제조된 천연물 약침은 관절 주변의 인대·근육뿐 아니라, 임상 상황에 따라 관절강 내에도 주입하여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도, 실제로 얼마나 안전한지 근거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한 연구가 동물성 약침의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한 ‘In Vitro Assays for the Assessment of Safety and Toxicity in Pharmacopuncture Derived from Animal’입니다. 2021년 10월, 4개 원외탕전실에서 동물성 약침 9종을 무작위로 수거한 뒤, 무균·미생물 한도 시험과 세포독성 시험은 두 곳의 외부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생물 오염은 검출되지 않아 제조·유통 과정의 무균성은 확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포독성 시험에서는 봉독 약침에서 강한 독성이 관찰되었고, 우황·웅담·사향을 포함한 일부 제제에서도 농도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세포독성이 나타났습니다. 즉, 절차적 안전성은 담보되어 있으나 약침 자체의 독성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표준화는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약침의 장점을 믿고 임상에서 많이 활용해 보고 싶었던 입장에서, 이런 결과들이 앞으로 약침을 더 안전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약침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해 약침 관련 강의를 듣고, 초음파 가이드를 이용한 약침 시술 실습까지 해 보면서 연구와 실제 임상 장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 속 실험 수치로만 보던 ‘무균성’과 ‘독성’이라는 말이, 실제 시술 현장에서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 임상에 나가 약침을 활용할 때에도, 이런 연구 결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법과 제도의 경계를 넓히는 한의학, 그리고 K-MEX에서 본 미래 한의학이 가진 가능성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법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의료인 업무범위 관련 법률 고찰이라는 주제로, 의료인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국내 법령들을 정리·분석하는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의료인’과 ‘의사’를 검색해 의료인의 업무와 관련된 50개 법률을 추려, 진단·검사, 시술·처치, 기타(교육·연구·행정 등) 영역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염병 진단·신고 의무처럼 한의사가 참여하도록 규정된 부분이 있는 반면, 실제 학교·보육시설 현장에서는 의사만을 진단 주체로 명시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지는 지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응급의료, 산업안전보건, 장애 판정 등 여러 영역에서 의료인별 권한이 서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는 현실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21314)은 한의사의 업무 범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었습니다. 서양의학적 기술이나 기기를 도입했더라도, 그것을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적용·응용하는 행위라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나 뇌파계와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본 이후 판결들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이러한 변화들을 정리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면허와 업무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서로 다른 법령에서 상충되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일관된 해석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결론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논문을 쓰고 난 뒤, 올해 열린 K-MEX 박람회에서 학생위원으로 활동하며 실제 현장에서 그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레이저, 초음파, 저선량 X-ray, 견인·물리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저는 레이저 기기를 소개하는 부스에서 보조 역할를 맡으며 관련 강의와 시술 시연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미 임상에서 활발히 진료하고 계신 한의사 선생님들이 최신 기기와 시술에 관한 세미나를 듣기 위해 열정적으로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면허를 따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 변화와 기술 발전에 맞춰 계속해서 공부하고 계신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앞으로 한의사로서 현장에서 진료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제도·연구의 언어로 한의학의 정당한 권리와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한의학이란 저에게 한의학은 “사람의 회복을 믿되, 그 믿음을 근거로 증명해 가는 학문”입니다. 침·한약·약침이 가진 강점은 몸이 원래 갖고 있는 균형과 회복의 방향을 살려 준다는 데 있지만, 그 가능성이 더 많은 환자에게 안전하게 닿기 위해서는 연구와 표준화,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과 건선 연구를 하며 ‘복잡한 만성질환일수록 다표적 접근이 왜 필요한지’를 배웠고, 약침 안전성 연구를 통해 ‘효과만큼이나 안전을 말할 수 있어야 임상이 단단해진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또한 법과 제도의 변화, 그리고 K-MEX 현장에서 본 한의사의 배움은 한의학이 전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임상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한의사이면서, 동시에 근거를 만들고 기준을 세우는 연구자로서 한의학의 가능성을 더 넓혀 나가고 싶습니다. -
“한의학 통해 여성 건강 증진에 기여한 반세기”[한의신문] <편집자주>대한한방부인과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에 본란에서는 최창민 회장으로부터 한방부인과학의 중요성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Q. 대한한방부인과학회를 소개한다면? 대한한방부인과학회는 1975년 창립 후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여성 건강 증진과 한방부인과학의 발전을 목표로, 공통 교과서·임상진료지침 발간, 정기 학술대회 개최, 학회지 발간, 분과위원회 설립 등을 통해 학술적·조직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누적 회원 수는 1232명에 이르며, 지금까지 311명의 한방부인과 전문의를 배출해 전문 인력 양성에도 기여했다. 현재 학회는 회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 체계 하에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의위원회, 임상연구위원회, 인증위원회 등 여러 분과를 둬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향후 한방부인과 분야에서 학술과 임상을 연결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학적 기여를 더 확장하고자 한다. Q. 부인과 분야에서 한의약만의 장점과 특징은? 