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수익, 다른 세금

기사입력 2026.03.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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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생활 속 조세·법률 상식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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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 변호사

    -한의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제마는 2024년 해외지수 추종 국내 상장 ETF에 투자해서 4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제마는 매우 뿌듯했다. 그런데 담당세무사와 2025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면서 보니, 위 금융투자 소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돈을 세금으로 납부하여, 세후 수익률이 20%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제마는 2025년에는 투자금을 달러로 환전한 뒤,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미국상장 ETF에 투자했다. 2025년을 결산해 보니 이번에도 약 40%에 가까운 수익을 얻었다. 제마는 담당세무사로부터, 올해 5월에 낼 세금은 작년보다 대폭 줄게 될 거라는 조언을 들었다. 제마는 전년도와 같은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여 결과적으로 거의 같은 수익을 얻었는데, 왜 부담하는 세금이 다르다는 걸까? 


    개원가에서 자산관리 이야기가 나오면 “어떤 상품에 투자하면 더 돈을 많이 벌까”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특히 지금처럼 자산시장이 요동하고 있을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데 고소득 전문직에게는 세전 수익률보다 세후 수익률이 중요하다. 앞의 제마의 사례에서처럼, 본업을 통해 상당한 종합소득을 얻고 있는 당사자라면 투자수익이 종합소득에 합산돼 과세되면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되어, 경우에 따라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부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번 돈은 비과세, 펀드로 번 돈은 과세?”


    주식 등의 양도로 인한 수익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 과세대상으로 본다. 이는 부동산의 양도로 인한 수익을 양도소득으로 보아 과세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일반 투자자가 주로 접근하는 상품인 국내 상장주식은 대주주가 아닌 한 그 매매차익에 과세하지 않는다. 


    주식의 장외거래, 보유중인 주식의 가액이 50억 원 이상이거나 코스피 기준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세법상 ‘대주주’의 장내거래만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된다. 이는 국내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일반투자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국내 주식시장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기 위함이다. 


    한편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해 얻는 수익은 배당소득 과세대상이다. ETF 또한 상장이 되어 장내에서 거래되는 펀드이므로, 펀드에 대한 과세방법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런데, 국내 상장 주식에 직접 투자해 얻은 매매차익에는 세금을 내지 않음에도, 펀드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에 간접투자하면 세금을 내는 것이 과연 옳을까?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만을 매수·매도하며 수익을 내는 펀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개인이 장내에서 삼성전자를 100주 샀다가 팔아서 번 돈은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오로지 삼성전자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위와 같은 금액만큼 매수하면, 경제적으로는 삼성전자 100주를 매수하여 보유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펀드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가 팔아서 번 돈이 모두 배당소득 과세대상이라고 한다면, 일견 공평의 관념에 반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우리 세법은 펀드 내부에서 발생한 국내 상장주식의 매매로 인한 손익 등 비과세인 수익·손실을 세금을 매길 때 고려하지 않도록, 펀드의 과세표준을 조정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과세대상 손익만을 집계하여 세금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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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드나 국내 상장 ETF로부터 얻은 수익은 원칙적으로 배당소득 과세대상

     

    레버리지 ETF나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국내 상장 ETF라면 크게 보아 펀드의 과세방식인 ‘배당소득 과세’를 적용받게 되고, 펀드를 구성하는 개별 자산군들 가운데 과세대상 항목의 손익만을 따로 모아 배당소득 과세표준을 산출하여 그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을 매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한 예를 들어 보자. (i) 해외주식에만 과세하는 펀드이거나 해외주식만을 투자하는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모펀드 등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은 그 전부를 배당소득 과세대상으로 보고 세금을 매긴다. 


    (ii) 레버리지 ETF 상품에 투자하여 매매차익으로 1천만 원의 수익을 얻었는데, 그 구성을 살펴보니 국내 상장 주식의 매매차익이 300만 원이고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차익이 7백만 원이라면, 과세대상인 장외선물옵션 매매차익 7백만 원만이 과세표준이 되어 그 차익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을 매긴다. 


    (iii) 반대로, 레버리지 ETF의 매매차익이 1천만 원인데, 그 구성을 살펴보니 국내 상장 주식의 매매차손(손실)이 300만 원이고 장외선물옵션의 매매차익이 1,300만 원이었다면, 과세대상인 장외선물옵션의 매매차익인 1,300만 원만을 과세소득으로 본다. 다만 최종적으로 세금을 매길 때는 매매차익인 1,000만 원을 한도로 과표를 계산하여 부과될 세금을 산정한다. 이 경우에는 결국 1천만 원의 수익 전부에 대해 배당소득 과세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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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소득이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배당소득과 이자소득 등 금융소득의 합계액이 한해 2천만 원을 넘지 않으면 15.4%의 원천징수로 세금 부담이 종결된다. 


    그러나 만약 그 합계액이 한해 2천만 원을 넘는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적용대상이 돼 최종적으로 자신의 종합소득구간에 해당하는 세율을 적용한 세금을 내야 한다. 이는 원천징수를 통해 납부한 세액이 해당 금융소득에 종합소득세율을 곱한 금액에 미달하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내에 그 미달하는 금액만큼 추가로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뜻한다. 


    해외상장주식과 해외상장 ETF는 양도소득 과세대상


    한편, 해외상장 주식과 해외상장 ETF는 매매차익을 양도소득으로 분류한다. 레버리지 상품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매매로 인한 손익은 모두 ‘주식 등’의 양도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식 등’의 양도소득으로 인식되는 해외상장주식, 해외상장 ETF, 해외상장 레버리지 ETF의 매매로 인한 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연간 손익을 통산한 뒤 250만 원의 기본공제 후 국세 20%, 지방세 2% 합계 22%의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수익이 난 거래만을 집계하여 세금을 매기지 않고 연간으로 손익을 통산하므로, 일응 합리적인 세 부담만을 지우게 된다. 예컨대, 김제니 원장이 2025년 애플 주식에 투자하여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TQQQ에 투자하여 3,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면, 다른 주식 등의 양도차손익이 없다는 전제 하에 김제니 원장의 양도소득세는 연간 통산된 수익 2,000만 원에서 250만 원의 기본공제를 뺀 1,750만 원에 22%의 세율을 곱하여 산출한 값인 385만 원만큼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반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매매로 인한 차익은 배당소득 과세대상이다. 만약 김제니 원장이 애플 주식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매매를 통해 5,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TQQQ와 같은 자산으로 구성된 펀드에 투자하여 3,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면, 3,000만 원의 손실을 입은 펀드 매매는 세무상 고려하지 않은 채 5,000만 원의 배당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진다. 동일한 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에 투자하면서도, 일반 펀드와 해외상장 ETF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제마의 세금이 달라진 이유는?


    서두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제마는 2024년에 국내 상장 ETF에 투자했으므로 그 수익이 배당소득으로 인식된다. 제마가 같은 해 빈번하게 사고 판 행위를 반복했다면 수익을 본 경우에는 그 수익을 기초로 세금을 낼 뿐, 손실을 본 경우에는 이를 수익에서 차감해 주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여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한층 무거운 세금을 부담하게 되었다. 


    반면, 2025년에는 해외상장 ETF에 투자했으므로 그 수익이 양도소득으로 인식되고, 같은 해 빈번하게 매매하였다면 그 과정에서 이익을 본 거래와 손실을 본 거래를 통산하여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 기본공제까지 적용된 결과, 같은 수익에 대해 보다 적은 세금이 매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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