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筋骨骼系 질환 중 19∼24회의 1차 요통처방 소개에 이어, 25회부터는 2차로 肩胛痛(어깨질환)의 약물치료 관련 처방을 본초학적 입장에서 분석해 설명하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肩胛痛(어깨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매우 많다. 어깨의 범위는 손을 움직이는데 관계된 부위를 총칭하는 것으로, 목아래∼쇄골∼겨드랑이∼가슴의 일부분까지 포함해 광범위하다. 즉 손을 원하는 위치로 상하좌우 움직이는데 관계되는 부위를 모두 포함한다고 설명할 수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도 주로 手部를 중심으로 ‘臂痛으로 팔을 들지 못하고 혹은 통증이 좌우로 이동’, ‘梳洗(머리 빗고 얼굴 씻는 일)를 하지 못하는 증상’ 등으로 肩胛痛을 표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어깨 부위의 동통을 주증상으로 하고 주변으로의 방사통 및 해당 부위의 마비감으로 인한 활동장애를 말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일명 五十肩(유착성관절낭염, 凍結肩 frozen shoulder)으로 알려져 있는 질환을 포함해 기타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이상 등을 비롯하여 경추디스크의 이상 혹은 내장질환 등의 2차 증후로 나타나는 목∼어깨 부위의 뻣뻣한 느낌과 동통을 야기하는 모든 증상을 포괄한다.
한의학에서는 다양한 肩胛痛을 한의학적 병리에 따라 분류해 치료하였는 바, 여기에서는 [동의보감 잡병편-風--痺證病名及用藥]에서 濕에 병인을 둔 肩胛痛에 활용됐던 대표처방인 蠲痺湯 가감을 분석해 해당 처방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코자 한다. 濕痹로 인한 肩胛痛의 대표적인 증상은 ‘머물러서 이동하지 않으며∼收引拘攣作痛’(동양의학대사전) 등으로 기술돼 있다.
1. 蠲痺湯
송나라의 楊氏家藏方에서 비롯하여 明나라의 王肯堂이 저술(1602)한 證治準繩에서 완성된 처방으로, ‘痺證을 제거하여 깨끗하게 한다(蠲痺)’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 및 기타 문헌에서 ‘팔(臂)이 風寒濕의 攻搏으로 생긴 臂痛에서 寒痛에는 五積散, 風痛에는 烏藥順氣散, 濕痛에는 蠲痺湯에 蒼朮 酒防己를 추가하여 사용한다(醫鑑)’고 소개하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중 첨가약물인 生薑 大棗를 제외한 7종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肩臂痛을 적응증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5 微寒1 平性4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이는 溫陽循行하고 溫經通脈하며 寒凝血滯한다는 점에서 寒性肩臂痛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寒邪가 偏盛하여 肢冷하고 疼痛이 비교적 심한 痛痺에는 마땅히 溫性이 강한 祛風濕藥의 사용과 通陽溫經시키는 약물의 보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4 辛味4 苦味3으로서 甘辛苦味로 정리된다. 甘味의 緩急, 辛味의 發散通絡活血, 苦味의 燥濕消腫 작용으로 濕性肩臂痛의 表裏兼證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5(胃1) 肝5 腎1(膀胱2) 心2 肺2로서 주로 脾肝經에 歸經한다. 脾主肌肉 脾惡濕 脾主四末, 肝主筋 肝主風의 관점에서 風濕性肩臂痛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3(補氣2 補血1) 解表藥2 活血藥2(祛瘀1 淸熱1)인데, 용량대비로 보면 瀉性4(解表藥2 活血藥2)와 補性3(補氣藥2 補血藥1)으로 標本兼治의 처방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補氣藥으로 분류한 甘草의 경우 용량이 5分으로 상대적으로 작으며 和平之藥이라는 점을 배려하면 瀉性4와 補性2로서 재정리되는 바, 이는 標治 목적이 상대적으로 강한 처방임을 알 수 있다.
또 標治에 있어 解表藥인 防風의 활용예를 보면 發汗을 통한 勝濕止痛으로 項强, 風寒濕痺, 骨節酸痛, 四肢攣急 등에서도 上半身痛의 주약인 羌活과 함께 배합해 사용됐으며(예: 羌活勝濕湯-羌活 防己 藁本 獨活 防風 등), 黃芪와 함께 脾經에 작용해 脾惡濕·脾主四末의 작용으로 濕邪를 없앤다고 하였다(예: 玉屛風散-黃芪得防風其功愈大). 또한 活血祛瘀藥인 薑黃은 破血行氣의 작용으로 風濕痺로 인한 肩臂疼痛이 氣血凝滯痛인 경우 사용되는 標治약물에 속한다(예: 舒經湯의 君藥으로서 肩臂痛에 羌活 防風등과 배합). 여기에 淸熱凉血藥에 속하는 赤芍藥의 散瘀止痛과 補血藥으로 분류한 當歸에서의 活血通絡(예: 當歸鬚散-當歸 赤芍藥 등) 효능을 標治로 분류할 경우, 蠲痺湯은 실제적인 風寒濕痹의 標治처방으로 정리할 수 있다.