여성의 생애는 소아기와 사춘기를 지나 가임기, 임신·출산, 갱년기에 이르기까지 전신적인 생리 변화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한의약은 이러한 변화를 특정 장기 중심으로 바라보기보다, 몸과 마음을 하나의 유기적 전체로 이해하는 ‘정체관(整體觀)’에 기반해 심신통합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월경·대하·임신·산후의 생리와 병리를 포괄하는 ‘경·대·태·산(經·帶·胎·産)’ 체계를 토대로 여성 건강을 다뤄 왔다. 이에 월경불순, 생리통, 배란장애, 갱년기 증상과 같은 생식내분비 질환뿐 아니라 염증성·기질성 자궁·난소 질환, 불임 및 임신 중 질환, 분만·산후 회복 등 매우 넓은 범위의 임상 영역에서 한의학적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인위적 호르몬 조절에 의존하기보다 어혈·냉증·습담 등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병리적 요인을 개선해 신체 스스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치료 방식을 중시한다. 더불어 체질과 생활습관, 심리·정서 상태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해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동일 증상이라도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이런 접근은 부인과 질환을 넘어 상열감, 수족냉증, 면역 질환, 자율신경계 실조 등 현대 여성에게 흔한 체내 조절기능 불균형에서 비롯한 증상들을 다루기에 적합해 전인적 여성 건강관리에 폭넓게 기여하고 있다. Q. 지난 반세기 동안 학회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학회가 걸어온 지난 50년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의료 환경 내에서 한방부인과가 자리매김하기까지 임상·연구 기반을 확립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으며, 전문의 제도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도 제도적 보완과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이어졌다. 이런 여건에도 학회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묵묵히 힘을 보탠 많은 선배님들의 헌신은 지금의 학회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다. 최근 가임기 여성환자 감소 등 여러 대학병원의 경영 여건 변화로 전임교원 충원과 전공의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교수님들의 임상·교육·연구 부담이 커져 학회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다양한 세대의 회원 간 단단한 연대와 꾸준한 참여를 바탕으로 다음 5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Q. 최근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한의계의 상황은? 한방부인과도 출산·난임·여성질환 환자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특히 한방부인과 진료는 비급여 한약 치료가 주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보장성 축소는 환자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진료 현장에서 분명 체감하고 있으며, 향후 여성 건강 분야의 의료 환경을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라고 본다. 가임기 여성환자 수 감소로, 우리는 여성의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진료로 영역을 넓혀가며 적극 대응 중이다. 성년기 초기, 결혼 전 시기의 여성에서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월경통, 비정상 자궁 출혈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질환들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으며,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는 체질 개선, 자궁의 착상 능력 강화, 난소의 배란 기능 회복을 통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신체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평균 수명이 는 만큼, 갱년기 이후에는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전신 건강 강화와 항노화, 노년기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두고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여성 일생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은 한의학이 지닌 고유의 장점이자, 변화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한의계가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전국에서 난임사업 관련 조례 제정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전국 14개 광역자치단체와 60여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한의약난임지원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개 기초지자체에서 한의난임사업이 운영 중이며, 2024년 초 ‘모자보건법’ 개정으로 한의난임치료가 국가 차원의 난임 시술비 지원항목에 포함된 것은, 지역을 넘어 국가 제도로 한의난임치료의 근거가 확장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회는 지역 간 운영 편차를 줄이고, 사업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참여 의료진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난임치료 교육을 시행하고, 성과보고 체계와 피드백 구조를 정비해 현장 요구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국가사업과 지자체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근거 확립, 교육 시스템 고도화, 운영 모델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의난임치료가 공공의료체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회가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Q. 부인과학회는 최신 의료기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최근 제도적 변화로 한의사가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부인과 진료에서도 초음파를 비롯한 다양한 기기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난임 여성의 진단지표 활용, 난소기능 저하 환자의 진료 전략, 부인과 초음파의 임상 적용 등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처럼 교육을 지속적으로 체계화해 안전하고 표준화된 기기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필요한 의료기기가 한의진료 분야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관 학회 및 관련 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근거 기반의 교육과 임상 적용을 통해 진료의 폭을 넓히고, 환자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Q.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보람과 학회의 비전은? 학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돼간다. 여러 대학 교수님, 수련의 선생님들, 그리고 학회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 덕분에 추계학술대회와 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초음파 교육 워크숍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들이 학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지금은, 그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시기라 생각한다. 