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오래된 지혜의 창조적 계승 시작되다”

기사입력 2021.05.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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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獨 등 동양전통의학에 주목…암·통증 등 임상 현장서 효과적 활용
    한의 빅데이터 등 국내 한의학 표준화·과학화 연구 개발 현황도 상세히 조명
    SBS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의학,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다>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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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를 통한 진단치료법의 제시로 한의약의 우수성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30일 SBS는 일요특선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내 한의학의 발전 현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한의계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의학,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다’ 편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의 한의학 활용 사례와 한의임상 진단·치료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힘쏟고 있는 국내 한의 연구진들의 노력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먼저 다큐에서는 최근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얻고 있는 예방의학이 그동안 한의학에서 추구해왔던 양생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한의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는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을 찾아 실제 임상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양도락 검사, 맥진기, 설진기 검사 등을 통해 나타난 환자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진단·처방하는 한의진료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또한 다큐는 지난해 3월초 31번째 대구·경북 코로나 확산 속에서 한약치료를 받은 환자의 증언을 통해서도 한의학의 효용성을 재조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였으나 한약을 먹고 안정을 되찾은 유현숙(가명) 씨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잠을 못잘 정도로 힘들었지만, 한의협에서 지어준 한약을 복용한 뒤 가래가 사그러들고 입맛도 돌아왔다”며 “한의대 청년들이 한약을 두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는 내 형제보다도 고마웠다”고 말했다.

     

    美·獨 학계 “오랜 연구로 한의학 유효성 입증”

     

    그러면서 다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도 20년 전부터 동양전통의학에 주목하며 학술 연구를 시작했고, 실제 많은 의료기관들이 근골격계 질환, 암 치료 등에 한의학을 접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너 슈탕에 자연요법 및 조절의학협회장은 “독일 의료계는 매우 열린 자세로 자연요법의 중요한 개념들인 움직임, 식이, 기본적인 정신건강 관리, 이완요법 등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망가진 우리 몸의 자가 조절 능력을 통해 면역력이나 혈액순환 등을 다시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슈탕에 협회장은 이러한 배경에는 동양전통의학에 주목한 독일 학계가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진행해 왔고, 그 유효성을 입증해낸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독일 인구의 90% 이상이 가입돼있는 공보험 회사들이 침술에 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그 결과 2005년 침술이 만성 허리통증과 무릎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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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지난 2018년 독일인 16세~64세 10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통합의학에 찬성한다’고 답한 독일인은 85%였으며, ‘천연약제 사용 금지에 반대한다’는 독일인은 72%였다. ‘일반의사의 보완요법 적용에 찬성한다’는 독일인도 60%에 달할 정도로 독일은 현재 동양 전통의학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에서 통합의학을 제공하고 있는 안드레 미하엘 베어 원장도 “많은 연구 진행을 통해 통합요법이 기존 의학 분야와 대등하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큐는 미국 역시 한의치료와 같은 동양 전통의학을 기존 의료에 접목해 암 환자들의 항암제 통증 관리에 활용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암병동에서 간호사이자 침술사로 근무하고 있는 메리 트리콜리 씨는 “암 환자들은 화학치료와 방사능 치료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약물을 복용한다”면서 “침술 치료는 부작용 없이 증상을 완화하고 약물을 추가로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리콜리 씨는 “미국의 많은 병원 암센터에서 침 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그만큼 침술에 관한 연구들이 충분히 진행됐고 근거에 기반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지난 2017년 미국 국립암연구저널 JNCI에 따르면 주요 병원 암센터 73%가 암 환자의 치료 관리를 위해 현재 침술을 제공하고 있다.

     

    다큐에서는 신경통증영상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 의대 비탈리 내퍼드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침 치료의 효능은 객관적 연구 데이터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침술이 손목터널증후군, 만성 허리 통증 환자의 뇌신경을 재배열해 통증 개선을 시킨다는 사실을 뇌 영상 기술로써 입증한 인물이다. 이 하이퍼 스캔 연구 성과는 주요 의학 저널에 발표됐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내퍼드 교수는 “침 치료 후 환자의 뇌 신경 거리는 다시 넓어지며, 그로 인해 통증은 개선되고 손목정중신경 상태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퍼드 교수는 또 침술 말고도 다른 한의학 요법이 다양한 질병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한국이)연구 중에 있는 만큼 객관화된 근거만 있다면 한의학이 주류 의학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비쳤다.

     

    “끝없이 발전하는 학문이자 의술 한의학…의료행위 객관화위해 현대의료기기 허용돼야”

     

    다큐에서는 한의진단·치료의 객관화와 과학화를 위해 진행 중인 국내 한의학계의 다양한 연구들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했다.

     

    먼저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이상훈 박사가 진행 중인 침 초음파 가이드 연구에서는 의료진이 혈자리에 침을 놓고자 할 때 초음파로 보면서 장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원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자침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영상의료기기에 기반한 가장 최적의 한의치료 방법을 만들어 이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 핵심이다.

     

    또 객관화 된 한의진단을 환자에게 제공하고자 한의 빅데이터로써 10만 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34개 항목으로 분류해 수집·연구하고 있는 한의학연구원의 노력도 주목했다.

     

    이에 대해 이상훈 박사는 “한의사가 진료할 때 ‘환자분의 맥이 약하다’가 아닌 ‘환자분의 맥이 40대 여성 평균 맥 세기 대비 하위 20%에 해당합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표준화 된 정보를 주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큐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한의연구로 개발된 연구기기들이 실제 의료현장에 도입된 사례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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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 있는 레이저 침 치료기의 경우 금속 침 대신 레이저를 이용해 마치 뜸을 한 것처럼 조직의 재생 효과를 촉진시키고, 침 치료로 인한 통증 유발을 경감하는 치료 기술이 활용되고 있음을 부각했다.

     

    이 같은 한의계의 학술 연구 노력에 대해 장인수 우석 한의대 교수는 “고고학이나 미술품 복원에서도 과학기술이 사용되듯 한의학도 고정된 게 아닌 계속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며 “의사든 한의사든 끊임없이 새로운 기계를 가지고 더 나은 치료 방법을 만들고 보급하는 게 국민과 인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은 현재 한의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의료행위와 약물들의 효과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증명을 해낼 수 있는 도구가 된다”며 “이를 통해 한의학의 효용성을 표준화·객관화·과학화시켜서 국민에게 얼마든지 증명해내고 세계적으로 한의학의 우수성을 입증해낼 수 있다”며 한의사의 의료기기의 사용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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