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에 대해 생명현상으로 연구하고 다루는 방법을 임상에서 실증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는 와중에 근래 원숭이두창(monkeypox) 바이러스의 유럽, 북미,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의 확산은 이제 독감처럼 풍토화 과정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한의원 개원가에도 ‘몸과 마음’의 ‘팬데믹스트레스 후유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도 선학 ‘허준’은 임진왜란으로 역병(콜레라)이 돌자 ‘신찬벽온방’ 등을 발간한데 이어, 또 두창(천연두)이 퍼지자 ‘언해두창집요’를 편찬(1601년)하여 역병과 풍토병으로 심신이 지친 백성들에게 효용 높은 임상서를 제공했다.
이처럼 한의학은 수천 년 전부터 ‘심신일여’라는 일원적 관점에서 혼(목)·신(화)·의(토)·백(금)·지(수)의 상생과 상극관계로 이를 오신의 구조역학적으로 변증하여 임상에서 훌륭히 실증해왔다.
임상사례
30대 여성이 친정어머니와 함께 두통, 현훈, 가슴답답함, 천면, 과민성 장염까지 호소하며 내원했다. “직장생활 내내 지속된 스트레스(번아웃 증후군)는 오히려 승진 후부터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충혈된 눈과 힘없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한의사: 어떤 게 힘들어요?
환자: (억울하다는 듯이) 팬데믹 가운데서도 항상 일이 많아요. 위에서 일을 너무 많이 주세요. 일이 끝이 없어요.
한의사: 완벽하게 일을 잘 하니,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겠어요.
환자: 윗분들은 좋아하세요. 그런데 팀장이라 일을 못하는 팀원도 신경써줘야 돼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 일이 또 늘어 있어 항상 퇴근이 늦어요.
한의사: (공감의 눈빛으로) 집안일도 해야 되고, 많이 힘들겠어요.
환자: (눈물이 맺히며) 피곤하니까 집안일도 잘 못하고, 남편에게 잘 해주지 못하고, 늘 미안해요. 항상 신경이 예민하고, 자다 깨고, 여기저기 아프고 하니까... 제가 잘 못하는 거 같고, 무능한 거 같아요. 늘 이러니까 부모님도 걱정하시고요.
어머니: (걱정스런 표정으로) 막내딸인데 알아서 공부도 잘하고, 뭐든지 잘하는 딸이에요. 사는 데가 친정하고 멀어서 자주 못 챙겨주니 안쓰럽죠.
환자: 맨날 피곤하고 아프니까 남편한테도 미안하고 부모님께도 미안해요. 제가 잘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무능한 거 같고 너무 우울해요.
한의사: 지금도 잘 하고 있어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런데 내가 제일 미안해하고 가장 잘해줘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환자: 네? (의아한 표정으로)
한의사: 지치고 속상하고 우울한 거는 자신에게 무엇을 알려주는 거 같아요?
환자: 아. 네... 힘들다고(뭔가 깨달은 듯이.. 눈빛이 차분해진다).
한의사: 어머니도 사랑하는 딸이 행복하기를 제일 우선으로 바라실거예요.
어머니: (고개를 끄덕인다)
한의사: 내가 행복하려면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환자: 음, 일을 좀 줄이고...팀원들 일도 좀 덜 신경 쓰고, 되도록 정시에 퇴근해야겠어요.
한의사: (눈을 맞추고 웃으며) 맞아요. 나만의 휴식시간도 갖고, 유능한 팀장이 자신감을 갖고 팀원 스스로 생존능력을 키워 일하도록 하고요.
환자: 선생님과 상담하니 벌써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에요. 나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한 거네요(웃음).
필자는 심신질환에 공히 정신을 전담하는 두뇌의 정신활동을 추진시키고 회생된 기억을 전송, 스트레스를 침정 정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생존과 직결된 직장에서의 불안·우울·스트레스에 초점을 두고 이러한 뇌변연계의 감정에너지를 어떠한 형태로든 자연스럽게 풀 수 있도록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정변기요법’으로 상담했다.
또한 직장 내에서 삶의 의미와 유능하고 필요한 사람이라는 객관화로 자신과 소통하며 생명력인 자아를 찾도록 했던 것이다.
이 환자는 직장에서의 과로로 혼·신·의 기능이 태과하여 발생한 간기울결, 비위허약으로 변증하여 침구치료와 가감해울건비탕으로 처방했다.
한약 복용 후 다시 내원한 환자는 “마음이 편해지면서 머리도 안 아프고, 정시 퇴근 후 남편과 산책도 하고 함께 음악도 들으며 사이가 더 좋아졌다”라고 기뻐했고, 사계절에 맞춰 이정변기요법, 침구치료와 한약을 복용했다.
올 봄 환한 낯빛의 친정어머니와 웃으며 내원한 환자는 “간절히 바라던 첫아이도 건강하게 출산해 남편도 기뻐한다”면서 “이제야 온전한 사랑의 가정을 만들게 됐다”고 좋아했다.
정신건강한의학 뇌연구 방법: 혼·신·의·백·지 오신론으로 관찰
위 사례에서 보듯 직장스트레스를 극복하여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병을 고치겠다는 자신의 강한 의지와 가족의 지지를 통해 생명력에 주체성을 두고 생활현상을 구조역학적으로 풀어 변증했기에 스트레스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번아웃’도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충격적 기억이 뇌의 변연계에 트라우마로 남아 불안·공포·두려움을 일으키는 정신장애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이정변기(移精變氣)요법’과 ‘지언고론요법’, ‘오지상승위치’, 감정자유기법(EFT) 등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왔다.
이는 비단 스트레스에서 발생한 것 외에도 다양한 정신건강질병 군에도 혼·신·의·백·지의 오신으로 발병상황을 관찰해 나가야 비로소 확실성을 견고히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역시 개발해 오고 있는 ‘뇌연구사업’ 등 혁신기술개발사업들의 연구체계를 정신건강한의학 역학 구도에 맞춰 실제 개원가 임상에 도움은 물론 인류정신건강 증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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