5)한편 첨가 약물인 生薑과 大棗의 경우, 生薑의 發散行氣작용 중의 지나친 발산과 大棗의 健脾益氣작용 중의 지나친 소화장애를 상호 보완견제함으로써 약물의 흡수와 순환 및 소화 증진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정리한 바 있다(解表之方中可調和營衛之功∼有利于其他藥物的吸收和作用的發揮-한의신문2302호 참조).
이상을 종합하면 蠲痺湯은 風寒濕 3氣불순으로 인한 三痺證에 모두 응용될 수 있는 처방이며, 아울러 活血과 益氣를 염두에 두고 있다. 즉 項背가 拘急하고 肩肘가 痺痛하여 거동이 곤란한 증상에 적용될 수 있는 처방이다. 이는 證治準繩方의 ‘治周痺及風濕相搏 手足冷痹 脚腿沈重 或 身體煩疼 背項拘急’(중국의학대사전)의 설명에 부합된다.
2. 肩胛痛에 사용된 蠲痺湯의 추가 및 약물대체에 대한 의견
1)동의보감: 濕痛-蠲痺湯+蒼朮 防己의 경우
肩胛痛의 원인을 風寒濕의 攻搏으로 보았으며 이중 濕痛처방으로 蠲痺湯加蒼朮 酒防己(醫鑑)를 소개하고 있다. 入門에서는 手足冷이 심한 寒痺의 경우에 蠲痺湯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①추가약물 蒼朮-芳香性化濕약물인 蒼朮의 祛濕작용과 祛風散寒의 효능을 이용하고자 함인데, 즉 風濕이나 寒濕의 阻滯로 인한 關節肢體疼痛에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예: 靈仙除痛飮 등).
②추가약물 防己-祛風濕藥으로서 止痺痛약물인 防己의 효능을 이용하고자 함이다. 濕痹상태가 심할 경우 利水消腫의 목적으로는 防己정품인 靑風藤Sinomenium acutum(원래의 粉防己Stephania tetrandra는 신장암 유발위험성으로 사용금지하고 있는 廣防己 Aristolochia fangchi와 약재상태에서 구분혼란이 자주 발생하여 수입금지)을, 風痹상태가 심할 경우 行氣止痛의 목적으로 木防己Cocculus trilobus의 사용이 마땅할 것이다. 한편 寒痺의 경우에도 風濕關節疼痛이 寒濕偏勝에 속한 證에 防己가 사용되었다(예: 防己湯).
따라서 동의보감에서 濕痛의 경우 蠲痺湯+蒼朮 防己하라는 의미는, 三痺性 肩胛痛에 활용되는 蠲痺湯에서 濕性증상이 많이 나타날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 이는 芳香性化濕의 蒼朮과 祛風濕의 防己(우리나라의 경우 靑風藤)를 사용하여 濕痹상황을 보강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2)辨證方藥正傳 : 增補方
風寒濕 3痺에 적용되었던 기존 蠲痺湯과 달리, 여기에서는 동일한 효능(治風寒濕三氣合而爲痺)으로서 當歸 桑枝 海風藤 羌活 獨活 秦艽 乳香 木香 川芎 桂心 甘草로 구성된 蠲痺湯을 소개하고 있다. 구성약물은 효능기준으로 ①祛風寒濕약물-桑枝(利關節) 海風藤(通經絡止痹痛) 羌活(散表寒) 獨活(解表止痛) 秦艽(舒筋絡), ②活血(祛瘀行氣)약물-當歸(和血止痛) 乳香(消腫止痛) 川芎(祛風止痛), ③活血(溫經順陽)약물-桂心(除積冷 通血脈), ④行氣(止痛)약물-木香으로 분류된다. 즉 三痺에 대처하기 위한 祛風寒濕약물을 君藥으로 했고, 여기에 活血약물과 行氣약물을 臣藥과 佐使약으로 배치하고 있다. 즉 기존 蠲痺湯의 경우 그나마 當歸를 補血로 구분할 경우에도 黃芪와 더불어 補性2의 배치였던 반면, 여기에서는 當歸 하나로서 補性1에 배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제적으로는 여기에서의 當歸를 和血止痛의 목적으로 설정함이 더욱 마땅한데, 이런 점에서 當歸尾의 활용과 우리나라의 경우 活血止痛의 효능이 강한 토당귀Angelica gigas 사용으로 설정한다면, 본처방은 補性을 완전히 배제한 배합으로 정리된다.
3. 정리
肩胛痛에 사용된 蠲痺湯을 본초학적으로 분석해보면, 風寒濕 3氣의 불순으로 초래된 三痺性肩胛痛에 활용되어질 수 있는 처방으로 최종 정리된다. 처방의 구성약물 중 補性으로 해석할 수 있는 當歸와 黃芪는 대부분의 肩胛痛이 그동안 어깨사용량이 많았던 중년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현실적으로는 肩胛痛에서 消炎 및 근육이완(金銀花 連翹 海桐皮등의 첨가)과 鎭痛(玄胡索 皂角刺 蘇木 및 필요에 따라 法製草烏등의 첨가)에 대한 실제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이런 면에서는 초기실증의 경우 辨證方藥正傳(增補方)의 蠲痺湯 활용이 현실적일 수 있는 바, 임상응용에 있어서 辨證方藥正傳(增補方)의 蠲痺湯→동의보감의 蠲痺湯의 순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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