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에 안부를 묻다 -10

기사입력 2022.05.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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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한의사로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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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기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의장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


    3월 대선이 마무리된 후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어 지난 10일 취임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불공정과 무능력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오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투표로 청년의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정권이 교체됐으며, 이런 변화의 바람은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 지금보다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청년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하게 되지만, 젊은 한의사로서는 마주하게 될 대한민국의 진료 현장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대학에서 의생명과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을 교육받고, 이런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한의학기초와 한의학임상을 배우고 있는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현재의 의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기 때문이다.

     

    모든 학문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의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근거중심의학, 예방의학을 중심으로 개편되는 의학의 흐름은 한의사들에게도 원전과 변증논치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뿐 아니라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으로 진료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한의대 교육은 한의학교육평가원에 의해 새로운 교육평가기준을 계속 만들어나가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이 고전과 과거의 논리에 얽힌 과거의 학문이 아니라 계속 학문의 가치를 재정립해 나가는 현대의 학문이기 때문에 그렇다. 중국에서는 신종플루 이후 은교산과 마행감석탕 등 한약을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해 경증환자들에게 한약투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이후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고 있는 현재까지 공식 진료 지침에 한약을 포함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동양의학회의 주도로 한약제제를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한의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게 붙잡히며 온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아쉽다. 한의사는 면역학, 예방의학 등의 기초의학을 충분히 학습하고 있으며 법률에는 한의사가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신고의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국가에서 한의사를 코로나 대응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박탈감을 지울 수가 없다. 

     

    비단 코로나 문제뿐 아니라 젊은 한의사들은 한의과에서도 의과에서 진행하는 수준의 근거중심의학을 배우고, 임상에서 시행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가 직면한 진단기기 등 안건이 시대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생기는 의료 현실의 불공정은 젊은 한의사들에게 큰 아픔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교육받은 의료 인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비용 효과 차원에서의 문제 또한 발생한다.

     

    대한민국에 무능력과 불공정을 혁파하겠다는 이름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현 정권에 목소리를 높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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