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8>

기사입력 2022.03.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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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부비동염 이후 냄새 맡지 못하는 증상의 치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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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최근 중2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모든 냄새를 맡지 못한다며 내원했다. 냄새를 맡지 못하니 맛에 대한 감각도 떨어지고, 아직 어린 학생인데 앞으로 계속 후각과 미각이 저하된 상태로 살아갈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이처럼 후각장애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위험에 대한 대처를 늦게 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지만, 모든 후각장애가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후각장애의 진료는 먼저 원인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효과가 있는 전도성과 후각신경에 문제가 생겨 치료가 조금 어려운 감각신경성, 그 외로 외상, 노화 등으로 크게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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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중에서 후각장애 환자들이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하는 경우는 부비동염이나 물혹으로 인한 전도성 장애인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런 경우는 완전한 후각손실이 아니고 후각저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간혹 환자들 중 타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계통의 스프레이 제형의 분무약을 받아오고 이것을 뿌릴 때만 약간 호전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냄새를 맡지 못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호에서는 이런 환자들의 상황을 보고 치료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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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는 부비동염으로 인한 경우이다. 이 환자는 11월 부비동염(사골동, 접형동염)을 심하게 앓은 뒤 아주 진한 냄새를 코 밑에 바짝 가져다 대면 알듯 말듯한 정도였다. 타 이비인후과에서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제를 처방받아 한달간 시행 중이나 별다른 호전이 없어 내원했다고 한다. 부비동염 후의 후각저하는 3개월 이내에 원인질환만 잘 치료되면 호전도가 크다. 비강 내 염증과 부종 완화를 위해 비통혈을 중심으로 한 침 치료, 전자뜸, 한약재 증기치료를 반복적으로 시행했고, 12월14일에 시작해 14차례의 치료(40일 경과) 후 연한 커피향 같은 약한 냄새 외에는 일상의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비용으로 인한 경우다. 이 환자는 비용제거수술을 한 차례 받았지만 재발됐고, 재발된 비용은 하비도까지 가득차 있는 심한 상태였다.

    비용은 냄새를 전달하는 비도를 완전히 막는 전도성 비염의 대표적인 양상이다. 환자는 코로는 숨을 거의 쉴 수가 없어 구호흡으로 생활하고, 후각저하도 심해 1년 이내로는 냄새를 맡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물혹의 재발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환자의 경우에는 음주, 흡연, 맵고 자극적이고 단음식을 좋아하는 식이습관이 염증을 자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형개연교탕을 처방하고 비용에 침을 놓는 방법을 반복해 치료 14일만에 외래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오렌지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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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는 비강 내가 건조한 경우다. 건조성 비염이나 위축성 비염의 증상으로 비강내 가피, 비강내 건조감과 위축이 점차 진행할수록 악취, 출혈과 더불어 후각저하가 점차 진행한다. 최근 내원한 환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 진행한 건조성 비염으로 비강내 가피가 가득해서 내원했고, 몇 군데 이비인후과에서 후각에 대해서는 치료가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했다. 코 안이 건조하면서 딱지가 생겨 아침마다 벗겨내는 것이 오래되었고, 악취가 심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데도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아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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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각장애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이환기간이 길면 치료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환자도 인지한 것이 8개월이 넘은 상태이긴 했지만, 최근 시행한 후각검사에서 오렌지향을 맡은 것이 있어 완전한 후각소실은 아니라 판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코가 냄새를 맡기 위해서는 비강내 건조가 해결돼야 하고, 특히 냄새를 잡을 수 있는 후부점막 근처에 자극이 필요하다. 환자에게는 맥문동탕을 처방하고 반복적인 침 치료와 더불어 가정에서 비강내 식염수 세척, 후각재활훈련을 병행하도록 설명했다. 2월3일 치료를 시작해 점차 레몬향, 방향제, 된장국 냄새를 맡기 시작했고, 최근 마지막 치료인 3월7일에는 외래에서 시행한 로즈, 시나몬, 페퍼민트, 오렌지 향을 각각 구별은 못해도 서로 다른 향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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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각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첫 번째 반복적인 자극이다. 정명, 찬죽, 비통을 중심으로 침 치료를 하고, 비강점막 부종을 감소하기 위해 비강 옆으로 전자뜸을 올려주고 한약재 훈증기를 쐬어준다.  

    두 번째는 비강의 건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조성 비염뿐 아니라 비염이나 부비동염도 이환기간이 길어질수록 비강은 점점 건조해진다. 후부점막이 마르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져도 냄새를 맡기 어렵다. 비강의 건조가 심한 경우 영향혈에 약침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후각재활훈련으로 환자에게 장미, 허브, 정향, 레몬 등의 정해진 향을 아침 저녁으로 반복적으로 맡게 하는 치료다. 오래된 후각저하 환자나 예후가 좋지 않은 감각신경성 후각소실 환자에게도 권해지는 치료다. 최근 계피, 커피, 참기름 등 좋아하는 향을 추가해 맡으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도 있어 한의치료와 더불어 후각재활훈련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또한 진료실에도 다양한 향을 구비해 놓으면 초진시 상태를 판단하거나 치료의 경과를 점검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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