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감염병 중 CRE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 가장 많아
질병관리본부, '2019 감염병 감시연보' 발간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의 마지막 대안이라고 여겨졌던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 신고 및 이로인해 사망한 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2019년 국가감염병감시시스템을 통해 신고된 법정감염병 현황을 분석‧정리해 발간한 ‘2019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 59종 중 41종의 감염병이 신고됐으며 18종은 신고 건이 없었다.
2019년 법정감염병 신고 환자 수는 15만9496명(인구 10만 명당 308명)으로 2018년 17만499명(인구 10만 명당 329명) 대비 6.5% 감소했다.
신고 건수가 증가한 주요 감염병은 A형간염, 홍역, 레지오넬라증, CRE 감염증, 뎅기열 등이며 장티푸스,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성홍열 등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일명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CRE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이듬해인 2011년 정부가 100여개 의료기관을 통해 표본감시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10개 미만의 기관에서 신고가 접수됐지만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정부는 2017년 6월3일 CRE를 3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한 후 전수감시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신고건수는 1만5369건으로 전년 1만1954건 대비 28.6%(3415건)가 늘었다.
이는 2017년 5717건 대비 2.7배 증가한 것이다.
이로인한 사망신고도 2017년 37명에서 2018년 143명, 2019년 203명으로 늘어나 2017년 대비 5.5배 증가했다.
감염병 군별로 살펴보면 제1군감염병은 전년(3011명) 대비 499.3% 증가한 1만8045명으로 집계됐다.
콜레라는 인도에서 유입된 1건이 신고됐으며 장티푸스와 세균성이질은 국외유입 사례 감소로 전년 대비 각각 55.9%(’18년 213명→’19년 94명), 20.9%(’18년 191명→’19년 151명) 감소했다.
국외유입 사례 비율은 장티푸스 46.8%(44명), 세균성이질 70.2%(106명)였다.
A형간염은 오염된 조개젓 섭취로 인해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고(’18년 2437명→’19년 1만7598명), 연령별로는 20~40대가 86.6%(1만5244명), 사망 사례도 10건으로 전년 대비 5배 증가(’18년 2명→’19년 10명)했다.
제2군감염병은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18년 11만7811명→’19년 10만513명).
홍역은 전 세계적 유행에 따른 국외유입 사례 증가와 다수의 집단 발생으로 전년 대비 13배 증가(’18년 15명→’19년 194명)했고 총 194명의 환자 중 국외유입 86명(베트남 47명, 필리핀 16명, 태국 8명 등), 국외유입 연관 104명, 감염원 확인 불가 사례 4명으로 확인됐다.
백일해와 수두는 전년 대비 각각 49.4%(’18년 980명→’19년 496명), 14.1%(’18년 9만6467명→’19년 8만2868명) 감소했으며 수두는 집단생활을 하는 0~12세(89%, 7만3765명)에서 주로 발생했다.
유행성이하선염은 전년 대비 17% 감소(’18년 1만9237명→’19년 1만5967명)한 가운데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의 비중이 증가(’14년 25%→’19년 68%)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뇌염은 전년 대비 2배 발생(’18년 17명→’19년 34명)했는데 연령별로는 50세 이상이 88.2%(30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3군감염병은 전년 대비 18.0% 감소했다(’18년 4만9064명→’19년 4만229명).
2007년 이후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말라리아는 전년 대비 3.0% 감소(’18년 576명→’19년 559명)했으며 성홍열은 전년 대비 52.1% 감소(’18년 1만5777명→’19년 7562명)한 가운데 3~6세가 69.4%(5246명)를 차지했다.
레지오넬라증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 전년 대비 64.3% 증가(’18년 305명→’19년 501명)했으며 50세 이상이 91.6%(459명)를 차지했다.
쯔쯔가무시증은 2009년 이후 증가하다 2017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9년 의사환자 신고기준이 변경되면서 전년 대비 39.9% 감소(’18년 6668명→’19년 4005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은 2017년 6월3일 전수감시체계로 전환 된 이후 2018년 1만811명, 2019년 9810명이 신고됐다.
결핵은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전년 대비 9.9% 감소(’18년 26,433명→’19년 23,821명)해 최근 10년 내 가장 큰 감소를 보였다.
제4군감염병은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18년 613명→’19년 709명).
뎅기열이 전년 대비 71.7% 증가(’18년 159명→’19년 273명)했는데 모두 국외 유입 사례로 주로 동남아시아(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여행객에서 신고됐다.
큐열은 전년(’18년 163명)과 비슷한 수준인 162명으로 충북(30명), 전남(23명), 충남(20명), 경기(19명) 순으로 신고가 많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2013년 5월 첫 사례가 확인된 이후, 신고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2017년 정점(272명)에 도달한 후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9% 감소(’18년 259명→’19년 223명)했다.
보툴리눔독소증은 식품 매개형 위주로 간헐적으로 보고(2003년 3명, 2004년 4명, 2014년 1명)되다가 지난해 영아에서 보툴리눔독소증 1건이 발생했다.
치쿤구니야열은 16명이 신고돼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18년 3명→’19년 16명)했다.
모두 국외유입 사례였다.
국외유입 감염병은 2010년 이후 매년 400∼600명 내외로 신고되고 있으나 지난해에는 755명이 신고돼 전년(597명) 대비 26.5% 증가했다.
지난해 신고 된 주요 국외유입 감염병은 뎅기열(36%, 273명), 세균성이질(14%, 106명), 홍역(11%, 86명), 말라리아(10%, 74명), 장티푸스(6%, 44명) 순이었다.
주요 유입 지역은 아시아 지역(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전체의 약 86%(650명)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아프리카 지역(우간다, 나이지리아 등)이 약 9%(67명)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결핵, 후천성면역결핍증은 제외)는 지난해 402명으로 전년(’18년 383명) 대비 5% 증가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을 살펴보면 CRE 감염증(203명)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폐렴구균(75명),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41명), 레지오넬라증(21명), 비브리오패혈증(14명), A형간염(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건정책, 학술연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책자 및 전자파일 형태로 제작해 관련 보건기관, 의과대학 도서관 등에 8월 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보는 감염병 누리집(http://www.cdc.go.kr/np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법정감염병은 1급 감염병 17종, 2급 감염병 20종, 3급 감염병 26종, 4급 감염병 23종으로 분류해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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