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용어, 국립국어원 로마자표기법 준용해 통일 추진

기사입력 2021.02.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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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협, 단체표준 제정 규정에 영문표기 권고안 포함
    “국제 문서에 일관된 용어 표기로 정확한 한의학 정보 전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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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이 세계 전통의학 국제표준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국립국어원의 로마자표기법을 준용한 한의약 용어 통일을 추진한다. 

     

    한의협 산하 단체표준심사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제59회 전국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한의약 단체표준 제정업무규정에 ‘국제표준문서 작성 시 한의학 용어 로마자 표기 준수 권고사항’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하는 제11차 국제질병사인분류(ICD-11)에는 전통의학(TM)챕터가 부록으로 포함돼 있으며 국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와의 대조 분석을 통해 국내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의학 용어의 로마자 표기 방식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못해 정보 전달의 정확성, 검색의 편의성 부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달 4일 ISO/TC249 전문위원인 인창식 경희대학교 교수가 한의학 용어의 로마자 표기 원칙 제안서를 한의협에 제출했다.

     

    인 교수는 “한의약전문위원회(ISO/ TC249)를 통해 제작되는 국내 문서가 한의학 용어의 로마자 표기가 통일되지 않은 채 국제 문서화돼 개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현행 국립국어원의 로마자표기법은 △소리나는대로 표기 △한글자모와 영문자모의 1:1 대응 표기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학술 연구 논문 등 특수 분야에서 한글 복원을 전제로 표기할 경우에는 1:1 대응방식을 표기할 수 있게 돼 있어 이번 한의학 용어 표기법에서는 후자를 채택했다. 이에 ‘ㄱ, ㄷ, ㅂ, ㄹ’ 등의 자음은‘ g, d, b, l’로만 적도록 제안서에도 규정했다.

     

    예컨대 명치 아래가 쌀쌀하면서 아픈 병증을 뜻하는 한의학 용어인 ‘조잡(嘈雜)’의 경우 로마자표기법의 첫 번째 방식을 따르면 받침인 ‘ㅂ’을 ‘p’로 써서 'jojap'으로 써야 하지만 두 번째 방식에 따라 'jojab'으로 적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비위(脾胃)의 운화기능이 실조(失調)돼 일어난 병증인 ‘상식(傷食)’의 경우 ‘ㄱ’이 초성이든 종성이든 이에 해당하는 알파벳인 'g'로 표기해 ‘sangsig’으로 통일해 적게 된다.

     

    이와 관련 인 교수는 “우리나라 맞춤법은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한의학 용어의 경우 소리나는 대로 적으려 할 때 정확한 로마자 표기가 어렵고, 로마자 표기 용어의 한글로의 역변환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검색도 어려운 점이 있다”며 “자국 글자와 로마자를 일대일로 대응하는 두 번째 표기 방식은 중국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초보 교육만 받은 사람이라도 자국어를 알파벳을 이용해 간단하고 일관되게 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기타 분절의 필요가 있을 때 붙임표(-)를 쓴다를 기본으로 하되, 붙임표(-) 등 문장 부호를 사용해 음절을 구분해 작성하면 용어로서의 기능을 잃는다는 점, 평이한 영문표현을 준수한다는 ICD-11의 원칙에 비춰 볼 때 음절단위로 하이픈을 표기하는 것이 평이한 영문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각 음절을 하이픈 없이 모두 이어서 작성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등의 내용을 규정에 담았다.

     

    최문석 한의협 단체표준심사위원회 위원장은 “전 세계는 영어를 공식 언어로 움직이고 있으며 학문의 정보 교류는 영어로 이뤄지는 만큼 한의학이 세계 전통의학 국제표준으로 거듭나기 위해 로마자 표기의 통일된 사용은 필수적”이라며 “향후 한의협은 학술 용어의 영문 표기 권고안을 토대로 우수한 한의학적 자료들이 쉽게 검색되고 일관되게 쓰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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