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 의무지원팀으로 참여하게 돼 감개가 무량하고, 한의학의 위상을 드높였다 생각합니다.”
대한스포츠한의학회(회장 송경송, 이하 스포츠한의학회) 양희권 의무이사(경희자이한의원)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무주 태권도원 2022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에 의무지원으로 참가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포츠한의학회 소속 한의사 10명은 한국과 프랑스. 호주, 중국, 태국 등 15개국 태권도 선수 159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3일 동안 이들의 팀닥터로 활약하며, 스포츠의학에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들은 각국 선수뿐만 아니라 임원, 자원봉사자, 운영위원 등을 대상으로 침(Sport Acupuncture), 추나, 테이핑 등의 스포츠 한의학적인 술기를 통해 시합 중 발생한 급성기 스포츠 손상과 경기 후 재발한 만성적 질환을 치료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 들어 뿌듯”
특히 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에는 경기 전후 치료와 다음 경기를 위한 부상 치료를 받고자 선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양희권 의무이사에 따르면 여자부 49kg 이하 체급과 남자부 80kg 이하 체급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한 이예지 선수(경희대)와 서건우 선수(한국체육대)는 8강전 직후 부상을 입었지만, 송경송 회장의 침, 추나, 테이핑 치료로 기능을 회복했고,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게 됐다.
이처럼 대회 우승 선수의 조력자로서 한의 의무지원팀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한데는 그간 국제대회 의료진으로서 두각을 나타낸 스포츠한의학회의 진료실적과 송경송 회장의 태권도 사랑과 대한한의사협회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이에 대해 양 의무이사는 “대한한의사협회와 태권도진흥재단의 상호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태권도계의 참가 요청과 태권도 선수 경험이 있는 송경송 회장의 탄탄한 인맥으로 의무지원에 나서게 됐다”며 “의무지원에 적극 참가해준 학회 회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 의무이사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굵직한 스포츠 대회가 없었던 상황에서 모처럼 국제대회가 개최되다 보니 학회 회원들 역시 의무지원에 목말라 있던 차에 이번과 같은 기회가 생기게 돼 자발적 지원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의무지원에 나선 회원들이 성심을 다한 진료를 함으로써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도 들어 뿌듯했으며, 한의학의 우수성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어깨 한결 가벼워졌다”면서 엄지 척!
이와 함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한의의무지원실을 지킨 황병윤 원장(신세계한의원)도 “2014년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과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진천선수촌 등에서도 한의과 의무지원팀으로 참여해 선수들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며 “스포츠 팀닥터로서 선수들이 더욱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상 치료와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의무지원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대회 첫날 남자부 68kg 이하 체급에 출전한 한 외국인 선수를 꼽았다.
황 원장은 “그 선수가 시합 전 어깨가 불안정해서 왔는데 테이핑 치료를 받고 갔다. 선수들이 시합 전에는 아무래도 예민하기 때문에 침습적인 치료를 받는데 있어서는 최대한 조심하려는 측면이 있다”며 “시합이 끝난 후 다시 의무지원실에 들려 침 치료를 받았는데 다음 날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그 선수가 시합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 마치 내 일 마냥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의무지원팀에 참여하기 위해 대회 전날 강원도 강릉시에서 5시간 동안 직접 차를 몰고 무주까지 왔다고 밝힌 함유정 원장(유천한의원)도 “국제대회에 의무지원팀으로 참여하며 한의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며 “이런 국제대회는 대회기간 동안 선수뿐만 아니라 운영인력, 대회 시설팀 등도 한의 의무지원실을 방문하기 때문에 세계인들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한의학의 뛰어난 치료효과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치료 과정서 선수와 의료진 간 유대 형성”
그는 또 스포츠의학에서 한의치료가 갖는 장점과 관련, “부상 부위에 대한 기능적인 검사뿐만 아니라 침, 추나, 테이핑 치료 등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니까 많이들 좋아 한다”며 “특히 침 치료 문화권이 아닌 선수들은 처음엔 생소하게 느끼다가도 통역을 통해 치료 설명을 들으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침 치료 과정에서 선수와 의료진 간 유대관계도 쌓기 때문에 임상 반응도 아주 좋다”고 강조했다.
7년차 임상의이자 청주리치한방병원에서 진료부장으로 근무 중인 이유진 한의사는 “이번 대회를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에 연차를 내고 의무지원에 참여했다”며 “스포츠한의학회 정규과정을 마치고 3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간 스포츠 대회에 목이 말라있던 중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이 기회가 마련이 돼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