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증상이 심할수록 자살생각 위험 높아져...우울증·분노 매개효과 외의 직접적 효과 확인
[한의신문] 화병(火病)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자살생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억눌린 분노로 인한 화병 신체 증상이 자살생각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권찬영 교수 연구팀은 MZ세대 457명을 대상으로 화병과 자살생각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sychology(IF 2.6)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화병은 우울증이나 분노를 통한 간접적인 영향 외에도 자살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연구는 1980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태어난 MZ세대 4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화병척도(HB scale), 감정노동척도, 우울불안스트레스척도(DASS-21), 상태-특성 분노표현 척도(STAXI) 등을 활용해 포괄적 심리 평가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18.82%가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이’ 또는 ‘매우 많이’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중 4.81%는 자살생각의 정도가 ‘매우 많다’고 응답해 심각성을 더했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화병 증상(교차비 1.05), 우울(교차비 1.41), 상태분노(교차비 1.14)가 자살생각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특히 화병은 우울과 분노 같은 매개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자살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병의 대표적인 신체 증상은 손발 떨림, 가슴의 열감, 복부에서 가슴으로 치밀어 오르는 느낌 등이다. 이 증상들은 각각 자살생각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에서 손발 떨림과 불안감(상관계수 0.536), 가슴의 열감(상관계수 0.476), 치밀어 오르는 증상(상관계수 0.430) 등 신체 증상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자살생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의학에서 화병의 주요 증상으로 보는 울화(鬱火)로 인한 신체증상들이 자살위험 평가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권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화병이 단순한 분노 표출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신체-정신 증후군으로서 자살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특히 불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에서 화병 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한국의 자살예방 정책에서 제외되어 있는 한의 의료진들의 역할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비 지원(과제번호: HF22C0039, RS-2023-KH139364)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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