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인턴프로그램, 한약재로 비누·립밤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가능
[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신년에는 한의약박물관에 방문해 한의약의 의미와 역사를 되새 겨 보는 건 어떠신가요? 본란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춘원 당한의약박물관에서 즐기면 좋은 프로그램 및 체험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서울 종로구에서 한의약의 정취 느껴보세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춘원당한의약박물관. 골목 노포 건물들을 벗어나자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이 나타났다.
2008년 개관한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약의 가치를 친근하게 알리고자 만들어진 한의약 전문 박물관이다. 한의약의 눈으로 옛 의약기들을 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떠올릴 수 있고, 한의약의 치유원리에 담긴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원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한약조제실과 탕전실, 한의약복합문화공간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의원과 공간적·기능적으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특징을 살려 한의원의 다양한 공간들을 박물관 관람동선으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한제국서 사용하던 의약기 ‘한눈에’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의 관람동선은 5층 상설전시실·특별전시실에서 시작해 4층 한약연구소, 3층 한약조제실, 지하 1층 춘원당역사관 순으로 진행된다.
상설전시실에는 우리나라 의약기를 비롯해 동아시아 전통의약과 관련된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대한제국 왕실에서 사용했던 침통과 다양한 형태의 침, 흥선대원군의 사가였던 운현궁에서 사용했던 주칠 약소반 등이 먼저 눈에 띄었다.
춘원당한의약박물관 학예사는 “우리의 삶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으며 의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면서 “그러므로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의약기가 고안되고 발전됐는데, 이런 것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상설전시실 바로 옆에 위치한 특별전시실은 한의약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개최되는 공간이다.
현재는 서울시의 ‘사립박물관미술관 활성화 사업’ 지원을 받아 ‘한의사 윤종흠, 기록과 기억의 일단(一端)’이라는 주제로 올해 7월31일까지 특별전시가 운영되고 있다.
윤종흠 한의사는 춘원당의 5대 원장으로, 일제강점기 부터 한의사로서 일생을 살아왔다. 전시실에는 윤종흠 한의사의 한의사면허증, 대한한의사협회 회원증 등 한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소장품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인간 윤종흠으로서의 삶에 대한 소장품이 전시돼 있어 그 시절 한의사들의 삶과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
◇현대식 탕전실의 모습은?
4층으로 내려오니 한약연구소와 약재저장고가 위치해 있었다. 여기에서는 한약재의 잔류농약과 중금속 함유 여부, 유효성분 등을 검사하는데 만약 운이 좋다면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3층에 있는 탕전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대 탕전실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돼 있는지, 탕전실 한약은 어떤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3층에서는 4층에서 봤던 탕전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약조제실에서 환자들의 한약이 어떻게 조제되는지를 관람할 수 있다.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역사관과 문화공간이 자리해, 춘원당의 소장품들을 한의원의 역사 순서대로 배치해 놓았다.
◇“박물관에서 한의사 인턴 돼보세요”
춘원당한의약박물관에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도 구비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물관에서 소개받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나도 한의사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한의사 인턴프로그램) △한약재 비누·립밤 만들기 등이다.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는 참가자가 직접 한의사 인턴이 돼 한의약을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청소년기의 건강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미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증상별 혈자리와 한약재를 찾고 처방전 작성과 조제를 해볼 수 있다. 한의학적 전문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해 청소년기의 진로 탐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약재 비누·립밤 만들기는 옛 기록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비춰 비누·립밤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한약재별 효능을 알아보고 희망하는 효능의 한약재와 천연 원료를 담아 만드는 시간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한의약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이외에도 팥주머니 만들기, 약함 만들기, 한약재 석고 타블렛 만들기 등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의약에 대한 친숙함을 키워주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 한의약에 대해 소개하는 기능도 한다. 실제로 춘원당한의약박물관 방문객 중에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학예사가 추천하는 박물관 이용법은?
이날 박물관 학예사에게 어떻게 박물관을 즐기면 좋을지 물어봤다. 학예사는 “전시해설과 함께 박물관을 관람하면 소장품의 종류와 쓰임, 미적 가치를 비롯해 한의학의 문화와 역사적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박물관에 한 사람이 방문하더라도 도슨트를 진행하며, 자유 관람을 원할 경우 QR코드를 활용한 온라인 전시해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예사는 이어 “또한 매년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시가 개최되는데 이와 연계돼 진행되는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면서 “올해에는 봄과 가을에 새로운 특별 전시를 개최할 예정인데, 새롭게 시도하는 전시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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