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 가능한 레이저침 개발로 침 치료 혁신 준비”

기사입력 2023.08.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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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한의대·기계공학과 공동 연구팀,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 선정
    근막통증증후군 치료 위한 조향 가능 레이저침 개발 및 침자극 시각화한 가상융합 플랫폼 구축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인선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종우·김진균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에 선정, 최대 5년(3+2년)간 약 1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연구팀은 근막통증증후군 치료를 위한 조향 가능한 침습형 레이저침 및 침자극 전달 가상 융합(XR)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침 끝이 움직이며 넓은 범위에 자극을 전달할 수 있는 침습형 레이저침과 함께 더 안전한 침 시술과 정보 전달을 위해 침이 조직에 전달하는 물리량을 실시간으로 시각·데이터화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발에 나선다. 더불어 레이저침의 개발을 넘어 시제품 제작이나 한의 치료기기로의 개발, 산업화와 실용화를 추진할 방안도 포함했다. 다음은 연구팀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에 선정된 사업을 소개한다면?

     

    ·이인선 교수: 한의학과 디지털을 융합하는 사업으로, 최근 의학 분야에서는 ICT(International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나 와이어리스(Wireless) 기술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한다. 첫째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종우 교수님의 기술을 이용할 것이고, 침으로 적용하는 부분에서 한의학적인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기기가 의료기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 허가용 임상연구 승인이 필요하다. 승인이 완료된 후에는 경희의료원과의 협동을 통해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그 바탕으로 의료기기로의 사용 허가 등을 진행하려 한다. 

     

    ·김종우 교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레이저침 하드웨어 개발이 중심적인 부분이다. 침은 보통 일자형인데, 인체에 침습한 침의 끝을 구부리고 침체를 회전시켜 조향성을 부여한다. 이는 기존에 최소침습수술용(minimally invasive Surgersy) 로봇에서 연구해오던 기술이다. 경희대는 한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대학이다. 의료로봇 기술을 한의학에 적용할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인선 교수: 초기에는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는 효과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나중에는 다양한 질환에도 이용하고 싶다. 일단은 뭉친 근육의 압력을 조향 가능한 레이저침을 이용해 줄여줘 근육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효과를 보기 위해 근육 관련 질환 중 ‘근막통증증후군’을 선정했다. 제삽(提揷)이나 염전(捻轉)과 같은 기존의 침 수기법으로도 비슷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새롭게 개발할 침에는 광섬유가 들어있어 인체 심부조직에 레이저를 조사할 수 있다. 또한 가상융합 플랫폼을 이용해 침과 레이저가 인체 조직에 전달하는 물리적 변화(온도, 압력 등)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침 치료와 관련된 구체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김진균 교수: 소위 말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우리가 개발할 레이저침에 적용하면 환자와 의료진이 데이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레이저의 출력량에 따른 근육 온도와 침을 잡는 압력의 변화, 전기생리적 변화 등을 모두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말초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변환하는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 플랫폼을 구성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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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인선 교수, 기계공학과 김종우·김진균 교수

     

     

    Q. 융합연구로 진행되는데, 어떻게 연구진을 구성하게 되었는가?

     

    ·김종우 교수: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최소침습 의료로봇’ 연구를 많이 했다. 최소의 절개로 인체에 들어가야 감염 위험과 회복 기간, 합병증이 적다. 이런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구상해보곤 한다. 교내 연구성과들을 살펴보다가 한의 침술 기전의 메커니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희대 한의대의 역량이 우수하고, 좋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갖춰져 있어 과제를 구상할 수 있었다. 이인선 교수의 연구와 여러 활동을 보고 공동연구에 적합할 것 같아 연락드렸다. 또 XR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는 김진균 교수와는 같은 학과로, 서로 잘 알고 지냈다. 

     

    ·이인선 교수: 처음 이메일을 받고 공학적인 내용을 침에 적용시키는 아이디어가 재밌게 느껴졌다. 캠퍼스가 다른 점이 걱정되거나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팬데믹을 겪으며 물리적 거리는 의미가 없다는 점을 익히 느껴왔다. 국제 연구진과의 공동연구에 비하면 오히려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 화상회의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고, 서로 캠퍼스를 오가며 만날 계획이다. 

     

    ·김진균 교수: 연구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연구진이 모일 공간보다는 연구 인프라가 중요하다. 특히 같이 연구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연구팀만 잘 꾸려지면, 진행은 수월하다.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웠는데, 연구 책임자를 잘 찾은 느낌이다. 

     

    Q. 향후 연구계획과 함께 현재 진행 상황은? 

     

    ·이인선 교수: 이번 사업에서는 공학적인 기술이 잘 개발되는 부분이 중요하다. 초반은 김종우·김진균 교수가, 임상 영역으로 오면 한의과대학과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이 함께 참여한다. 현재는 기술 개발단계로 보면 되고, 기존의 연구성과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더욱 기대가 크다. 

     

    새로운 종류의 침을 만드는 과제이기 때문인지 침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두께는 어떤지, 안전한지, 침이 아프진 않을지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개발할 예정이다. 김종우 교수는 로봇 수술용 바늘을 만든 경험이 있어, 인체에의 위험성이 없도록 제작할 예정이고, 김진균 교수가 진행하는 XR 플랫폼 또한 실시간으로 안전성 및 효과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어 시술자와 환자 모두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성 및 효과뿐 아니라 침 자극량의 정량화 차원에서 한의사와 환자, 침 연구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의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침은 일반침과 전침이 있다. 전침은 중국에서 개발이나 연구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 경혈학이나 침구과에서는 수기침에 관한 연구가 많은 편이다. 이는 한의학과 중의학의 차이이기도 하다. 전침은 정량화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 있고, 환자의 상태에 따른 자극 정도 관련 데이터를 모을 수 있으며, 증상별 프로토콜 도출이 쉽다. 더불어 연구에 활용할 데이터 수집에도 좋다. 이번 사업의 기술이 개발되면 수기침도 정량적으로 자극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기초기술이 될 것이다. 

     

    ·김종우 교수: 이번에 개발하는 침이 상용화돼 한의원에 보급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과제를 진행하며 특허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 중이다. 조향 가능하고, XR이 적용된 레이저침이 환자들의 예후와 편의성을 증대시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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