향후 50년은 한방부인과학의 학문적 깊이를 확장하고, 임상에서의 활용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여성 생애주기별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진단·치료 모델을 더욱 구체화해 임상 표준을 확립하고 한방부인과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 또 난임, 갱년기, 월경 관련 질환 등의 주요 임상영역에서 축적한 근거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연구 및 표준화된 교육 체계를 마련해 한의학적 치료의 신뢰도를 높이고 임상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겠다. 아울러 의료기기 활용 확대, 공공의료정책 변화 등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관 학회 및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교육·연구·정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학회의 역할을 강화하겠다. 나아가 국가 차원의 여성 건강 정책과 공공 의료 사업에서도 한의 난임치료와 한방부인과학의 전문성이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하겠다. 지난 50년간 한방부인과학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환자를 돌보며 학문적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 주신 선배·동료·후배 선생님들 덕분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의학이 여성 건강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 현재 의료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한방부인과는 여성 생애 전반을 폭넓게 돌볼 수 있는 중요한 전문 분야이며 앞으로도 충분한 확장성과 가능성을 지닌 영역이다. 학회도 더욱 탄탄한 교육·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한의학의 가치를 높여가는 동반자로서, 회원 여러분과 함께 다음 50년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뇌 기반 질환 이해 및 예방의학적 접근 조망[한의신문]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7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컨퍼런스룸에서 ‘뇌 기반 연구와 임상 적용’을 주제로 대전대 만성피로증후군(ME/CFS) 중점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25 추계 학술대회 및 제8회 만성피로증후군 심포지엄’을 개최, 뇌 활동 관찰·분석 기술를 비롯해 AI를 활용한 통증의 이해,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전략 등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이날 이해웅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뇌를 기반으로 한 질환 이해와 예방의학적 접근을 함께 조망해보는 뜻깊은 자리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학술대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도 양 기관이 지속적인 협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먼저 박해모 상지대 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1부 발표에서는 △뇌활동 관찰·분석 기술들의 발전과 한계(김기웅 충북대 교수) △뇌파의 심층적 이해와 임상적 예를 통한 해석(이찬희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의 뉴런 흥분-억제 균형 전략과 네트워크 원리(이병욱 카이스트 교수) △AI 계산과학적 방법을 통한 통증의 이해(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됐다. 만성 통증을 보는 새로운 접근법 제시 김창업 교수는 발표에서 “전통적으로 소뇌는 운동 조정 및 학습의 중추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인간 뇌 영상 연구들은 유해자극이나 병적인 통증 상태에서 소뇌가 일관되게 활성화됨을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소뇌가 단순히 통증 신호를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통증 경험을 구성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계산 허브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통증을 베이지안 관점, 예측 코딩 이론(나아가 능동추론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점점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만성 통증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관점이 ‘신경계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 신호가 발생하는 상태’로 이해한다면, 정밀성 엔진 모델의 새로운 관점에서는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 만성 통증은 ‘고장난 경보 시스템’이 아니라 경보의 ‘신뢰도 다이얼’이 최대값으로 고정돼 내려오지 않는 계산상의 오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소뇌는 감각과 믿음이라는 두 정보의 흐름을 통합하는 정밀성 엔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엔진은 베이즈 추론 원리에 따라 두 정보의 정밀도를 가중해 최종적인 통증 인식을 동적으로 구성한다”며 “플라시보, 통증과민, 만성 통증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모두 이 정밀성 균형의 변화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계산적 이해는 통증 조절을 위한 새로운 분자 및 회로 수준의 치료 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영현 동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 행사에서는 △비침습적 뇌자극 방법들의 임상응용 가능성과 한계(신화경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의료명상의 치유 크기와 작용점의 이해(김종우 경희대 교수) △침 자극을 활용한 중독 치료의 원리와 가능성(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 △암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김동수 동신대 교수)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의 병태생리 이해와 치료전략(손창규 대전대 교수) 등의 주제가 발표됐다. ‘MQT-SH’, 명상·기공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 신화경 교수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뇌신경계 손상 및 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치료에선 약물 치료의 한계, 수술적 치료의 위험, 재활 치료의 정체 등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의 뇌 자극 기술을 △비침습적 기술(TMS, tDCS 등) △침습적 기술(DBS 등으로 파킨슨병 및 우울증 치료) △신경 조절(뇌 기능 개선 및 신경 재활에 활용) 등으로 분류하는 한편 미래의 뇌 자극 기술로는 △개인 맞춤형 신경 자극(AI 기반 최적화된 치료법 개발) △웨어러블 전자약(소형화, 휴대성을 갖춘 실시간 신경치료 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발전) 등으로 분류한 신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성 확보, 윤리적 문제 해결 및 공정한 접근성 보장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료명상에 대한 주요한 치료 효과를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한 김종우 교수는 명상과 기공을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인 ‘MQT-SH’를 소개하며, “MQT-SH는 기존 한의계에서 쓰이는 전통적 치료법(기공)과 현대화된 정신요법(마음챙김)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기술”이라며 “서구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MBSR’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기공요소가 포함된 MQT-SH는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권의 환자에게 높은 적합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기·호흡·움직임을 아우르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불안·우울 동반한 암 환자의 한의의료 현황은? 