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허리둘레 감소’·‘피하지방 감소’ 광고, 법적 근거 없어

기사입력 2021.10.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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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재근 의원 “식약처, 법과 원칙에 맞춰 제도 운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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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기능식품 A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을 타 큰 인기를 끌었다. A를 판매하는 홈페이지는 이 상품에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여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표시·광고하고 있다. 또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인체적용시험결과 ‘복부 피하지방 감소’, ‘피하지방, 내장지방 감소’, ‘식이섭취량 감소’, ‘체중 감소’, ‘체지방량 감소’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내용도 함께 표시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은 다수의 건강기능식품이 법을 위반하는 상황에서 소관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 지붕 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기능성 내용 인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기능성 인정을 맡지 않고 있는 다른 부서에서 이를 인정한 사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재근 의원이 식약처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내용 인정을 맡고 있는 영양기능연구과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내용으로 인체적용시험결과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능성 인정서에 기재된 기능성 내용 외에 식약처장이 기능성을 인정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식품표시광고정책과는 인체적용시험결과 내용을 표시·광고할 수 있는지 묻는 국민신문고 민원에서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인정받은 기능성과 관련한 인체적용시험 결과는 과학적 근거자료에 의한 사실 그대로를 인용한 경우라면 표시 또는 광고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식약처장이 인정하지 않은 기능성을 나타내는 내용의 표시·광고는 모두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된다. A제품의 사례로 보면 식약처장이 인정한 기능성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 뿐이고, 인체적용시험결과는 식약처장이 인정한 기능성 내용이 아니다.

     

    또 현행 식품광고법 제8조제1항제4호는 ‘거짓·과장된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도 건강기능식품이 식약처장의 인정을 받지 않은 기능성을 나타내는 내용을 부당한 표시·광고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장이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이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 제14조에 따라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원료의 섭취를 통해 얻어지는 보건 용도의 유용한 효과를 말한다.

     

    이렇게 인정된 기능성 내용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서(기능성 인정서)’의 ‘기능성 내용란’에 ‘OO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줌’ 또는 ‘OO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형태로만 표시가능하다.

     

    인체적용시험결과 내용 역시 기능성 내용을 인정받기 위해 제출하는 자료의 한 종류일 뿐 식약처장으로부터 인정받은 기능성 내용이 아니므로 인체적용시험결과 내용을 표시·광고하는 것은 위법 행위라는 지적이다.

     

    ‘인체적용시험결과를 그대로 표시·광고하는 경우’에 한해 허위·과대·비방의 표시·광고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2019년 3월 식품표시광고법이 시행되면서 관련 규정은 사라졌다.

     

    인재근 의원은 “법에 금지된 행위를 두고 식약처는 한 부처에서 두 목소리를 내는 자기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식약처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심각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 식약처는 법과 원칙에 기반한 제도 운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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