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2024 연례 국제 컨퍼런스’에 다녀와서…

기사입력 2024.11.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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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HD에 한의학적으로 어떤 도움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
    ADHD 가진 산모, 한의학이 가진 강점 활용한다면 실질적 도움 줄 수 있어
    한의학적 명상과 기공과의 융합 통한 통합적 치료방안 모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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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주희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장 


    필자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ADHD 2024 연례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컨퍼런스는 ADHD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신 연구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ACO(ADHD Coaches Organization)·ADDA(Attention Deficit Disorder Association)·CHADD(Children and Adults with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가 공동 주최하며, ADHD 당사자, 부모, 교육자, 코치, 전문 조직자, 의료전문가, 심리치료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컨퍼런스의 주제는 ‘Connect, Learn & Thrive’로, ADHD 커뮤니티가 연결되고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세션과 워크숍뿐만 아니라 자조모임을 도모하기 위해 세심하게 그룹별(인종별, 연령별, 성별 등)로 나눠져 peer support meeting 등도 마련됐다.  

    주최 측의 목표는 ADHD를 단순한 치료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관점을 제공하고, 최신 지견의 세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영감과 실질적인 지원을 얻을 수 있게 구성된 것이 흥미로웠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약 200개 이상의 세션과 워크숍이 열려 ADHD를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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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의 기조연설은 Sasha Hamdani 박사가 ‘From Distraction to Action: Leveraging Technology for ADHD Success’라는 주제로 다양한 app을 소개하며 AI를 통한 ADHD 관리의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녀의 발표는 ADHD 관리에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잠재력을 조명해 ADHD 지원 방안에 대한 보다 폭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흥미로운 주제들이 너무 많아 선택장애가 올 정도였지만, ADHD 관리 전략 중 하나인 prioritize를 되새기며 임상적으로 가장 유의미하고 도움이 될만한 세션들을 선택해 참여했다. ADHD는 다른 많은 정신질환들과 공병하기도 하고, 또한 구분이 쉽지 않은 면이 있는데, 특히 성인여성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ADHD와 Bipolar disorder,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PMDD, OCD, ASD에 대한 진단 워크샵이 있었고, 여기서 강사는 일단 DMS-5를 많이 읽으라는 조언을 하며, 개별적인 진단에 대한 임상적인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한 ADHD를 가진 성인은 멜라토닌 분비 자체가 일반 성인에 비해 90분이 늦는다는 보고가 있는데 ADHD의 절반 이상이 불면증, 수면무호흡,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 등 수면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전략으로는 인지행동치료 기반 수면 프로그램(CBT-I)이 ADHD 관련 수면 장애 관리에 효과적임을 강조하며, 이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도구와 팁이 공유되었다. 불면증에 제일 먼저 접근하는 수면위생은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 문제인 ADHD환자들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CBT-i를 적용해볼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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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모유수유한의학회 임원으로써 관심이 갖는 세션이 하나 있었는데, ‘Postpartum meet ADHD’라는 시간이었다. 패널 토의의 형태로 이뤄진 이 세션은 ADHD를 가진 부모들이 임신 출산기를 거치는 동안의 도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나누는 자리였는데, 수유 중 약물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ADHD와 산후 우울증,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강박장애(OCD) 등의 교차점을 강조하며, 특히 58%의 ADHD 초산모가 산후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통계와 ADHD의 유전성(약 75%) 문제를 논의했다. 


    또한 산후 ADHD 관리를 위해 외부 지원 요청, 시각적 도구 활용, 안정화 연습과 같은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안했다. 다세대 돌봄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며, 산후 기간에 ADHD 부모가 겪는 고충에 대한 깊은 공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 자리였다. 이 세션에서의 내용은 비단 ADHD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질환을 가진 산모들에게도 적용이 될만한 그런 Real world 기반의 이야기들이어서 많은 통찰을 주었다. 


    마지막 날에는 ADHD에 대한 접근법으로 마음챙김에 대한 다양한 세션이 있었다. Mindfulness 강의의 연자 중 한 사람인 뉴욕 메디컬 칼리지 소아과 교수이자 ADHD와 아동발달 분야의 전문가인 Mark Bertin 교수가 아침에 Compassion mindfulness에 대한 그룹 실습을, 점심시간에는 미네소타 의과대학 정신과 전문의이자 ADHD에 대한 마음챙김 기반 치료법을 선도해온 Lidia Zylowska 교수가 Mindful movement를 지도했다. 


    이 세션을 통해 ADHD를 가진 사람들이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집중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했을 때, 보다 유연하고 활동적인 마음챙김 접근법을 ADHD 친화적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적인 시간 외에도 이어지는 오후 세션을 통해 Mark Bertin 교수와 Lidia Zylowska 교수의 발표는 ADHD와 마음챙김의 효과적인 통합에 초점을 맞추며, 한의학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두 발표자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 ADHD 증상 관리에 중요한 자원임을 강조하며, ‘현재-여기’에 주의를 돌리는 것과 비판 없는 열린 태도를 키우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자기 인식을 강화하고 자기 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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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Lidia Zylowska가 개발한 Mindful Awareness Practices(MAPs)는 명상과 일상적인 비공식 연습을 통해 ADHD 환자들이 주의력, 감정 조절, 자기 공감을 발전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시사했다. 또한 정적인 명상뿐만 아니라 음악, 자연, mindful movement와 같은 활동적인 접근법이 ADHD 친화적이며 유용한 도구로 제안했는데, 이는 M&L이나 기공, 마음챙김 명상 등 한의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마음챙김 기반 기법들을 통합하여 ADHD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법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세심한 운영도 돋보였는데, 글루텐 프리 및 알레르기 옵션을 포함한 식사 제공은 알레르기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ADHD 당사자들을 배려한 조치로, 컨퍼런스가 단순한 학술 모임을 넘어 사람 중심으로 설계되었음을 느끼게 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 참석을 통해 ADHD라는 질환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에 대하여 whole person, whole life 접근 전략의 필요성을 깊이 통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ADHD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치료, 코칭, CBT(인지행동치료) 외에도, 이들의 충족되지 않은 요구(unmet needs)에 대해 한의학적으로 어떤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다. 특히 수면 관리와 ADHD를 가진 산모에 대한 영역에서는 한의학이 가진 강점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마음챙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ADHD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한의학적 명상과 기공과 융합함으로써 주의력과 정서 조절을 지원하는 통합적 치료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ADHD 2024 컨퍼런스는 ADHD를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통합적인 전략을 배우는 소중한 자리였다. 한의학적 접근은 ADHD 환자들이 보다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데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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