이어 김동수 교수는 “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직면하게 된다”며 “암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은 치료 순응도와 회복력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 기능 악화나 염증 반응 증가와 같은 생리적 변화를 초래해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암 환자들이 암으로 인한 증상 관리 및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완화, 전반적인 정서의 안정 등을 위해 전통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로·구역 등 암 치료 부작용의 완화, 암성 통증 관리, 면역력 강화 등 신체적 증상의 관리 효과에 초점을 맞춰고 있어,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는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패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암 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에 대한 연구 과정을 공유한 김 교수는 “연구 결과 성별과 동반 질병이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서적 상태가 질환 누적에 영향도 주기도 했으며, 더불어 암 환자들은 진단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적응해 가는 경향이 확인됐다”면서 “불안·우울이 없는 환자는 암 진단 후 3년 이내 한의의료 이용의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불안·우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한의의료의 이용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성피로증후군 중점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손창규 교수는 마지막 발표를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손 교수는 “기존에 유럽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신경계 염증 반응으로, 미국에서는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증후군의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유럽 쪽 가설이 힘을 받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최근에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근육통증성 뇌척수염이 합쳐져서 바이러스감염후 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됐고, 그 이후 전신활동불능증이라는 병명으로 연결됐다”면서 “이같은 병리반응의 장소로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간-뇌-피로를 연결하는 축에 주목하며, 간을 피로·기력 소진의 근본으로 본 한의학 이론(肝者罷極之本, 火爲元氣之賊)을 인용, 간·트립토판·세로토닌 대사와 스트레스 반응의 연계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
“약침의 제도권 진입 위한 근거 창출에 매진할 것”[한의신문] 임상약침학회(회장 안덕근)는 7일 대한스포츠한의학회 강의실에서 연례 학술대회를 개최, 미주안 약침의 임상례 보고와 함께 국소 지방분해 약침 연구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안덕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임상약침학회는 유관 학회들과 업무협약을 통한 연구개발을 추진, 한의 임상에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성이 담보된 양질의 약침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약침은 한약·침·부항과 함께 이제 한의 임상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한의약적 치료법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약침요법이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는 다양한 근거 창출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미주안 약침의 임상효과: 3례 증례보고(성혜령 미라온한의원 하남점 원장)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킨 봉독 약침의 조제법 및 안정성에 관한 연구(이인희 자황원외탕전실 연구소장) △리포컷 약침의 본초방제학적 고찰(김홍준 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성혜령 원장은 PN(PolyNucleotide)과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57세 직장인·66세 주부·61세 주부를 미주안 약침을 통해 치료한 사례를 공유했다. 성 원장은 “이번 3개의 임상사례를 통해 미주안 약침의 모공·주름수치 감소 등 피부탄력 개선의 효과는 물론 피부 속 건조·피부결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등 피부의 항노화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이는 약침 치료가 미용 및 재생의학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대규모 증례 및 무작위 대조시험, 장기적 추적관찰 등의 추가 연구를 통해 더욱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한편 레이저·매선·안면침 등 병행 시술의 효과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인희 소장은 “봉독 약침은 △항염증 △진통 △면역조절 △신경재생 △항암 △항균 및 항바이러스 △혈류 개선 및 항산화 등의 다양한 효과로 인해 한의 임상가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약침”이라며 “하지만 과민반응과 같은 부작용 및 통증, 수용액 상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고 운을 떼며, 이같은 봉독 약침의 단점을 개선키 위한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이 소장은 “연구 결과 효과가 높은 봉독 약침을 안전하게, 또 안정하게 조제하기 위해서는 효소층과 같은 분자량이 큰 물질들이 제거해야 한다”며 “더불어 특정 완충액 사용을 통해 수용액 상에서 냉장보관만 한다면 안정하게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국소 지방 억제를 목표로 자황원외탕전실 연구소에서 개발한 리포컷 약침의 주요 성분인 우황과 나복자의 효능을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리포컷 약침의 작용 기전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김홍준 교수는 리포컷 약침의 주 성분인 우황·나복자 추출물 및 복합물의 항비만 소재 가능성 및 약침 소재로써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통해 우황·나복자 추출물 및 복합물은 세포 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항비만효과 및 비만세포 분화 억제, 세포 내부 지질 감소 등의 효과와 함께 작용기전도 확인했다”며 “즉 지방 전구 세포 분화 및 지방 생합성 억제, 항비만 활성을 확인, 약침 소재로서의 활용성도 검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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