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첩약 건강
보험 2단계 시범사업의 알레르기 비염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49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
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鼻炎은 항원에 대한 코점막의 과민반응으로, 초기에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상황에서 점차적으로 양쪽 코가 번갈아 가면서 막히면서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같이 코가 막히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전혀 맡지 못하는 鼻炎에서의 후각장애는, 원인인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축농증 등의 발현시기에 주로 나타나게 된다. 대개는 일시적이지만 만성화되어 지속적인 후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증상 발현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風寒이 皮毛를 상하면 먼저 코가 막히고(鼻塞), 이후 不利하게 진행된 風熱이 淸道를 鬱蒸하면 香臭를 모르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難經에 ‘肺氣
는 鼻에 통하므로 肺氣가 정상적이면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내용과, 諸病源候論의 ‘鼻
氣가 조화롭지 못하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데 이를 鼻齆 즉 鼻塞이라 한다’와 부합된다. 병리적으로는 風熱에 진입하는 鼻塞 濁涕 發熱咳嗽 脈浮數의 단계를 말하며 점차적으로 疏風淸熱의 치법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와 같이 코막힘(鼻塞)이 나타나면서 風熱性 단계로 진입해 탁하고 누런 콧물, 동시에 나타나는 후각장애 鼻炎에 응용
되는 처방 중 많은 빈도수와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대표 처방으로 麗澤通氣湯이 있다.
1. 麗澤通氣湯
麗澤通氣湯은 대표적인 瀉火派인 金나라 劉完素의 河間傷寒三六書에 기재된 처방이다. 劉完素는 지금의 河北인 河間사람으로서 당시 중국의 북방지역에 熱性病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火熱性 질환에 대한 치료에 주된 관심을 보였다. 서로 도와서 학문과 덕을
닦는다는 의미의 ‘麗澤’에서 연유해보면, 처방을 구성하고 있는 한약재의 상호 협력으로
氣가 정체하여 鼻道를 가로막고 있는 것을 통하게 한다는 처방의미를 가지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14품목에 대해 코가 막혀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전혀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를 대상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는 溫性9(微溫2), 凉性2, 平性1로서 전체적으로 확실한 溫性 처방이다. 寒이 皮毛를 상하여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은 肺寒이며(回春), 코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은 風熱이다(河間)라는 원칙에 부합시켜보면, 맑은 콧물에서의 다음 단계인 鼻炎
의 초기→중기에 나타나는 코막힘에 적합한 구성이다.
2)味(중복 포함)는 辛味11, 甘味5(微甘1), 苦味3(微苦1)로서, 辛味가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甘苦味로 보조하는 형태이다. 辛味는 解表藥의 주된 효능인 能散·能行하는 작용을 나타내며, 甘味는 滋補 和中 緩急의 효능으로 과도한 發散에 대한 견제의 역할을
담당하고, 苦味는 燥濕의 효능으로 맑은 콧물과 같은 濕邪에 대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發汗을 통한 치료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서 虛性에 대비하고 있는 發散·潤養·燥濕의 구성이다.
3)歸經(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은 脾9(胃7), 肺8(大腸2), 腎3(膀胱3), 肝4, 心2로서, 脾肺經에 주로 작용하며 腎肝經 등이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脾胃經은 脾主升淸胃
主降濁 원리에 따라 콧물의 발생 부위인 안면부에 맞추면서, 脾惡濕을 통한 濕邪 제거와 脾主運化 작용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肺經의 경우 肺主皮毛 形寒飮
冷則傷肺에 따른 發散약물과 補肺氣에 따른 滋養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腎膀胱經은
發汗을 통한 水濕대사의 조정기능인 膀胱主一身之表로 정리되며, 肝經 역시 노폐물 배설과 관련된 肝主疏泄 肝主風邪 肝火犯肺로 설명된다.
4)효능은 解表藥8(發散風寒6 發散風熱2), 補氣藥3(甘草 포함), 祛濕藥2, 溫裏藥1이다. 대표
적으로 風寒性鼻炎에 적용되는 發散風寒6과 이후 風熱로 인한 후각장애에 적용되는 發散風熱2가 전체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특히 發散風熱2는 모두 陽明胃經에 해당되는 약물(升麻 葛根)로서 鼻炎의 해당 위치인 안면부의
鼻痛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虛性에 대비한 補氣藥3이 보조하고 있는데 補脾氣를 주축으로 補肺氣하는 양태이다. 이어지는 祛濕2의 芳香性化濕1(蒼朮)과 祛風
濕1(獨活) 그리고 溫中焦除脾濕1(川椒)로 추가적인 補氣藥의 보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君藥(1종): 補脾肺氣藥1종(黃芪)이 해당되는데, 주로 滋補 和中 緩急의 효능으로 앞
단계 처방에서의 과도한 發散에 대한 견제를 담당하는 潤養의 역할이다. 甘溫하고 脾肺에 歸經하여 補脾益氣함으로써, 여기에서는 臣藥의 升麻 葛根의 升提를 도와주기도
한다.
