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에 침투한 코로나19 일상
김효준
(대구한의대 본과3년)
본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에게 코로나19 이후 학업과 대외활동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생활화하고, 특정 인원 이상의 모임이 금지됐으며, 여행 및 외식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야외활동과 실내 활동이 일정 범위에서 제한되고 있다.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중고도 원격 수업을 실시하고,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대구한의대 역시 작년 2학기부터 두 학기 째 대면 수업을 격일로 진행하는 ‘격일 등교 수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동아리 활동 및 모임이 제한되어 동아리 운영이 거의 정지된 곳이 많으며, 필요할 때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비대면으로 동아리 활동이 전환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구한의대는 기존에 여름방학 때 연 1회로 각 고등학교 또는 지역 동문별로 의료봉사를 실시해 왔다. 학교와 선배 한의사들이 의료봉사에 필요한 침구 물품이나 방제 등을 지원했었고, 본과 4학년이 진료를 맡았으며 그 아래 학번들은 진료 보조나 예진, 약국 등 다양한 분야를 도맡으며 실제 임상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진료를 참관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선배들과 한의학에 대해 스터디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봉사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코로나가 설상 소멸된다 하더라도 몇 년 동안 중단되었던 의료봉사를 다시 갈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코로나는 우리가 평소에 공부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었다. 학술동아리 같은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동아리 원들과 한의학 그룹 스터디를 진행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면 중단되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친구들끼리 만든 그룹스터디나, 교수님이나 선배 한의사분들이 학생들에게 티칭을 해주시는 방식의 모임도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시험기간 때도 이러한 불편한 상황들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코로나 전에는 체인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룹 스터디를 진행하며 공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해 대중적인 카페의 영업시간에 제한이 걸리면서 이러한 문화도 많이 사라졌다. 집에서 혼자서 공부하며 온라인 메신저로 친구들과 공부에 관한 토의를 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카페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공부를 위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사람 또한 늘고 있다. 독서실과는 달리 개방적이고, 잡담 등 소음을 유발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방역 지침에서도 스터디카페는 그룹 스터디룸을 제외한 개별 스터디룸은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좌석을 한 칸씩 띄워서 이용가능하게 하여 강제로 2m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더욱이 출입 시 열 체크를 철저히 하고, 공부할 때든 쉴 때든 언제나 마스크를 필수화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다고 하더라도 코로나의 위험으로부터 불안한 것은 사실이며, 장시간 공부를 하는 상황에서도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한 경우가 많다.
두 달 전 기말고사 기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기말고사 2~3주 전쯤 대구 지역에 코로나가 급증하여 대구시는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조정하고, 5인 이상 집합금지와 함께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제한하는 방역 지침을 곧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방역 지침에 스터디카페도 포함이 되면서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많은 동기들은 밤늦게까지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불안감에 떨었다. 평일에는 수업이 끝나면 평균적으로 밤 7~8시 정도 되는데, 저녁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으면 사실상 집 밖에서는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집에서 혼자 있을 때는 집중이 잘 안되고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집중이 잘되는 스타일의 몇몇 동기들은 시험이 망했다며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스터디카페는 그룹 스터디룸만 영업시간 및 집합금지 인원에 제한이 있었고, 개별 스터디룸은 정상적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서 무사히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작년 초 코로나가 막 터지기 시작했을 때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여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불안감도 여전히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고 야외활동이 제한적인 이러한 생활이 싫증나고 따분한 건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야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거나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여 코로나 시국이 하루빨리 종료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도 눈에 띄게 감소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자리나 지인들과의 모임도 제한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상태이다.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면 동아리 합숙과 의료봉사를 꼭 다시 가고 싶다. 또한 근 2년 동안 가보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고, 대외 활동도 많이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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