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진한의학이 갖는 의의 그리고 미래上

기사입력 2021.12.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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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진한의학, 한의치료 수요 확대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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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변우 육군 7군단 군의관 대위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 전문의로서 육군 7군단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손변우 대위가 군진한의학의 의의, 군대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의진료 및 치료에 대한 현황과 증례 소개 등 주관적인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지난 10월 군진의학 학술대회에서 ‘육군 장병들의 수면장애에 대한 한약치료 효과 : 전향적 임상연구’를 발표한 바 있으며, 군진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먼저 많은 선, 후배 한의사 분들이 구독하시는 한의신문에 ‘군진한의학’을 주제로 기고에 참여하게 돼 부담을 느끼는 한편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임상경력이 일천하지만 우리 한의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한의군의관에 대해 보고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군진의학’이란 전시와 평시 모든 상황에서 군인에 대한 보다 효율적이고 확정적인 보건, 위생,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반 군 의무 활동 및 군 의료 체계를 연구하는 의학의 분야다. 방역, 예방접종 등의 예방 의학분야에서부터 우주항공, 화생방, 잠수, 대량전상자처리 등의 군 특수 의학 및 임상 의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을 일컫는다.

     

    군진한의학이 우리 한의계에 가지는 의의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환자군 확대의 발판이고, 두 번째는 연구의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한의계는 중장년 이상의 환자 연령대와 근골격계 질환이 주요 진료 영역이다. 다양한 질환에 대해 치료의학으로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의약이지만 환자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유아기부터 청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전반에 걸쳐 한의약은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고, 환자들에게 잘 알려진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가벼운 소화불량부터 심각한 중풍까지 병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특히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대부분 한 번은 거쳐 가는 곳이다. 힘들고 아플 때 받은 도움은 그 기억이 오래 간다. 군에서 받은 한의치료에 대한 좋은 기억은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는데 두고두고 아플 때 떠오를 것이며,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친구, 동료, 가족들이 아플 때에도 한의치료를 권하게 될 것이다.

     

    2021년 2차 전국 한의학술대회에서 ‘한의원 기반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을 강의하신 신은규 교수는 해외 환자 유치의 필요성을 젊은 환자군 유입에 대한 홍보효과 측면에서 설명했다. 해외에서 한의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다는 것은 좋은 홍보 효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직접적인 수요 창출이 되는 것처럼 젊은 세대인 국군 장병들에게 한의치료에 대한 우수성을 전파한다면 그 효과는 해외 환자 유치에 버금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군진한의학은 연구에 있어 블루오션이라 생각한다. 물론 상명하복이라는 군 조직의 특성으로 연구 윤리상 취약한 피험자가 되지 않게 유의해야 하고, 보안성 검토 등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영역에서의 활발한 의학 연구와는 달리 단기 군의관들이 대부분인 군에서 군진의학 연구는 그리 활발하지 않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연구에 임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도출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49기 한의군의관 동기들 모두 2019년 훈련소에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며 환자 한 명 한 명 진심을 다해 진료하는 것이 한의계에 이바지 하는 길이라 믿었고, 지금까지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재를 통해서 군의 의료체계 현황과 의료체계 속에서 한의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떤 환자 군이 나타나고 어떤 증례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연구는 어떻게 진행하며 앞으로 어떤 연구들을 하면 좋을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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