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범 원장, ‘상한심학 2026’ 제2기 강연 성황리에 종료
[한의신문] 상한론을 정신질환 치료의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 노영범 원장의 ‘상한심학 2026’ 강의가 석 달간 총 6차례의 강연을 마치고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강연은 단발성·속성 강의가 넘쳐나는 흐름 속에서 매주 토요일 세 시간씩 석 달을 채우는 ‘긴 호흡’의 강의로 진행됐다. 하지만 강의에 대한 호응은 매우 높아 지원자가 몰려 선별과정을 거쳐 수강생을 선정하는가 하면, 주말마다 지방에서 올라와 전 과정을 수강하는 등 높은 학구열을 보였다.
강의에 앞서 ‘왜 이 강의인가’ 짚는 사전 토크콘서트 열어
이번 강의가 기존의 여느 강의와 결정적으로 달랐던 지점은 ‘구성’ 그 자체에 있었다. 보통의 강의가 첫 시간부터 곧장 이론과 처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달리, ‘상한심학’은 본 강의에 앞서 토크콘서트로 문을 열었다.
토크콘서트는 한의사·의사 복수면허를 가진 임재은 원장이 기획한 것으로, 노영범 원장이 어떻게 정신질환 치료에 인생을 걸게 됐는지, 수많은 한의사가 스쳐 지나간 상한론에서 어떻게 그 진수를 발견하게 됐는지를 풀어냈다.
즉 방법론을 배우기 전에 그 방법론이 태어난 사람과 이야기를 먼저 만나게 하는 한편 정신질환은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영역인 만큼 양 의학의 관점을 함께 조망하는 균형 잡힌 구성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인간과 질병을 다시 묻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수강생들은 이 강의를 단순한 처방 기술 전수가 아니라, 인문학 강의에 가까운 새로운 차원의 경험으로 받아들였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강의를 통해 노 원장이 던진 “정신질환은 삶에서 오는가, 뇌에서 오는가”, “정신과 약물은 마법의 탄환인가, 마약의 탄환인가” 등과 같은 질문들은 처방을 묻기 전에 인간과 질병의 본질을 먼저 묻는 화두였으며, 이를 통해 수강생들은 처방기술을 넘어 환자를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관계, 감정과 고통의 역사 속에서 이해하려는 사유의 전환을 경험했다.
한 수강생은 “이번 강의는 저에게 인생 인문학 강의였으며, 환자를 보는 시각뿐 아니라 자신과 아내, 아이의 기질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고, 오해로 줬던 상처를 고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수강생도 “환자를 만난다는 것은 질병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만나는 일”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패러다임, 임상에 눈을 뜨다
이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인 순간, 그동안 막막하던 임상이 비로소 선명해졌다는 말들이 이어졌으며, 그 핵심에는 ‘진단의 기준’이 있었다. 즉 일곱 가지 병증을 분류하는 명확한 기준을 갖추면서 임상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가 달라졌으며, 기준이 명확해지자 그동안 놓치던 환자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이에 △구체적이고 사실에 입각해 판단하게 되니, 치료도 좋아지고 환자에게 하는 설명에도 힘이 들어간다 △기준에 맞기만 하면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완성된 처방이 나온다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한약으로 충분히 나을 수 있는 수많은 환자를 놓쳤을 것 등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특히 정신질환의 경우에도 △약을 끊고 다시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며 눈물 흘리던 공황장애 환자에게 영계출감탕을 처방해 길을 연 사례 △자신의 만성 피로를 강의 중에 진단받아 계지탕을 복용한 뒤 목과 등 결림이 풀리고 피로가 가시는 것을 직접 체감한 사례 등이 공유돼 눈길을 끌었다.
강의 후에도 체계적인 복습 시스템 마련
이번 강의에서는 매 강의 종료 후 수강생들이 질문을 올리면, 노영범 원장이 직접 답변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체계를 마련했다. 지식을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수강생 한 명 한 명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피드백 순환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들은 강의’가 아닌 수강생들이 진료 현장에서 ‘할 수 있다’는 임상 능력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상한심학’ 1기와 2기 수강생들은 종강 이후에도 ‘상한심학 카페’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각자의 임상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한 번의 수강으로 관계가 끊기는 것이 아니라, 같은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함께 임상을 키워가는 장이 마련돼 있는 등 혼자 공부하다 멈추기 쉬운 새로운 방법론을, 함께 검증하고 함께 성장시켜 나가는 구조로 정착시켰다.
정신질환, 한의학이 강점을 보일 영역
특히 이번 강의에서는 ‘앞으로 한의학이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제시했다.
증상에 약재와 처방을 하나하나 대응시키는 알고리즘식 접근방식은 서양의학의 대증치료와 같은 토대 위에 서 있는 것이며, 그 토대 위에서라면 한의학은 정교한 검사와 더 표준화된 약물을 지닌 서양의학과는 승부를 겨룰 수 없다는 것이다.
노영범 원장은 “한의학이 진정으로 극대화해야 할 강점은 다른 데 있다”면서 “환자의 삶을 전체적으로 통찰하고, 그 안에서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며, 그 원인에 따라 처방을 투여하는 것, ‘상한심학’이 가리키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차이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바로 정신질환으로, 뇌의 화학적 불균형으로 환원하고 약물로 다스리려는 지금의 접근방식은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노 원장은 “정신질환이 뇌 속 화학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몸과 삶에서 비롯되는 질환이라면, 환자가 살아온 삶의 맥락과 몸의 반응을 함께 읽어내는 일이야말로 치료의 출발점이 된다”면서 “증상을 덮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짚는 이 접근이야말로, 한의학이 고유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에 시달리며 약을 끊고 싶어 하는 환자가 적지 않지만, 이들이 기댈 곳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런 환자들이야말로 한의학이 손을 내밀 수 있는 이들”이라며 “이번 강의가 한의학이 정신질환이라는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마중물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영범 원장은 ‘상한심학’ 강의를 앞으로도 매년 진행할 예정으로 QR 코드 스캔 후 신청서를 작성하면, 강의 개설시 사전 알림을 받을 수 있다. 3기 모집은 내년 상반기에 시작되며, 강의는 서울역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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