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정밀한 정보 제공해 주는 혈액검사는 1차 진료 현장서 필수”
“50세 후반 남자 환자인데, 원래 알콜성 간질환이 있으신데, 갑자기 우측 주관절 이후로 불수의적인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데… 입원 치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리해 주세요.”
내과 수련의 1년차 초반일 때 환자였다. 담당 교수께서 입원 환자에 대해 전화를 주었다.
평소 알콜성 간질환으로 외래 치료와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이었는데, 우측 주관절 이후로 진전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CVA가 의심돼 입원 치료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단순 알콜로 인한 진전이라고 보기에는 불수의적이고, 그 증상이 소발작 양상에 버금갈 만큼 정도가 심했다.
내과 1년차 초반이라, 많이 본 환자가 CVA 환자였으므로, 당연히 CT 촬영을 했다. 하지만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이외로 CT 검사는 양호했다. 순간 ‘이건 뭐지? 간질발작인가? 소발작? 뇌파검사해야 하나?’ 라는 당황스러움과 함께 CVA에서 뇌경색 등의 이상이 발견되면 써야 할 계획했던 치료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몇 시간 뒤에 혈액검사 수치가 나왔다. 예상대로 간기능 검사는 높았다. AST, ALT가 정상치 보다 모두 2배 가까이 높았고, r-GT 또한 100 IU/L 이상으로 높았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검사 수치가 있었다. 바로 혈당이었다. BST(Blood Sugar Test) 500mg/dL(기억은 희미하지만 처음 혈당체크기로 체크하였을 때는 unchecable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환자 우측 팔의 진전은 고혈당이지만, 근육 자체가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됐다. 원래 과거력으로 당뇨가 없던 환자였다.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hyperosmolar hyperglycemic syndrome; HHS)1)로 보고 1일 2L 이상의 수액과 인슐린 처치 및 간기능 이상으로 生肝健脾湯을 투여했다. 그러자 2일 만에 우측 손에 발생하던 불수의적인 진전은 소실되었다. 일주일간 입원하면서 당뇨에 대한 교육과 함께 인슐린 주사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동의보감 내상편[酒毒變爲諸病]2)에 근거하여 분석하자면 주상으로 인한 탈수와 당뇨가 겹처서 생긴 증례에 해당되며, 이를 혈액 검사를 통해 명확하게 진단 확인할 수 있었다.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소변 이상은 탈수로 나타나고, 알코올은 당뇨병 자체를 악화시킨다.
술은 영양소가 없는 고열량식품으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인슐린분비를 요구하게 되어 췌장의 베타세포에 많은 부담을 주고, 체내에서 알코올은 지방산의 합성을 증가시켜서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한다,
또한 과도한 알코올은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은 간세포를 손상시키게 된다.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고 체내의 영양 부족 상태를 초래하여 간손상을 유발하게 된다.(주상이 결국 알콜성 간질환 뿐만 아니라 당뇨 즉 소갈까지도 발생시킨다) 이런 상태에서 근육의 당 이용률이 저하되면서 풍증(風症)의 진전이 동반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여러 웨어러블 기기로 심박수 및 혈압, 체온 등을 수시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세계에서 몸의 정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혈액검사는 1차 진료 현장에서는 필수적이다. 인체가 주는 가장 일차적인 정보는 물론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과 같은 바이탈 체크도 필수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 혈액검사를 이용한다면, 조금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고, 치료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다.
[참 조]
1)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hyperosmolar hyperglycemic syndrome; HHS)1)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diabetic ketoacidosis, DKA)과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 (hyperosmolar hyperglycemic state, HHS)는 인슐린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혈당에 의한 세포외액 감소와 이에 따르는 전해질 이상 및 케톤산혈증 (DKA의 경우)이 특징인 급성 합병증이다. 감염, 인슐린 중단, 심근경색 등이 종종 선행인자 이므로 이들을 꼭 확인해야 한다.
-DKA의 경우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HHS가 주로 나타난다.
2) 동의보감 내상편 [酒毒變爲諸病] 2)
醇酒之性大熱有大毒淸香美味旣適於口行氣和血亦宜於體由是飮者不自覺其過於多也不知酒性
喜升氣必隨之痰鬱於上尿澁於下肺受賊邪金體必燥恣飮寒凉其熱內鬱肺氣得熱必大傷耗其始也
病淺或嘔吐或自汗或瘡痍或鼻擔或自泄或心脾痛尙可發散而去之及其久而病深則爲消渴爲黃疸
爲肺浔爲內痔爲鼓脹爲失明爲哮喘爲勞嗽爲癲癎爲難明之疾嬶非具眼未易處治可不謹乎《丹心》
좋은 술의 성질은 열하고 독하다. 그러나 향기롭고 맛이 좋아서 입에 맞고 기(氣)를 돌게 하며 혈(血)을 고르게 하여 적당히 마시는 사람은 지나친 것을 알지 못한다. 술의 성질은 올라가는 경향을 가지며, 기는 그것을 따라 올라간다. 기가 올라가면 담(痰)이 상초에 몰리고 오줌이 잘 나가지 않는다.
주독으로 폐가 적사(賊邪)를 만나면 폐금(肺金)은 반드시 조(燥)하여진다. 폐가 조한데 차고 시원한 것을 함부로 먹으면 열이 내부에 몰려 폐기가 열을 받아서 몹시 상하게 된다. 처음에 병이 가벼울 때는 혹 토하거나 저절로 땀이 난다. 또는 헌데가 나고 코가 붉으며 혹은 설사를 한다.
혹 심비통(心脾痛)이 있으면 발산시켜서 치료할 수 있고 오래되어 병이 심해지면 소갈(消渴), 황달(黃疸), 폐위(肺痿), 내치(內痔), 고창(鼓脹), 눈이 나빠지고, 효천(哮喘), 노수(勞嗽), 전간(癲癎) 등이 생기고 이 밖에도 알기 어려운 병이 생긴다. 훌륭한 의사가 아니면 쉽게 치료할 수 없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단심].
久飮酒者藏府積毒致令蒸筋傷神損壽《得效》
장기간 술을 마신 사람의 장부에 독이 쌓이면 근육이 상하고 정신이 약해져서 수명이 짧아진다[득효]. <출처: 동의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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