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국재택의료협회 춘계학술제 참여(6일)
[편집자주]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의 소아 청소년을 위한 한의약 서적 출판 지원 응모사업에 참여해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이라는 제목의 소설에서 그림을 맡은 경희대 한의대 조종혁 학생(본과 2년)으로부터 제작 과정 및 소감 등을 들어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본과 2학년 조종혁이다.
Q.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에서 그림을 맡은 계기는?
2021년부터 인스타툰 ‘한의대생 김감초’ 팀에서 막내 작가로 영입돼 활동을 했다. 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2학기에는 해부학실습(카데바 실습)이 있는데, 저를 영입했던 17학번 선배들은 이 ‘카데바 실습’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만들어보자는 오랜 소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영입됐을 당시 저는 한약을 주제로 한 ‘특별편’을 새로 파서 스토리 작가로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카데바 실습도 시작했겠다 제가 선배들의 오랜 염원을 대신 이뤄드리게 됐다. 그래서 ‘한의대생 김일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짜 <김일구의 해부학실습일기>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게 됐다.
그러던 중 팀의 17학번 선배로부터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승환 부위원장이 김일구 시리즈를 보고 청소년용 한의약 교재 일러스트를 부탁했다는 제안을 전해줬다. 그때 ‘내게 도움이 되는 경험일까?’ 의문이 들어 거절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부위원장이 이번엔 한의협 소아청소년 소설책의 일러스트 작업을 한 번 더 제안했다. 제안을 두 번이나 받고 나니 이번에 거절하면 다시는 이런 경험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윤진 작가님도 김일구 시리즈를 보고서 ‘이런 위트면 충분하다’고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그런 경험을 또 어디서 해보겠냐는 주변의 응원도 있어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Q. 작업량과 시간은 얼마나 됐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내지의 12경락과 임맥, 독맥 그림 총 14컷과 표지 컷 하나를 합쳐서 총 15컷을 그렸다. 작품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12경락과 임맥, 독맥의 혈자리를 강조한 버전을 다른 컷으로 치면 총 29컷이 되겠다. 표지까지 다 그리고, 자잘한 수정까지 포함해서 대략 3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데다 이번 작업에서 추천받은 ‘프로크리에이트(proceate)’는 아예 사용경험이 전무했다. 그러다 보니 레이어를 활용하는 법부터 시작해 명암을 깔끔하게 넣는 법, 심지어는 그 간단한 색 채우기 하나조차 할 줄 몰랐다. 적당히 ‘유튜브 쇼츠(shorts)’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봤던 일러스트 작업 과정들을 떠올리며 눈치껏 기능들을 하나하나 써보며 그렸다.
그래서 처음 작업한 ‘수태음폐경:쌍둥이자리’ 일러스트는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정말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알음알음 기능들을 익히고 찾아 나가며 세 번째 작업한 ‘족양명위경:처녀자리’ 일러스트부터는 감을 잡아 작업이 빨라졌다.
그 이후에도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법이나 옷의 주름을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방법 등을 터득해나가니 그림의 세세한 퀄리티들이 조금씩 향상 됐다. 개인적으로 ‘수궐음심포경:궁수자리’, ‘수소양삼초경:카시오페아자리’, ‘족소양담경:안드로메다자리’로 이어지는 세 작품이 가장 만족스럽다.
표지 작업은 가장 마지막에 했는데 사람 얼굴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얼굴 표현을 피할 만한 방법을 작가님도 여러 가지 제시해줬는데, 그래도 좀 그럴싸한 표지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Q. 소설 주인공인 허준호의 외모는 어떻게 탄생했나?
처음에 이 작가님이 ‘인터넷소설(인소) 같은 표지’를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려고 보니 어떤 느낌인지 잘 몰라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부탁드렸는데, 그때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 인소 표지들을 줬다. ‘허준호가 장침을 무기처럼 들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어혈·담음·기체 등이 형상화된 괴물들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하고 위트 있는 아이디어였다. 덕분에 디자인이 훨씬 쉬웠다.
