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외에도 다양한 분야서 활용 중…정확하고 올바른 정보 전달 중요
김동율 연구원(경희대학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
[편집자주] 경희대학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 차웅석 소장과 김동율 연구원이 ‘AI와 한의학 문화콘텐츠’라는 서적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한의학을 진료실 안에서만의 의술이 아니라 축제, 박물관, 드라마, 고문헌과 인물 이야기 등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로서의 확장하는 개념을 소개하는 한편 이를 AI 시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제언을 담아냈다. 본란에서는 김동율 연구원으로부터 집필한 계기 및 향후 문화콘텐츠로서 한의학의 전망 등을 들어봤다.
Q. 책 출간을 마무리하고 느낀 소회는?
“책을 마무리하고 보니 한의학 문화콘텐츠에 대해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됐고, 또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다.
한의학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평소에도 가지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정의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 자신도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본다거나 구체적인 범주를 나눠보겠다는 고민을 해보진 못했다.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모든 한의학 문화콘텐츠를 다뤘다고는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한의학 문화콘텐츠라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 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정리해 볼 수 있었고, AI가 상용화되는 시기에 한의학 문화콘텐츠라는 것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을지, 또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됐으면 좋을지를 고민해본 시간이 됐던 것 같다.”
Q.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한의학 문화콘텐츠가 AI 시대에 어떻게 변화될 것이며, 이에 대해 연구자로서 어떤 연구들을 이어가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
한의학 문화콘텐츠는 지역사회의 한방축제나 다양한 방송 콘텐츠 등 한의사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AI가 상용화된 환경에서 한의학 문화콘텐츠도 점차 AI와의 연계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특징과 변화 속에서 전공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또한 한의계에는 아직 디지털화조차 되지 않은 수많은 자료들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역대 명의들의 진료기록이나 처방은 물론 문화콘텐츠로서의 강점을 가진 사료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자료들이 한의학 발전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AI와의 접점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즉 AI가 활용가능한 형태로 자료를 가공하고, 관심 있는 사람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보고 싶었던 것도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Q. 책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확인한 점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콘텐츠 산업에서 AI 활용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화장품이나 음식, 건강, 축제, 관광처럼 산업과 직접 연결된 영역일수록 그 발전 속도가 더욱 빨랐다.
실례로 축제에서는 이미 AI를 활용해 방문객들의 개별 질문에 대답을 한다거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AI가 확인해서 인파가 특정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조절하는 등의 국내외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한의학 관련 축제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AI를 활용해 방문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질의응답을 해주거나 관람 코스를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로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의학 전문가들은 해당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에 필요한 한의학 데이터를 추출하고, 그것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검증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의학은 건강과 직접 관련된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의 경우 팔단금이나 태극권 같은 도인법 수련에 AI 기술을 적용, 지도자가 일일이 자세를 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수련자 스스로가 올바른 자세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처럼 전통의학이 AI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한의계에서도 한의학 문화콘텐츠와 AI를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한의학 문화콘텐츠가 AI 시대에 합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먼저 AI가 한의학 지식을 맥락에 맞게 검색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기반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한의학 지식은 하나로 명확하게 떨어지는 이상적인 정의를 기반으로 발전했다기보다는, 학문적인 특성상 사용되는 개념이나 용어가 시대에 따라, 또 의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이면서 발전해왔다.
예를 들어 오장(五臟) 중 ‘심(心)’에 대한 개념만 보더라도 사상의학에서 설명하는 것과 동의보감에서 설명하는 것에는 의미 범위라던가 강조점에 차이가 있으며, 장부에 대한 역대 이론들 또한 시기에 따라 각 장부의 중요도나 뉘앙스에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한의학 지식을 이와 같은 맥락적 이해 없이 AI가 학습한다면 한의학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잘못된 정보들을 AI가 학습하게 될 위험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한의학 전공자들이 담당해야할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가 이러한 맥락을 데이터에 반영하고 검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의학 문화콘텐츠가 실제로 AI와 긴밀하게 결합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한의학 전공자가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과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한방화장품은 화장품 산업과, 한의학박물관은 학예사나 박물관 전공자들과, 지역사회 축제는 지자체와 협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각 분야의 AI 활용에 발맞추어 한의학 전문가들도 관련된 준비가 되어야 한다.
즉 한의학 전공자들은 관계자들에게 정확한 한의학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역할과 더불어 관련 산업을 통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한의학 문화콘텐츠를 발굴·전달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Q. 향후 연구계획은?
“먼저 AI가 학습할 수 있는 한의학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를 비롯하여 경희대학교 의사학교실에도 아직 디지털화되지 않은 수많은 문헌자료들이 남아있다. 이런 자료들을 발굴하고, 또 그 내용을 AI가 학습했을 때 사용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구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의학 역사문화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사료를 분석하여 기존에 알지 못했던 한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 문화적 사실과 의미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가 국내외로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 문화콘텐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사실 자신의 일상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주변의 수많은 것들이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마주하는 진료실의 모습은 30년 전, 50년 전, 또 100년 전의 어떤 한의사의 진료실과도 다를 것이며, 따라서 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진료를 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 한의사의 시공간과 거기서 일어나는 행동들 하나하나에 문화적 의미가 담겨있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자신의 현실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한의학 문화콘텐츠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지난해 케이팝데몬헌터스에 한의원 진료 장면이 나온 이후 외국관광객들의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한의학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한의학을 알리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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