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지금도 마다않고 언제든지 달려갈 것”
김한영 대리
대한한의사협회 회무경영국 총무비서팀
올 2월 대구지역에 신종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특정 교회 소속의 한 환자가 매개체가 되어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눈만 뜨면 늘어나고 있어 국민의 근심이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경북한의사회와 대구한의대 부속한방병원의 협력 아래 대한한의사협회가 주도하여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대구에 설치, 전국의 자원봉사 한의사 분들과 한의대생이 참여하여 감염병 확진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처럼 진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시점에서 처음 대구에 내려갈 때만 해도 그냥 사소한 것들 중 도울 일이 있으면 돕자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대구에 내려가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내 도로에는 차가 거의 안다녔으며, 택배를 보내도 언제 받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진료센터에 참여해 한약을 직접 차에 싣고 확진자들이 머물고 있는 가정이나 격리 시설을 찾아 나서는 배송 업무를 맡게 됐다.
한약 배송은 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 12시까지 처방 나온 약들을 전달해야 할 곳의 세부적인 이동 계획표를 짠 후 자원봉사자 한의대생 2명과 함께 직접 수송을 하는 일이다.
한번 배송에 나서면 대략 6시간 정도가 걸렸으며, 진료센터 운영 초창기에는 처방건수(20~30건 정도)도 많지 않았고, 차량 한대로도 배송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한의진료센터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배송 건수가 급격히 많아졌고, 차량 한 대를 가지고는 도저히 배송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때 자원봉사자 한의대생과 대구·경북한의사회 회원 분들의 자발적인 도움이 이어지면서 각자 자신의 지역에 처방이 나온 한약을 한의진료센터에서 점심시간과 퇴근 후에 수거를 하여 배송을 해주셨다. 어느 날은 하루 100여 건이 넘게 배송을 한 적도 있다.
그런 배송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배송 첫 날 한약을 전달하여야 할 길을 잘못 찾아서 확진자와 전화로 통화하게 됐다. 그 분은 대구지역 택배가 원활치 않아 한약을 못 받겠거니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한약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며 무척 좋아하셨다.
다음날 격리시설로 들어가게 돼 한약을 못 받을까봐 걱정했는데 직접 배송까지 해줘 한약을 받을 수 있게 돼 정말로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봉사는 봉사시간을 채워야만 하는 의무적 상황에서만 해왔는데 한약을 배송하면서 겪은 봉사 활동은 힘든 것이 전혀 생각이 안날 정도로 큰 보람이 있었다.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가 운영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우리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한의사협회에서 한의진료센터를 언제 다시 활성화시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소멸돼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이웃들이 코로나19 이전의 평온한 날로 돌아가 모두가 안정되고 행복을 꿈꾸며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속히 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많이 본 뉴스
- 1 첩약건강보험 ‘조건에 따라 원점 재검토’ 찬성 ‘63.25%’
- 2 국가보훈부 “한의원, ‘보훈위탁병원’으로 지정한다”
- 3 “한의사 주치의제 도입 통해 일차의료 강화해야”
- 4 “피부미용 전문가는 양방 일반의가 아닌 한의사!!”
- 5 “침 치료, 허혈성 심질환 노인 환자 사망률 5년 낮춰”
- 6 원성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2025 한의혜민대상’ 수상
- 7 가천대 길한방병원, ‘전인 케어·통합암치료 결합 호스피스’ 본격 시동
- 8 “내년은 K-medi 도약의 해”…국회·정부, ‘미래 한의학 동행’ 선언
- 9 트라우마 일차진료·X-ray 사용·난임치료 제도 정비 요청
- 10 한의사들이 만든 첫 울림, ‘2025 HANI CONCERT’ 감동 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