또 제가 본 인소 표지의 남자 캐릭터들 같은 경우 대개 얄쌍한 턱선과 삼백안, 오똑한 코 등이 특징이더라. 그래서 일단 그 정도만 특징을 따와 그렸다. 특별히 참고한 사람이 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어색하지만 않게 그려보자’ 했던 것 같다. 머리도 인소 남 캐릭터처럼 화려하게 하자니 고3 학생치고 너무 어색할 것 같아 적당히 단정하게 했다.
하지만 그려놓고 보니 ‘학생’, ‘한의학’, ‘판타지’라는 허준호의 특징들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 것 같아 자세나 착장 등으로 표현해보려 했다. 스파이더맨 포스터의 자세를 조금 바꿔 장침을 마술지팡이처럼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했고, 흔한 고3 수험생처럼 교복 위에 후드집업을 입혔다. 그래도 좀 부족한 듯해 가슴팍에 음양 무늬를 그려 넣었다.
또 배경에 ‘어혈’, ‘담음’, ‘기체’로 표현되는 세 몬스터들을 넣기에는 제 캐릭터 디자인 실력도 너무 부족하고 너무 정신이 없겠다 싶었다. 마침 작업을 하면서 웹툰 단행본 표지들을 찾아보니 주인공 하나만 있는 깔끔한 표지들도 많더라. 그래서 작가님께 깔끔하게 가자 설득을 했고, 현재의 허준호가 탄생하게 됐다.
Q. 졸업 후에는 어떠한 한의사가 되고 싶나?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로써는 네트워크 약리학과 관련한 연구에 관심이 있다. 아직 얕은 관심에 불과하지만, 나름 코딩 공부도 조금씩 해 보고 있다. 해당 분야와 관련한 여러 활동에 나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에 소극적이었는데, 이번 일러스트 작업을 계기로 더 용기 내보고 싶다.
또 언젠가는 책도 출판해 보고 싶다. 이번 공모전에 당선된 책 중에 동국대 한의대에 재학 중인 홍다인 작가님이 쓴 책도 있더라. 같은 학생인데 책을 써낸 점이 너무 멋있었다. 저도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해 ‘언젠가 책을 한 번쯤 써봐야지’ 생각해 왔다. 잊고 있던 소망에 다시 불씨를 지핀 계기가 됐다.
Q. 이번 소설을 보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재미있는 소설로 읽어 주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특히나 주인공 허준호와 동년배인 10대 청소년들이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다들 마음 한 켠에 말 못할 아픔이 있고 반복되는 삶에 지칠 시기다. 이 소설에서 ‘옅은 미소’ 하나 정도 건져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의학을 즐겁게 전달하고 싶었던 이 작가님과 저의 염원이 들어가 있으니, 한의학을 잘 몰라도 마냥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덧붙여 이 작가님의 별자리 아이디어를 받아 나름 잘 그려보려 했던 경락도도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객관적으로 부족함이 많이 보인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도 아니고, 더군다나 처음 그려본 그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저조차도 그림을 그려 책을 출판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저의 용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연들이, 도움들이 있었더라도 제가 이 작업을 시작할 용기가 없었더라면, 그 모든 감사함을 누릴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색다른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영감을 얻었으며, 제 능력의 저변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니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걸 부족한 내가 해도 될까’, ‘나한테 도움이 될까’ 하는 걱정은 조금 접어 두고 색다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너무나도 잘 챙겨줬던 이윤진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현대 한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김정연·박진상 효사랑가족요양병원장, 원광한의대에 3년째 장학금 기부
“오래는 사는데 건강하지 않다” 초고령사회 한국의 과제
[자막뉴스] 2024년 외국인 환자, 한의의료기관 방문 84.6% 증가
대전시한의사회 한의방문진료 지원비 1350만원 후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개혁 시행 추진단 첫 회의
바른부부한의원 수원, 지역사회 건강 증진 ‘동참’
“약 한 움큼 드시지 마세요∼”
다학제로 진화하는 ‘미래 돌봄 한의약’
고통받는 이재민들 위해 한의약의 따뜻한 돌봄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