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책, 2050년 의사 과잉 야기…지역의사 및 주치의 제도 도입해야”

기사입력 2024.03.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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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철 교수 “의사 확대는 비수도권으로, 가치 기반 수가제 도입할 것”
    국회입법조사처, ‘의사 증원 규모 및 지역·필수의료 강화 방안’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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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입법조사처(처장 박상철)가 12일 ‘의사인력 증원 규모와 방법 및 지역·필수 의료 강화를 위한 장·단기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관련 쟁점과 해결과제’ 1차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 2050년 의사 수급 과잉이 예상됨에 따라 비수도권에 한해 늘리고, 지역의사·주치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상철 처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에는 ‘치킨게임’으로까지 비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국회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으로, 이번 간담회가 관련 해답을 내놓는 첫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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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깊어진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학계 교수, 젊은 의사, 의대생을 비롯해 국민을 대표하는 시민단체 등이 모두 모인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전문적으로 보건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할 수 있는 위원회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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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정원 확대, 비수도권으로 국한돼야" 

     

    이날 ‘의사인력 추계와 의료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사 수 부족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의사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를 비수도권에 국한해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교수는 오는 2025년부터 5년간 2000명을 늘려 1만명을 채우겠다는 정부의 전략에 대해 “교수진과 강의실도 갖춰 정원을 늘린 상태에서 정원 회수는 매우 어려운 길로, 1000명을 10년간 늘리고, 5년 뒤 반드시 인원수를 재조정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서 “이는 2050년 이후에는 부족이 완화되거나 과잉 공급으로 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가 국민보건의료실태통계의 의사 연령 및 성 분포를 바탕으로 추계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65세 이상 의사의 하루 생산성이 65세 미만 의사의 50%이고, 의사가 75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증원 시 10년 뒤인 2035년 부족 의사 수는 1만816명이지만 65세 이상 의사의 하루 생산성이 65세 미만 의사의 75%, 의사 은퇴 연령을 80세로 가정하면 부족 의사 수는 7264명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의료개혁을 통해 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2035년 부족 의사 수를 각각 3337명, 2637명으로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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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반해 홍 교수는 경북·충남·충북·전남·제주의 경우 의사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500명 이상의 집중적인 정원 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500~1000명 수준으로 증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5년 동안 1만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0년간 1000명씩 늘리는 것이 안전하고, 5년 후 5000명을 증원한 시점에서 다시 의료 수요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의료개혁 방향으로 △의료서비스 제공체계의 혁신 △의료서비스 지불보상 제도의 혁신을 꼽았다.

     

    홍 교수는 “의료제도의 변화가 선행되면 의사 공급 부족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대 증원 정책은 의료개혁이 추진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추계된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행위별로 진료수가를 주는 행위별 수가제 대신 노력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해 주는 가치 기반 수가제를 도입한다면 필수의료의 가치도 인정해 주고,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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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시스템 통한 지역의사 발굴·지원해야”

     

    김영수 경상국립대병원 공공보건사업실장은 ‘경상남도 의사인력 수요 추계 및 확보 방안 연구’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지역 의사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지역의대정원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의사제’와도 맥락을 같이하는 지역의대정원제는 의사 부족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지역의료에 종사할 의사 양성과 이를 통해 각 지역 대학에서 의학부 입학정원 범위를 설정하고, 자치단체에서 학자금 지원 등의 우대를 도입하는 제도다.

     

    김 실장에 따르면 경상남도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2022년 기준 1.74명으로, 이는 전국 평균인 2.18명보다 적은 수치이며, 비슷한 인구를 가진 부산에 비해 2/3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거제, 산청, 함안의 경우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김 실장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지역의사 양성 사례를 꼽았다.

     

    오키나와현은 일본 본토로부터 떨어져 있으며, 작은 섬이나 산간오지가 많아 지자체 차원에서 의사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의대생 선발, 의사 수련 지원, 커리어 패스를 관리하는 지역의료지원센터 구축, 의료취약지 의사 파견 제도, 해외연수 지원 등을 펼쳐오고 있으며, 이는 지자체 장의 의지와 전담 부서 구축, 충분한 예산 확보를 통해 운영돼 오고 있었다.

     

    김영수 실장은 “일본 오키나와의 경우 지역의대정원제가 취약지의 의료인력 수급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며 “경남은 경상국립대의대, 부산대 의대 등 부울경 의과대학 정원의 10~20%를 추가하는 지역의대정원제를 통해 선발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역의대정원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입학 시 지역보건의료에 의지를 가진 학생을 잘 뽑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 수련, 커리어 형성 등 좋은 의사로서의 자질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지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실장은 지역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단기적 대책으로 △전담 부서 및 지원 조직 구성 △관련 법률 근거 마련 △공공병원에 운영지원금 지원 △공공임상교수제 보완 운영 △지역 필수의료 수련의 지원 등을, 중장기적인 대책으로는 △경남도립의과대학 설립 △공공보건의료기관 통합관리 △지역 수련의 정원 확대 및 공공병원·수련병원 지정 등을 주문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오는 27일 ‘의과대학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 개선 과제’를 주제로 2차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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