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정신요법에 현대 과학적 방법 융합해 신의료기술 발굴

기사입력 2021.06.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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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용 교수, ‘감정자유기법’ 한의약 신의료기술 등재 주인공
    감정자유기법은 ‘형신일체(形神一體)’의 한의학적 치료법
    화병, 우울, 불면 등 ‘정신건강의 한의학적 검사’ 제작 검토
    ‘한방신경정신과’ → ‘한방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 변경 필요

    정선용 교수님2.jpg

     

    [편집자 주]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이 지난 14일 건강보험 행위로 공인됐다. 본란에서는 감정자유기법의 신의료기술 등재에 앞장섰던 정선용 교수를 만나 그동안의 과정 및 향후 보급 방안 등을 들어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인 ‘감정자유기법’을 고시 제2021-167호를 통해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일부 개정 사항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에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신설됨으로써 한의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들의 정신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는 국책 사업으로 설립된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경희대 한의대 정선용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감정자유기법’이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난 2015년과 2018년에 연속적으로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 등재 신청을 한 주인공이다. 감정자유기법이 비급여 행위로 공인된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을 정 교수에게 그간의 과정과 향후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Q. 감정자유기법이 건강보험행위로 등재됐다.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의거해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에서 추진해왔던 심신중재법인 ‘감정자유기법(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이 건강보험 행위로 등재된 것을 환영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 연구 개발 중인 한의학의 다양한 임상치료 기법들도 코로나19를 비롯한 국가적 재해의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돼 국가 건강보장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Q. 양의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엄연히 한·양방 의료이원화 제도를 취하고 있다.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인 ‘감정자유기법’이 급여화에 이르기까지 양의계가 거세게 반발한 것은 직능이기주의이자 한의약 발전을 무시한 행태다. 상호 존중을 통해 한·양의가 균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감정자유기법을 정의한다면?

    ‘감정자유기법’은 전일로써 발현하는 전체적 현상을 관찰하고, 관찰한 사항을 분석체계로 세워 그 과정에서 인간 개체를 생명현상으로 연구해 왔던 수천 년 경험의 한의학 임상치료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특히 경혈자리를 일정한 순서로 두드리는 침법과 동시에 본인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마음 깊이 받아들여 치유하는 수용전념 심리기법을 한의학의 경락이론으로 통합해 개발한 심신중재법이라 할 수 있다. 즉, 신체와 정신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형신일체(形神一體)’의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Q. 2015년에 첫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신의료기술평가위는 동료 심사/평가(peer review)되어 출간된 학술 논문만을 검토하여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2015년 당시에는 논문 수가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감정자유기법’은 한의약의 신의료기술이기 때문에 논문 수에 구애됨 없이 지난 4월 한방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비급여로 결정된 데 이어,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서면심의를 통해 이를 수용, 비급여로 의결하기에 이르렀다.

     

    Q. 2018년에 재신청했을 때 보완한 점은?

    2015년과 2018년 사이에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보다 완성된 논문을 투고했고, 심층적인 논문검색을 통해 어떤 질환에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지도 찾아보고 대상 질환을 선정했다. 특히 수천 년 간 인간 개체를 생명현상으로 연구하여 한의학 임상에서 실증해온 한의학적관을 연구하고 다루는 방법을 발견, 이를 현대의 과학적 내용으로 기술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에서의 연구도 큰 도움이 되었다.


    Q. 확산이 중요하다. 널리 보급할 방안은?

    ‘감정자유기법’의 이론적 배경이 한의학적관에 있어 개원가로 확산시키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KMMH는 이번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 많은 한의약 신의료기술을 만들어 내 한의학 정신건강 분야의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방침이다.

     

    정선용 교수님 (1).jpg

     

    Q. 또 다른 신의료기술로 기대할 만한 것은?

    KMMH에서는 ‘감정자유기법’ 외에 화병, 불안, 우울, 불면, 스트레스의 척도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특히 화병 척도에 대한 스펙트럼적 접근의 신의료기술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법, 정서상승요법, 한의학상담, 한의기공명상요법, 한의걷기요법, 한의음악요법 등 우수한 한의정신요법에 현대 과학적 방법을 융합해 신의료기술로 되살리고 발굴하여 더욱 많은 한의약 신의료기술들이 등재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Q. KMMH의 중점적인 연구 분야는?

    현재 화병, 불안, 우울, 불면, 스트레스 등에 대한 ‘한의정신건강장애 척도 개발’과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틱·뚜렛장애·치매 등의 치료와 예방, 모바일앱(Mobile App)을 이용한 직장인·수험생의 스트레스 관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임상에서 화병, 불안, 우울, 불면,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의 한의학적 검사’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정부는 이미 2011년 양의계가 요구한 ‘정신과’를 일반인에게 좀 더 친근한 ‘정신건강의학과’로 개칭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한의계도 용어의 변경을 검토할 때가 왔다.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방신경정신과’라는 명칭에는 어느 정도의 부정적 뉘앙스가 담겨있다. 이제라도 ‘한방신경정신과’를 ‘한방정신건강의학과’로 개칭, 제도권에서 한·양의간 형평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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