2)臣藥(6종): 發散風寒藥2(羌活 防風), 發散風熱藥2(升麻 葛根), 芳香性化濕藥1(蒼朮),
祛風濕藥1(獨活)이 해당되는데, 주로 發汗과 祛濕을 통한 치료 목적을 가지고 있다.
①蒼朮: 芳香性化濕약물로서 기본적으로 溫中焦하며 脾胃의 濕邪를 化濕시킨다. 脾惡濕의 원리에 따라 君藥인 黃芪의 補脾氣를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완만한 작용으로 여기에서는 中焦에 濕邪가 阻滯된 상태에서의 虛症으로 진입한 寒證에
적용될 수 있다.
②羌活과 獨活: 상호 相須 및 相使약물이다. 그러나 羌活은 發散風寒에 특점을 가지고 있어 發散力이 강하여 解表작용이 양호하며, 獨活은 祛風濕에 특점을 가지고 있어
發散風寒작용은 羌活보다 약하나 祛風濕力은 羌活에 비해 강하다.
③防風: 性이 비교적 緩和한 風藥中에 潤劑로서, 완만한 發汗으로 津液을 손상시키지 않는 약물이다. 風邪를 없애주어 治風에 通用하는 要藥이 된다(祛風之主藥). 解表하고 祛風하여 止痛하므로 風寒의 表證을 치료하는데 常用된다.
④升麻: 解表藥의 發散風熱藥에 속하며, 특히 陽明(脾胃, 大腸)의 淸陽의 기운을 上升시키는 역할로써 濁陰을 歸下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편 葛根과 相須작용을 나타내어 發散기능을 더욱 증강할 수 있다(“同葛根發陽明之汗”).
⑤葛根: 解表藥의 發散風熱藥에 속하며, 陽明胃經의 要藥이 된다. 陽明은 肌肉을 주관하므로 解肌退熱시키고 또한 脾胃에 淸陽의 氣를 鼓舞시켜 上行하게 한다.
3)佐藥(3종): 發散風寒藥2(麻黃 白芷), 溫中焦除脾濕藥1(川椒)이 해당되는데, 臣藥의
發汗을 보좌하며 君藥의 補氣溫中을 보좌한다.
①麻黃: 解表藥의 發散風寒藥에 속하며, 강력한 發汗解表작용으로 외부의 寒邪를 제거하고 肺氣를 잘 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투여시기를 감안하면 이와 같은 峻烈한 성질에 대한 완화의 목적으로 生用하지 말고 蜜炙麻黃의 사용이 적절할 것이다.
②川椒: 속이 차고 몸에 열기가 부족한 경우에 煖胃散寒助陽하여 주는 溫中焦藥으로, 아울러 溫性을 통한 除脾濕을 한다(散寒祛濕). 油性을 제거하기 위해 炒用함으로써
유독한 성질을 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③白芷: 解表藥의 發散風寒藥에 속하며, 芳香으로 通竅止痛시켜줌으로써(其氣芳香
能通九竅) 안면부를 순행하는 足陽明胃經의 주약이다. 아울러 臣藥의 羌活 防風과 佐
藥의 麻黃 등의 發散風寒藥와 더불어 發汗을 통하여 鼻炎의 부수증상인 鼻痛조절도
가능할 것이다.
4)使藥(4종): 發散風寒藥2(生薑 蔥白), 溫中補氣藥2(大棗 甘草)이 해당되는데, 君藥의
補氣溫中과 臣佐藥의 發汗작용을 보좌한다.
①炙甘草와 大棗: 甘草의 일반적인 효능인 諸藥調和과 더불어, 溫性을 강화를 위한
炙法을 통하여 약간의 補性 추가로 益氣和中한다. 大棗 역시 緩和藥性에 근간을 두고
있음과 더불어中氣를 補益하는 보조 약물로서 이는 脾胃常要溫의 원칙에 맞춘 것이다.
②生薑: 發散風寒藥에 속하는 보조약물로서, 和中溫胃의 작용으로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③蔥白: 發散風寒藥에 속하는 보조약물로서, 發散風寒 通陽化氣의 효능으로 에너지
대사촉진의 보조기능을 맡고 있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麗澤通氣湯은 肺氣不足으로 인해 風을 外感하고 코가 막혀 냄새를
맡지 못하는 鼻塞 不聞香臭 鼻痛에 益氣昇陽 祛風散寒의 효능을 나타낸다. 이런 점에서 麗澤通氣湯은 점차 熱性으로 진입되면서 나타나는 코막힘성 후각장애 鼻炎에 유효한 처방이며, 특히 소화력이 저하되는 경우에 더욱 합당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