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三重苦 ‘인력·전산·재정’…“환자도 못 받고, 기금은 고갈”

기사입력 2026.09.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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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인력 부족에 따른 수용곤란, 올해 8개월 만에 지난해 건수 추월
    국가응급진료정보망 32시간 40분 장애…이중화 서버에서도 오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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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전국 응급의료체계에 의료인력 부족과 국가정보망 장애, 재정 불안이 겹치고 있다. 병상에 여유가 있어도 의료인력 부족으로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했으며,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이하 NEDIS)은 올해 세 차례 장애를 일으켰다. 여기에 교통 과태료·범칙금에 세입의 80% 이상을 의존하는 응급의료기금마저 2027년부터 대규모 재정 부족이 예상되면서 응급·배후진료 인력 확보와 정보망 안정화, 재원구조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실 부족 85% 감소했지만 인력 부족 수용곤란은 4배 수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배숙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 가운데 ‘인력 부족’은 올해 1~8월 4만4547건으로 집계됐다. ’24년 연간 4만3658건과 ’25년 4만3683건을 이미 넘어섰으며, ’21년 1만1302건과 비교하면 약 4배 수준이다.


    반면 ‘병실 부족’에 따른 수용곤란은 ’21년 월평균 2333건에서 올해 353건으로 약 85% 감소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응급실 병상 가동률도 권역응급의료센터 57.7%, 지역응급의료센터 46.2%로 나타났다. 다만 병상 가동률은 기준일 낮 12시의 특정 시점 자료로, 시간대별 수용 여건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수술 중’을 이유로 한 수용곤란은 지난해 연간 303건에서 올해 1~8월 1725건으로 5.7배 증가했다. 응급실 내부의 인력 부족뿐 아니라 응급환자의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배후진료 역량까지 살펴봐야 하는 대목이다.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도 ’23년 약 208만명에서 ’25년 약 115만명으로 감소했으나 중증응급환자(KTAS 1·2등급) 비율은 ’21년 10.2%에서 ’25년 22.0%, 올해 상반기 19.7%로 높아졌다. 전체 내원 환자는 감소했지만 중증환자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전문인력과 배후진료 역량 확보가 요구된다.


    조배숙 의원은 “인력 부족에 따른 수용곤란이 올해 8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선 것은 병상 확충만으로 응급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응급환자가 수술·입원 등 최종 치료까지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응급·중증 분야 전문인력과 배후진료 역량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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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DIS도 ‘불안’…32시간 넘게 정보 전송 차질


    복지위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NEDIS 전산 장애·오류는 총 4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건이 올해 2~3월에 집중됐다.


    NEDIS는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내원·진료·전원 정보를 수집·연계하는 국가정보망으로, 응급의료 현황 파악과 통계 생산, 정책 수립 및 질 관리 등에 활용된다.


    올해 2월 1일에는 월별 진료정보 저장영역의 오류로 병원에서 중앙 시스템으로의 응급환자 진료정보 전송이 32시간 40분 동안 차질을 빚었다.


    장애에 대비해 이중화한 서버에서도 오류가 반복됐다. 3월 11일 오후 7시 5분 한쪽 서버에서 정보 처리 작업이 중단돼 일부 기관의 정보 전송에 1시간 47분 동안 장애가 발생했으며, 약 10시간 뒤인 12일 오전 5시 5분에는 다른 서버에서도 유사한 오류가 발생해 2시간 33분 동안 정보 전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앞서 ’24년 3월 14일에도 정보 처리 오류로 4시간 22분 동안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장애 발생 사실을 응급의료기관 전산 담당자에게 즉시 전파했으며, 응급의료기관의 진료에는 공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월별 저장영역 사전 점검 △장시간 중단된 정보 처리 작업의 자동 종료 △2시간 단위 정지 작업 확인·정상화 기능 등을 추가했다.


    다만 진료 공백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정보망의 안정성까지 담보할 수는 없다. 장시간 정보 전송 장애가 발생하면 국가 차원의 응급의료 현황 파악이 지연될 수 있으며, 누락된 정보의 재전송·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응급의료 데이터의 완전성과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화 서버에서 유사한 오류가 반복된 만큼 공통 정보 처리 구조와 장애 대응체계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허 의원은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정보 전송 장애가 발생했고, 특히 월별 진료정보 저장영역 문제로 32시간이 넘는 장애가 이어진 것은 NEDIS의 안정성과 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며 긴급 안정성 진단과 재해복구 모의훈련, 정보 재전송·복구 결과 검증을 포함한 표준 상황 보고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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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기금 81.5%가 교통 과태료·범칙금…’35년 6625억원 부족 전망


    허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7년 응급의료기금 세입 3522억원 가운데 2871억원(81.5%)이 도로교통법상 과태료·범칙금 연계 정부출연금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5년마다 연장해 온 해당 출연금 제도는 ’27년 12월 31일 일몰을 앞두고 있어 연장 또는 상시화되지 않으면 핵심 재원이 소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24년 이후 해당 제도의 일몰 연장·폐지 또는 재원 상시화와 관련해 기획재정부·경찰청·소방청·국토교통부·법제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율주행차 보급에 따른 세입 감소도 예상된다. 한국교통연구원 등은 2040년 자율주행차 보급률이 40%에 도달하면 교통사고·법규 위반 감소로 과태료 등 수입이 기준연도 대비 약 783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응급의료 분야의 재정 소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응급의료체계 운영지원 소요는 올해 4682억원에서 오는 ’30년 5370억원으로, 연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대응체계 지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 운영지원 소요는 각각 연평균 27.3%, 25.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재정 시뮬레이션 결과 현행 출연비율 20%를 유지할 경우 연간 재정 부족액은 △’27년 1095억원 △’30년 3296억원 △’35년 6625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출연비율을 30%로 인상하더라도 ’28년부터 적자로 전환되며, 50%까지 높여도 2032년부터 연간 270억원의 재정 부족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실제 부족액은 세입·세출과 제도 개편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회계 전입 확대와 신규 재원 발굴 등 재원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며, 재정 부족 상황에서도 중증외상·소아응급·119 이송 등 생명과 직결되는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할 재정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 의원은 “응급의료는 시장 원리에 맡겨둘 수 없는 대표적인 공공재로, 재원 마련 역시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출연비율 인상만으로는 수년 뒤 다시 적자로 전환되는 만큼 정부는 일몰 연장 논의에 그치지 말고, 일반회계 확충과 국가책임형 응급의료 재정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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