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의 증후 파악을 통해 치료의 방법을 모색하자”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許在淑(1918∼?)은 전라북도 진안 출신으로, 서울시 보광동에서 이제한의원을 운영했다. 인척관계였던 지역의 한의사 명의인 丁俊相 선생과 사제지간이기도 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공부한 한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의술을 연마해 검정고시가 시행됐던 시기인 부산 피난시절 ‘제1회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1975년 『醫林』 110호와의 인터뷰에서 허재숙 선생은 경험방이니 비방이니 하는 것은 한의학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비판하고 나섰다. 질병에 대한 증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음양허실표리한열을 판단해서 다시 체질을 명확하게 감정하여 그때 그때의 증상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장의 골자이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증후의 파악을 통해 치료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인 것이다.
1981년 『醫林』 제143호에는 허재숙 선생의 「腰痛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려 있다. ‘腰痛’은 『醫林』 제143호의 특집으로 다뤄진 주제로 같은 호에는 맹화섭, 허재숙, 이종형, 조세형 등 4인의 요통에 대한 논문이 같이 실려 있다. 아래에 이 논문에서 정리하고 있는 허재숙 선생의 요통에 대한 견해를 정리한다.
○요통의 원인: 素問, 靈樞, 金匱要略에서는 전적으로 腎, 腎虛에만 국한하였으며, 千金方에 와서 腎虛, 風寒濕, 外傷으로 분류하였고, 醫宗必讀에서는 이를 좀 더 세분한 후 다시 標와 本으로 종합 설명하여 비로소 원인론적 분류가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直指方에 나타난 七情에 의한 원인이 醫學入門에 구체화되고 東醫寶鑑에서 氣腰痛으로 명하였으며, 醫學入門에서 飮食鬱滯에 의한 것을 추가하였다. 이와 같이 수천년을 내려오면서 발전을 거듭하여 결국 요통의 원인이 동의보감의 十種腰痛으로 집약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 후 최근에 와서는 내인, 외인, 불내외인으로 분류하고 불내외인에 해당되는 손상요통을 현대해부학적 개념을 동원하여 세밀히 설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증상: 東醫寶鑑과 濟衆新編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신허요통(동통이 그치지 않음, 脈大) △담음요통(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꿰뚫는 듯 아픔) △식적요통(굽혔다 폈다를 할 수 없음) △挫閃及瘀血腰痛(日輕夜重) △풍요통(좌우로 돌아다니면서 아픔) △한요통(불능전측 맥침현급) △습요통(요중여석, 냉여빙) △습열요통(遇天陰或久坐而發) △기요통(不能久立遠行).
○치법: ①신허요통은 십전대보탕가두충, 속단, 목과, 황백 各一錢. ②담음, 挫閃及瘀血腰痛은 芎夏湯 加백굴채 二錢, 백개자, 향부자, 남성, 창출, 황백 各一錢으로 통용하며, 挫閃及瘀血腰痛에 또 도인, 홍화, 현호색, 목향 各一錢을 가한다. ③寒, 濕腰痛에는 五積散加오수유, 두통, 도인을 가한다. ④좌골신경통에 오적산 加우술, 목과, 두충, 속단을 가한다. ⑤경추 이하에서 요추까지 압통이 있으면 通順散 加 인동 등을 가한다.
○침요법: ①모든 요통에는 후계, 중저, 임읍, 금문혈을 응용하며, 효과가 없을 때는 아시혈 및 위중을 사용한다. 요부압통점이 없을 때는 팔료혈 및 위중을 침자하여 5분간 유침한다. ②좌골신경통(요각통)에는 반대측의 대충, 곤륜, 금문, 조해혈을 자하며, 만약 신수혈에 압통처가 있으면 신수혈을 1촌 刺入하여 5분간 유침한다. ③추간판탈출증에는 당처에 삼릉침으로 刺하여 부항으로 출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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